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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사상 처음으로 모녀 프로골퍼가 탄생했다. 13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끝난 KLPGA 제2차 준회원 선발전에서 정유나(18)가 18위에 오르며 준회원 자격을 따냈다. 2005년 정회원 선발전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합격한 어머니 송윤경(45)에 이어 딸도 프로선수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1978년 출범한 KLPGA에서 자매 프로는 많았지만 모녀가 동반 회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유나는 이달 말부터 하부 투어인 점프 투어에 출전하면서 어머니의 뒤를 이어 1부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정회원에 도전하게 됐다. 어머니 송윤경은 서울여대 재학 시절 뒤늦게 골프에 입문한 늦깎이였지만 2001년 준회원을 거쳐 2005년 40세의 나이에 정회원이 됐다. 정유나도 남해 해성중 3학년 겨울방학 때 골프를 시작해 몇 개월 만에 스코어 카드에 ‘7’자를 그리며 타고난 운동감각을 과시했다. 보영여고 졸업반인 정유나는 166cm의 키에 250야드의 비거리가 돋보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돌 하나, 풀 한 포기에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서려 있는 듯하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황량한 벌판에서 자연과의 험난한 싸움이 시작된다. 제139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가 15일 막을 올린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9개 골프장에서 번갈아 열리는 이 대회의 올해 개최지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다.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밟기를 바라는 골프의 성지다. 1860년 1회 대회가 시작된 뒤 150주년을 맞기에 의미를 더했다.○ 악명의 파4 17번홀… 전장 495야드로 늘려 고풍스러운 클럽하우스 건물과 기념촬영 장소로 유명한 18번홀의 스윌컨 다리. 올드코스는 뛰어난 풍광을 지녔지만 대회 때마다 악명을 떨쳤다. 골프의 성인으로 불리는 보비 존스(미국)가 1921년 이 대회에 출전했을 때 3라운드 전반을 46타로 마친 데 이어 11번홀(파3)에서 더블파를 한 뒤 스코어 카드를 찢어버리고 집으로 돌아간 사건은 잘 알려진 얘기다. 17번홀(파4)은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힌다. 이 홀은 보통 성인 남자 키도 넘는 180cm 깊이의 항아리 벙커와 정강이까지 올라오는 깊은 러프 때문에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로드홀로 불렸다. 2000년 대회 때 평균 타수 4.63타, 2005년 4.71타로 두 번 모두 최고의 난도를 보였다. 게다가 올해는 티박스를 예전보다 40야드 뒤로 옮겨 전장이 495야드에 이른다. 필 미켈슨은 “17번홀에서 보기를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강풍도 무시무시하다. 13일에는 최고 시속 80km의 강풍이 불어 선수들이 연습라운드를 포기하기도 했다.○ 우즈, 대회 4번째 우승으로 명예회복 노려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0년과 2005년 우승자에게 주는 포도주 잔인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췄다. 섹스 스캔들이 터진 지난해 11월 이후 6개 대회 연속 우승이 없었기에 명예 회복을 노린다. 대회 통산 네 번째이자 메이저 통산 15승째에 도전하는 우즈가 우승하면 올드코스에서 통산 3승을 거둔 첫 번째 선수가 된다. 현지 도박사들은 우즈의 우승 배당률을 3.5배로 예측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필 미켈슨은 14배. ○ 한국선수, 역대최다 9명 도전장 한국 및 한국계 선수가 역대 최다인 9명이나 출전했다. 최경주와 양용은을 비롯해 유망주가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김경태(신한금융)는 일본투어 상금 3위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재미교포 나상욱에 노승렬(타이틀리스트) 박재범이 가세했다. 아마추어도 3명이나 출전의 영예를 안았다. 전재한은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안병훈은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에서, 정연진은 올해 브리티시아마추어에서 정상에 올라 출전 자격을 얻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핑크 공주’의 극적인 재기였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분홍색 차림으로 유명한 폴라 크리머(24·미국)가 부상을 딛고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우승을 결정짓는 1.2m 파 퍼트를 넣은 그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먼트CC(파71)에서 끝난 제65회 US여자오픈. 크리머는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3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그는 메이저 첫 승을 신고하며 58만5000달러(약 7억 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크리머는 주니어 시절 최강으로 이름을 날리다 고교를 졸업하기 전인 200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2008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거둔 뒤 무관에 그치더니 올해 3월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 수술로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통증이 남아 있어 붕대를 감고 출전했던 크리머는 2007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US오픈 경기 장면이 담긴 DVD를 보며 코스 공략을 연구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최나연(SK텔레콤)은 5타를 줄여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공동 2위(1오버파)에 올라 일반대회 우승상금보다 많은 28만4468달러를 받았다. 