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문화유산답사겸 떠나는 유명 특산물시장

  • 입력 2001년 5월 18일 10시 43분


◇“여행길에 그 고장 특산품을 싼값에 살 수 있어요”◇

여행의 재미중에 그 고장 특산물과 만나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자녀들과 함께 산지를 찾아가 문화유적도 구경하고 직접 특산물도 구입해 보자. 두고두고 기억나는 살아있는 역사교육, 현장학습이 될 것이다.

◇강원도 진부 산채, 약재◇

■주변에 산이 많아 산채, 구기자 등 약재 풍성

<메밀꽃 필 무렵>의 산실인 강원도 평창군을 찾아가면 서정성 짙은 향토 내음을 만끽할 수 있음과 동시에 산채나 약재도 구입할 수 있다. 평창군 안에서 전통장이 서는 곳은 평창군 소재지를 비롯하여 봉평, 대화, 미탄, 진부 등. 이 가운데 진부장의 규모가 가장 큰데 3일과 8일 구 시외버스 터미널 자리에서 열린다. 전통장도 구경하면서 값싸게 특산물도 사갈 수 있는 진부장에는 다른 것들도 많지만 곰취, 곤드레, 나물취, 두릅, 참나물, 누리대(누루치), 산마늘, 멍이 등 도시 주변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든 나물들이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장터에 등장한다.

또 메밀 외에 당귀·구기자·작약·지황 등 각종 약재가 저마다 독특한 냄새를 풍기며 손님들을 맞이한다. 또한 유실수와 조경수 등 과수묘목과 가지, 오이, 호박, 방울토마토, 수세미, 박 등 채소 모종이 풍성하게 나와 있다. 특히 토마토 같은 모종은 몇 포기만 사다가 사과상자에 심어놓으면 한 계절 내내 집안에서 토마토를 먹을 수 있다.

▶연계 관광지

오대산 국립공원의 월정사와 상원사는 너무도 유명한 유적지. 좀 색다른 유적을 찾고 싶다면 래프팅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기 시작한 오대천변의 청심대를 찾아보아도 좋다. 특산물 구경을 끝내고 오대천을 따라 정선 방면으로 6.8km 가량 내려가면 오대천 주변의 멋진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청심대 정자가 기암절벽 위에 우뚝 서있다. 청심대는 강릉부사와 한 기생의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든 곳이다.

오대천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 수항리에 이르면 밭 한가운데에 3층 석탑만 남은 수다사 절터를 보게 된다. 수다사는 7세기 중엽에 창건된 사찰로 추정된다.

▶문의 033-335-7004

▶ 가는길

버스 :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강릉이나 주문진행 버스 타고 진부에서 내려 평창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릉행 직행버스 타고 진부에서 내린다.

승용차 : 영동고속도로-진부 나들목-진부면

◇포항 영일만 구룡포 과메기◇

■장엄한 해돋이도 보고 독특한 과메기 맛도 보고

최근 구룡포는 ‘과메기 익는 마을’로 더 잘 기억된다. 건조한 해풍과 낮은 기온 등 과메기 숙성에 알맞은 기후 때문에 구룡포산 과메기는 특히 인기. 과메기는 청어가 많이 잡히는 구룡포에선 겨울에 먹는 전통 자연식품이었다. 생선의 내장을 꺼내는 것 외에는 일절 가공하지 않은 자연상태로 바람에 말려 기름을 제거하고 발효시켜 반쯤 건조한 것으로 요즘은 청어 대신 꽁치를 사용한다. 담백한 맛도 맛이려니와 DHA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등푸른 생선을 생(生)으로 먹는다는 점에서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치솟는다. 껍질을 벗겨 생 미역과 실파,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맛은 일품. 진공포장되어 있어 연중 구입하는데 무리가 없다. 한 두름(20마리)에 1만원. 세 두름 이상 주문시 무료 택배서비스를 해준다.

