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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중 한 곳인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편의 모습은 천양지차다. 한쪽은 대형건설사의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지만 반대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속한 은계지구는 논밭과 비닐하우스만 황량하게 펼쳐져 있었다. 바로 이곳에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 말끔히 새 단장될 계획이지만 마을 분위기는 흉흉하기만 하다. 마을 입구에는 ‘보금자리 지구 당장 철회하라’, ‘양도소득세 전면 폐지’ 등 주민대책위원회의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를 앞두고 마을 곳곳에 ‘토지주와 주민의 허락 없이 어떠한 출입이나 조사도 허락하지 않는다’ 등 빨간색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외부인의 접근조차 경계하는 긴장된 분위기였다. 올해 11월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사전예약이 예정된 가운데 정부의 역점사업인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서민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에 살고 있는 원주민의 ‘보금자리’를 빼앗는다는 비판이 아주 거세고 그린벨트에서 수십 년간 불이익을 감수하며 살아온 세월이 너무 야속하다는 박탈감도 심하다.》○ ‘보금자리’ 빼앗아 ‘보금자리’ 만드나은계지구 주민들은 보금자리주택 얘기가 나오자 누구랄 것도 없이 불만을 터뜨렸다. 사업이 아예 취소되기를 바라는 분위기였다. 40년 넘게 이곳에 살며 축산업을 하는 안효찬 씨는 “보금자리 한다고 가축 다 팔고 땅도 팔아버리면 어디 가서 뭐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이주비를 준다고 하지만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는 판에 그 돈 받아서 뭘 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주민들은 보상금을 받더라도 이미 인근 땅값이 많이 올라 고향 근처에 자리를 잡기 어려운 형편이다. 조상 대대로 9대째 살고 있는 한 70대 주민은 “보금자리 1만3000여 채를 만들어 서민들을 웃게 해준다고 하는데 이곳 1100명이 넘는 토지소유주와 실제 거주자들로부터는 보금자리를 뺏어 울리고 있다”며 “주민들이 원해서 한 사업도 아닌데 힘이 없어 찍소리도 못하고 쫓겨나야 할 형편”이라고 울분을 삼켰다. 특히 1970년대 그린벨트로 지정된 이후 40년간 제대로 재산권 행사를 못한 채 살아온 원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한 원주민은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겠다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며 “그린벨트가 풀리기만 고대하던 우리한테 이제 헐값을 주고 떠나라니 속 터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2차지구인 경기 구리시 갈매지구의 한 전원주택에서 사는 김모 씨는 자연 속에서 자녀들을 키우기 위해 2년 전 이사 왔다. 이제 보금자리주택에 밀려 다시 집을 구해야 하지만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지 걱정이 많다. 김 씨는 “주변 시세는 3.3m²당 800만 원인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500만 원 선에서 보상해 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주민들의 반대와 보상협의로 보상 일정이 미뤄지는 데다 앞으로 제대로 보상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118조 원의 막대한 부채로 신음하는 LH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상당 부분을 맡은 점도 원주민을 불안하게 한다. 이들은 부채 때문에 최근 전면적 구조조정을 하는 LH의 형편 때문에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무기한 연기되면 재산권 행사를 계속 못하게 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보상비 산정의 기준이 처음 지구 지정 시점이기 때문에 피해가 커진다고 주장한다. 이종학 은계지구 주민대책위원장은 “인근 땅값이 올라 갈 곳이 없다”며 “강제로 쫓겨나면서 실거래가보다 낮은 보상금을 받으면서 양도세까지 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3월 이후 세 차례나 연기되다 10일에야 보상계획공고가 난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주민들도 불만이 많다. 김학민 하남 미사지구 주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현금 보상이 원칙인데도 언제부터인가 채권 보상이 거론되더니 최근에는 최고 5년 만기 채권까지 등장했다”며 “당장 다른 곳에 집을 사려면 채권을 할인해 써야 하는데 왜 우리가 할인액만큼 비용을 부담해야 하냐”며 억울해했다. 단서 조항에 있는 LH의 월별 자금 한도제에도 의구심이 많다. 김 부위원장은 “LH 사정상 현금이 없다면 보상이 계속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긴데 그럼 5년, 10년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있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무늬만 반값 아파트, 정체성 흔들‘반값 아파트’로 기대를 모았지만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오히려 비싸 서민주택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보금자리지구 인근 아파트 시세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도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정부는 시범지구와 2차 지구 사전예약을 받으면서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50∼80% 선에 맞춰왔다. 하지만 2차 지구인 경기 시흥시 은행동의 최근 평균 시세는 3.3m²당 821만 원으로 보금자리주택 최고가인 890만 원보다 낮아졌다. 경기 부천시 옥길지구 역시 3.3m²당 평균 시세가 900만 원으로 보금자리주택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주변 시세가 낮아졌다면 오히려 보금자리주택의 효과가 벌써 나타난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정부가 보금자리주택에 다걸기(올인)하면서 민간 건설사의 주택공급을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많다. 