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욱

변영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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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변영욱 기자입니다.

cut@donga.com

취재분야

2026-01-07~2026-02-06
칼럼58%
사회일반14%
언론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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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운을 부르는 습관

    신년 운세가 궁금한 이들이 많나 봅니다. 운세 뽑기를 한 흔적이 플라스틱 캡슐로 남았습니다. 떠난 자리가 아름다우면 운이 배가되겠지요?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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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민들은 사라지고 김정은만 남았다…북한 ‘1호 사진’의 변화[청계천 옆 사진관]

    ● 얼굴이 사라지는 순간, 사진의 성격이 바뀐다신문 한 개 면을 사람 얼굴로 가득 채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제목과 광고 없이 사진만으로 한 면을 채운다고 해도, 독자가 개별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최대치는 대략 5000명 안팎일 것입니다. 신문 한 면에는 보통 200자 원고지 약 25장 분량의 기사가 들어갑니다. 신문의 활자 크기는 독자가 인식할 수 있는 최소 단위에 맞춰 설계돼 있기 때문에, 얼굴 역시 그 정도 크기 이상은 되어야 ‘인물’로 인식됩니다.만약 정말로 5000명의 얼굴을 한 페이지에 모두 담으려 한다면, 얼굴만 보이도록 몸을 최대한 잘라내고, 단상에 빽빽하게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장면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행사에서 참가자 개개인의 얼굴을 남기려면, 애초에 촬영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습니다.이 경계를 넘는 순간, 얼굴은 더 이상 인물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점이나 패턴에 가깝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시 말해 5000명을 넘어서면, 기념사진은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사진’이 아니라 ‘규모를 보여주는 그림’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김정은 시대에 등장한 대규모 집단 기념사진들은 바로 이 경계를 넘어서 있습니다. 장관이지만 개별 얼굴은 사라집니다. 동원되는 인원 규모 커졌지만 사진이 남기는 개인적 기억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이는 외부 독자뿐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도 이런 사진이 더 이상 특별한 ‘기념’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6년 1월 17일, 신의주 온실종합농장 건설 현장에서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 5000명이 참여한 대합창 공연 ‘김정은 시대와 백두산영웅청년’이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 지면에 실린 사진은 북한 선전 이미지의 전형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참석자 개인이나 가족의 시선에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신문 일부 지면에 여백과 함께 실린 이 사진에서, 자신의 얼굴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일성 시대에는 기념사진이라고 해야 기껏 수십 명, 김정일 시대에는 최대 몇 백 명 정도로 인원을 제한해 연단에 서게 함으로써 함께 역사 만들기에 나선 사람들을 기록으로 남게 해줬습니다. ● “또 기념사진이네”라는 감각집단 기념사진은 원래 ‘증명’의 장치였습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남기는 방식이었습니다. 북한에서 1호가 등장하는 사진이 특별한 의미를 가져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지지도나 정치 이벤트가 끝난 뒤 촬영된 기념사진은 각 가정에 전달됐고, 액자에 넣어 집 안에 걸렸습니다. 기념사진은 국가가 개인에게 남기는 흔적이었고, 가문의 영광이자 가보였습니다. 이 관행은 1970년대 이후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김정은 시대 역시 기념사진은 북한 사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정리한 통계에 따르면 이 흐름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김정은은 집권 직후 1년 6개월(2012년 1월~2013년 5월) 동안 175장의 단체 기념사진을 통해 약 12만 명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2012년 7월 26일자 노동신문에는 6개 면에 걸쳐 28장의 기념사진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권력의 존재를 빠르게 시각화하기 위한 김정은식 해법이었을 것입니다.같은 속도로 기념사진 촬영이 이어졌다고 가정하면, 단순 누적으로 계산해 집권 14년 동안 기념사진에 등장한 인원은 약 100만 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를 4인 가족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00만 명으로, 전체 650만 가구 가운데 상당수가 한 차례 이상 기념사진 경험을 공유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과 함께 찍은 사진’이 더 이상 예외적인 경험이 아니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그래서일까요.최근 1~2년 사이, 김정은 집권 초기 북한 이미지 정치의 핵심이었던 집단 기념사진의 위상과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소한 노동신문 지면에서는 기념사진이 더 이상 주류가 아닙니다. 김정은 권력 초창기에 전체 사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던 위상과 비교하면 분명한 변화입니다. 물론 김정은이 2022년 열병식에 참가한 군인 전원을 다시 평양으로 불러들여, 1주일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기념사진을 찍고 이를 노동신문에 게재하는 등 ‘사랑의 기념사진’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반론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최근 급격히 늘어난 대규모 군중 동원형 ‘1호 행사’의 빈도를 함께 고려하면, 집단 기념사진의 위상 변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북한 내부에도 생겼을 ‘사진 피로감’왜 이런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일까요. 한 가지 가능성은,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내부의 독자들 역시 이런 형태의 사진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북한 관련 뉴스와 콘텐츠는 예전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한때는 ‘북한’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클릭이 보장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외부의 우리에게도 북한 이미지는 어느 정도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반복되는 미사일, 행사, 열병식 사진 속에서 독자가 느끼는 것은 놀라움이 아니라 “또 저 패턴이구나” 하는 인상에 가깝습니다.생각해볼 만한 점은, 이 피로감이 북한 밖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체제 내부에서도 반복되는 대규모 동원과 끝없이 이어지는 행사 이미지가 더 이상 특별한 ‘기념’으로 느껴지지 않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정치 이벤트가 점점 더 화려해지고, 야간 행사와 대규모 조명, 음악과 영상 편집이 결합된 스펙타클로 연출되는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 내부의 ‘보는 눈’ 을 고려한 변화로 해석됩니다.또 다른 가능성은, 김정은을 부각시키기 위한 대규모 행사가 반복되면서 더 이상 참가자 개개인을 보여줄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집단은 커졌지만, 그 집단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화면 속에서 점점 배경으로 밀려납니다. ● ‘사진이라는 영수증’이 사라질 때5000명이 등장하는 기념사진은 집단 기념사진의 전제를 근본적으로 흔듭니다. 규모는 극대화됐지만 개인의 식별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기념사진은 더 이상 개인의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사진은 개인에게 귀속되기보다 국가가 소유하고 전시하는 장면에 가까워집니다. 과거 집단 기념사진이 행사 동원에 대한 ‘사진이라는 영수증’이었다면, 이제 그 영수증은 효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더 많이 동원되지만, 개인에게 남는 의미는 줄어드는 구조입니다.북한이 여전히 기념촬영 후 사진을 각 가정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신문에서 일일이 얼굴을 보여줄 수 없을 만큼 대규모 동원 행사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참가자 개인에게 ‘선택되었다’는 만족감 외에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시간이 되고 있을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 보게 합니다.오늘은, 점점 화려해지는 북한 사진 속에서 인민의 얼굴이 어떤 방식으로 사라지고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 사진들, 여러분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셨나요? 좋은 댓글로 생각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백년사진이었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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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겨울 산책