김인경(하나금융)이 4위(2오버파). 신지애(미래에셋)와 양희영은 공동 5위(3오버파). 2008년 우승자 박인비(SK텔레콤)는 공동 8위(5오버파)로 마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셸 위(21)가 괴물로 불리는 악명 높은 코스에서 82타로 무너졌다. 미셸 위는 9일 미국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먼트CC(파71)에서 열린 제65회 US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11오버파로 공동 131위에 처졌다. 버디는 1개도 없었다. 보기 5개에 더블보기 3개로 11타를 잃어 컷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07년 에비앙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12오버파 84타를 친 뒤 최악의 성적이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킨 것은 14번 가운데 네 차례에 그쳤고 코스 곳곳에 산재한 208개나 되는 벙커를 헤매고 다녔다. 파 온에 성공한 홀도 6개밖에 없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그는 14, 16, 17번홀에서 3퍼트로 더블보기를 하는 등 초반 8개 홀에서 8오버파로 주말골퍼 수준의 스코어를 적었다. 약점이던 퍼트는 더욱 나빠졌다. 올 시즌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가 30.77개로 139위였던 그는 이날 퍼터를 34번이나 사용했다. 뭘 가다듬어야 하겠냐는 질문에 “전부”라고 대답할 만큼 총체적 난국이었다. 까다로운 코스에 섭씨 35도를 넘는 폭염까지 몰아닥쳐 156명의 출전 선수 중 46명이 80타 이상을 기록해 한 현지 언론은 한여름에 눈사람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언더파는 5명에 불과했다. 퍼트 수를 28개로 떨어뜨린 2008년 대회 우승자 박인비(SK텔레콤)와 양희영, 허미정(코오롱)이 나란히 1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브리타니 랭(미국)이 2언더파로 단독 선두. 서희경은 1오버파로 김송희 등과 공동 8위. 신지애는 이글 1개, 더블보기 1개, 보기 5개로 공동 62위(5오버파)에 그친 뒤 “이번 주 해야 할 보기를 하루에 다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관심을 모은 252야드의 8번홀(파3)은 243야드로 세팅된 가운데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린 경우가 29%에 머물렀다. 한편 이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선 세계 랭킹 137위 폴 고이도스(46·미국)가 한 라운드 59타의 대기록을 세웠다. 투어 17년 동안 고작 두 번 우승했던 고이도스는 미국 일리노이 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쓸어 담아 12언더파 59타를 쳤다. 59타는 PGA 투어 역사상 한 라운드 최저타 타이기록으로 이전까지 3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가장 최근에는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1999년 밥 호프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기록했다. 알 가이버거는 1977년 멤피스 클래식에서, 칩 벡은 1991년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59타를 친 적이 있다. 앞선 3차례 59타는 파72에서 나왔다. 후반 9홀에서 15번 홀(파4)을 제외하곤 매 홀 버디를 낚은 그는 퍼트 수를 22개로 막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라운드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클럽은 무얼까. 미국의 전설적인 골프 교습가 하비 페닉은 “퍼터, 드라이버, 웨지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18홀을 돌면 드라이버는 14번 꺼내지만 퍼터는 아무리 컨시드를 많이 받는다 해도 23∼25번은 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평균 타수 1위(69.54타)에 오른 어니 엘스(남아공)의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8.89개(공동 58위)다. 이토록 퍼터는 중요하지만 주말 골퍼들은 이를 소홀히 여길 때가 많다. 연습장에서도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손이 얼얼할 정도로 휘둘러도 퍼터는 외면하곤 한다. ‘퍼터는 돈’이라는 말이 있듯 프로 골퍼들은 퍼트 때문에 울고 웃는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닝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최나연(SK텔레콤)은 대회 전날 퍼터를 바꾸는 모험을 했다. 라이프 퍼터의 아바코 모델로 전통적인 L자형에 헤드는 반달 모양의 맬릿형으로 된 퓨전 형태였다. L자형 퍼터는 상당히 예민하고 스트로크가 나쁠 때는 부정확해지는 단점을 지녔다. 이런 퍼터를 쓰는 선수로는 필 미켈슨(미국)이 대표적이다. 최나연은 “헤드의 토 쪽이 묵직해 방향성이 좋아져 효과를 봤다”고 칭찬했다. 좋은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지만 퍼터는 걸핏하면 바꾸게 되는 클럽이기도 하다. 비제이 싱(피지)은 한 대회 동안 퍼터를 3번이나 바꾼 적이 있으며 집에 수천 개의 퍼터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국내 남자 골프의 영원한 현역 최상호는 1978년 프로 입문 후 32년 동안 퍼터를 5번밖에 교체하지 않았다. 퍼트의 귀재로 불리는 최상호는 “핑 앤서 퍼터는 20년 가까이 쓰기도 했다. 물자가 귀한 시절이기도 했지만 연장을 자주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도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웨지 등은 모두 나이키 제품을 쓰면서도 퍼터만큼은 스코티 캐머런 뉴포트2를 10년 넘게 애용하고 있다. 퍼터는 흔히 헤드 모양에 따라 일자형 스타일의 블레이드와 맬릿으로 크게 나뉜다. 블레이드 퍼터는 무게를 힐과 토에 공통적으로 분산시켜 스트로크가 안정되고 방향성이 뛰어난 골퍼에게 유용하다. 맬릿 타입은 어드레스를 했을 때 목표 방향으로 정렬하기 쉽고 퍼터의 흔들림을 막아줘 임팩트가 불안정한 골퍼에게 좋다. 