올해 3월과 5월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있을 때마다 민간 분양시장은 맥을 추지 못했다. 보금자리 인기지구에 들어가기 위해 아파트 매입 계획을 미루는 수요자들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보금자리주택이 단기간에 대량 공급돼 향후 아파트 공급시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최근에는 지자체장들이 잇따라 업무협조를 거부하고 나서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경기 성남시는 3차 고등지구의 자체 개발을 주장하면서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광명시도 홍수대책과 민자고속도로로 인한 도시 양분(兩分) 문제를 보완하지 않으면 보금자리 사업에 협조할 수 없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이에 따라 3차 지구 사전예약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사전예약은 정해진 시점이 없는 만큼 지구계획 수립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6·2지방선거 이후 지자체들의 태도가 바뀌었지만 계속 협의해서 지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시흥·하남=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갈 곳 잃은 ‘보금자리 주택’▲2010년 8월17일 동아뉴스스테이션}
118조 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부채 공룡’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유휴 인력을 연수시키고 인센티브로 올해 1063억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는 본보 보도와 관련해 이지송 LH 사장은 “부채문제와 같이 연관해 봤을 때 사장으로서 사려가 깊지 못해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일 예고 없이 정부과천청사 국토해양부 기자실을 찾아 “인센티브는 초과이익금 가운데 일부를 격려 차원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공기업 경영성과 평가 결과에 따른 상여금으로 급여의 일부”라며 “(LH는) 13개 공기업 중 급료가 가장 낮은 상태로 직원들도 생활인인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또 그는 외부기관 파견 교육생 250명 가운데 장기 국외 연수생은 24명으로 통합 전보다 12명 줄였으며 국내 연수생도 지난주 비상경영체제 돌입 이후 현장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업 상여금은 급여의 일부를 미리 재원으로 떼어낸 뒤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정부가 정한 지급률에 따라 나눠준다. LH는 지난해 C등급(280%) 666억 원을, 올해는 A등급(440%) 1062억 원을 각각 배정받았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삼성물산에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손을 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김홍성 코레일 대변인은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업 주관사인 삼성물산이 사업 정상화 의지가 없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물산 측에 ‘용산 프로젝트’ 자산관리위탁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에서도 빠져줄 것을 이미 통보한 상태”라며 “삼성물산은 사업 정상화에 책임을 지든지 아니면 사업권을 반납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빠지는 것을 전제로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의 전면적 구조개편과 외부 건설투자자 문호 개방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다음 주 월요일 이사회에 삼성물산 배제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며 “이사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통해 삼성물산 배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20일부터 행사할 수 있는 계약 해지 권한은 발동하지 않을 방침이다. 총사업비가 31조 원에 이르는 이 사업의 계약이 해지되면 드림허브사 투자자들은 출자한 1조 원을 잃게 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나 인기지역에 위치한 아파트들도 신규 분양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당초 10월 계획된 경기 용인시 마북동 ‘마북2차 e-편한세상’의 분양을 12월로 2개월 미뤘다. 용인은 대림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건설업체들도 대부분 분양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용인은 물론 주변 광교신도시, 판교신도시 등에 신규 물량들이 많은 데다 부동산경기 침체까지 겹쳐 분양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이 짓는 서울 서초동 삼호가든1, 2차 재건축아파트의 일반분양 23채도 이달 중 분양 예정이었지만 다음 달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옥수12구역 재개발 물량도 연말경으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으로 진행하는 서울 왕십리뉴타운1구역은 9월에서 12월로 분양을 다시 늦췄지만 현재로서는 연내 분양도 불확실한 상태다. 포스코건설도 인천 송도국제도시 D11, 16, 17-1블록 1494채 등의 분양 일정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청라지구 M1블록에 오피스텔 720실과 주상복합아파트 890채를 10월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분양 일정을 다시 조정 중이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부동산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회복의 기대감도 낮아 당분간 신규 분양시장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미분양 적체현상도 심해 분양 일정은 계속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GS건설은 서울 중랑구 묵동에서 짓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묵동자이’의 잔여물량을 분양하고 있다. 