    겨울 바다를 보러 나온 사람들이 해변가 산책로를 걷고 있네요. 바닷물 대신 펼쳐진 펄밭처럼 쉽지 않은 날도 있지만, 그래도 힘껏 헤쳐가야겠지요.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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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커튼 뒤에는?

    건물에 낸 큰 틈에 작은 무대처럼 붉은 커튼이 내려와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그 안에 숨어 있을 것 같네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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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잠시 쉬고 갑니다”

    냥이가 엉덩이를 들이밀어 빈 화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봄비가 싹을 깨운다는 우수(雨水)가 되면 흙에서 움트는 새 생명에게 양보할 거죠? ―인천 강화군 강화읍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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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의 트럼프, 유튜브의 한동훈…두 이미지엔 공통점이 있다[청계천 옆 사진관]

    이번 주 국내외 정치권에서 주목받은 이미지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도널드 트럼프의 흑백 포스터, 한동훈 전 대표의 유튜브 사과 영상, 그리고 정청래 대표와 박찬대 의원의 심야 회동 사진까지.세 장면의 주인공들은 모두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미지들은 기자의 질문 앞에 선 얼굴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카메라와 플랫폼을 향해 만들어진 얼굴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이번 주 백년사진은 이 세 장면을 통해, 정치인의 얼굴이 누가 찍고, 어디에서 먼저 공개되며, 어떤 맥락으로 유통되는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장면 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1년을 나흘 앞둔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SNS에 흑백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책상 위에 양 주먹을 짚고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진 위에는 ‘관세 왕(The Tariff King)’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정면 응시, 주먹을 짚은 자세는 이 장면이 우연히 포착된 스냅 사진이 아니라 의도를 갖고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사진 위에 메시지가 그대로 얹혀 있다는 점에서, 기자가 현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맥락을 보충하는 보도 사진과는 결이 다릅니다. 화면 오른쪽에서 비추는 인공 조명과 컬러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흑백을 택한 선택 역시 계산된 효과로 읽힙니다.트럼프는 이 사진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저장되고 공유되길 기대했을 것입니다. 이 이미지는 설명을 얻기 위해 찍힌 사진이 아니라 지지지들 사이에 확산되기 위해 설계된 이미지에 가깝습니다.● 장면 2한동훈 전 대표는 18일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등에 2분 5초짜리 짧은 영상을 올렸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제명 처분 이후 친한계와 당권파의 갈등이 정점을 향하던 시점이어서 더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한 전 대표는 당원 게시판 논란의 세부 사실관계를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혼란한 상황에 대해 전직 대표이자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내용뿐 아니라 형식입니다. 유튜브 영상에는 기자회견장의 소음도, 사실관계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도 없습니다.정치인은 이 공간에서 카메라와의 거리, 말의 속도, 표정의 톤, 멈춤의 타이밍까지 스스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한 전 대표 역시 이 영상이 지지자들을 통해 확산되며 자신에게 우호적인 해석으로 재가공되길 기대했을 것입니다.트럼프의 흑백 포스터와 한 전 대표의 짧은 영상은 형식도 다르고 길이도 다릅니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점,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는 기자의 카메라를 통과하지 않은 이미지라는 점입니다. 소스(source)가 달라지면 이미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가 기자들 앞에서 관세 정책을 자랑스럽게 설명하며 포즈를 취했다면, 사진기자들은 아마 더 괴팍한 표정의 순간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정치인이 언론을 불편해하는 이유는 대개 그 지점에 있습니다.