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자본금3억’ 부동산개발사 4만평 수의계약

  • 입력 2001년 10월 17일 18시 24분


국회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 8만6000여평의 토지 용도변경 과정에서 여권 실세의 개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문제가 된 정자동 6 일대 토지 매입업체인 H사가 수천억원대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감당할 자금력이 거의 없는 회사였던 것으로 밝혀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7일 성남시, 한국토지공사, 관련업계에 따르면 H사는 99년 9월에 설립된 중소업체로 자본금 3억원, 종업원 10여명의 소규모 부동산 개발업체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정자동 6 일대 3만9000평을 1600억원에 수의계약으로 분양받기로 하고 계약금(160억원)을 지불하면서 80%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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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에선 이 회사 H회장이 정자동 일대의 토지용도 변경 사실을 미리 귀띔받고 토지매입에 나서면서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자동 6 일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 ‘파크 뷰’는 총 사업비만 9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라며 “분당에 골프연습장(시가 100억원) 정도의 자산을 가진 개인사업자가 단독으로 이 같은 일을 처리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성남시가 정자지구의 토지용도 변경을 반대하다 갑자기 찬성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꾸는 과정에서 성남지역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H회장이 여권 실세와 가깝다거나 여권 실세들이 이 사업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H사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자동의 토지용도 변경은 시장 공약 사항이어서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며 “토지공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자금 조달능력도 검증받은 만큼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병량(金炳亮) 성남시장도 “시장출마 당시 공약사항이었고 용도변경 과정에서 정치인이나 개인, 누구한테 전화를 받은 일도 없고 건 일도 없다”며 특혜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野“국가권력 조직적 개입” 與“확인안거친 폭로”▼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궁·정자 지구 도시설계변경 의혹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성남시의 도시설계 변경 과정에 거대한 국가권력이 조직적으로 작용한 흔적이 짙다”며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분당판 수서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축법 개정 직후 자본금 3억∼5억원의 회사들이 150억원 이상의 계약금을 내며 2개월 동안 5만∼6만평의 토지를 집중 매입한 것은 건설업계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권력의 배후 없이는 불가능한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아무런 확인 없이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의혹을 제기하고 신문이 이를 여과없이 보도해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분노하며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남시장이 이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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