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채갑병/광고업계 국제화 전략 세워야

  • 입력 2002년 2월 15일 19시 41분


2002년 한일 월드컵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광고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이벤트는 광고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월드컵을 계기로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더욱 활발해져 한국의 광고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산업은 업종 특성상 전체 경제 상황과 맥을 같이한다. 최근 들어 한국 경제가 세계시장에 빠르게 편입되면서 국내 광고산업에서도 외국 자본의 진입과 성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분 참여, 합작사 설립, 업무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외국자본은 다국적 광고주들의 한국시장 공략과 맞물려 더욱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다.

최근 광고업계의 핫 이슈 가운데 하나는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다국적 광고주들의 전 세계적인 파트너인 이들 회사는 단기간에 급성장하며 한국 광고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01년 외국계 광고회사의 방송광고 취급액은 8198억원으로 전체 방송광고비의 37.7%를 차지했다. 이는 1998년의 10.7%보다 점유율이 세 배 이상 커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에는 외국계 광고회사가 국내 광고물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장상황을 ‘시대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외국자본의 진출은 치열한 경쟁시대에 국내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광고회사는 경쟁력을 잃고 국내 광고시장에서조차 살아남기 힘들게 될 것이다.

외국자본 대거 진출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국내 광고업계는 광고 마케팅의 선진기법과 경영시스템을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흡수하고 그들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늘날 광고회사의 경영 환경은 1990년대의 양적인 성장전략 대신 보다 앞선 성장 모델을 찾아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광고회사들은 취급고 위주의 양적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선진 경영기법이 널리 확산되면 내실 있는 경영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광고업계는 세계를 무대로 광고마케팅 활동을 벌일 만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외국계 광고회사의 국내 진출은 국내업계가 글로벌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다.

1999년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그룹인 CCG의 일원이 된 금강기획은 이 같은 흐름을 예측하고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국제화된 마인드를 갖추는 일이다. 기존의 구시대적이고 불합리한 관행에서 벗어나 디지털 시대에 맞는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경영 마인드와 능력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출발이 될 것이다.

채갑병 금강기획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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