한 전 대표 역시 기자회견 형식으로 유감 표명을 했다면 장면은 훨씬 시끄러워졌을 것이고, 곤혹스러운 질문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치인에게 ‘통제되지 않는 순간’이 늘어날수록, 이미지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점점 더 ‘기자의 장면’이 아니라 ‘자신의 장면’을 선택하고 싶어합니다.● 장면 3이번 주에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권을 놓고 경쟁했던 정청래 대표와 박찬대 의원의 심야 회동 소식은, 기자의 단독 사진이 아니라 양문석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현장 사진을 통해 먼저 알려졌습니다. 게시글에는 “두 형”, “어색함을 푸는 중”, “정담을 나누는 모양이 아름다워 사진 몇 장을 올린다” 같은 표현이 덧붙었습니다.이 장면은 ‘뉴스 사진’이라기보다, 보기 좋은 화합의 순간으로 먼저 포장돼 유통됐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사진이 언론의 현장 기록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 내부자가 공개한 이미지가 뉴스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 다양해진 정치인들의 소통 플랫폼유권자와 시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치인의 플랫폼은 이제 분명히 다양해졌습니다. 그만큼 기자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처럼 보입니다. 정치인들은 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기자회견 대신 자신의 카메라로 직접 찍어 플랫폼에 올리고, 알고리즘을 타고 지지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그 과정에서 지지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접하게 됩니다.기자들은 본능적으로 고약한 독재자의 몸짓, 우정이 흔들리는 순간, 그리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포착하려 합니다. 그러나 스튜디오에 들어간 정치인은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의 주도권을 쥡니다. 기자의 질문이 사라진 자리에는 셀프 연출이 들어서고, 기록의 윤리보다는 지지자들의 취향이 기준이 됩니다. 이번 주 국내외 권력자들의 이미지를 신문 지면과 인터넷에서 보며, 사진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진을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면 좋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우선 세 가지 기준을 잡아봤습니다.1. 누가 찍은 얼굴인가(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포착한 얼굴인지, 정치인이 직접 연출한 얼굴인지, 홍보담당이 설계한 이미지인지)2. 최초로 공개된 플랫폼은 어디인가(신문 지면과 포털 기사인지, 유튜브 영상의 썸네일인지, SNS 피드인지)3. 어떤 맥락에서 유통되고 있는가(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보도인지, 사과나 해명을 위한 메시지인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이미지인지, 조롱과 소비를 위한 밈인지)이 세 가지 질문을 거치고 나면, 위에서 언급한 세 이미지는 더 이상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 누군가가 선택한 결과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그리고 맥락을 읽다보면 진실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만약 기자의 카메라를 통과한 권력자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더 궁금하시면 오늘(2026년 1월 26일)자 신문의 1면 사진 등을 보시면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청문회 현장을 기록한 수천 장의 사진 중 최종 선택된 한 장의 사진인만큼 지금 여론과 기자들의 입장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이 신문에선 이혜훈 후보자의 눈빛과 표정이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물론 후보자가 원하는 순간은 아닐겁니다.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이미지를 읽는 기준이 더 중요해지는 게 아닐까요? 오늘은 기자들이 찍는 사진과 권력이 제공하는 이미지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좋은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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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겨울의 인심

    칼바람을 꿋꿋이 견디고 있는 나뭇가지에 모과 한 알이 남았습니다. 절로 움츠러드는 강추위, 세상에 달콤한 향을 전해 마음을 풀어주려는 걸까요. ―서울 종로구 경운동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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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시위 사진은 왜 이것뿐이었을까 — 허락된 이미지[청계천 옆 사진관]