지하 5층, 지상 35층 3개동 2개 단지 규모로 132m² 이상 중대형으로 구성됐으며 높이가 120m에 이르는 초고층 랜드마크로 꼽힌다. 1단지는 분양면적 142∼300m² 137채, 2단지는 132∼281m² 274채 등 10개 유형의 총 411채로 구성됐다. 신상진 분양소장은 “중랑천변 개발로 인한 최대 수혜단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랑구에서 중대형 고급단지가 부족한 실정을 감안하면 묵동자이는 이 지역의 대표적 주상복합아파트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리석 등 고급스러운 내부 마감재 건축 중인 묵동자이 건물 2단지 8층에 145m² 샘플하우스가 마련돼 있다. 전체적으로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거실에는 우물천장을 적용해 탁 트인 느낌을 받았고 벽면은 고품격 아트월로 꾸며 갤러리 분위기를 풍겼다. 바닥은 자연의 무늬결이 살아 있는 온돌마루를 깔았다. 천연무늬목, 대리석 등을 써 마감재도 고급이다. 모든 가구에 시스템 에어컨, 식기세척기, 오븐이 빌트인으로 설치돼 냉장고만 장만하면 된다. 주부들을 위해 현관 입구에서부터 거실벽, 주방, 욕실주변 등 집안 구석구석에 수납공간을 충분히 마련했다. 식료품 저장고인 ‘팬트리창고’는 큼지막한 김치냉장고도 넉넉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주민들의 동선과 주차장을 상가와 완전히 분리해 독립성을 높였다. 지상 3∼5층에는 입주자만 차를 댈 수 있는 입주자 전용 주차장을 만들어 상가용과 입주자용 주차장의 구분이 없었던 기존 주상복합아파트의 단점을 보완했다. 자이만의 특화된 커뮤니티공간인 자이안센터에는 피트니스센터, 실내골프연습장, 코인세탁실 등이 마련된다. 아파트 전용 단말기로 가구 내 가스, 조명, 온도 제어 등이 가능한 ‘키오스크’가 단지 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외부에서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자연환경 뛰어난 역세권 아파트 ‘묵동자이’의 또 하나의 장점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꼽을 수 있다. 단지 앞에는 산책로, 조깅코스, 자전거도로 등을 갖추고 있는 중랑천 둔치공원이 가깝다. 단지 뒤로는 폭포, 억새밭, 놀이마당 등을 갖추고 있는 봉화산 근린공원이 있다. 묵동자이는 지하철 6, 7호선이 만나는 태릉입구역에서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다. 역에서 1단지까지 약 380m 떨어져 있어 걸어서 5분 정도면 닿는다. 7호선 먹골역까지는 2단지를 기준으로 약 180m 거리여서 더블 역세권에 해당한다. 7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으로 출퇴근하기 수월하며 6호선을 탄 뒤 1호선이나 2호선으로 갈아타면 강북 도심에 닿을 수 있다. 또한 동·북부 간선도로, 내부순환도로, 동일로 등이 단지와 인접해 강남·북 및 수도권 외곽 진출입이 용이하다. 인근 교육시설로는 원묵초·중, 신묵초, 묵동초, 태릉중·고 등이 가깝고 개방형 자율학교인 원묵고도 인근에 있다. 노원 롯데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등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고 신내동에 서울의료원이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3.3m³당 분양가는 평균 1500만∼1600만 원대로 올해 12월 입주 예정. 02-496-9922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국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명품 아파트 소유주들도 부동산경기 침체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잇달아 법원 경매시장에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17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5건, 개포동 주공아파트 4건, 대치동 은마아파트 2건,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2건,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3건 등이 이달 법원 경매에 나왔다. 감정가만 16억∼25억 원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전용면적 164m²는 2일 감정가 21억 원에서 한 차례 유찰됐다가 11일 2차 입찰에서 감정가의 81%인 17억160만 원에 낙찰됐다. 또 같은 아파트 160m²는 감정가 25억 원, 85m²는 16억 원, 145m²형 2채는 각각 22억과 21억 원에 경매물건으로 나와 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43m²는 최근 감정가 8억2000만 원에서 한 차례 유찰된 뒤 감정가 대비 85.3% 선인 6억9950만 원에 낙찰됐다. 같은 아파트 83m²는 두 차례 유찰된 끝에 최저입찰가가 7억6800만 원으로 내려갔고 73m²는 8억5000만 원, 36m²는 5억6000만 원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경매도 이달 1건이 낙찰됐고 1건은 2차 입찰에 부쳐진다. 93m²는 감정가 9억2000만 원에서 한 차례 유찰됐다가 8억2051만 원에 낙찰됐다. 105m²는 감정가 12억 원에서 한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 9억6000만 원에 다시 입찰될 예정이다. 한편 강남3구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해 1월 71.2%로 최저점을 찍은 뒤 상승했지만 올해부터 계속 추락하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달 신고된 아파트 거래량은 전달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거래량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토해양부의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의 실거래가 신고(5∼7월 계약분)는 모두 3만2227건으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6월(3만454건) 대비 5.8%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최근 4년간 같은 달 평균인 4만394건보다 20.2% 적은 규모다. 서울과 수도권의 거래량은 지난달에 비해 각각 7.4%, 5.5% 증가했지만 최근 4년간 같은 달 평균에 비해서는 58.8%, 55.4% 감소했다. 지방은 전남(50.3%), 광주(26.2%), 대구(10.2%) 등에서 전월 대비 거래량이 많이 늘었다. 