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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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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고교 3학년 15개반 가운데 이과반은 5개뿐이다. 10∼20년전 남자고교의 이과 대 문과 비율이 8대 2 정도였던데 비해 완전히 역전되었다.
인천 주안공단의 D사. 국내 자동차 알루미늄 휠의 40%를 만드는 업체지만 전문기술인력을 구할 수 없다. 주조 설계 전문가를 뽑기 위해 지난해부터 모집공고를 내고 관련 단체에 알아보는 등 백방으로 뛰었지만 구하지 못했다.
이 회사 연구개발부장 K씨는 "고온에서 금형을 주조하는 3D업체라는 이미지 때문"이라며 "모집을 해도 사람이 오지 않고 왔다가도 금세 나가버린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인력이 모자라 '기술한국'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열을 지망하는 학생이 갈수록 줄고 산업현장에서는 전문기술자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기업들은 회사와 공장을 중국이나 동남아로 옮기고 우수한 연구인력은 해외로 떠나고 있다. 한국이 산업공동화(空洞化)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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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기술인력 시리즈(상) |
대입 수능에서 자연계 지망비중은 95년 43%에서 2002학년도에는 27%로 7년간 16%포인트 줄었다. 반면 인문계 지망비중은 48%에서 56%로 증가했고 예체능계는 9%에서 17%로 갑절 가량 늘었다.
이광형(李光炯) KAIST 교수는 "젊은이들이 어렵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연예계나 스포츠계로만 나가려고 한다"면서 "한국 경제를 이만큼 키운 것은 기술력이었는데 앞으로 5∼10년 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뿌리깊은 사농공상(士農工商) 의식 때문에 이공계 출신이 사회 지도층에 진출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 중앙인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중앙 부처 공무원중 기술직은 20.8%에 불과하다. 3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기술직은 6.9%로 더욱 떨어진다.
<신연수 김광현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