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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11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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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만 알던 일본인들은 기자에게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다른 도시들, 대전 수원 대구 울산 등은 어떤 곳이냐고 물어온다.
도쿄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한국인 H박사는 “월드컵이 개막된 뒤로 일본인 학생들이 한층 친밀감을 표시해 온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양국민의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한국의 가정 요리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이 커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유명한 회사, 아지노모토를 비롯한 일본의 식품회사들은 최근 집에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한국 요리를 속속 상품화하고 있다.
도쿄 신주쿠역 일대 대형백화점의 식품점에서는 고추장이나 간장 등을 넣어 만든 닭갈비, 낚지볶음, 불고기 덮밥도 보인다.
‘Cook Do Korea!’이란 이름의 한국식품 시리즈를 선보였던 아지노모토는 최근 닭갈비를 새로 내놓았다. 3∼4인분인데 일본 음식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매콤달콤한 한국 고추장 맛으로 손님을 끌고 있다.
닭고기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게 높은 일본인에게 인기가 높다. 서울 명동의 삼계탕집에 일본인 관광객이 붐비는 것도 이 때문.
또 불고기덮밥을 상품으로 개발한 회사도 있다. 미츠칸이란 회사는 ‘아시아 건강 식당’이란 상품시리즈에 한국 가정 요리로 불고기덮밥을 추가했다. 소매가격은 200엔(2000원). 이 회사는 가정과 패밀리식당, 편의점판매용 도시락으로 불고기 덮밥을 집중보급해 한국요리붐을 일으킬 계획이다.
다른 한 회사는 비빔밥과 국밥을 역시 간편하게 집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 개발했다. 비빔밥 1인분은 130엔.
온갖 반찬이 섞이며 맛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비빔밥. 월드컵공동개최를 계기로 한국인과 일본인이 비빔밥처럼 잘 섞여 상생(相生)의 시대를 열어갔으면 싶다.
도쿄〓조헌주 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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