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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앞으로 200가지 1차 설문을 통과하는 사람(국회 인사청문 대상자)을 (대상으로) 청와대에서 (모의)청문회를 한다고 한다”며 “어제 심지어 ‘잘 검증된 사람을 국회로 보낼 테니까 인사청문회를 두 가지로 나누자.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은 비공개로 하고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공개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래서 ‘그렇게 철저히 검증한 도덕성 청문회를 왜 비공개로 하느냐’고 했더니 미국의 예를 들더라”고 전했다. 그는 “나는 ‘도덕적 검증을 왜 비공개로 하느냐’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아무튼 앞으로 총리와 장관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예수님이나 땅에서 솟아오른 부처님 같은 분들이 올 테니 민주당이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비공개 청문회를 제안한 사실도 없고, 야당의 수용 가능성이 없는 만큼 제안할 대상도 아니다”고 밝혔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장, 수석비서관 및 기획관급 간부 전원에게 확인했지만 ‘야당과 그런 문제로 접촉한 적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인사청문회는 야당에 자락을 깔아주는 자리인데 야당이 그걸(비공개를) 받을 리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청와대가 접촉 사실을 부인하자 박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청와대라고 말한 적 없다”며 “정부와 한나라당 등 여권에서 비공개 인사청문회 얘기를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원내대표는 공당 대표로서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그것은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대기업 회장 12명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관련해 대기업을 질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후 “해당 발언은 20분 동안 인사말을 이어가던 이 대통령의 말이 엉키면서 정반대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평소 대통령의 생각과 달라서 대통령에게 진짜 의도를 확인한 결과 ‘아닌 게’를 빠뜨렸다는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잘사는 사람과 서민들의 생활이 개선이 안 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또 격차가 벌어지는데, 격차가 벌어지는 게 무슨 잘사는 사람 때문에 못사는 사람이 못사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한 다음에 나왔다.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 되는 것도 아닌 게 사실입니다”라고 말하려던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발언의 파장을 의식해 ‘사후 정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MB ‘정략적 이용’ 선그어 “공정은 司正이 아니고…”▼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대기업 총수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로 제시된 ‘공정한 사회’에 대해 ‘사정(司正)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취지가 전혀 아니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공정한 사회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고 대선 때도 얘기했다. 우리 사회에 불공정한 게 많다. 외교부 특채 문제도 있었지만, 여러 곳의 불평등을 바꿔보자. 그래야 선진 사회가 되지 않겠나.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나는 기업 마인드지 무슨 정치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공정 사회가 사정과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데 나는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공정 사회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이는 집권 후반기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막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청와대가 공정한 사회라는 그럴듯한 키워드를 내건 것이라는 야당 등 정치권 일각의 주장과 해석을 반박한 것이다. 또 공정하지 못한 사람이나 세력들이 제 발이 저려 자꾸만 사정 운운한다는 지적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12개 대기업 총수들과의 청와대 조찬간담회에서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대기업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만남은 1월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 이후 8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장의 목소리’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총수들이) 현장에 가볼 기회가 별로 없을 것이지만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인간적인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장에서 몇몇 총수는 “하청업체 대표도 못 만나 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한국의 빠른 금융위기 극복과정에 대기업의 기여와 노고를 치하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총수님들이 애 많이 쓰셨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12명의 대기업 총수들은 차례로 자신들이 구상하는 동반성장의 방안과 구상을 말했다. 1인당 5분 이상의 시간이 주어졌고, 1차례씩 발언이 끝난 뒤 3명의 총수는 추가로 발언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이건희 회장은 “대기업이 일류가 되려면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30년간 협력업체를 챙겨 왔다. 앞으로 2차, 3차 협력업체를 포함해 좀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서 동반성장을 위한 제도나 인프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한국 사회는 경제 대국으로 가느냐 못 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경제계의 책임이 막중하다. 동반성장은 대기업을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납품업체를 직접 돌아본 경험담을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서 서류나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을 봤다. 전문 경영인들은 월급쟁이라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교육기회 제공과 공동 기술 개발에 더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LG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능한 중소기업을 참여시켜 기술 파트너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자 출신인 이석채 KT 회장은 “수많은 맹세와 서약에도 불구하고 잘 안되는 이유를 기업 현장에 와서 찾았다”며 기업 실무진의 모험회피 성향을 거론했다. 그는 “대기업이 오랜 기간 갑을 문화에 젖어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위험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도 과거와 다른 눈으로 대기업을 볼 것”이라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당부했다. 