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lley리포트]e-비즈니스 "봄이 오는 소리"

  • 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33분


e―비즈니스의 성장기반은 튼튼하다.

장석권(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스탠퍼드대 교환교수)

실리콘밸리의 사막에 겨울비가 내리면 풍경은 남다르다. 여름가뭄에 누렇게 말라있던 풀들이 온통 연두색으로 바뀐다. 춥다기 보다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e―밸리 생태계에도 겨울비가 내린다. 다름아닌 벤처캐피털 펀드이다. 그동안 e―밸리 생태계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5년간 미국전체 밴처캐피털 투자 1400억달러 가운데 약 37%가 이곳에 집중됐다. e―밸리가 신기술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높은 수익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곳에 투자된 벤처펀드의 수익률은 연평균 35%, 최대 200%를 넘었다. 예외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더 많은 겨울구름을 몰고 왔고, 이는 다시 풍성한 겨울비를 만들어냈다. 이 덕분에 e―밸리는 지난 수년간 겨울초원의 푸르름을 만끽해왔다.

이런 e―밸리에 계절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0년 3·4분기의 벤처캐피털 평균수익률이 6.4%, 당초 기대했던 28%에 크게 미달하면서 겨울비가 점차 그치게 된 것. 2000년 3·4분기에 1500만달러이던 시드펀딩(seed funding)은 4·4분기 들어 500만달러로 줄었다. 이는 1999년 동기에 비하면, 90% 하락한 수치이다.

이곳 벤처캐피털들은 이미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고, 투자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새로운 투자보다는 이미 투자한 기업을 보육하는 데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 씨뿌리기를 일시 중단하고, e―밸리의 토양에 뿌리를 깊게 내리는 작업에 돌입했다.

계절의 변화는 어디에나 있다. 그러나 우려해야 할 것은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토양이 척박해지는 것이다. e―밸리 생태계의 미래가 밝은 것은 e―밸리의 토양이 매우 빠르게 풍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밸리 생태계의 활력은 역시 기술혁신과 돈이다. 급속한 기술혁신이 향후 5년이내에 전세계적으로 형성될 약 1조달러의 밴처펀드와 결합하여 만들어낼 새로운 수익기반은 실로 엄청나다. 심한 환절기 몸살을 앓고 있는 인터넷 기업이 이 기반 위에 다시 견고히 서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포브스의 발행인, 리치 칼가드는 자신의 칼럼에서 이렇게 외쳤다. “어려울 때일수록 앞으로 가속이 붙을 인터넷기반 경영혁신과 비즈니스의 역동성에 주목해야 한다.”

changsg@stanford.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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