서울에서는 강남 3개 구의 아파트 거래가 560건으로 전달(473건) 대비 18.4% 늘었고 강북 14개 구는 6월 880건에서 지난달 947건으로 7.6%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7m²) 5, 6층은 8억7000만∼8억8000만 원에 거래돼 전달과 비슷한 매매가를 보였지만 2층은 전달보다 4000만 원 떨어진 8억35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51m²) 5층은 5월에 비해 5000만 원가량 오른 9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A 씨는 지난주 일요일 삼복더위에 이사를 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새 아파트였다. 거실은 천장 높이가 3.3m에 이르고 방마다 천장형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테라스가 확장된 풀옵션형 아파트로 155m²형이었다. 여기에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사우나, 카페 등 각종 부대시설이 마련된 고급 아파트다. 전세금은 1억5000만 원. 뙤약볕 아래에서 만난 집주인 B 씨는 A 씨로부터 잔금을 받아 자기가 준비해온 돈을 보태 입주지원센터에 제출하고는 키를 받아 A 씨에게 건네주었다. “분양받은 가격이 옵션비를 포함해 7억5000만 원인데 전세금을 보니 어이가 없네요. 여하튼 잘사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A 씨와 인사를 하고 땀을 흘리며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집주인 B 씨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저녁 무렵 이삿짐을 다 올려놓고 벤치에서 쉬고 있던 A 씨는 아파트를 소개해준 공인중개사를 만났다. “여기 아파트 집주인들은 대부분 어려워요. 아파트를 사면서 융자받은 돈의 이자로 매월 200만 원가량 나가지만 집이 안 팔리니까 전세를 놓을 수밖에요. 물건은 많은데 수요가 적으니 시세는 바닥이고요. 또 보유세는 안 내나요? 저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몰라요. 새집에 싸게 들어온 세입자만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는 거죠.” A 씨가 생각해도 집주인에게 미안했다. 그는 10년 전에 지은 인근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다. 그 아파트 전세금으로 프리미엄급 새 아파트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2년 전보다는 길도 뚫리고 생활편의시설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가격은 변화가 없었다. 그는 당분간 집을 사지 말고 전세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지금 주택 구매심리가 최저인 상태다. 이 상황이 앞으로도 몇 년간 이어진다면 누가 집을 살까. 속속 입주하는 서울 은평뉴타운과 경기 용인시의 동천·신봉·성복지구, 고양시의 식사·덕이지구, 파주시 교하지구, 남양주시 진건·별내·호평지구, 광명시 철산동, 인천 청라·영종지구 등 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입주폭탄과 구매심리 저하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몇 년간도 집주인은 고생해야 할 것 같다. 광교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양주신도시, 위례신도시, 제2 동탄신도시, 검단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등에 지난해부터 소진되지 않은 주요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분양가 상한제, 대출 규제 등을 폐지하는 획기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시장상황은 변화될 것이 없다. 전세시장은 100% 실수요자 시장이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매입가에 비해 낮은 전세금으로 집주인은 손해를 보고, 세입자는 이득을 보는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과 평형을 벗어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서울과 일부 지방도시는 전세금이 상승하는 반면 매매가는 하락하고 있어 중소형의 전세 부족현상은 여전하다. 실수요자는 수급 그래프를 잘 살펴야 한다. 자신의 형편에 맞는 매매나 전세, 월세, 청약, 장기임대주택, 미분양 전세 전환주택 등 적절한 주거형태를 선택하고 남는 돈을 잘 굴리면 돈을 모을 수 있다.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 가구 등에게 특별공급되는 국민주택 비율을 시도지사가 1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국민주택에는 영구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장기전세주택 등이 해당된다.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6일 입법예고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국민주택 특별공급 탄력적으로 개정안은 시도지사에게 유형별로 △신혼부부 15% △생애 최초 20% △다자녀 가구 10% △노부모 부양 가구 5% 등으로 정해진 국민주택 특별공급 비율을 10%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지금은 공급 비율을 낮출 수 있었지만 공급량을 늘리거나 유형별로 비율을 조정할 수는 없었다. 각 시도지사가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탄력적으로 특별공급 물량을 조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수요자들이 좀 더 많은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공급 비율을 조정하더라도 유형별 최소 비율을 3% 이상으로 해야 하고 전체 특별공급 비율도 6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또 저출산 해소 대책으로 민간주택의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비율을 총공급량의 3%에서 5%로 상향조정했다. 공공주택의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비율은 10%다. 