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합의 이모저모]JP-YS '보수연대' 깃발 드나

  • 입력 2001년 10월 9일 06시 34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최근 두 차례 회동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물론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서도 극도의 불신감을 표출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두 사람이 임기 종반에 접어든 김 대통령보다도 현재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후보인 이 총재를 향후 정치권 재편 과정에서의 대립축으로 설정한 것은 종전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신당 창당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도 이 총재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회동 후 양측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 같은 기류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김대중 정부는 불투명한 노선으로 나라의 기본 둑을 무너뜨렸다. 이회창 총재는 국민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YS와 JP는 국가의 중심축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말없는 다수를 대변할 새로운 정치세력을 모으는 데 뜻을 모았다. 단순히 누구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중심 자체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양측 관계자들은 또 이 같은 변화 움직임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민련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나,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쪽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YS와 JP는 지난달 24일 양자회동과 7일 심야회동 외에도 5일 JP와 이수성(李壽成) 전총리의 롯데호텔 회동, 다음날인 6일 이 전 총리의 상도동 YS자택 방문 등 직·간접 접촉을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YS는 특히 지난달 24일 JP로부터 정계개편 구상이 담긴 서류봉투를 건네받은 이후 4일 김덕룡(金德龍)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내 민주계 의원 10여명과 만찬을 같이하면서 자신의 정국 구상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YS와 JP의 보수신당 창당은 궁극적으로 내년 대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이 이회창 총재나 현재 민주당의 대선예비주자군이 아닌 제3의 인물을 내년 대선에 내세울 가능성이 정치권 주변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차기 대권 문제와 관련해 JP의 한 측근이 “JP가 ‘말뚝’이 되겠다고 밝힌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JP 본인이 출마하기보다는 YS와 합의하는 후보를 밀어주는 ‘킹 메이커’ 역할을 시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 창당의 윤곽은 정기국회 이후인 연말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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