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특사 방북 관련 외국 주요언론 반응

  • 입력 2002년 4월 7일 18시 37분


외국 주요 언론은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사의 방북 결과에 대해 “중단됐던 남북 화해 절차를 재개했다”고 평가했으나 “대량살상무기(WMD) 논란을 피하고, 외국 원조 등을 얻기 위한 북한의 계산된 의도”라는 냉소적 반응도 보였다.

▽미국 언론〓LA 타임스는 6일 일부 북한 관측통의 말을 인용, “북한의 예상된 반응은 WMD 개발 논쟁을 희석시키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백진현 서울대 교수는 “북한 정부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무기문제에서 돌리려고 애써 왔다”며 “중요한 것은 WMD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경우에 미루어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북-미 관계가 경색돼 왔다”며 “임 특사의 방문으로 한동안 경색됐던 남북 관계가 다시 화해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유럽 언론〓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대화를 재개한 것은 “북한이 미국의 대테러 전쟁 공격대상에서 제외되기를 원하고, 식량난과 경제실패로 더 많은 외국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의 ‘관대함’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6일 “북한이 강경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북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둔 데 대해 안도감이 흐르고 있다”며 “남북이 6·15 정상회담 이후 시작된 화해 절차를 완전히 재개했다”고 전했다.

▽아시아 언론〓일본 산케이신문은 “아리랑축전 등을 앞두고 북한이 대내외에 좋은 인상을 보이려는 의도에서 일시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며 “(남북) 합의의 효과는 앞으로 북한의 반응과 태도를 지켜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서울 답방 여부 및 국방장관 회담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아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진전으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임 특사와 북한 당국간 밀실·이면거래가 있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으며 기업계도 북한이 중국식 개방 정책을 채택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