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가 서명한 수표를 보여주고는 지하금고에 보관돼 있던 미화 350만달러와 파키스탄 화폐 9300만루피(약 150만 달러)를 두 개의 자루에 가득 넣어 랜드로버에 싣고 사라졌다. 이 자루는 파키스탄에서 보낸 밀가루 부대로 90㎏짜리다.
11월12일에는 카불의 중앙은행 본점에도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이 찾아와 미화 600만달러를 인출해 갔다.
워싱턴포스트지는 8일 탈레반 지도자들이 중앙은행의 돈을 싹쓸이 해 아프간 새 정부는 텅 빈 금고만을 넘겨받았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오마르가 1억달러의 돈을 갖고 도망중”이라는 전 탈레반 지도자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오마르의 측근들이 1100만달러를 가져간 점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액수라고 전했다.
오마르는 미국의 추적을 피해 산악지대에서 오토바이나 노새를 타고 도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피신 중인 오마르에게는 돈 자루들이 큰 짐이 될 것”이라며 “오마르가 이 돈을 망명지에서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