부드럽게 쳐야 하는 빠른 그린에서는 블레이드 퍼터가 유리하고 약간 힘을 줘서 때려야 하는 느린 그린에서는 맬릿 스타일 퍼터의 성공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볼 퍼터로 대변되는 특수형 퍼터도 쏟아지고 있다. 송곳니, 항공모함 등 그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국내 남자 골프를 호령했던 독사 최광수는 한때 5만 원짜리 대만제 퍼터를 앞세워 정상을 질주했다. 퍼트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만이 궁합에 맞는 퍼터를 찾는 왕도가 아닐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농구 코트의 최고 인기스타로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 땀 냄새 밴 유니폼을 하나둘 벗기 시작했다. 이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걸어가야 할 때다. 1990년대부터 10년 넘게 군림하던 농구대잔치 세대들이 장외에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삼성에서 은퇴한 이상민(38)은 이번 주말 미국에 머물며 집 계약 등 유학 준비를 꼼꼼히 하고 있다. 그는 다음 달 중순 아내, 두 자녀와 미국 뉴저지 주로 떠나 2년 정도 어학연수를 한다. 지도자를 꿈꾸는 이상민은 “선수 시절 이상민이라는 이름 석 자를 빨리 지운 뒤 새로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에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날린 전희철(37)은 이번 주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무국 직원으로 변신해 운영팀장 보직을 받았다. 국내 선수 선발, 프런트와 선수단 조율, 농구단 육성 등의 업무를 맡았다. 난생처음 사무실 생활을 하게 된 전희철은 “새로운 경험이라 설렌다. 새벽밥 먹어 가며 맨 먼저 출근하고 있다”고 웃었다. 람보 슈터 문경은은 SK 2군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하게 됐다. 매직 히포 현주엽(35)은 5일 재활 및 스포츠의학을 공부하려고 미국으로 떠났다. 현역 시절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며 무릎 수술만 네 차례 받았던 현주엽은 “누구보다 병마와 자주 싸웠기에 직접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조브 클리닉 사우스 스포츠에서 1, 2개월 지낸 뒤 앨라배마 주에 있는 미국스포츠의학연구소로 옮겨 연수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우승을 맛본 뒤 은퇴한 ‘황태자’ 우지원(37)은 소속 팀의 전력 분석원을 관두고 꿈나무 발굴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지원은 9월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우지원 W Gym 유소년 농구교실’을 개설하기로 했다. 우지원은 “어린아이들에게 농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평소 희망에 한번 도전하고 싶었다. 유망주를 키우는 일도 보람이 클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해만큼은 조용히 넘어가나 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다를 게 없었다. 오리온스 김승현의 재계약을 둘러싼 잡음 얘기다. 김승현은 최근 해마다 에어컨리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뒷돈 논란을 둘러싼 진실 공방 속에 구단과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올 시즌 협상 테이블에서도 6억 원을 요구해 3억 원을 제시한 구단과 합의에 실패했다. 5일 한국농구연맹(KBL)은 재정위원회를 통해 김승현의 보수(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친 금액)를 3억 원으로 결정했다. 김승현은 9일까지 3억 원이 적힌 계약서에 사인해야 다음 시즌에 뛸 수 있다. 거부하면 임의탈퇴 선수가 된다. 김승현이 받아들여야 할 금액은 지난해 6억 원에서 50% 삭감된 3억 원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복잡한 조건이 얽혀 있다. 연봉 2억1000만 원을 뺀 9000만 원이 인센티브. 이 중 6000만 원은 팀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 8위 이하면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나머지 3000만 원 중 1200만 원은 훈련 태도 등에 따라 주어지며 1800만 원은 1∼6라운드마다 5승 4패 이상을 해야 받는다. 그동안 부상과 허술한 자기 관리로 도마에 오른 김승현에게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다. 구단과의 갈등이 더 깊어진 김승현은 최근 대표팀 훈련 과정이나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리온스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오리온스만 아니라면 어디서든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오리온스 구단의 최고위층은 “트레이드 계획은 전혀 없다. 선수 요구에 휘둘리면 안 된다. 성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괘씸죄에 걸린 김승현을 다스리기 위해 구단에 붙잡아 두면서 발목을 잡을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현을 내보는 게 차라리 오리온스 전력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많다. 팽팽한 평행선을 긋고 있는 김승현과 오리온스. 양쪽 모두에 큰 상처를 남기기보다는 더 늦기 전에 상생의 길을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장 파 3홀에서 드라이버는 대개 캐디백에 꽂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8일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는 드라이버를 꺼내야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될 것 같다. 대회 장소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근교의 오크몬트CC의 8번홀은 252야드에 이른다. 대회 사상 최장 파 3홀이다. 종전 최다였던 2008년 대회 때 인터라켄CC의 8번홀(227야드)보다 25야드나 길어졌다. 