또 “동반성장을 위한 대기업의 추진과제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불공정한 법이 있다면 고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최근 친서민 정책 등으로 인해 세간에서 ‘기업 프렌들리 대통령이 변했다’는 평가를 염두에 둔 듯 “일자리가 생겨야 서민이 잘살며, 그 중심은 대기업이다. 어느 나라에 친기업이 아닌 정부가 있느냐. 공산주의도 친기업”이라고 말해 여전히 기업 프렌들리 원칙을 확고히 지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경련 ‘5대 추진과제’ ▼ 대기업 임직원 평가때 협력업체 실적 반영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의 간담회 자리에서 재계의 상생 협력 지향점을 담은 ‘동반 성장을 위한 대기업의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전경련은 대기업의 협력업체 지원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2, 3차 협력업체로의 확산은 미흡하다고 진단하고,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가지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초점을 뒀다. 전경련은 단순한 상생을 넘어 모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전략적 파트너’가 됨으로써 ‘동반 성장’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기존의 상생 대책과 대동소이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어서 원론적인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경련이 밝힌 구상은 5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1차 협력업체 위주로 이뤄져온 지원 프로그램을 2, 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기술 개발이나 품질 관리, 인재 양성 등 기업 경영 전반에 필요한 내용이 포함된다. 전경련은 결제 조건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현금결제 비율을 더욱 높이고, 대금 지급 기한을 단축하며, 경우에 따라 선급금 지급도 늘릴 계획이다. 공정한 거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구두계약을 없애고 모든 기업 간의 거래에 하도급법을 적용해 표준하도급 계약서 사용을 확대하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보고했다. 이 같은 내용은 거의 기존에 개별 대기업들이 발표한 상생 정책에 포함된 내용이다. 전경련이 보고한 방안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평가 관련 방안이다. 전경련은 상생 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대기업이 임직원을 평가할 때 관련 협력업체의 실적을 고려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협력업체를 직접 찾아가 상생 정책 이행 현황과 협력업체의 만족도 등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기업이 1차 협력업체를 평가할 때 2, 3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 실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보고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청와대는 15일을 전후해 자체 ‘모의 청문회’를 거친 뒤 국무총리 후보자를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12일 “10월 4일부터 실시되는 국정감사 일정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추석 연휴에 들어가기 전에는 총리 후보자가 지명돼야 한다”면서 “사실상 후보를 2, 3명으로 압축해 놓고 최종 검증작업을 벌이는 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이들 예비 후보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1순위 후보를 대상으로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주재하는 인사추천위원회의 ‘모의 청문회’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1순위 후보에 대한 모의 청문회에서 별다른 하자가 없을 경우 그대로 최종 후보자로 확정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2순위 또는 3순위 후보에 대한 모의 청문회를 실시하는 수순을 밟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2, 3배수로 압축된 후보를 상대로 모의 청문회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갖고 최종 후보자를 낙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사전검증에서 나온 문제점과 본인 해명, 조사 결과 등도 함께 언론에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정무형 총리’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경제형 총리’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공정과 서민 총리’로는 조무제 전 대법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황식 감사원장,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 이명재 전 검찰총장,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의 이름도 꾸준히 나온다. 한편 청와대는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세금탈루 등 청문회 통과 불가 항목을 명시한 가칭 ‘고위 공직 후보자 임명 기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의 또 다른 핵심 참모는 “‘위장전입은 어떤 이유라도 곤란하다’는 내용을 법제화한다면 해당자는 천거하지 않음으로써 논란의 뿌리를 없애겠다. 그러나 법제화하지 않은 사안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국회는 도덕적 비판은 하더라도 (표결 혹은 청문보고서 채택) 절차는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정부는 앞으로 주요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필요하면 야당 정책위의장에게 사전에 보고하고, 야당과 ‘당정 협의’ 형식의 간담회를 열어 야당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로 했다. 또 이번 정기국회에서 대국회 설명에 최선을 다한다는 뜻에서 상임위별 예산 및 법안심사 소위원회에도 가급적 장관이 참석해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 정부는 1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당정청 ‘9인 회동’을 갖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여의도(국회) 우선’ 원칙을 마련했다고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이 밝혔다. 이날 ‘9인 회동’에는 국무총리가 공석이어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8명만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상임위 법안 제안 설명이나 업무 보고를 장관이 직접 하며, 장관이 의원들을 직접 방문해 정책과 예산안을 설명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동안 장관들은 상임위 등에서는 인사말만 하고 나머지는 차관 등 간부들이 해왔다. 임 총리실장은 야당이 당정 협의에 응할지에 대해 “국정의 한 축인 야당도 정부의 의견 수렴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9인 회동은 당정청 3자 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지난달 22일 처음 출범한 뒤 이날 두 번째 회의가 열렸다. 앞으로 격주로 일요일에 열린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체 정부기구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편성하고 배분하는 권한을 갖는 독립적 행정부처가 신설된다. 