    ● 외신기자들도 찍지 못하는 이란 시위소강 국면에 들어섰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번 주 초까지 이란에서는 시위가 이어졌고 사망자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외신 사진에서 시위 현장의 긴박함은 좀처럼 또렷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언론이 있지도 않거나 심각하지 않은 시위를 과장해 보도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란 정부의 언론 통제가 완벽에 가깝기 때문입니다.외신 단말기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되는 이미지는 두 갈래입니다. 한 축은 이란 정부가 제공한 사진, 다른 한 축은 친정부 집회 장면입니다. 이란 현지에서 촬영된 사진은 모두 친정부 집회입니다. 프레임은 안정적이고 군중은 질서 정연합니다. 사진 설명에는 “반정부 시위에 맞선 집회”라는 문장이 반복됩니다. 시위는 분명 존재하지만, 권력을 향해 절규하는 얼굴과 혼란의 장면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그나마 분노와 긴장을 전달하는 이미지는 대부분 이란 밖에서 만들어집니다. 런던과 파리 등지에서 이란인들이 시위를 벌이고, 최고 지도자의 초상을 불태우는 장면을 기자들이 자유롭게 촬영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란의 시위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테헤란이 아니라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본질적인 현장이 아니기에 신문의 1면이나 핵심 지면을 채우기에는 부족합니다. 그 공백을 SNS가 메웁니다. 언론은 위험을 감수하며 SNS를 뒤집니다. 망명지에서 활동하는 반정부 단체의 홈페이지나 X 등에 올라온 사진을 찾아 검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아래에 ‘UGC 영상’이라는 표기가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User Generated Content, 즉 전문 기자가 아닌 일반 이용자가 촬영해 올린 사진이나 영상이라는 뜻입니다. 출처와 맥락을 언론이 직접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검증 부담이 큽니다. ‘이란 밖에서 입수’, ‘출처 확인 불가’라는 문구가 함께 붙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편집국의 마음은 늘 불안합니다. 이 장면이 오늘의 기록인지, 과거의 재활용인지, 누군가의 연출인지 끝까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쓰지 않으면 침묵이 되고, 쓰면 조작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이 불안을 더 키웠습니다.● 이란 정부가 이미지를 차단하는 방식 — 디지털 블랙아웃(Digital Blackout)시위가 있었는데도 사진이 거의 보이지 않는 이 상황 자체가 이번 사태를 이해하는 출발점입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인터넷 차단입니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확산되자 모바일 데이터와 SNS 접속을 단계적으로 제한했고, 지역 단위로 외부와 연결되는 출구를 닫았습니다. 단순한 속도 저하가 아니라,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외부로 빠져나갈 경로 자체를 봉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요즘 시위가 국제 여론으로 번지기 위해서는 현장의 반복된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그 고리가 초반부터 끊긴 셈입니다. 그러는 동안 친정부 언론의 텔레그램 피드는 꾸준히 업데이트됐습니다. 허용된 채널에서만 정보가 유통되는 구조가 유지됐습니다.● 믿었던 통신 위성도 역할을 못해위성 인터넷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단말기 접근성은 제한적이었고, 사용 자체가 위험을 동반했습니다. 전파 교란이나 위치 노출의 가능성도 부담이었습니다. 일부 이미지는 외부로 전달됐지만 점처럼 흩어진 사례에 그쳤습니다. 흐름을 만들 만큼의 양도, 지속성도 부족했습니다. 인터넷이 차단된 사회에서 위성 인터넷은 상징적인 수단일 수는 있어도, 대중적 확산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지난 혁명에서 이미지 통제 기술을 습득한 권력외신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장면은 친정부 집회와 정렬된 군중, 그리고 안정적인 구도의 사진들이었습니다. 혼란과 충돌의 이미지는 드물었고, 있더라도 단편적으로 소비됐습니다. 시위가 존재했음에도 국제 사회가 공유한 것은 통제 가능한 장면들이었습니다.2011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자스민 혁명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분명해집니다. 당시에는 휴대전화로 촬영된 흔들린 영상, 통제되지 않은 거리, 문을 닫은 상점과 텅 빈 시장의 모습이 빠르게 상징 이미지로 굳어졌습니다. 화질은 거칠었지만 장면은 생생했고, 그 이미지들이 축적되며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이 국제 사회에 공유됐습니다. 혁명은 거리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미지의 연쇄를 통해 가속화됐습니다.반면 이번 이란 시위에서는 거리의 분노도, 상인들이 셔터를 내린 바자르의 침묵도 하나의 이야기로 묶이지 못했습니다. 시장이 멈췄다는 사실은 설명으로만 전달됐을 뿐, 그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은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그 공백을 대신 채운 것은 권력의 전담 사진가가 기록한 안정된 구도의 이미지와, 친정부 시위를 촬영한 외신 사진기자들의 사진들이었습니다. 혼란의 장면이 사라진 자리에 관리된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공급됐습니다.이런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역사적 사례가 있습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은 국내 언론을 철저히 통제했을 뿐 아니라 외신 보도 역시 강하게 차단했습니다. 외국 기자들의 현장 접근과 이동은 제한됐고, 광주에서 촬영된 사진과 기사가 해외로 전달되는 과정도 통제 대상이었습니다. 국내 언론에는 군이 허용한 기사와 사진만 나가도록 관리됐습니다. 이후 일부 외신 보도가 소개되긴 했지만, 그것마저 온전히 전달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도 국회도서관 등에 보관된 당시 미국 뉴스위크와 타임지를 직접 확인해 보면, 기사 일부가 가위로 잘려 나가고 문장이 먹칠된 채 남아 있는 검열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외신조차 그대로는 유통되지 못했고, 권력이 허용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남았습니다.기술은 발전했지만, 권력이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은 더 정교해졌습니다. 오른손으로는 시위대를 진압하고, 왼손으로는 카메라와 인터넷을 통제하는 방식입니다.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유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군가의 허락이 있어야만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이란 사태는 다시 보여줍니다.나중에라도 이란 현지의 참상을 기록한 사진이 역사에 기록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의 스마트폰에 아직 있을 사진들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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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기분 좋은 하루

