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피부특집]비듬, 머리 자주 감으면 되레 악화

  • 입력 2001년 12월 25일 17시 38분


“검은 코트의 어깨에 싸락눈이 덮였네요.”

H 기업의 손모 과장(35)은 여직원 한테서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하루에 몇 번 머리를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비듬 때문이다. 손 과장은 일이 바쁘다 보니 예전에는 ‘비듬 정도야’ 하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낯이 달아오를 때도 있다.

비듬은 두피의 각질층이 쌀겨처럼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국내 성인 남성 5명 중 1명은 비듬 때문에 고민한다. 여성에게도 고민거리다.

원인은 △두피 세포의 과다 증식 △피지선(皮脂腺)의 과다 분비 △호르몬의 불균형 △피부 각질층에 서식하는 곰팡이균 등이다.

비듬은 건성(乾性)과 지성(脂性)으로 구분된다.

건성은 두피 피지선의 피지 분비량이 적어 두피가 건조해져 각질이 버석거리며 하얗게 떨어지는 것. 멀쩡한 사람도 겨울에 비듬이 많아지는 것은 이 경우가 많다.

반면 지성은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돼 각질 세포와 덩어리를 이루면서 발생한다.

머리가 간지럽다고 손톱으로 박박 긁거나 머리를 감을 때 손톱을 세워 감으면 두피가 손상돼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하루 2, 3번 이상 머리를 너무 자주 감아도 두피가 손상된다.

특히 지성 비듬은 남성 호르몬 영향이 크며 심하면 탈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또 △머리카락 아래가 가려워지면서 △비듬이 심하고 △젖은 비듬이 많을 경우 탈모의 전조로 볼 수 있다.

유난히 비듬이 많은 사람은 머리만 자주 감을 것이 아니라 다른 피부 질환을 의심하고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환자는 가려움증과 함께 비듬이 잘 생기며 건선 환자도 지속적으로 비듬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원인 피부병을 먼저 치료해야 하는 것.

현재로서는 비듬을 단번에 없애는 방법은 없다. 케타코나졸이나 황화 셀레늄이 포함된 비듬 치료용 샴푸로 꾸준히 감는 것이 효과적이다.

헤어 스프레이와 무스, 젤, 염색약 등의 사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심신의 휴식도 피부 건강에 좋다. 특히 중년 남성의 경우 과로하거나 밤새워 야근한 뒤 피부가 꺼칠해지면서 머리에 비듬이 많아지는데 이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면 비듬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도움말〓건국대 민중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 02-450-9679)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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