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노드' 의견수렴

  • 입력 2001년 6월 14일 18시 35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7일 교구내 모든 본당에서 주일 미사 중 신자들로부터 시노드(대의원 회의) 의제(議題) 선정을 위한 백지 제안을 일제히 받는다. 서울대교구가 성직자 수도자뿐만 아니라 평신도까지 참여하는 시노드를 준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사무국(국장 곽성민 신부)은 “시노드 본회의에서 무엇을 다뤄야 할 것인지 정하기 위해 교우 여러분의 솔직한 생각과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며 “교회운영과 관련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관식으로 5가지 이내로 적어내면 된다”고 말했다.

시노드 사무국은 접수된 제안서를 검토한 뒤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해 올 가을경 구체적인 설문조사 형태로 한차례 더 의견을 수렴한다. 신도수가 130만명에 달하는 서울대교구는 조사대상이 워낙 많아 내년 상반기에나 의제 선정이 끝날 전망이다.

선정된 의제는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의안(議案)으로 가공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을 대표하는 약 1000여명의 대의원이 선출돼 토론과 투표를 통해 의안을 확정한다.

의안은 확정되더라도 그 자체로 법적인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고 교구장 주교가 수용함으로써 효력을 발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교구 공동체 전체의 폭넓은 의사를 구체화한 의안은 주교가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강한 구속력을 가진다.

서울대교구 정진석 대주교는 “현재 우리 교구는 신자가 130만명인데 그 중에 성직자와 수도자는 몇천명에 불과하고 평상시 교구는 700명에 불과한 성직자들의 의견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시노드를 개최하는 이유는 130만 교구민 전체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시노드'란 무엇?

라틴어에서 유래한 ‘시노드(synod)’는 우리말로는 ‘대의원 회의’정도로 번역된다. 시노드는 자문기구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의결권을 지닌 공의회와는 차이가 있다.

시노드는 크게 교구장 주교를 보좌하는 교구 시노드와 교황을 보좌하는 주교 시노드 두가지로 나뉜다. 교구 시도드의 경우 중세 초기에는 교구내 성직자와 수도자뿐 아니라 평신도 대표들까지도 참여했으나 이후 평신도들은 제외됐다. 평신도가 교구 시노드에 다시 참여하게 된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에서 평신도 사도직을 중시하는 교회관을 새롭게 제시한 이후부터. 주교 시노드는 교구 시노드와는 달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생겨났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