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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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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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0km 강풍…
180cm 깊이 벙커…
정강이 높이 러프…

브리티시오픈 내일 티오프

돌 하나, 풀 한 포기에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서려 있는 듯하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황량한 벌판에서 자연과의 험난한 싸움이 시작된다. 제139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가 15일 막을 올린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9개 골프장에서 번갈아 열리는 이 대회의 올해 개최지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다.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밟기를 바라는 골프의 성지다. 1860년 1회 대회가 시작된 뒤 150주년을 맞기에 의미를 더했다.

○ 악명의 파4 17번홀… 전장 495야드로 늘려


고풍스러운 클럽하우스 건물과 기념촬영 장소로 유명한 18번홀의 스윌컨 다리. 올드코스는 뛰어난 풍광을 지녔지만 대회 때마다 악명을 떨쳤다. 골프의 성인으로 불리는 보비 존스(미국)가 1921년 이 대회에 출전했을 때 3라운드 전반을 46타로 마친 데 이어 11번홀(파3)에서 더블파를 한 뒤 스코어 카드를 찢어버리고 집으로 돌아간 사건은 잘 알려진 얘기다.

17번홀(파4)은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힌다. 이 홀은 보통 성인 남자 키도 넘는 180cm 깊이의 항아리 벙커와 정강이까지 올라오는 깊은 러프 때문에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로드홀로 불렸다. 2000년 대회 때 평균 타수 4.63타, 2005년 4.71타로 두 번 모두 최고의 난도를 보였다. 게다가 올해는 티박스를 예전보다 40야드 뒤로 옮겨 전장이 495야드에 이른다. 필 미켈슨은 “17번홀에서 보기를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강풍도 무시무시하다. 13일에는 최고 시속 80km의 강풍이 불어 선수들이 연습라운드를 포기하기도 했다.

○ 우즈, 대회 4번째 우승으로 명예회복 노려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0년과 2005년 우승자에게 주는 포도주 잔인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췄다. 섹스 스캔들이 터진 지난해 11월 이후 6개 대회 연속 우승이 없었기에 명예 회복을 노린다. 대회 통산 네 번째이자 메이저 통산 15승째에 도전하는 우즈가 우승하면 올드코스에서 통산 3승을 거둔 첫 번째 선수가 된다. 현지 도박사들은 우즈의 우승 배당률을 3.5배로 예측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필 미켈슨은 14배.

○ 한국선수, 역대최다 9명 도전장

한국 및 한국계 선수가 역대 최다인 9명이나 출전했다. 최경주와 양용은을 비롯해 유망주가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김경태(신한금융)는 일본투어 상금 3위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재미교포 나상욱에 노승렬(타이틀리스트) 박재범이 가세했다. 아마추어도 3명이나 출전의 영예를 안았다. 전재한은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안병훈은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에서, 정연진은 올해 브리티시아마추어에서 정상에 올라 출전 자격을 얻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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