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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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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0시40분경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1가 C카센터 앞에서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주 중부경찰서 삼천1파출소 소속 김모 경사(45)가 범인을 붙잡기 위해 현장에 있던 시민 백철민씨(31·전주시 용복동·트럭운전사)를 공범으로 오인해 총을 쏴 숨지게 했다.
백씨는 이날 새벽 친구 2명과 함께 인근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던 중 강도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왔으며 때마침 카센터 앞에서 경찰에 쫓겨 도망치던 범인 윤모씨(40·전주시 중화산동·전과 17범)와 맞닥뜨리자 길이 1m의 각목을 들고 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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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씨는 칼을 휘두르는 범인에 쫓겨 골목길로 200여m를 달아나다 어둠 속에서 범인을 뒤쫓던 김 경사가 발사한 실탄 2발 중 1발을 등에 맞아 숨졌다.
범인 윤씨는 이날 카센터 2층의 컨테이너 박스에 침입해 안에 있던 고교생 권모군(16) 등 2명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하다 아래층에 있던 권군 친구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쫓기던 중이었다.
김 경사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뛰쳐나오는 범인을 뒤쫓다 어둠 속에서 각목을 들고 범인보다 앞서 뛰어가던 백씨에게 멈추라고 소리쳤으나 계속 달아나 사건 현장에서 망을 보던 공범으로 생각해 실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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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윤씨는 김 경사가 쏜 실탄 두 발에 대퇴부 등을 맞고 200여m를 달아나다 김 경사와 함께 출동한 이모 경장(45)에게 붙잡혔다.
숨진 백씨는 부인 장모씨(38)와 세 살난 딸을 두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 감찰 관계자들을 보내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은 3일 밤 보도자료를 내 “민간인을 숨지게 한 경찰관은 물론 지휘계통에 있는 관련 간부들에게까지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며 “고인과 유족, 도민들에게 죄송함과 자책을 느끼며 앞으로 관리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숨진 백씨 유족에 대해 ‘의사상자 예우법’에 따라 보상할 방침이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