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이라크 공격 신중론 제기

  • 입력 2002년 10월 9일 18시 19분


테닛 CIA국장
테닛 CIA국장
《미국 행정부의 이라크 개전에 대한 신중론이 미 의회 내에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전투에서 성능이 입증된 무인 무장비행기를 이라크에 실전 배치했다고 미 MSNBC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이라크에 프레데터 투입〓미 공군은 지난달 공대지(空對地) 헬파이어 미사일 2기를 탑재한 무인 비행기인 ‘RQ-IB 프레데터’를 이라크 남부로 옮겨 적어도 이라크의 방공 목표물 한 곳을 공격해 한 발을 명중시키는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MSNBC가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무장 프레데터를 실전에 투입한 것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간 전투에서 사용한 것이 처음. 미 공군은 최근 정찰 임무를 위해 이라크에 프레데터를 배치해 사람이 아닌 방공 시설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무장 프레데터는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해상도의 화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군 및 정부 지휘 센터에 보내 주고 있다.

▽개전명분 배치되는 CIA 분석〓조지 테닛 CIA 국장은 8일 상하원 정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보낸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위기감이 이라크정권에 고조될 경우 후세인은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미국을 대량살상무기로 공격하도록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9일 전했다.

테닛 국장은 “후세인이 미국의 공격을 피할 수 없다면 미국인을 대량으로 살상하는 테러공격을 마지막 보복기회로 여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CIA 분석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들어 이라크 개전(開戰)명분을 쌓고 있는 것과 배치되는 것으로 해석돼 10일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이 중심이 된 미 의회 내 신중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8일부터 21시간 동안 이라크 결의안에 대해 토의를 벌인 후 10일 표결에 들어간다. 상원도 이날 이라크 결의안을 놓고 토의를 시작했지만 결의안을 반대하는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민주·웨스트버지니아) 등이 최종 표결을 늦추는 전술을 쓸 것으로 보여 상원 최종 표결은 내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여론조사 및 소로스의 비난〓USA투데이와 CNN방송 및 갤럽 등이 공동으로 벌인 미국민 여론조사에서 66%의 응답자들이 “이라크가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고 공격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국제금융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조지 소로스 전 퀀텀펀드 회장은 이날 “미 행정부내 ‘카우보이들’이 이라크 정책을 국제사회에 거스르는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앤서니 기든스 런던정경대학 학장과 가진 공개 대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선제 군사행동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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