    오토바이 위에 웃는 인형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헬멧에 가려진 주인의 얼굴 대신, 오늘의 기분을 먼저 전해주는 것 같네요. ―인천 강화군 강화읍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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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광훈의 엄지척 vs 김경의 공수(拱手)[청계천 옆 사진관]

    14일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씨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두했습니다. 전 씨는 서부지법 폭동을 선동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습니다. 법정 출석에 앞서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은 폭동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서부지법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는 “국민저항권의 원리는 법대 2학년이면 안다”고 답하며 책임을 부인했습니다.이날 현장에는 사전에 설치된 포토라인이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언론이 일방적으로 만든 동선이 아니라, 전 씨 측에서 미리 펜스를 치고 마이크를 설치한 구조였습니다. 정면에는 취재진이, 왼쪽 펜스 너머에는 지지자들이 자리했습니다. 전 씨는 화면 왼쪽에서 등장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양손 엄지를 들어 보였습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의 당사자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포즈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결국 전 씨는 구속됐고,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오늘 15일에는 김경 서울시의회 의원이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시의원 공천을 청탁하며 1억 원을 전달했다가 돌려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지난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임의동행 형식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고, 이날 다시 경찰에 출두했습니다.인천공항 입국 당시 김 의원은 검정 마스크를 벗은 채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 사이를 빠져나갔습니다. 당황한 기색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 장면만으로도 향후 대응 전략을 어느 정도 가늠하게 했습니다. 15일 경찰 출석 때는 공항에서 입었던 점퍼와 야구모자 대신 단정한 헤어스타일에 검은색 복장을 선택했습니다. 차량에서 내려 포토라인을 통과하는 동안에도 일관되게 공수(拱手)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쉽지 않은 자세라는 점에서 카메라를 의식한 선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기존 판례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공인에 해당합니다. 김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이고, 전광훈 씨 역시 다수 교인이 속한 교회의 대표자이자 정치·이념적 발언을 통해 장기간 사회적 주목을 받아온 인물입니다.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사례로 본 신문윤리 가이드북』은 “언론과 언론인은 개인의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며, 다양한 여론 형성과 공공복지 향상을 위하여 사회의 공공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언론이 보호해야 할 개인의 권리에는 초상권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공인의 경우 언론의 취재가 정당화됩니다. 공인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안으로 법의 판단을 받는 과정에서, 그 길목에는 늘 카메라와 기자들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고스란히 국민의 시선 앞에 놓입니다. 사건의 성격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같은 공간, 같은 포토라인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냈습니다.법적 판단 이전에, 그들이 국민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기록되기를 선택했는지는 분명히 대비되는 장면이었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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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의 시계, 꽃의 세계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한 관람객이 ‘꽃 시계―안나 리들러’ 작품 전시를 감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를 활용한 창작 예술 활동으로 주목받는 안나 리들러의 작품을 선보이며 3월 22일까지 열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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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밤바다를 기다리며

    황량한 겨울 바다 옆 카페 테라스에 전구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밤이 찾아오기 전 불빛의 예고편을 따뜻하게 켜두었네요.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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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이 무너지면 초망원렌즈에 잡힌다…마두로의 사진[청계천 옆 사진관]