임기철 대통령 과학기술비서관은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비상설 조직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를 방송통신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인 행정부처로 상설화해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비서관은 이어 “국가 R&D 예산편성 및 배분·조정권을 상당부분 부여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장관급인 국과위 위원장에는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이 유력시된다. 윤 회장은 최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국과위를 독립적 행정부처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 비서관은 이어 “국과위 조직을 독립적 부처로 하고 그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R&D 예산배분·조정을 총괄하는 기능에 있어서는 부처 간 조율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R&D 거버넌스(지배구조)와 관련한 정부안의 공식 발표는 추석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개편과 관련해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국과위 산하에 둔다는 원칙은 대체로 합의됐다”며 “정부출연 연구기관 통폐합, 신설법인화 등의 문제는 충분히 시간을 두고 의견을 수렴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김창경 제2차관은 최근 과학기술정책 컨트롤타워 문제와 관련해 “국과위의 위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의 1박3일 러시아 방문을 놓고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한국의 일부 언론이 미확인 보도를 내면→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외국의 인사가 칼럼 등에 인용하고→이를 받아 야당이 증폭시키고→인터넷에서 ‘진실’처럼 퍼져가는 한국적인 ‘의혹 재생산 구조’가 이번에도 반복되고 있다.음모론의 내용은 간단하다. ‘이 대통령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행사를 이유로 갑자기 러시아에 갔는데 이는 러시아가 쥔 천안함 폭침사건의 감춰진 진실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과연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짚어본다.○ 음모론 구성요소 ①갑작스러운 방문?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9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당초에 계획에 없던 러시아 방문을 하는 것은 우연치고는 기가 막힌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 보고서가 우리 정부와 차이가 있다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의 발언도 있었다”며 “친분을 쌓기 위해 간다는 청와대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가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의혹 제기의 바탕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러시아 정부의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와 관련한 거래설’이 깔려 있다.그러나 ‘예정에 없는 방러’라는 음모론은 전제부터 사실과 다르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국과 러시아 외교부는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은 올봄 외교채널을 통해 제2회 야로슬라블 세계정책포럼에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천안함 폭침사건이 북한 소행이란 결론을 내린 정부가 5·24 담화문을 발표한 다음 날인 5월 25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했다. 20분간의 통화가 끝날 무렵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9월 (9∼11일) 야로슬라블 포럼에 초대하고 싶다”며 공식 초청 의사를 밝혔다.이어 6월 17일 러시아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민주화와 효율이라는 주제에 비춰 볼 때 기업인으로 국가경제개발에 동참했던 이 대통령이 적임”이라며 기조연설을 요청했다. 이런 뜻이 담긴 친서가 21일 청와대에 전달됐다. 최종 방러 결정은 7월 말에 내려졌다. 사실 이 대통령의 9월 방러가 추진된다는 것은 7월부터 상당수 청와대 출입기자들도 알고 있었다.○ 음모론 구성요소 ②왜 굳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야 하나?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10월과 11월에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등을 통해 한-러 정상이 만날 기회가 최대 3차례 더 있다고 지적한다.그러나 향후 회담 기회와 별개로 9월 정상회담 역시 ‘놓칠 수 없는 자리’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 참모는 “항상 대러시아 외교 역량을 질타하던 야당이 양국 정상이 하루 대부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행사를 왜 포기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반박했다.야로슬라블 세계정책포럼은 지난해 시작돼 올해로 두 번째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경제는 다보스(스위스), 정치는 야로슬라블’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애착을 보이는 행사다.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현직 국가정상은 2명만 초대’라는 틀을 유지했다. 지난해엔 스페인 총리, 프랑스 총리가 초대됐다. 올해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이 대통령이 참석했다. 러시아 이탈리아 한국 정상이 따로 ‘이른 저녁식사’를 갖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음모론 구성요소 ③그레그 전 대사의 의혹 제기이번 방문이 ‘음모론의 표적’이 된 것은 미국 내 대표적인 ‘햇볕정책’ 지지자인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의 8월 31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과 무관치 않다. 우리 사회 일각에는 그가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은 기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는 “일부 한국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가 그런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고 썼을 뿐이다.물론 그가 ‘믿을 만한 러시아 친구(well-placed Russian friend)’라는 익명의 정보 출처를 인용해 “러시아가 천안함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조사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쓴 것은 소스의 정확성 등 진위에 대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사항이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한국인의 70%가량은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공정한 행태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분야로는 60% 가까이가 정치권을 꼽았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이념으로 제시한 ‘공정한 사회’에 대한 한국인의 의식을 조사하기 위해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7, 8일 전국의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직접통화 방식)를 했다. 