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지옥서 천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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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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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컷 탈락 1주일만에 짜릿한 첫 연장우승

김인경-김송희-크리스티나 김과 접전
코닝클래식 톱10에 코리안자매 8명

반전을 거듭한 짜릿한 승리였다. 최나연(SK텔레콤)은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챔피언십에서 충격적인 첫 경험을 했다. 2008년 미국 진출 후 63개 대회 만에 처음 컷 통과에 실패했다. 단 1달러의 상금도 없이 대회를 마감한 그는 주위의 걱정을 들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그는 시즌 첫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5일 미국 오하이오 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GC(파72)에서 끝난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클래식.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렸던 최나연은 14, 15번홀에서 이틀 연속 보기를 해 역전까지 허용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질 법했다. 하지만 달랐다. 18번홀(파5)에서 4.5m 버디 퍼트를 넣어 전날과 같은 최종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해 동갑내기 김인경(하나금융)과 김송희,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과 동타를 이뤘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네 명 모두 파를 기록해 17번홀(파5)에서 계속된 연장 두 번째 홀. 최나연은 52야드를 남기고 58도 웨지로 한 세 번째 샷을 홀컵 90cm에 붙인 뒤 4명 중 유일하게 버디를 낚아 ‘3김’을 모두 따돌렸다.

“지옥 문 앞에서 다시 살아남았다. 두 배로 기쁘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1∼4라운드에 줄곧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처음 해본 데다 연장전에서도 아마추어와 프로 시절을 통틀어 처음 이겨봤기 때문. 지난주 실패를 기술보다는 느슨해진 마음가짐으로 진단한 그는 “집중력과 정신력에 신경 썼다. 대회 직전 퍼터를 필 미켈슨이 쓰는 것과 비슷한 L자형 제품으로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무거워진 퍼터 토로 방향성이 좋아져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를 27개까지 떨어뜨렸다.

이 대회는 박세리가 5차례 우승했고 2006년 김미현, 지난해 이은정에 이어 한국 선수가 8승을 합작하는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톱10에 한국선수가 8명이나 진입했다.

최나연과 절친한 사이인 김송희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4명 중 가장 짧은 1.5m 버디 퍼트 실패로 첫 승의 기회를 날린 채 최근 13개 대회에서 12차례 톱10에 들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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