    사진기자로 일하다 망설여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초망원렌즈로 기록해야 할 때입니다. 400mm, 600mm, 혹은 그 이상의 렌즈를 초망원렌즈라고 부릅니다.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거리에서 피사체를 끌어당기기 위한 장비로, 보통은 프로야구장에서 외야에서 홈플레이트를 찍을 때 쓰입니다. 이 렌즈가 권력을 향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는 대체로 상황이 좋지 않을 때입니다.평소 대통령을 촬영하는 기자들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입니다. 경호 동선 안, 사전에 조율된 위치에서 촬영하고, 이때 쓰는 렌즈는 보통 70-200mm 정도면 충분합니다. 얼굴만 당겨 찍기보다는 몸이 적당히 포함된 사진이 필요하고 촬영 거리도 극단적으로 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론은 나빠지고 뉴스성은 커지는데 가까이 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기자들은 자연스럽게 초망원렌즈를 꺼냅니다. 셔터를 누르기 전엔 늘 비슷한 생각이 듭니다. 이 장면을 꼭 남겨야 할까. 이건 기록일까 엿보는걸까.직업이니까 찍습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피사체인 전직 대통령이 이 위기를 잘 넘겼으면 하는 마음과 기록해야 한다는 책임이 부딪히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립니다. 박수를 보내는 이도 있고 거친 말을 던지는 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망원렌즈로 찍힌 대통령의 사진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남습니다.초망원렌즈 앞에 서면, 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 않습니다. 손을 흔들기도 어렵고 웃음을 만들기도 어색합니다. 메시지를 던질 여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연출은 사라지고 사진 속 인물들은 대체로 비슷해 보입니다. 고개가 조금 숙여 있고 표정은 굳어 있으며 몸은 무거워 보입니다. 연기보다는 상태만 남습니다. 반대로 클로즈업은 정치인의 무대입니다. 얼굴이 보이고 그래서 표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눈을 가리더라도 입꼬리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얼굴 혈색만으로 지금 어떤 상태인지가 어느 정도 전해집니다. 그래서 클로즈업은 친밀감과 존재감을 함께 키웁니다.이번 주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 특수부대에 의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됐습니다. 첫날까지만 해도 그는 ‘해피 뉴 이어’라는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퍼프 워크(perp walk)에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퍼프 워크는 범죄 피의자가 언론 앞을 걷는 장면을 뜻합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포토라인입니다. 이 장면에서 사진기자들이 선택한 것은 클로즈업이 아니라 초망원렌즈였습니다. 이 거리에서는 뭔가를 보여주기 어렵습니다. 그저 보여지게 됩니다.영상 속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총을 멘 미국 공권력 사이에서 수갑을 찬 채 이동하고 있습니다. 초망원렌즈로 촬영된 사진 속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은 초라해 보입니다. 무채색의 옷차림, 위축된 몸짓, 그리고 강하게 압축되어 배경이 사라진 화면은 보는 이들에게 초현실적인 인상을 줍니다. 이 사진은 ‘권력을 잃었고, 이제 누군가의 손에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합니다.경호원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낯선 공권력이 대신하고 있다는 점도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이미 피사체에게 ‘범죄자’라는 인상을 부여하는 효과를 냅니다. 이번 트럼프 정부의 작전은 체포 과정뿐 아니라, 마두로를 국제사회에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까지 계산된 결과로 보입니다.사실 이런 장면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찰병원 병실 커튼 너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새벽 산책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직후 사저 안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관저에서 망원렌즈에 포착됐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비슷한 장면은 반복됩니다.대통령이 초망원렌즈로 찍히는 순간은 대체로 권력이 불안정해졌을 때입니다. 카메라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여론과의 거리도 함께 멀어집니다. 이슈는 커지지만 공보는 줄고 공개 메시지는 사라집니다. 그러면 기자들은 긴 렌즈로 그 빈자리를 메웁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은 대개 비슷한 인상을 남깁니다. 불안하고 무겁고 뭔가 끝나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대통령을 초망원렌즈로 찍는다는 것은 사진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상태의 신호에 가깝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의 사진은 그걸 아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전직 대통령을 기록할 때 굳이 그런 렌즈가 필요 없는 정치, 그런 장면을 보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 결국은 모두에게 더 편한 상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사진에서 어떤 점이 느껴지셨나요? 좋은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백년사진이었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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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다음 계절을 기다리며

    비록 지금은 앙상한 몸을 가리고 겨울나기를 하고 있지만 여름에는 꽤 탄탄했던 몸이랍니다. 다시 나를 펼칠 다음 계절을 기다립니다.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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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나무들의 ‘콜라보’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에서 떨어진 잎이 팥배나무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사뭇 다른 두 조합이 거리에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서울 종로구 운현궁 앞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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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들이 많네” 병오년맞이 ‘말 특별전’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2026년 병오년 말띠 해 특별전 ‘말들이 많네―우리 일상 속 말’ 전시장에서 한 가족이 나무로 만든 ‘꼭두’ 인형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말에 담긴 다양한 문화와 상징, 사람과 말의 관계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3월 2일까지 열린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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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파티시에들이 빵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버터향을 맡고 온 비둘기가 쿠키 서리를 합니다. 걱정 마세요. 쿠키는 장식품입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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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이 건져 올린 에코백 사진, 증거자료로 실패한 이유[청계천 옆 사진관]