특별·우선공급 대상이 의·사상자나 유족, 납북 피해자, 탄광 근로자, 해외에서 15년 이상 거주한 뒤 영구 귀국하거나 귀화하는 재외동포 등으로 확대됐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 전 3개월 이내에 발급한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토록 하던 것을 가구주와 가구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모집 공고일 이후 발급한 것을 내도록 했다. ○ 영구임대주택 등 입주 요건 강화 개정안은 또 영구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 장기전세주택의 입주 자격 요건도 강화했다. △장기전세주택과 국민임대주택 2억1550만 원 △영구임대주택 1억2600만 원 등 자산요건에 주택이 포함되지 않아 가구원이 비싼 주택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소득이 낮으면 저소득층이 입주할 수 있는 영구·국민임대주택 등에 입주신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민임대주택 등의 입주자격 중 자산요건에 가구원이 보유한 주택을 포함해 고가의 주택을 보유한 가구가 국민임대주택 등에 입주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밖에 주소를 달리하는 배우자의 주택 소유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청약 때 제출하는 주택공급신청서에 배우자 인적사항을 기재토록 했다. 저축가입 증명서는 해당 입주자 저축은행 창구에서만 발급했지만 이제 금융결제원과 온라인(www.apt2you.com)으로도 뗄 수 있게 됐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제도도 개선했다. 그간 사전예약 특별공급이 미달되면 본청약에서 특별공급 물량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일반청약에서 경쟁률이 높더라도 특별공급분은 미달 상태로 예약을 마감하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별공급 물량이 미달되면 일반공급물량에 포함해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어서 일반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은 16일자 관보와 국토해양부 홈페이지의 입법예고란에서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토해양부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내에서 짓는 민간 아파트용 택지를 이달 건설사들에 공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되는 택지는 서울 강남지구 3개 블록과 서울 서초지구 1개 블록으로 총 1776채를 지을 수 있는 크기다. 시공사는 최근 3년간 300채 이상 주택을 건설한 실적이 있고 시공능력이 있는 업체 중에서 추첨으로 결정한다. 서울 강남지구와 서초지구는 물량이 적고 입지와 땅값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건설사당 1필지씩만 분양신청 자격을 줄 예정이다. 이 택지는 이달 계약을 체결한 뒤 사업승인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분양될 예정이다. 현재 보상단계에 있는 고양원흥과 하남미사지구는 올해까지 택지 공급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과 서초지구는 크기가 작아 85m² 초과 중대형 아파트만 민간 건설사가 짓지만 고양원흥과 하남미사지구는 85m² 이하 중소형 아파트도 민간에서 일부 짓게 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과 서초지구를 시작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민간택지 공급도 병행해 청약 예금 및 부금 가입자에게도 청약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민간 건설사에 공급하는 가격은 감정평가액으로 결정되며 현재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토해양부 ▽국장급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조승환 ▽과장급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이성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기획전시부장 안연순 △주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이윤섭}

“자전거 길, 쉼터, 전망대, 생태하천….” 이르면 내년 6월부터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 4대강 주변에 이런 시설이 마련되고 4대강의 주요 경치를 즐길 수 있는 ‘4대강 36경(景)’도 조성된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약 3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4대강 수변생태공간 및 지역명소 만들기’ 사업을 10월부터 착공한다고 11일 밝혔다.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이 사업이 진행되는 강변의 길이가 경부고속도로(416km)의 2배가 넘는 총 929km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4대강 추진본부는 생태하천, 습지, 갈대 군락지 등 기존 자연을 최대한 살리면서 필요한 부분에만 환경 개선 및 복원 작업을 추가할 방침이다. 또 각 지역의 자연과 문화, 역사 등을 활용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지역별 특색이 드러나도록 할 계획이다. 앞으로 마련될 강변생태공간은 크게 제방과 둔치, 저수로로 나뉜다. 제방에는 자전거 길과 보행자 길이 조성되고 제방과 둔치 사이는 경사를 완만하게 만든 뒤 나무를 심는다. 강과 가까운 곳에 있는 초지나 생태습지 등은 원래대로 보존한다. 특히 추진본부는 지역별 명소 36경을 만들기 위해 강마다 8∼10개씩 ‘경관거점’을 선정하기로 했다. 부산 을숙도 철새도래지, 경기 여주군 여주보,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등이 36경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경관거점은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활용한 ‘역사 경관거점’ △접근하기 편하거나 시가지가 들어선 ‘지역 경관거점’ △보나 하굿둑과 같은 구조물이 있는 ‘구조물 경관거점’ △생물서식처, 보존림 등이 있는 ‘순수 생태거점’ 등으로 나뉜다. 역사 경관거점의 제방에는 역사자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강변에는 나루터도 세운다. 