올 시즌 LPGA투어 선수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45.9야드이며 252야드가 넘는 선수는 39명에 불과하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63야드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두 차례 연습라운드에서 모두 드라이버를 빼들었다. 파 71에 6613야드인 이번 대회 코스는 ‘교회 의자’ 모양의 벙커로도 유명하다. 3번홀과 4번홀에 조성된 게 대표적이다. 전체 102야드에 이르는 대형 벙커 안에 잔디 언덕 12개를 의자처럼 배치했다. 턱이 높고 잔디가 촘촘해 한 번 빠지면 기도라도 올려야 할지 모른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는 좁은 페어웨이, 긴 러프 등 코스를 어렵게 세팅하기로 소문났다.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미터로 측정했을 때 14로 ‘유리알’로 유명한 마스터스 수준만큼 빠르다. 설상가상으로 폭염까지 찾아와 선수들은 진땀을 흘리게 됐다. 현지 언론은 ‘90타대 스코어가 나올 만한 코스에 기온도 화씨 90도(섭씨 32도)를 넘겨 힘겨운 도전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2라운드에는 수은주가 섭씨 38도까지 치솟는다는 예보가 나왔다. 맹장 수술 후 컨디션을 되찾으며 시즌 첫 승을 노리는 신지애는 “너무 후덥지근해 사우나처럼 숨쉬기도 힘들다. 그린과 페어웨이가 마치 콘크리트처럼 딱딱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세계 랭킹 1위 크리스티 커는 “육체와 정신의 한계를 시험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지애와 미셸 위,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1, 2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기량을 겨뤄 흥행 카드로 떠올랐다. 이 대회는 1998년 박세리의 맨발 투혼, 2005년 김주연의 벙커샷 버디 우승에 이어 2008년 박인비, 지난해 지은희가 연이어 정상에 올라 한국과는 인연이 많다. 험난한 코스와 작열하는 태양을 뚫고 다시 한 번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을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나연(23·SK텔레콤)은 ‘얼짱 골퍼’로 불린다. 단발에 중성적인 이미지를 지녔어도 귀여운 외모로 인기를 누린다. 1남 1녀의 막내로 곱게 자라며 다 커서도 세수할 때를 빼면 손에 물을 묻힐 일이 거의 없었다.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서는 부모가 늘 동행하며 온갖 뒷바라지를 다했다. 그런 최나연이 올 들어 달라졌다. 온실 속 공주로 살다가 억척스러운 또순이로 바뀐 듯하다. 지난해 독립을 선언한 뒤 부모의 도움 없이 본격적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대회 때마다 취사가 가능한 숙소를 잡고 밥도 직접 해먹으며 출전하고 있다. 지난주 LPGA챔피언십에 출전했을 때의 일이다. 마침 한국에서 소속사인 SK텔레콤 스포츠단과 매니지먼트 회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의 관계자들이 응원을 왔다. 최나연은 외식을 권하던 이들에게 손수 닭볶음탕과 떡볶이에 밥을 지어 저녁 대접을 했다. 동료 선후배들에게도 식사를 내는 일이 잦다. 최나연은 “대회에 출전하면 월요일에 1주일 동안 먹을 장을 보는 게 중요한 일과다. 잘 먹어야 힘도 나지 않느냐. 새로운 식단 발굴이 과제”라며 웃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최나연이 자신 있는 메뉴. 훈련으로 몸은 파김치여도 밤늦은 시간에 다음 날 아침 먹을거리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 쌀을 씻고 국을 끓인다. 양념과 음식 간을 잘 맞추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한국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장거리 음식 레슨을 받는다. 입이 짧고 낯가림이 심한 그의 성격도 어느새 변했다.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친해지려 하고 팬들의 사인 요청에도 밝은 표정으로 응하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결하기에 고단하기는 해도 마음 한구석에는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커졌다. 5일 끝난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클래식에서 연장전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둔 최나연은 “달라진 생활 태도가 우승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나연의 아버지 최병호 씨는 “혼자 해보겠다고 해 불안했다. 이젠 철이 든 것 같아 대견스럽다”며 딸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반전을 거듭한 짜릿한 승리였다. 최나연(SK텔레콤)은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챔피언십에서 충격적인 첫 경험을 했다. 2008년 미국 진출 후 63개 대회 만에 처음 컷 통과에 실패했다. 단 1달러의 상금도 없이 대회를 마감한 그는 주위의 걱정을 들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그는 시즌 첫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5일 미국 오하이오 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GC(파72)에서 끝난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클래식.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렸던 최나연은 14, 15번홀에서 이틀 연속 보기를 해 역전까지 허용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질 법했다. 하지만 달랐다. 18번홀(파5)에서 4.5m 버디 퍼트를 넣어 전날과 같은 최종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해 동갑내기 김인경(하나금융)과 김송희,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과 동타를 이뤘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네 명 모두 파를 기록해 17번홀(파5)에서 계속된 연장 두 번째 홀. 