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崔泰源·사진) 회장이 미래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최고경영자의 자질론’을 펼쳤다.
최 회장은 18일 저녁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2003학년도 MBA 과정 입학 설명회에서 “미래의 CEO를 꿈꾸고 있다면 항상 내가 사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품고 공부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책 속에 들어 있는 지식만 갖고 강자들이 즐비한 강호 세계(기업 활동)에 나섰다가는 한방에 나가떨어질 것”이라면서 “이론을 끊임없이 현실 속에 대입해보는 훈련을 통해 경영자로서의 내공을 쌓으라”고 충고했다.
최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좋은 회사’의 기준을 경상이익과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 중 세금과 자본 비용을 공제한 금액)의 측면에서 본다면 자신이 이끌고 있는 SK㈜는 5단계 기업 중에서 4번째인 레벨 2 그룹에 불과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 회장은 반면 다른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제너널일렉트릭(GE) 삼성전자 노키아와 함께 2번째인 레벨 4그룹의 우량기업으로 분류했다.
최 회장은 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상적인 기업은 인치(人治)가 아닌 시스템에 의한 경영이 이뤄지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최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최상위 기구인 이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