지역 경관거점이 있는 둔치에는 체육공원과 생태공원을, 구조물 경관거점의 둔치에는 문화공원과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순수 생태거점에는 대규모 초지군락, 모래톱 습지 등을 보존한다. 4대강 상·하류를 연결하는 자전거 길은 중간에 끊이지 않고 강변 전체를 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계곡처럼 지형으로 생기는 단절 구간에서는 인근 도로로 우회하는 길을 설치하기로 했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편하게 이동하도록 주요 역이나 터미널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이 묵을 수 있는 ‘바이크텔’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올해 들어 중대형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 계획을 상당수 포기하거나 연기하고 위약금을 물더라도 사업용 땅을 매각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주택협회가 43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사업 여건변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21개 건설사가 보유한 공동주택용지 63개 필지 중 40개(63.5%)가 계약을 해지했거나 해지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을 해지한 필지 19개 중 10개는 건설사들이 위약금을 물었다. 나중에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는 건설사도 14개사, 21개 필지에 이르러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의지가 크게 위축됐음을 반영했다. 신규 분양 및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연기하거나 포기한 물량은 각각 6만8452채와 3만3875채에 이르렀으며 특히 수도권에서만 4만3845채가 신규 분양을 연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43개사 중 22개사(51.2%)가 주택사업 관련 부서를 축소했다고 응답했으며 25개사(58.1%)는 인력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최우선으로 완화돼야 한다고 답했으며 이어 △양도소득세와 취득·등록세 등 세제 개선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제2종 일반주거지역 평균층수 제한규정 폐지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내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을 떠받치던 금융조달 수단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부동산 금융이 올스톱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개발비 31조 원 규모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5조 원 규모의 경기 성남시 판교알파돔시티 등 굵직한 PF 사업들의 개발자금 조달이 흔들리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이런 위기는 선진국과 달리 국내 PF 사업에 돈을 빌려주는 금융회사가 시공을 맡은 건설사에 무조건 지급보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지급보증을 거부하면서 자금조달이 막히자 PF 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결과를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으므로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의 자금조달 방식을 선진국처럼 바꾸지 않으면 대형 부동산 개발 자체를 기획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의 ‘리스크 떠넘기기’1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는 공모형 PF 사업은 총 50여 건으로 전체 사업규모가 120조 원을 넘는다. 이 중 10여 곳은 이미 사업이 중단됐거나 취소됐고 나머지도 대부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대표적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사업은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땅 소유주인 코레일에 땅값의 일부인 7010억 원을 내지 못하면서 촉발됐지만 드림허브에 출자한 17개 건설사가 자금조달을 위한 지급보증을 거부한 게 좌초 위기의 원인으로 꼽힌다.판교신도시에 주상복합, 호텔 등 복합시설을 짓는 판교알파돔시티 사업도 출자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땅값 중도금 4332억 원을 내지 못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사업에 출자한 17개 회사에서 지급보증을 요구한 3개 건설투자자가 이를 거부하고 있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이처럼 PF 사업 자금조달에 건설사의 지급보증을 ‘필수요소’로 요청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시행사와 시공사가 분리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시행사는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고 시공사는 공사 자체를 맡지만 시행사는 대체로 영세한 형편이었다. 금융회사는 땅값의 10%인 계약금을 내지 못할 수준인 시행사에 돈을 빌려주면서 안전판으로 시공사인 대형 건설사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게 된 것.○추가 지급보증은 자살행위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는데도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거부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미 미분양 아파트를 잔뜩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 아파트에 지급보증이 들어간 상황에서 대형 PF 사업에 추가로 지급보증을 선다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국제회계기준(IFRS)도 건설사들을 잔뜩 움츠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의 회계기준은 지급보증을 대차대조표의 주석사항으로 표기하는 우발채무로 보지만 IFRS 아래서는 실제 부채로 기재해야 한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처리를 최우선 현안으로 삼는 것도 IFRS의 적용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이다.금융권도 부동산 경기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규 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고 기존 대출 잔액도 축소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에 PF 대출 부실까지 겹치면서 2분기에 수천억 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아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됐다.