우선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3.2%는 ‘대체로 불공정하다’고 답했고 17.2%는 ‘매우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불공정한 행태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59.0%가 정치권을 가리켰다. 2∼4위는 법조(7.9%) 교육(초중고교·7.9%) 중앙정부(7.3%) 순이었다. 취업의 기회, 분배 등 사회생활의 영역별 공정성에 대해서는 모든 영역에 걸쳐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특히 정부 고위직 인사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4.5%로 공정하다는 응답(19.2%)보다 훨씬 많았다. 취업 기회는 61.8% 대 32.7%,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는 58.3% 대 33.2%, 민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도 52.6% 대 35.8%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공정하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다만 교육의 기회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48.9%, 공정하다는 의견이 44.0%로 격차가 상대적으로 가장 작았다. ‘공정한 사회 만들기’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62.8%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5%포인트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앞으로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인 고위 공직자를 인선할 때 최종 검증을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청문회에 앞서 내부적으로 모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모의 인사청문제도는 이르면 다음 주 내정될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부터 적용한다. 또 청와대는 고위 공직 후보자들로 하여금 위장전입, 음주운전, 재개발·재건축지역 부동산 매입 등 200개 항목에 대해 ‘양심고백’하게 하는 ‘정밀 자기검증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기존 질문 항목 약 150개에 지난달 인사청문회 때 문제가 됐던 △장기 병역 연기 △쪽방촌 투자 △미성년 고액예금 △신용카드 사용액 △과도한 경조금 수령 등 50개 전후의 항목이 추가됐다. 청와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무직 인사추천 및 검증절차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모의 청문회는 대통령실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수석비서관 등 10명 내외의 청와대 인사로 구성되는 인사추천위원회가 주관한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실무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이번 인선(새 총리 인선)부터 새 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국이 만든 최초의 양산형 고속 전기차가 9일 공개됐다. 이름은 ‘블루온(Blue On)’. 현대차와 43개 국내 자동차부품사가 협력해 만들었다.블루온은 13.1초 만에 최고 시속 130km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 전기차로, 한 번 충전하면 최고 140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 고속 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단 25분. 개발 시기는 지난해 일본 미쓰비시사(社)에 이어 세계 두 번째지만 주행거리, 충전시간, 모터출력 등 대부분의 사양이 미쓰비시의 ‘아이미브(i-MiEV)’ 전기차보다 우월해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에서 두 번째, 사양은 세계 최고9일 청와대에서 열린 ‘고속 전기차 1호차 출시식’에서 공개된 블루온은 현대차의 소형차 ‘i10’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은 전혀 다르다. 일반 자동차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이 없고 온전히 배터리와 모터로만 구동하는 순수 전기차이기 때문이다.블루온은 아이미브처럼 용량 16.4kWh 배터리를 쓴다. 하지만 모터출력은 블루온이 61kW, 아이미브가 47kW로 블루온이 월등하다. 이 때문에 시속 100km 도달 시간도 13.1초로 아이미브(16.3초)보다 3.2초나 짧다. 그러면서도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는 140km로 아이미브(130km)보다 10km 더 길다. 반면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완속 6시간, 급속 25분으로 아이미브보다 각각 1시간, 5분씩 단축됐다.정부는 지난해 민간과 절반씩 총 220억 원을 조성해 블루온을 개발했다. 지식경제부는 “블루온 개발에는 현대차 외에도 9개 자동차부품 대기업과 34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했다”며 “핵심 부품의 90%가 국산”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블루온이 성공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당초 2017년 양산 계획이던 중형 전기차도 2014년까지 앞당겨 개발하기로 했다.지경부 조석 성장동력실장은 “전기차의 가장 큰 과제는 차량 가격의 절반에 육박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라며 “2020년까지 배터리 가격을 5분의 1로 낮추고 주행거리는 300km로 늘리는 게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언제 탈 수 있을까정부는 일단 이번에 개발된 블루온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일반 가솔린차와의 가격 차 절반을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다. 전기차에는 각종 세제혜택과 혼잡통행료,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 등 인센티브도 적용할 예정이다.하지만 실제 일반 소비자가 전기차를 타기까지는 적어도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 수준에서 전기차의 가격은 동급 가솔린차보다 최대 4000만 원 이상 비쌀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경부는 “차량 유지비는 매우 쌀 것”이라며 “일반 승용차의 한 달 기름값이 13만 원이라면 동급 전기차의 충전비는 월 1만8000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경부는 올 7월 전기차 보급시대에 대비해 일반 전기료보다 훨씬 저렴한 ‘전기차 충전 전력 요금제’를 별도로 만든 바 있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시설, 대형마트, 주차장 등에 220만 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2020년까지 총 10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한편 이날 직접 블루온을 타고 청와대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본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날 우리가 세계 전기차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며 현장 기술자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이번 전기차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상호 보완하고 협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영상=스피라 전기차 테스트 주행 나섰다.}