▶연계 관광지

영일만 호미곶(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보2리) 앞 바다에서 장엄한 해돋이와 생기 넘치는 파도를 구경할 수 있다. 호랑이 꼬리라는 호미곶에는 해맞이 광장이 조성되어 있고, 조각상인 ‘상생(相生)의 손’과 ‘영원의 불 성화대’가 광장 가운데 마주보고 있다. 광장 옆 바닷가에는 하얀 등대와 팔각형의 건물이 있고 1903년 불을 밝히기 시작한 장기곶등대와 국내에서 유일한 등대박물관을 볼 수 있다. 호미곶에서는 셀 수 없이 가득한 어선을 구경하는 멋도 있다.

구룡포항 한중간의 영일수협 어판장을 찾아가면 뱃전에서 생선궤짝을 부리며 환히 웃는 어부들의 거침없는 웃음과 경매 끝난 어물을 좌판에 가득 올려 두고 목청 돋워 쉰 목소리로 손님 부르는 구룡포 ‘아지매’의 억세지만 정겨운 경상도 말투를 들으며 삶의 정열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문의 054-284-7555

▶ 가는길

승용차 : 서울-대전-영천-안강(28번국도)-포항(7번국도)-구룡포(31번 국도)-호미곶(912번지방도로)

◇강화 화문석, 인삼, 순무, 섬쌀◇

■특산물과 함께 역사의 흔적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

고려 고종 때인 1232년부터 재배가 시작된 강화 인삼은 6년근 인삼이 대표적이다. 인삼협동조합에 가면 53개 매장이 한 건물에 들어서 있어 마음대로 인삼을 고를 수 있다. 또 터미널에서 온수리 방향으로 3분 정도 걸어가면 화문석 토산품판매장(032-934-3305)이 있다. 이곳에서는 강화만의 특산물인 화문석 등을 싼값에 살 수 있다. 강화에서 생산되는 쌀은 맛이 좋기로 유명한데 강화산 섬쌀을 농협이나 읍내를 지나 외포리 방면 15분 거리에 있는 하점면 망월리의 강화농산(032-932-6633)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강화도의 순무는 강화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산품. 팽이 모양으로 둥글고 회백색 또는 자적색을 띠는 강화 순무는 겨자향의 독특한 인삼맛 때문에 임금께 진상했던 강화 특산물. 맛이 감미롭고 고소하며 비타민 함량이 높아 소화를 촉진시킨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의하면 순무는 오장에 이로우며 맛이 달고 이뇨와 소화에 좋고 종기를 치료하며 만취 후 갈증해소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또한 순무씨는 눈과 귀를 밝게 하고 황달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강화 순무 영농조합(02-2638-0734)은 서울에 전시장을 두고 무료시식회를 열고 있다.

▶연계 관광지

강화도를 상징하는 산인 마니산과 전등사를 둘러볼 만하다. 마니산은 개천절이면 첨성단에서 단군에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산이 그리 높지 않아 자녀들과 산행을 하며 민족의 성지를 올라볼 만하다. 정상에 오르면 끝간데 없이 펼쳐진 서해바다의 섬과 갯벌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 창건된 사찰. 한때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기도 했던 내력 깊은 절로 대웅전 천장에 조각된 연꽃 도깨비, 나체 여인상 등에는 자녀들에게 들려줄 만한 선조들의 해학과 전설이 배어 있다.

▶문의 032-932-6633

▶ 가는길

버스 : 서울 신촌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화행 버스를 탄다.