최나연은 52야드를 남기고 58도 웨지로 한 세 번째 샷을 홀컵 90cm에 붙인 뒤 4명 중 유일하게 버디를 낚아 ‘3김’을 모두 따돌렸다. “지옥 문 앞에서 다시 살아남았다. 두 배로 기쁘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1∼4라운드에 줄곧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처음 해본 데다 연장전에서도 아마추어와 프로 시절을 통틀어 처음 이겨봤기 때문. 지난주 실패를 기술보다는 느슨해진 마음가짐으로 진단한 그는 “집중력과 정신력에 신경 썼다. 대회 직전 퍼터를 필 미켈슨이 쓰는 것과 비슷한 L자형 제품으로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무거워진 퍼터 토로 방향성이 좋아져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를 27개까지 떨어뜨렸다. 이 대회는 박세리가 5차례 우승했고 2006년 김미현, 지난해 이은정에 이어 한국 선수가 8승을 합작하는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톱10에 한국선수가 8명이나 진입했다. 최나연과 절친한 사이인 김송희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4명 중 가장 짧은 1.5m 버디 퍼트 실패로 첫 승의 기회를 날린 채 최근 13개 대회에서 12차례 톱10에 들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는 언제쯤 전성기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까.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주관 대회에서 11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도 언더파 스코어를 남기지 못하는 수모를 안았다. 우즈는 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GC(파70)에서 끝난 AT&T내셔널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쳤다. 합계 4오버파 284타로 공동 46위에 그친 그는 첫날 3오버파에 이어 2, 3라운드에 이븐파를 기록해 나흘 모두 언더파 스코어 진입에 실패했다. 우즈가 PGA투어 주관 대회에서 한 라운드도 언더파를 못 친 것은 1999년 베이 힐 인비테이셔널 이후 처음이다.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이 주관하는 2007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도 매일 이븐파 이상을 남겼지만 당시 워낙 까다로운 코스 세팅 탓에 그러고도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를 평균 324.8야드나 날리며 안정된 티샷을 보였으나 딱딱한 그린에서 퍼트 수가 라운드당 평균 30개까지 치솟아 좀처럼 버디를 낚지 못했다. 우승은 합계 10언더파로 시즌 2승째를 거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게 돌아갔다. 위창수는 4위(7언더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는 언제쯤 전성기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나가 잘 되면 다른 게 안돼 삐걱거리는 형국이다.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주관 대회에서 11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도 언더파 스코어를 남기지 못하는 수모를 안았다. 우즈는 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민크GC(파70)에서 끝난 AT&T내셔널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쳤다. 합계 4오버파 284타로 공동 46위에 그친 그는 첫날 3오버파에 이어 2, 3라운드에 이븐파를 기록해 나흘 모두 언더파 스코어 진입에 실패했다. 우즈가 PGA투어 주관 대회에서 한 라운드도 언더파를 못 친 것은 1999년 베이 힐 인비테이셔널 이후 처음이다.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이 주관하는 2007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도 매일 이븐파 이상을 남겼지만 당시 워낙 까다로운 코스 세팅 탓에 그러고도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를 평균 324.8야드나 날리며 안정된 티샷을 보였으나 딱딱한 그린에서 퍼트수가 라운드 당 평균 30개까지 치솟아 좀처럼 버디를 낚지 못했다. 보기 15개와 더블 보기 1개에 버디는 13개에 머물렀다. 우승은 합계 10언더파로 시즌 2승째를 거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게 돌아갔다. 위창수는 4위(7언더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반전을 거듭한 짜릿한 승리였다. 최나연(SK텔레콤)은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챔피언십에서 충격적인 첫 경험을 했다. 2008년 미국 진출 후 63개 대회 만에 처음 컷 통과에 실패했다. 단 1달러의 상금도 없이 대회를 마감한 그는 주위의 걱정을 들었다. 그로부터 1주일 만에 그는 시즌 첫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5일 미국 오하이오 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GC(파72)에서 끝난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렸던 최나연은 14, 15번 홀에서 이틀 연속 보기를 해 역전까지 허용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질 법 했다. 하지만 달랐다. 18번 홀(파5)에서 4.5m 버디 퍼트를 넣어 전날과 같은 최종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해 동갑내기 김인경(하나금융)과 김송희,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과 동타를 이뤘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네 명 모두 파를 기록해 17번 홀(파5)에서 계속된 연장 두 번째 홀. 최나연은 52야드를 남기고 58도 웨지로 한 세 번째 샷을 핀 90cm에 붙인 뒤 4명 중 유일하게 버디를 낚아 '3김'을 모두 따돌렸다. "지옥 문 앞에서 다시 살아남았다. 두 배로 기쁘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1~4라운드에 줄곧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처음 해본 데다 연장전에서도 아마추어와 프로시절을 통틀어 처음 이겨봤기 때문. 