    ● 이상하게 받아들여지는 쿠팡 사진쿠팡 전직 직원의 고객 정보 불법 해킹 사건에서 시작된 쿠팡과 정치권의 갈등이 점입가경입니다. 고객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마련된 5만 원짜리 보상 쿠폰이 ‘꼼수’라는 언론의 지적까지 더해지면서 이 사태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이번 사건처럼 해킹이나 파이낸스 범죄는 원래부터 ‘실제 사진’으로 설명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범죄는 서버 안에서 벌어지고 인터넷망을 통해 확장되기 때문에, 현장 기자들이 포착할 수 있는 이미지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장면은 늘 비슷합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건물 옥상 간판과 빨간 신호등을 연결해 ‘경고등이 켜진 회사’ 이미지를 구성하는 방식입니다.그나마 회사 대표가 카메라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거나, 범인이 공권력에 의해 체포·압송되는 장면이 등장하면 “문제가 관리되고 있다”거나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는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특이한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사건의 시작으로 추정되는 노트북과 하드디스크가 언론을 통해 직접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배포된 ‘증거’ 이미지쿠팡은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에 시민과 언론을 향해 이례적인 사진을 배포했습니다. 사건의 원인이 된 노트북을 찾아 회수했다는 의미의 이미지였습니다. 언뜻 보면 ‘깜짝 특종’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사진이 주려고 했던 기대는 분명합니다. 문제가 통제되고 있고, 해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입니다.그러나 결과는 달랐습니다. 이 사진은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의문을 증폭시켰습니다.● 실패의 첫째 이유: 맥락이 빠진 회수 장면첫 번째 이유는 회수 과정, 이른바 ‘메이킹 필름’의 진정성 부족입니다. 언론이나 수사기관이 아닌 사건의 당사자가 잠수부를 동원해 범행 도구를 찾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다가옵니다.사람들은 사진을 이미지 자체로만 소비하지 않습니다. 항상 그 배경과 맥락을 함께 읽습니다. 특히 맥락을 중시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 사진에 인물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물 사진조차 그 사람이 처한 환경과 역할을 함께 담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맥락이 제거된 ‘증거’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습니다.중국이라는, 외국인의 촬영이 제한적인 공간에서 잠수 작업을 동반한 촬영이 쉽지 않았을 가능성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주변의 시선이나 현장 분위기가 배제된 단조로운 화면만 전달되었습니다.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사례가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 사건 조사 결과 공개됐던 ‘북한 1번 어뢰’ 사진입니다. 북한이 공격했다면서 정부가 제시한 결정적 증거였지만, 지금도 이를 신뢰하지 않는 시선은 존재합니다. 공적 기관의 발표조차 맥락이 부족하면 의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쿠팡이 제시한 이미지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사진이 신뢰를 얻는 지점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외부의 시선이 배제된 증거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의심부터 불러옵니다. 그래서 정말 민감한 상황에서는 소수의 기자들을 현장 멀리라도 배치해 촬영하게 하는 방식이 동원되곤 합니다. ● 설득에 실패한 두 번째 이유: 경험과 어긋난 디테일두 번째 이유는 에코백의 상태입니다. 쿠팡 로고가 선명한 에코백에 노트북을 넣어 중국의 흙탕물에 버렸다는 설명, 그리고 물에서 건져 올렸음에도 색과 글자가 비교적 또렷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 경험과 쉽게 맞지 않습니다.물론 에코백 외부에 추가 포장재가 있었기 때문에 며칠 동안 물 속에 있었던 가방이 깨끗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진만으로는 그런 맥락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이미지를 볼 때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 경험과 어긋나는 순간, 사진은 설명이 아니라 의심의 대상이 됩니다. ● 정치권의 해결 능력에 대한 의문주변에서는 “쿠팡에 실망했다”는 반응과 함께, “만약 쿠팡이 흔들리면 우리가 익숙했던 생활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동시에 제기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 해결의 주체로 국회를 신뢰하는 시선이 압도적으로 많아 보이지도 않습니다.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등장하는 장면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자녀 결혼식 등 과거에 강하게 각인된 사적 이미지들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첨단 기술 기업을 향한 강한 질타는 메시지보다 인물에 대한 기억을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효과를 낳습니다.지난달 31일 국회에 출석한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은 “국정원 직원 3명과 접촉했고, 중국에 가서 용의자를 만나 노트북을 받아오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천에서 증거물을 회수한 과정 역시 국정원의 권유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설명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 합동조사단과 국정원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빌런은 분명한데, 영웅은 보이지 않는다디지털 유통의 시대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누구나 체감하는 새로운 위기입니다. 해커라는 빌런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문제는 그 위협을 어떻게 통제하고, 누가 그 과정을 신뢰 가능한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가입니다.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장면들은 문제를 수습하는 이미지라기보다 책임이 분산되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쿠팡이 제시한 사진은 너무 이른 시점에 결론을 보여주려 했고, 그 속도를 따라갈 만큼의 맥락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습니다. 정치권의 압박 역시 변화한 플랫폼 환경에 맞는 설득 전략으로 기능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 사이 이용자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스트레스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좋은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백년사진이었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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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대략, 쯤, 근처