승용차 : 서울 올림픽대로 행주대교 남단-행주 IC-김포, 강화로 가는 48번 국도-강화대교-강화도

◇강원도 정선 산나물, 약초◇

■미식가를 유혹할 만한 자연특산물 다양한 곳

강원도 첩첩산중의 정선은 풋풋한 시골 인심과 해발 5백~7백m의 비탈에서 자라는 고랭지 청정 농산물과 산골의 진귀한 산물이 풍성한 곳. 정선에는 장뇌삼, 황기, 산다래, 산초, 저우살이, 동덩굴 등 도시에서 보기 힘든 물건들을 봉지봉지 쌓여있다. 봄에는 산나물, 가을에는 약초가 유명하고 장이 아니더라도 읍내에 약초시장이 있어 도시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철도청이 운행하는 ‘정선5일장 관광열차’를 타고 가면 고향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골 5일장과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남은 꼬마열차(증산~구절리간 정선선을 운행하는 비둘기호 열차)를 탈 수 있다. 정선 5일장 열차를 타면 화암동굴, 소금강, 아우라지 등 정선 일대 관광명소와 연계된 볼거리를 함께 볼 수 있다. 또 관광열차가 운행되는 날에는 읍내 문화예술회관에서 무료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연계 관광지

정선에서 영월 사이를 흐르고 있는 강이 동강. 동강 골목을 지키고 있는 어라연은 산이 동서남북으로 막혀 하루에 해가 세번 뜨고 세번 지는 태백산 속의 이색지대다. 정선, 조양강을 끼고 비경을 드라이브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 정선 동면에 그림바위라고 하는 마치 한폭의 그림같은 화암이 길게 펼쳐있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계곡이 바로 화암골. 소금강은 삼형제 바위와 설암,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암봉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곳이다. 소금강을 지나면 바위가 겹겹이 병풍처럼 세워진 듯한 몰운대를 만날 수 있다.

▶문의033-560-2365

▶ 가는길

기차 : 서울 청량리역에서 정선 5일장 관광열차를 탄다.

승용차 : 영동고속도로-진부-오대천-나전-정선

◇전북 고창 복분자술◇

■복분자술 마시고 풍천장어 먹으면 힘이 넘쳐

높이 2m 가량의 산딸기나무는 뿌리가 길게 옆으로 뻗으며 여기저기 싹이 나와 모여 자란다. 줄기는 적갈색으로 갈퀴 같은 가시가 드문드문 있다. 꽃은 5월에 피고 열매는 둥글며 6~7월에 황홍색으로 익는데, 맛이 새콤해서 산새들이나 쥐 같은 들짐승들이 즐겨 먹는다. 한 단위의 열매는 수많은 알갱이로 이뤄졌고 알갱이마다 하나씩 씨를 갖고 있어서 씹으면 자그락 자그락 소리가 난다. 산딸기의 덜 익은 열매를 복분자라고 하는데 신장을 보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눈이 밝아지게 하는 효능이 있고, 정력감퇴, 유정, 빈뇨를 치료한다. 전북 고창지방에서는 복분자 딸기를 밭에 심어 ‘복분자술’을 특산물로 내고 있다. 3, 8일에 읍내를 가로지르는 고창천을 사이에 두고 장터가 펼쳐지는 고창장과 연계해 일정을 잡아도 좋을 듯. 선운사 앞의 명물인 풍천장어는 빼놓을 수 없는 이 지역의 먹거리.

▶연계 관광지

고창읍성, 선운사 등을 둘러볼 만하다. 고창읍성은 수백년의 풍상을 겪었음에도 성벽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고 주위에는 송림이 울창하다. 윤 4월의 6자가 든 날 머리에 돌을 이고 이 성을 세번 밟으면 다리 병이 낫고 두번 밟으면 장수하며 세 번 밟으면 극락에 간다는 전설이 있다.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이라고 불릴 만큼 숲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이 많은 산. 선운사는 577년 검단 선사가 창건한 절로 한때 주위의 89개 암자를 거느리고 3천여 명의 승려가 수도를 했을 만큼 대찰이었다. 3천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1만5천여 평에 둘러쳐져 있으며 대웅보전을 비롯 만세루, 팔상전, 영산전, 명부전, 산신각, 관음전 등이 유명하다.

▶문의 063-560-2601

▶ 가는길

버스 :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창행 버스를 탄다.

승용차 : 서울-대전(회덕 호남고속도로)-정읍IC-고창

<2001년 5월 여성동아 글·최미선 기자> tiger@donga.com

<취재·장옥경 (자유기고가) 사진·정경택 기자,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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