지난주 실패를 기술보다는 느슨해진 마음가짐으로 진단한 그는 "집중력과 정신력에 신경 썼다. 대회 직전 퍼터를 필 미켈슨이 쓰는 것과 비슷한 L자 형 제품으로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무거워진 퍼터 토우로 방향성이 좋아져 라운드 당 평균 퍼트수를 27개까지 떨어뜨렸다. 이 대회는 박세리가 5차례 우승했고 2006년 김미현, 지난해 이은정에 이어 한국 선수가 8승을 합작하는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최나연과 절친한 사이인 김송희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4명 중 가장 짧은 1.5m 버디 퍼트 실패로 첫 승의 기회를 날린 채 최근 13개 대회에서 12차례 톱10에 들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승리를 결정지은 그는 응원하던 가족들이 앉아 있던 관중석을 향해 손가락을 펴 열셋을 헤아려 보였다. 메이저 대회 통산 13번째 타이틀을 자축하는 의미였다. 세리나 윌리엄스(29·미국)의 완벽한 우승이었다. 4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 세계 1위 윌리엄스는 21위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를 66분 만에 2-0(6-3, 6-2)으로 완파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대회 통산 네 번째 우승트로피를 안으며 100만 파운드(약 18억6000만 원)의 상금을 챙겼다. 세계 최고 랭킹을 증명하듯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회전부터 결승전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로 코트를 지배했다. 89개의 서브 에이스를 터뜨려 지난해 자신이 세운 대회 최다 기록(72개)을 깨뜨렸다. 현역 선수 최다인 메이저 대회 통산 13회 단식 우승을 기록한 그는 역대 이 부문 랭킹에서 6위에 올랐다. 전설적인 스타 빌리 진 킹(미국)의 12회를 넘어섰다. 최다 우승 기록은 마거릿 코트(호주)의 24회.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크리스 에버트는 나란히 18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승리를 결정지은 그는 응원하던 가족들이 앉아 있던 관중석을 향해 손가락을 펴 열셋을 헤아려 보였다. 메이저 대회 통산 13번째 타이틀을 자축하는 의미였다. 세리나 윌리엄스(29·미국)의 완벽한 우승이었다. 4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 세계 1위 윌리엄스는 21위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를 66분 만에 2-0(6-3, 6-2)으로 완파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대회 통산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100만 파운드(약 18억6000만 원)의 상금을 챙겼다. 세계 최고 랭킹을 증명하듯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회전부터 결승전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로 코트를 지배했다. 89개의 서브 에이스를 터뜨려 지난해 자신이 세운 대회 최다 기록(72개)을 깨뜨렸다. 현역 선수 최다인 메이저 대회 통산 13회 단식 우승을 기록한 그는 역대 이 부문 랭킹에서 6위에 올랐다. 전설적인 스타 빌리 진 킹(미국)의 12회를 넘어섰다. 최다 우승 기록은 마거릿 코트(호주)의 24회.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크리스 에버트는 나란히 18회. 최근 8개 메이저 대회에서 5차례나 정상에 선 매서운 상승세를 보면 기록 달성은 시간문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작 윌리엄스는 "강아지와 가족을 사랑하고 영화와 책, 쇼핑을 즐길 뿐이다. 우승 횟수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프리카에 더 많은 학교를 지어주고 미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 큰 힘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우승을 더 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US오픈 더스틴 존슨 욕심넘쳐 공격하다 실패‘세인트 주드’ 개리거스 연장전서 평정심 잃어우즈는 타고난 ‘강심장’장갑 벗을 때까지는 알 수 없는 게 골프라고 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이런 속설이 매주 되풀이되면서 아쉬운 탄식이 교차했다. 지난달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끝난 US오픈에서 더스틴 존슨(미국)은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로 나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의 희망을 부풀렸다. 하지만 존슨은 2번 홀에서 트리플보기, 3번 홀에서 더블보기, 4번 홀에서 보기를 하더니 결국 최종 라운드에 11오버파 82타로 무너져 공동 8위로 밀려났다. 3라운드 선두로는 1911년 83타를 친 프레드 매클라우드 이후 99년 만에 나온 최악의 4라운드 스코어였다. 중압감에 시달린 데다 이 코스에서 열린 다른 대회에서 2연속 우승한 데 따른 과욕으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게 화근이었다. 경기 후 충격에 빠져 공식 인터뷰까지 사양했던 그는 9일 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뒤돌아보면 평소 루틴보다 빨랐던 것 같다. 걸음걸이까지 그랬다. 내 리듬을 찾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US오픈에 앞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리키 파울러(미국)는 3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갔지만 74타를 치며 2위에 머물렀다. 3주 전 세인트 주드 클래식에서도 3라운드 선두의 재앙은 되풀이됐다. 세계 랭킹 377위였던 로버트 개리거스(미국)는 4라운드 17번 홀까지 3타 차 선두를 지켰다. 1997년 프로 데뷔 후 13년 만에 첫 트로피를 눈앞에 둔 듯했지만 18번 홀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면서 트리플 보기로 동타를 허용한 뒤 연장전 끝에 패했다. 