요즘 서울 테헤란밸리에서는 장기불황을 극복할 해결책으로 업계의 정설을 모은 ‘정보기술(IT) 손자병법’ 경영전략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옛 무림고수들의 지혜를 최첨단 IT산업에 접목시킨 이 ‘군사 전략’은 원래 삼성SDS가 기업용 홍보를 위해 내세웠던 마케팅 전략. 손자병법의 원문을 각색한 8가지 항목은 정보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고민과 대안을 담고 있다.
첫번째는 일사불란 진영통합(一絲不亂 陣營統合). 수주에서 생산, 출하까지의 업무 프로세스 구축을 통해 e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야만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식경영 부문에서는 지피지기 경영책략(知彼知己 經營策略)과 지식축적 성공비기(知識蓄積 成功 秘器)도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 내에 흩어져 있는 모든 정보와 지식을 통합하고 이를 축적해 핵심역량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
글로벌 차원의 무한경쟁에 필요한 병법 제4항은 관찰업무 사통팔달(觀察業務 四通八達). 부서간은 물론 기업, 국가간의 정보흐름 속에서 전체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IT환경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중소대첩 최적전술(中小大捷 最適戰術), 신속보고 성패결정(迅速報告 成敗決定), 최적병기 전황대처(最適兵器 全況對處), 군비관리 일괄통제(軍備管理 一括統制) 등도 마찬가지.
업계 관계자는 “IT산업을 놓고 공자왈 맹자왈 하는 내용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결국 정보화 사회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가끔씩 음미해 본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