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만 해도 각각 1조 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으면서 2분기에 적자를 냈다. PF 대출을 담당하는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새로 부동산 PF에 돈을 빌려주는 것은 중단된 지 꽤 됐고 현재는 기존 대출의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강민석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급보증을 하지 않으려는 건설사와 PF 대출을 중단한 금융회사가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국내 대형 건설프로젝트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자기자본비율 높은 시행사가 대형사업 맡아야 ▼○ 새 부동산 개발금융 시스템 절실건설사들의 지급보증 거부가 부정적인 영향만 낳는 것은 아니다. PF 사업으로 추진하는 아파트 건설의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는 지급보증을 선 뒤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적용을 받으면서 다른 건설사로 시공사가 바뀌었다. 새 건설사는 지급보증 대신 책임준공 방식으로 공사하면서 당초보다 공사비를 16.6% 줄였다. 신영석 한국부동산금융연구소 부소장은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서면 ‘갑’의 위치에서 시행사에 여러 가지 주문을 하고 시행사는 이를 사업비에 떠넘겨 전체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한편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본 여력을 갖춘 시행사가 대형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에서는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이 총사업비의 15∼30%에 이른다는 것.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하고 벤처 캐피털처럼 부동산 개발사업에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하는 부동산 전문금융이 생겨나야 부실 PF 사업장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대지 조성과 건축 등을 단계별로 나누거나 백화점, 주상복합 등 블록별로 사업을 나눠 진행해야 서로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각자 리스크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18조 원의 부채를 안게 된 원인을 놓고 전, 현 정부 사이에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LH 노동조합위원장이 “이전 참여정부가 대형 국책사업을 강요해 LH에 막대한 부채를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정종화 LH 노조위원장(옛 주택공사 출신)은 최근 노동전문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참여정부는 국민임대주택 100만 호, 혁신도시, 세종시, 산업단지개발 등 대형 국책사업들을 추진하며 주공과 토지공사에 모든 사업부담과 재무위험을 떠넘겼다”며 “결국 참여정부 5년 사이 두 공사의 부채는 20조 원에서 67조 원으로 무려 3.35배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주공과 토공 간의 무리한 통합 탓에 LH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기고를 했다. 정 위원장은 또 참여정부가 무리한 국책사업을 떠넘기려고 주공과 토공 간의 경쟁을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공과 토공은 재무부담이 극도로 가중됐지만 정부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모든 짐을 떠안았다”며 “정치권과 지자체마저 정부의 사업목표를 무조건 완수해야 하는 양 공사의 약점을 파고들며 사업승인을 내주는 조건으로 무리한 시설이나 수익성 없는 사업들을 덤으로 요구하는 못된 관행을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올해 상반기 전국에 걸쳐 준공허가를 받은 주택은 총 15만795채로 이 중 전용면적 85m² 이하 중소형 주택이 61%인 9만1638채에 이르러 중소형 주택이 중대형 주택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준공실적이 정부의 공식 통계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 국토해양부가 주택공급통계정보시스템(HIS)을 구축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준공 물량을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가 11만4915채로 76%를 차지했다. 이어 △다세대주택 1만5553채(10%) △단독주택 1만2432채(8%) △다가구주택 6368채(4%) △연립주택 1527채(1%) 순이었다. 사업주체별로는 민간주택이 11만6567채로 공공주택 3만4228채보다 3배 이상 많이 지어졌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만819채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1만8508채 △충남 1만1241채 △경남 1만135채 △경북 9502채 △울산 6874채 순으로 많았다. HIS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주택건설 인허가부터 착공, 준공까지 주택건설 전 과정의 실적을 집계하는 시스템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준공통계는 실제 입주가 가능한 완성품 물량을 집계한 것으로 주택 공급물량 분석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개발사업을 하는 시행사 내부의 의견 정리도 안 되는데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겠나. 사업이 지연될수록 은행대출을 받아 이곳에 집을 산 사람들은 비용이 늘어나 걱정이 태산이다.”사업비 31조 원 규모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사업지역인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가격까지 하락하는 바람에 일부 주민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지난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자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이사회는 사업순항 여부를 판가름하는 갈림길로 비쳤다. 