개리거스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주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는 올해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였다 다음 날 5오버파 75타로 흔들려 공동 9위로 마감했다. 사흘 연속 60대 스코어를 적으며 시즌 2승의 희망을 밝혔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PGA투어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선수가 역전패를 허용한 최다 타수 차 기록은 6타 차이다. 1996년 마스터스에서 그레그 노먼(호주)과 2005년 와코비아 챔피언십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여기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가르시아는 큰 무대에서 번번이 뒷심 부족을 드러내 새가슴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타이거 우즈는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치면 대부분 우승하는 역전 불허의 전통으로 유명했다. PGA투어에서 52차례 가운데 48차례나 우승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15개 대회에서 14번 정상에 섰다. 유일한 패배는 바로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양용은에게 당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승부 근성으로 상대를 압도한 덕분이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고 한다. 우승의 문턱에서 맛본 패배는 더욱 쓰라리다. 승리보다는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이 크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될 듯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SK 신선우 감독(55)은 누구보다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반겼다. 시즌에 대비한 훈련을 시키느라 몸은 연일 녹초였어도 한국 경기는 밤새워 뜬눈으로 지켜보며 응원하느라 목이 다 쉴 정도였다.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과는 연세대 74학번 동기로 40년 가까이 우정을 나눈 절친한 사이다. “종목은 달랐어도 대학 입학 전부터 붙어 다녔어요. 잊지 못할 추억도 많아요.” 신 감독과 허 감독은 고교 때부터 대성할 자질을 보였다. 신 감독은 용산고 시절 초고교급 센터로 이름을 날렸다. 허 감독은 영등포공고 시절 9차례나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스카우트 공세에 시달린 이들은 연세대 진학을 결심한 뒤 다른 팀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함께 지방을 전전하기도 했다. 대학 진학 뒤 군기를 잡으려는 선배들에게 신촌 숙소에서 심한 얼차려도 자주 받았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는 기합이 빠졌다며 야구 방망이로 맞기도 했죠. 정무와 도망갈까 모의한 적도 있어요.” 영광의 순간도 나눴다. 신 감독과 허 감독이 가세한 연세대 농구부와 축구부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들은 바둑, 당구, 낚시 같은 잡기에 능한 것도 비슷하다. 신 감독은 “정무가 바둑 5단에 당구는 500이라 내가 상대가 안 되지만 낚시만큼은 내가 낫다”며 웃었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거쳐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이들의 교류는 계속됐다. “과메기를 처음 먹어 본 게 정무 덕분이에요. 정무가 포항 감독 할 때 내려오라고 해서 맛봤죠.” 신 감독은 야인 시절의 경험이 지도자로서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부터 허 감독의 별명은 진돗개였어요. 때론 독선적이고 자기 고집이 강했거든요. 실패를 겪은 뒤 주변을 돌아보고 화합하는 리더십이 커진 것 같아요.” 프로농구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신 감독 역시 LG 사령탑에서 물러나 2년을 쉬는 동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정무가 말술이라 축하 턱 내라고 하기가 겁이 나네요. 기회가 되면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얘기 좀 해 달라 부탁하고 싶네요. 허허∼.”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kjs0123@donga.com}

4시간 36분의 풀세트 접전을 승리로 끝낸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이 경기를 보셨을 것이다.” 세계 랭킹 82위 루옌쉰(27·대만·사진)이 세계 7위 앤디 로딕(미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29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16강전. 루옌쉰은 윔블던에서 4년 연속 첫 판에서 물러났고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5회 연속 1회전 탈락한 무명 선수. 국제무대에서는 투어보다 한 단계 낮은 챌린저대회에서 주로 뛰는 그는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벼룩시장배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반면 ‘광속 서버’ 로딕은 세계 랭킹 전 1위로 지난해를 포함해 윔블던에서만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 로딕의 일방적인 경기가 예상됐지만 루옌쉰은 끈질긴 리턴과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3-2(4-6, 7-6, 7-6, 6-7, 9-7)로 이기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루옌쉰은 대만 선수로는 사상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1995년 마쓰오카 슈조(일본) 이후 15년 만에 메이저대회 8강을 밟았다. 이형택과 자주 맞붙어 패했기에 국내 팬들도 이름이 익은 루옌쉰은 2000년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감격스러워했다. “아버지는 양계장에서 일하며 뒷바라지를 하셨다. 닭을 잡기 편한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악취를 참아가며 고생하셨다.” 