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자의 퀵 어시스트]오리온스-김승현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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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큼은 조용히 넘어가나 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다를 게 없었다. 오리온스 김승현의 재계약을 둘러싼 잡음 얘기다.

김승현은 최근 해마다 에어컨리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뒷돈 논란을 둘러싼 진실 공방 속에 구단과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올 시즌 협상 테이블에서도 6억 원을 요구해 3억 원을 제시한 구단과 합의에 실패했다. 5일 한국농구연맹(KBL)은 재정위원회를 통해 김승현의 보수(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친 금액)를 3억 원으로 결정했다.

김승현은 9일까지 3억 원이 적힌 계약서에 사인해야 다음 시즌에 뛸 수 있다. 거부하면 임의탈퇴 선수가 된다. 김승현이 받아들여야 할 금액은 지난해 6억 원에서 50% 삭감된 3억 원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복잡한 조건이 얽혀 있다. 연봉 2억1000만 원을 뺀 9000만 원이 인센티브. 이 중 6000만 원은 팀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 8위 이하면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나머지 3000만 원 중 1200만 원은 훈련 태도 등에 따라 주어지며 1800만 원은 1∼6라운드마다 5승 4패 이상을 해야 받는다. 그동안 부상과 허술한 자기 관리로 도마에 오른 김승현에게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다.

구단과의 갈등이 더 깊어진 김승현은 최근 대표팀 훈련 과정이나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리온스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오리온스만 아니라면 어디서든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오리온스 구단의 최고위층은 “트레이드 계획은 전혀 없다. 선수 요구에 휘둘리면 안 된다. 성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괘씸죄에 걸린 김승현을 다스리기 위해 구단에 붙잡아 두면서 발목을 잡을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현을 내보는 게 차라리 오리온스 전력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많다.

팽팽한 평행선을 긋고 있는 김승현과 오리온스. 양쪽 모두에 큰 상처를 남기기보다는 더 늦기 전에 상생의 길을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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