9일 청와대가 발표한 강화된 ‘인사검증 방안’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2명이 동시 낙마하는 인사파동을 겪은 청와대의 강한 검증 의지가 배어 있다. ○ 실험성 강한 모의 인사청문회 청와대 측은 모의 청문회가 단순한 면접시험 수준을 뛰어넘을 것임을 예고했다. 모의 청문회를 주도할 인사추천위원회엔 대통령실장, 관련 수석비서관은 물론이고 검증 과정을 가장 잘 아는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참여한다. 따라서 청와대가 김태호 후보자에 대한 자체 검증 때 던지지 못했던 ‘매섭고 까칠한’ 사전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청문회 파동 직후 “김 후보자의 박연차 씨 연루설에 대해 더 깊은 검증이 필요했지만 며칠 뒤 총리가 될 인사에게 모질게 묻기가 어려웠다”는 한계론을 토로했다. 청와대 측은 “우리가 물은 것 이외에 정말 문제될 게 없느냐.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지면 당신을 지명한 대통령이 곤란에 빠진다”는 질문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논란이 된 후보자들은 사후에 “정말 나는 몰랐다”는 해명을 내놓아 검증 담당자들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인사추천위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추천뿐만 아니라 ‘최종 검증’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실질적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청문 대상은 2, 3배수로 압축한 후보자 가운데 1순위로 꼽힌 인물이 우선 대상자다. 청와대 측은 “예전엔 2, 3배 후보자가 순위 없이 최종 결정권자에게 제시됐지만 앞으로는 인사 및 검증팀이 1∼3순위를 매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보안을 이유로 청와대 외부인사는 모의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으며 모의 청문회 개최 사실도 보안에 부쳐진다.○ “‘우문현답’이 해법” 현재 공직 후보자가 ‘나를 검증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내면 국가기관은 모두 28종의 서류를 청와대로 보낸다. 그러나 그동안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이 서류와 관련해 현장 확인을 거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청와대가 제출받는 서류 수(28종)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보자가 구입한 부동산을 찾아가 주위 사람들의 평을 듣고, 검증에 필요한 관련자를 방문해 전후 사정을 듣는 노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 청와대 참모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늘 강조해 온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원칙이 검증에도 철저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자녀 호텔서 결혼했나… 백화점 VIP회원인가… 다 밝혀야 ▼청와대는 새로운 고위공직 예비 후보자 사전 질문서에서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자체 인사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했던 사항을 대폭 반영했다. 특히 민주당이 인사청문 가이드라인으로 내세웠던 ‘4+1(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세금 탈루+논문 표절) 원칙’을 이번 보완책에 철저히 반영했다. 청와대는 우선 기존의 위장전입 관련 질문을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추가했다. 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로 몰고 간 ‘쪽방촌 투자’를 염두에 둬 재개발 재건축 예정 지역 부동산을 구입한 적이 있는지, 공동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미성년자 명의의 부동산이 있는지 등도 상세히 묻는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자녀들이 증여세 면제 한도를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해서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됐던 것과 관련해 ‘미성년 혹은 무소득 자녀가 고액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추가됐다. 본인과 가족이 사용한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의 사용액이 총소득의 10%보다 낮은 적이 있는지도 묻는다.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 ‘이상한 씀씀이’ 논란이 제기됐던 데 따른 것이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기업체에서 리스 차량을 지원받아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서 리스 차량 및 렌터카 사용 여부를 묻는 질문도 추가됐다. 자녀의 특급호텔 결혼과 백화점 및 호텔 VIP 회원 가입 여부, 해외 부동산과 수입차량 보유 여부도 질문에 포함됐다. 성희롱 등 도덕적인 문제로 구설에 오른 사실이 있는지도 질문에 추가됐다. 자기검증서엔 만약 거짓 답변을 할 경우 ‘향후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한국은 천연자원도 없고, 외세의 침범도 받기 쉬운 위치인데 어떻게 이렇게 성장했느냐. 이런 경이로운 경험을 배우고 싶다.” 8일 청와대에서 한-에콰도르 정상회담을 가진 라파엘 코레아 델가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국의 경제성장을 높게 평가하면서 경제성장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불과 50년 전만 해도 한국이 못살았고, 우리가 한국보다 5∼6배 강한 나라였다”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에 서울에 와 보니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한국의 경제 발전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에콰도르의 풍부한 에너지 및 광물 자원에 대한 개발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일방적인 무상(無償) 방식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인색하지 않게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게 협력하는 것이 한국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양국 대통령은 한국이 에콰도르보다 인구는 많지만 영토는 작고, 식량 자급률도 낮은 점 등을 고려해 상호 보완적인 입장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찾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성호(한일단조공업) 이상도 대표(태화금속) 등 중소기업 관계자 20여 명과 조찬을 함께하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이 대통령에게 △대기업의 납품단가 횡포 △중견기업과 소기업 사이의 불공정거래 관행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영역 침투 △불공정 이익보다 낮은 과징금의 강화 필요성 등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건의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가 3일 중소기업 206개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9.7%는 ‘정부가 동반성장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뒤에도 대기업의 거래(방식)에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다”고 이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거론된 문제점(과 건의사항)은 평소 나오던 이야기”라며 “왜 반복되는지 심각하게 논의해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정부가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중소기업도 독자생존력을 키우고 대기업에 경쟁력 있는 조력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3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대기업 회장 1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갖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8일 밝혔다. 