    그렇죠. 꼭 정확한 시간에 여닫을 필요는 없죠. 손님이 더 머물면 마감이 늦어질 수도 있고요. 인생에도 이 정도의 여유는 필요합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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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수산 참배 사진, 김주애의 위치가 말하려는 것[청계천 옆 사진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김주애, 이설주가 함께 등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공식 행사 사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해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해 참배하는 장면이다.북한 연구자들과 언론이 이 사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는 금수산태양궁전이 지닌 상징성이다. 이곳은 북한을 세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공간으로, 현재 김정은 권력의 정당성이 뿌리를 두고 있는 장소다. 이곳을 참배한다는 행위는 ‘피를 이어받은 사람들’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려는 의도가 담긴다.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거의 매년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왔다. 그래서 북한의 신문은 12시 정각에 이뤄지는 행사를 다음 날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에 프린트하기 위해 악전고투했다. 다만 2018년과 2024년, 2025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정성장 박사 리포트).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권력 안정화에 자신감을 갖고 더 이상 선대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런 흐름 속에서 2026년 1월 첫 공개 일정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묘를 찾고, 거기에 딸을 대동한 장면은 김주애를 차기 권력의 계승자로 대내외에 선명하게 각인시키려는 행위로 읽힌다.둘째는 김주애의 ‘위치’다. 화면에서 김주애는 세 사람의 정가운데에 서 있다. 북한에서 ‘가운데’는 우리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북한은 권력 내부를 기록한 이미지를 외부에 공개할 때 철저한 검열 과정을 거친다. 중요하지 않은 인물의 등장은 차단하는 대신, 누가 권력의 중심에 있는지를 위치로 명확히 드러낸다.수천 명의 인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 김정은을 화면 정중앙에 배치함으로써, 누구나 ‘세상의 중심이 김정은’임을 알게 한다. 그래서 김정은은 기념사진 촬영 때 아무 곳에나 서지 않는다. 사전에 표시된, 정확히 계산된 정중앙에 선다. 보통 표시는 빨간 스티커이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은 다시 노동신문 1면의 정중앙에 배치된다. 김정일 시대 이후 최고 권력자는 노동신문 제호의 ‘동’과 ‘신’ 사이, 정확한 중앙에 서 있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북한에서 사진 촬영을 준비하는 실무자들,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들, 그리고 사진을 신문과 방송에 최종 배치하는 편집자들은 이 원칙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충실히 실천해왔다. 김일성 시대만 해도 이런 규칙이 체계화되어 있지는 않았다. 비교적 자연스러운 동선에 따라 촬영·게재가 이뤄졌지만, 김정일이 정치 전면에 나서며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과정 속에서 ‘가운데선의 원칙’은 언론 교과서에까지 명문화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이런 역사적 맥락 속에서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화면 정중앙에 선 사진이 공개된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김주애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22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이었다. 이후 김주애는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 등장했고, 사진의 중심에 배치된 적도 있었다. 예컨대 지난달 20~21일 삼지연시 현대적 호텔 5곳 준공식 보도에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김주애를 대동하고 삼지연 관광지구를 방문한 사진 84장을 실었다. 그 가운데에는 앵글을 통해 김주애를 김정은보다 더 크게 보이게 하거나, 사진의 중심에 배치해 존재감을 부각시킨 장면도 있었다.다만 그 사진들은 전문가의 눈에는 의미 있게 읽혔을지 몰라도, 일반 대중에게까지 강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반면 우연히 촬영될 수 없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라는 의례적 공간에서 김주애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바라보는 북한 내부의 시선은 다를 수 있다. 이번 사진은 권력의 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물론 김정은의 발 아래 그어진 검은 선보다 김주애의 발이 약간 뒤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아직 그가 최고 권력자는 아니라는 점을 시각적으로 남겨둔 장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묘하다.우리에게 김주애는 이제 막 10대를 넘긴 어린아이일 뿐이다. 하지만 북한 내부 사람들에게 김주애는 ‘현실의 인물’이라기보다 이미지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이름도, 나이도 공개되지 않은 채 ‘존경하는 자제분’으로만 호명되는 그의 모습은 아직 왕의 자리는 아니지만, 최소한 ‘공주’의 위상에 가깝다.신년 첫 공식 일정으로 공개된 김정은 부부와 김주애의 가족사진은, 그래서 단순한 가족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북한 권력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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