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테이핑요법 운동전 '살짝' 근육통 '훌훌'

  • 입력 2002년 1월 27일 17시 44분


“테이핑을 하고 테니스를 치면 어깨 뭉치는 것을 막아 근육통증을 줄일 수 있어요.”

테니스 20년 경력의 최인호씨(33·회사원·서울 은평구 갈현동)는 일주일에 세 번은 코트에 나간다. 그는 4년 전 친구들에게 테이핑요법에 대해 듣고 나서 줄곧 팔이나 무릎에 테이프를 붙이고 테니스를 한다. 요즘은 마라톤 붐이 일면서 최씨 외에도 무릎이나 팔에 테이핑을 하고 뛰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테이핑요법이란 운동할 때 흔히 사용하는 근육이나 또는 통증이 있는 근육 부위에 특수 테이프를 붙여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따른 근육손상 등 각종 부상과 통증을 막는 것이다. 원래는 70, 80년대 일본에서 근육통 요통 생리통 관절염 등의 통증을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개발됐다.

목이나 어깨 부위에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스파이랄 테이핑요법으로 치료하는 모습. 키네시오 테이핑과는 달리 경혈이나 근육의 특정부위에 붙여야 한다(위). 아래는 어깨 부위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팔 윗부분에 스파이랄 테이핑을 한 모습.

테이핑에 쓰는 테이프는 파스같이 약물처리된 테이프가 아니지만 일반 테이프보다 접착력이 높아 물이 묻어도 잘 떨어지지 않고 피부 부작용도 거의 없다.

요즘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테이핑요법은 2가지. 넓고 탄력성 있는 테이프를 붙이는 키네시오 테이핑 요법과 가늘고 비탄력적인 테이프를 붙이는 스파이랄 테이핑 요법이 있다.

키네시오 테이핑은 주로 큰 근육의 결을 따라 부착하는 것이다.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붙일 수 있다. 테이프 종류는 폭에 따라 4가지가 있고 한롤(5m)에 1만∼3만원. 약국이나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스파이랄 테이핑은 한의학의 ‘침구 경혈’에 기초를 두고 있다. 즉 침을 놓는 경혈 자리에 맞춰 테이프를 붙이는 것이다. 테이프의 각도 방향 길이 폭 등을 전문가가 정해 시술한다. 따라서 경혈을 모르는 일반인이 직접 하기는 어렵다. 잘못하면 통증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 시술하는 한의원이 전국에 400여군데가 있다. 이 테이프 종류는 5∼6가지이며 시술비는 1만∼3만원.

테이핑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의학적인 임상실험으로 정확하게 나온 데이터가 없어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환자의 심리적 위안일 뿐이라는 주장도 한다.

목 아플 때 : 목 뒤가 뻣뻣하고 머리가 아플 때나 근긴장성 두통이 있을 때의 테이핑 방법. 단시간에 목이 부드러워진다.
어깨 아플 때 : 어깨 통증이 가벼울 때는 테이프를 붙이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허리 아플 때 : 허리의 아랫부분에서는 한줄로 시작해 척추를 사이에 두고 두 줄로 테이핑한다.

한국체대의 오재근 교수는 “테이핑이 운동선수들에게 근육손상 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 교수는 “무릎이나 발목 부위와 같이 불안정한 관절은 테이핑만으로 고정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테이핑에만 의존해 오히려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침구과 이문호 교수는 “테이핑요법은 보조 치료법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 근본적인 질병 치료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키네시오센터 고도일 신경외과 원장 02-544-3805, 한국첩대(테이핑)학회 황재옥 회장 02-963-6710)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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