참석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현대자동차) 최태원(SK) 구본무(LG) 정준양(포스코) 허창수(GS) 민계식(현대중공업) 조양호(대한항공) 이석채(KT) 박용현(두산) 김승연(한화) 강덕수(STX그룹) 회장이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동석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북한이 ‘55대승호’ 송환 결정을 내리기 이틀 전인 4일 남측에 수해 복구를 위해 쌀과 중장비, 시멘트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를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하고 이른 시일에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7일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4일 오후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대한적십자사(한적) 앞으로 ‘남측이 수해물자를 제공할 바에는 비상식량, 생활용품, 의약품보다는 쌀과 수해 복구에 필요한 시멘트, 자동차, 굴착기 등을 제공하면 좋겠다’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정식 통지문의 형태로 정부에 쌀 지원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적은 지난달 26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북측의 수해와 관련해 비상식량과 생활용품, 의약품, 긴급구호세트 등 1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제의했지만 쌀과 중장비, 시멘트는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한적이 이미 지원을 발표한 ‘100억 원 규모의 대북 수해 지원’의 맥락에서 수해 복구를 위해 지원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의 쌀 지원 요청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북측이 공식적으로 뭔가를 요청한 첫 사례인 만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곧 열릴 노동당 대표자회가 끝난 뒤 지원을 결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답해 지원 결정이 조만간 나올 것임을 내비쳤다. 다른 정부 당국자도 “한적은 정부가 아니라는 점(민간단체라는 의미), 한적이 수해 지원을 제의했고 북측이 필요에 따라 역(逆)제의를 한 것이라는 점, 긴급구호라는 인도주의적 문제가 걸려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쌀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가 이번에 북측의 쌀 지원 요청을 수용한다면 천안함 사태로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5개월여 만에 해빙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쌀이나 시멘트를 보내더라도 일단은 인도적 지원에 한정된다”며 “현재의 대북 대응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경제) 성장의 온기가 아직 골고루 퍼지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며 “앞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에 더욱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중소기업 대표자 3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의 어려움 해소책 및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향후 대기업 인사들을 만나 대화할 구상을 갖고 있지만 날짜나 참석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태풍 때문에 과일가격이 올랐고 낙과(落果) 피해도 크다”며 “낙과수매운동이라도 해야겠다.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달라”고 당부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6일 ‘노무현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재개와 특별검사 도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청와대 내부에서 이 사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며 사견임을 전제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재개에 반대하며 특검 수사가 시작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2년 반이 지난 시점에 과거 정부의 돈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퇴행적이다. 좋든 싫든 과거는 털어버리고 미래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에 한국 사회가 고통 받았다”며 “지난해 5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중단할 때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차명계좌 논쟁 자체가 국민통합에 좋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노무현 계좌나 특정 사안의 수사방침과 관련해 청와대가 어떤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도 “노무현 계좌와 관련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의견 없음’이 청와대의 입장이다”라고 말해 청와대가 차명계좌 논란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외교통상부가 장관 딸을 특별 채용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무시하거나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특채와 관련된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을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 6일 “외교부에 대해 특별 인사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며 “응시 요건과 시험 절차 등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투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교부 인사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외교부는 특채 재공고(7월 16일) 후 26일이 지난 8월 11일 원서접수를 마무리했다. 통상 시험 공고 후 보름 이내에 끝내는 것과 달리 열흘 이상 기간이 길었다. 행안부는 유명환 장관 딸이 8월 10일 발표된 텝스(TEPS) 성적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어학 요건으로 토플과 텝스를 제시했으나 이번 채용과정의 첫 공고에는 텝스로만 제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유무역협정(FTA) 담당자를 선발하면서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는 자격 요건 명문 규정에서 삭제하고 ‘석사 후 2년 경력자’를 응시 요건에 붙여 장관 딸에게 유리하게 만든 점도 문제로 꼽혔다. 첫 채용 과정 때는 ‘영문 에디터’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재채용 서류심사 때는 ‘번역사’ 경력을 인정하는 등 유 전 장관 딸의 경력에 적합하도록 시험 과정이 설계된 것 같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심사위원 5명으로 구성된 실제 면접에서도 외교부 공무원 2명은 장관 딸에게 20점 만점에 19점씩을 준 반면 차점자에게는 12점과 17점을 줬다. 