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난민 수용소 추진…스타 휴양지 부근 건설

  • 입력 2001년 10월 26일 02시 10분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가 니콜 키드먼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겨 찾고 있는 요양지 부근에 난민수용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5일 전했다.

피지 정부는 과거에 나병환자들을 수용했던 마코가이섬에 해상 난민을 수용하는 시설을 마련 중이라는 것.

마코가이섬은 키드먼이 ‘글레디에이터’의 주인공 러셀 크로와 함께 7월 휴가를 즐겼던 와카야섬에서 15㎞ 떨어져 있다.

와카야섬은 키드먼과 이혼한 톰 크루즈가 새 여자친구를 데리고 방문했고 여배우 미셸 파이퍼, 가수 셀린 디옹 등이 하루 800달러의 숙박료를 내고 쉬다 간 곳이기도 하다.

피지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호주가 돈을 대주기로 하면서 요청한 때문. 호주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이라크 등지에서 밀려드는 난민을 나우루공화국과 파푸아뉴기니 뉴질랜드 등으로 분산시켜 오다가 피지 정부에 지난해 쿠데타 발생 직후 가했던 제재를 철회해가면서 난민을 받아줄 것을 요청했다.

마코가이섬은 1911년부터 1969년까지 프랑스의 메리 아그네스 수녀가 운영하는 나병환자 수용소 역할을 했었다. 그 뒤 이 섬은 양목축지로 이용되다 나병환자 시설을 그대로 둔 채 농업연구단지로 쓰이고 있다. 칼리오파테 타볼라 피지 외무장관은 “호주 정부와 더 상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호주의 충분한 재정지원을 촉구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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