루옌쉰은 세계 3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17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를 2-0(7-6, 6-4)으로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 윌리엄스는 세계 12위 리나(중국)와 맞붙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에서 흔히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한다. 괴력의 장타자 버바 왓슨(32·미국)은 누구보다 이 말이 귀에 거슬렸을 듯하다. 폭발적인 장타를 지녔지만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왓슨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22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93cm, 83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그는 지난해 뇌질환 진단을 받은 아내와 포옹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무관의 설움을 푼 감격이 컸다. 28일 미국 코네티컷 주 크롬웰의 리버하이랜즈 TPC(파 70)에서 끝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 왼손잡이 왓슨은 4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코리 페이빈, 스콧 버플랭크(이상 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전날 선두와 6타 차 열세를 뒤집은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왓슨은 2006년 PGA투어에 데뷔해 3년 연속 드라이버 비거리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305.9야드로 1위. 로프트 7.5도짜리 핑 G15 드라이버를 쓰는 그의 볼 속도는 시속 310km에 이른다. 워낙 강하게 공을 치다 보니 헤드가 견디지 못해 1년에 드라이버를 10개 이상 교체할 정도. 장갑도 천연 가죽을 쓰는 대부분 프로와 달리 접착력이 강한 합성피 제품인 풋조이 스파이더2를 사용한다. 하지만 정확성과 쇼트 게임 능력이 떨어져 준우승만 4차례 했을 뿐 우승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드라이버를 평균 321.3야드나 보내면서도 66.1%의 페어웨이 안착률에 라운드당 평균 27개의 퍼트만 해 우승할 수 있었다. 18번홀(파4)에서는 카트 도로에 맞기는 했어도 티샷을 396야드 보낸 뒤 버디를 잡아 연장전에 합류했다. 한편 크리스티 커(미국)는 여자 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2위 김송희(하이트)를 12타 차로 제친 완승이었다. 커는 미야자토 아이(일본)를 제치고 생애 첫 세계 1위에 올랐다. 맹장수술 후 복귀한 신지애는 미야자토와 대회 공동 3위에 오르며 커와 치열한 3파전을 예고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있다. 주말 골퍼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올여름에는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까지 나와 고민이 깊어진다. 그렇다고 하늘만 원망할 수는 없다. 잘 대비하면 나름대로 우중 라운드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우선 우천에 맞설 장비를 잘 챙겨야 한다. 비옷과 우산은 캐디백에 상비약처럼 넣고 다닌다. 장갑은 다다익선이다. 젖은 장갑을 의식해 지나치게 그립을 꽉 잡다 보면 미스 샷이 나오기 마련이다. 3, 4개 홀마다 바꾸는 게 좋다. 두 홀에 하나꼴로 장갑을 바꿔 끼는 프로도 있다. 양피 장갑은 미끄러질 우려가 있어 합성피 장갑이 선호된다. 비올 때 끼는 전용 장갑도 있다. 풋조이의 레인그립은 손가락 부분이 특수 합성섬유로 돼 있어 빗물이 잘 스며들지 않고 그립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수건도 필수품이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수건이 적당하다. 서너 장 넣고 다니면서 주로 그립을 닦는 데 사용한다. 올바른 골프화의 선택도 중요하다. 한 타를 칠 때 소요시간을 5∼10초라고 보면 100타를 치는 골퍼의 경우 스윙과 관련된 시간은 5시간 정도의 라운드 동안 불과 10분 안팎이다. 나머지 4시간 50분 동안은 걷거나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이다. 발이 편해야 스코어도 잘 나온다. 특히 비가 올 때는 방수 기능과 통기성이 뛰어난 골프화를 골라야 한다. 비옷-우산은 상비약처럼선캡 대신 전용모자 챙기고클럽은 반드시 건조뒤 보관해야 최근 업체마다 기능성 골프화를 쏟아내고 있다. 풋조이의 FJ 아이콘은 천연 방수가 되는 풀 그레인 가죽과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특수 솔기 봉인 기술로 빗물을 완벽히 차단하면서도 통기성을 유지해준다. 아디다스 골프의 프리미엄 골프화 ‘아디퓨어 누오보’는 안정적으로 배치된 10개의 스파이크와 바닥 전체에 고루 분포된 미끄럼 방지 트랙션이 필드와의 접지력을 극대화시켜 주며 봉제선까지 방수 테이프로 마감 처리해 100% 방수 기능을 발휘한다. 에코골프는 가죽과 하이드로포빅이라는 특수 염료를 16시간 이상 가공 처리해 완전 방수를 보장한다. 골프화에 미리 가죽 크림을 바르거나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방수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비올 때 선캡은 금물이다. 엘로드는 비올 때 쓰는 전용 모자를 출시했다. 모자의 앞 챙에 물길 턱을 만들어 빗물이 시야를 방해하는 현상을 개선시켰다. 라운드 후에는 캐디백에서 클럽을 꺼내 마른 천으로 클럽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건조시킨 후 보관해야 한다. 특히 단조 아이언은 녹에 민감하기 때문에 녹 방지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도움이 된다. 우비까지 껴입다 보니 간결한 스윙이 바람직하다. 스리쿼터 스윙이 효과적이다. 클럽 페이스에 수막이 형성돼 정확도가 떨어진다. 드라이버보다는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을 하면 비거리를 내면서도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다. 물을 머금은 모래가 딱딱하므로 벙커 샷은 공 뒤쪽을 바로 때려줘야 원하는 거리를 얻는다. 그린이 젖어 있으니 쇼트 게임은 핀을 직접 노리는 공격적인 샷도 해볼 만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