초빙된 교수 출신 면접관 3명은 장관 딸보다 차점으로 떨어진 응시자에게 총점에서 2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면접 과정에서도 외교부 면접관이 “실제 근무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장관 딸이 선발되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감사 결과에 대해 이 대통령은 “(특채 의혹에 대한)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정 사회’를 핵심 국정 기조로 천명한 만큼 엄중한 책임 추궁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모든 공무원 특채 특감 ▼감사원 “지자체 채용비리 중점 점검”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별채용으로 불거진 공무원 채용 과정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감사원이 특정감사에 착수한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6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인사 전반에 관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 자료 수집 등의 준비를 거쳐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특별채용제도가 당초 목적대로 제대로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느냐가 관심을 끌 것 같다”며 “특히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장들이 사람 심기 수단으로 특채 제도를 무리하게 이용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도 있어 그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 채용 분야에 한정해 감사를 벌이는 것은 처음”이라며 “보통 예비조사에 열흘 정도 걸리고 조사결과를 분석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본감사는 추석 연휴 이후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장은 “금년 하반기 공직인사 비리 점검 계획을 세우고 있던 차에 유 장관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지금까지 세웠던 계획에 따라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공정한 사회’ 구현 의지를 밝히며 “기득권자에겐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러울지 모른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김 원장은 “원론적인 말로 이해하고 있으며 특별히 사정 정국을 얘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감사원 측은 “무리한 ‘자기사람 심기’ 등 지자체장들의 채용 비리에 중점을 둔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기회에 국가기관의 특채제도에 대해서도 예비조사를 해보고 감사의 범위와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모든 공무원, 모든 인사절차를 감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5일 현 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 장차관 워크숍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는 ‘공정한 사회,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의표명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열린 이날 워크숍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는 ‘공정한 사회’ 실현을 위해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잇단 인사파동을 ‘공정한 사회’라는 국정기조의 강화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리 공개할 수는 없지만 올가을 각 부처들이 국민에게 정책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공정한 사회와 관련한) 주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장차관이 최전선에 나서 달라”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 “기득권 먼저 희생” 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면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득권자에겐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러울지 모른다. 정부와 여당이 먼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고, “국민에게 (먼저) 요구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한 장차관에게 “국정운영의 하나하나가 공정한 사회에 맞는지 냉철하게 생각해 달라. 또 부처마다 모든 직원에게 그 뜻을 전해 달라”고 주문했다. 고위공직자의 의사결정이나 정부 하위조직의 일선 행정에서 국정이념이 오차 없이 적용되기를 바라는 당부였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 말미에 “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제일 밑바닥에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며 추석물가 점검을 위해 2일 경기 구리시 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났던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줬다. “43년 동안 손발이 부르트도록 길에서 장사하다 허름한 가게를 낸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난 가게를 얻었으니 괜찮고, 남편도 죽고 더 힘들어하는 분이 있는데 가서 위로를 해 달라’고 내게 그러더라. 그러나 (300m를 걸어가) 정작 만난 그 사람은 또다시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경제가 잘돼서 우리 같은 사람 장사가 잘되게 해주시면 좋겠다’며 오히려 다른 사람을 걱정하더라.” 이 대통령은 “제일 밑바닥 사람이 자기보다 힘든 사람을 위로해 달라고 하고 자기는 (스스로) 헤쳐 나가겠다고 했다. 이렇게 순수한 사람들이 진짜 애국자”라며 “지도층에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들은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느끼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10분으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인사말은 시장 상인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20분으로 늘어났고, 당시 시장상황을 지켜봤던 청와대 참모 몇몇은 눈시울을 붉혔다.○ “패자부활전 있는 세상 만들자” 장관급 토론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은 가을 정기국회에 임하는 고위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하며 국회대책 논의를 이끌었다. 이 장관은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 정책에 필요한 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 의원들을 방문해 한 번이라도 더 정책을 설명해 달라”며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정도의 정성을 기울이라는 뜻)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자세를 낮춰가며 기강을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장관들은 국회에서 절대 위축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한 경쟁이 중요하지만 경쟁에서 배제된 사람도 사회안전망을 통해 돕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고,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낙오자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시장에서 (취업의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진입장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차이’가 ‘차별’을 낳는 것은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5시간 동안의 워크숍이 끝난 뒤 막걸리를 곁들인 설렁탕으로 만찬을 함께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건배사에서 이날의 자리를 풍운지회(風雲之會·밝은 임금과 어진 신하가 만난다는 뜻)에 비유하기도 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정부 출범 후 2년 반 동안 최장수 장관으로 일해 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 특채’ 문제로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특혜 채용 의혹은 실제 특혜가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2일 저녁 방송뉴스에서 첫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청년실업으로 고통 받아 온 민심을 흔들며 장관직 사퇴가 거론되는 사태로 치달았다. 》 청와대가 3일 “이명박 대통령이 개탄스러워했다”고 언론에 밝히고 행정안전부가 즉각 특별감사에 착수한 것도 민심 악화를 막아 정권의 부담을 덜겠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청와대는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 도덕성 문제로 낙마한 지 불과 닷새 만에 고위 공직자의 사려 깊지 못한 처신이 문제가 됐다는 점에 고민이 많다. 이 대통령은 2일 저녁 ‘방송의 날’ 행사를 마치고 청와대 관저에서 관련 뉴스를 보며 매우 언짢아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사전 보고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아침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심각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회의 결과 유 장관의 공개 사과와 유 장관 딸의 응시 취소를 통해 파문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런 대응 조치는 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뒤 유 장관에게 전달됐다. ■ 안이한 인식 柳외교 출근땐 “문제 없다”그러나 유 장관은 이날 아침 출근할 때까지만 해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 장관은 오전 8시 50분경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인사라인에서 장관 딸이라 엄격하게 한 것으로 보고받았다. 3년간 근무해 왔고 결혼 때문에 그만뒀던 것인데 의혹이 있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의 발언 내용을 전해들은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아무리 자식 문제가 걸렸지만 이렇게 앞뒤 생각을 못할 수 있느냐”고 한탄했다. 다른 참모는 “정부 내에서 비슷한 사례가 더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 분위기 반전 사퇴여론에 柳“합격 취소”청와대 내에선 ‘여론 악화’를 전제로 사퇴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 장관도 부랴부랴 이날 오전 10시경 기자회견을 열어 딸이 특채 공모 응시를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가 사안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현직 장관의 딸이 1명만 뽑는 특채에서 뽑힌 것도 문제지만 그 과정에서 외교부 참모진이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정부 조직 내 무사안일, 보신주의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또한 최악의 청년실업 사태 속에 이런 뉴스가 20, 30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공정한 사회’라는 국정이념에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5일 청와대에선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정한 사회’ 등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할 예정이다. ■ 야당도 가세 “외교부가 장관가족부냐”야당은 이번 사건이 가진 휘발성을 최대한 증폭시키려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선 “외교부는 유 장관의 ‘가족부’가 아니다.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의 논평이 쏟아졌다. 양승조 의원은 “현대판 음서제도를 부활시킨 이명박 정권은 확실히 자기들끼리 해먹는 ‘끼리끼리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천정배 의원은 노천명의 시 ‘사슴’을 패러디한 ‘사특(邪慝)’이란 제목의 시를 통해 “구설수가 많아 슬픈 장관이여”라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특별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특별채용’도 이명박 정부의 청년실업 대책인가”라고 반문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정한 사회’는 모든 사람의 가슴을 끌어당기는 깃발인데 깃발 든 사람이 벌거벗고 있으면 사람들이 깃발을 보겠는가, 몸뚱이를 보겠는가”라고 비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청와대는 지난달 29일 낙마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후임 인선을 시작한 뒤 줄곧 ‘청문회 통과가능성 및 안정적 국정관리 능력’을 제1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청와대 내부로부터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후보자가 한 차례 낙마했다고 청문회 통과가능성을 우선 고려한다면 이는 이명박 대통령답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인사라인 밖에서 나온 ‘소수 의견’이지만, “무리하지 말고 안정형으로 가자”는 주류 의견에 도전장을 던진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의 논리는 간명하다. “이 대통령은 도전과 용기로 상징되는 삶을 살았다. 성공모델을 제시해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자는 MB의 비전이 국무총리 인선을 통해 분명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참모는 최근 “8·15 경축사를 통해 국정이념으로 선포한 ‘공정한 사회’로 승부를 걸어야 할 이명박 정부가 안정적 국정관리형 후보를 찾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문회 통과 보장형’이냐, ‘MB(이명박)식 도전형’이냐를 놓고 청와대 내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총리 인선 기준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 “그 문제는 적절한 시점에 설명하겠다”고 답해 아직 후임 총리 인선의 콘셉트가 공개적으로 밝힐 만큼 무르익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현실론을 펴는 다수의 참모들은 ‘대안 부재’를 자주 거론한다. 이들은 “도전적이고 희망을 주는 국무총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후보군이 마땅치 않다”고 말한다. 새로운 시도를 얘기하는 ‘도전론자’들은 “구체적인 후보자 이름을 제시하라”는 주문에 부딪히는 경우가 잦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7월 인선 때 논의했던 안철수 KAIST 석좌교수가 다시 거론하고 있지만 정식 검토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새 얼굴’에 해당하는 인사의 이름은 아직 딱히 나오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추석 전 총리 후보자 발표’ 가능성을 거론했다. 원점부터 새롭게 검증할 ‘새로운 카드’보다는 검증시간이 단축되는 안정적 후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한 관계자는 “내부토론 끝에 현실론이 굳어지면 발표는 빨라지겠지만, 기준에 변화가 생긴다면 발표가 지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서는 △대법관 출신인 조무제 부산법원조정센터장, 김황식 감사원장 △청문회 통과경험자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인 김진선 전 강원지사, 이완구 전 충남지사와 함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