그러나 사업자금 조달 방안을 놓고 드림허브 출자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사업 자체가 기로에 놓이게 됐다.○ 사업 안갯속… 주민은 양분6일 드림허브 이사회 결렬은 개발지역인 서부이촌동뿐만 아니라 인근 용산역세권 일대 부동산시장까지 뒤흔들었다. 이 지역 인근에 지어지는 아파트와 상가는 모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호재로 내세워 분양했기 때문에 사업이 무산된다면 가격 폭락이 불가피하다. 이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발지역 안에 있는 A아파트는 사업이 위기에 놓이자 올해 초까지 9억 원이었던 시세가 7억5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한강로3가에 있는 W아파트 가격도 연초 최고 9억5000만 원에서 6월 이후 9억 원 밑으로 하락했다. 한강로1가의 G부동산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이 사업 무산에 따른 시세 하락을 우려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이사회 결렬 이전에도 서부이촌동 2000여 가구는 2007년 8월 서울시가 이주대책기준일 공고를 내고 이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뒤부터 개발사업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공고일을 기준으로 이전, 이후 소유자들이 받는 보상금액에 차이가 있고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데다 이사 가는 대신 그대로 살고 싶어 하는 주민들이 있는 등 이해관계가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서부이촌동에는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 개수만 11개다. 이곳 아파트 단지에는 서울시와 시행사인 드림허브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즐비하게 내걸려 있다. 주변 지역도 슬럼가로 변했다. 용산역 철도정비창 앞에 있던 공장들이 떠나면서 식당이나 상가를 찾는 손님이 줄면서 인근 상권이 무너졌다. 한 공인중개사는 “3년 동안 매달 80만 원 하는 월세를 내고 있지만 매매 거래를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개발사업이 끝나면 상가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문만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개발사업에 반대하는 김모 씨(64)는 “내가 사는 아파트는 지은 지 6년밖에 안 된 새 아파트여서 허물 이유가 없는데 일방적으로 내쫓으려 한다”며 “사업이 무산돼야만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렬은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사업에 찬성하는 최모 씨(66)는 “부동산경기가 좋을 때도 집을 팔지 못해 이사를 가지 못했다”며 “그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묶어둔 만큼 드림허브가 계획대로 사업을 이행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이 무산되면 개발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서울시와 시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0대의 한 주민은 “그동안 입은 피해도 막심했는데 만약 사업이 수포로 돌아가면 책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왜 이 지경까지 왔나개발지역에 속하는 철도정비창 땅의 소유주인 코레일과 드림허브 간 갈등은 드림허브가 3월 코레일에 땅값의 일부인 7010억 원을 내지 못하면서 깊어졌다. 코레일 측은 땅값 조달방안을 요구했지만 출자자들 간에 뾰족한 묘안이 나오지 못했다. 드림허브 출자자는 총 30개로 지분은 △코레일 25% △롯데관광개발 15.1% △KB자산운용 10% △삼성물산 6.4% 등이다.출자자 중 일부는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서고 대출을 받는 식으로 자금을 마련하자고 요구했지만 건설사들이 반대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6일 이사회에서 출자자들이 한발씩 양보하며 건설사들의 지급보증 규모를 낮추고 땅값 분납이자 납부연기 등의 중재안을 협의했지만 건설사들은 지급보증을 끝내 거부했다.건설사들의 강경한 태도는 부동산 침체기 때 지급보증에 나선다면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 들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확대되면서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관행적으로 서던 지급보증을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증권사 등 다른 출자자들은 지급보증을 설 수 없다는 방침이다.일단 드림허브가 금융회사에 이자를 내야 하는 9월 17일까지 시간 여유가 있긴 하지만 코레일 측이 땅값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드림허브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코레일이 사업자를 재선정하면 이미 1조 원을 투입한 드림허브는 공중분해 되고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 이 경우 지역주민의 피해는 물론이고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펼치려던 광역교통망 확충과 한강 국제여객선터미널 사업도 어려워져 더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동아뉴스스테이션=LH, 재개발 구조조정?}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코레일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출자사들은 6일 자금 조달 방안 마련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토지 소유주인 코레일 측이 토지대금 등을 지난달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 해지까지 불사하겠다고 ‘최종통첩’을 보낸 이후 이날 중재안이 결렬됨에 따라 용산개발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용산역세권 개발 PFV인 드림허브프로젝트 이사회는 이날 코레일 측이 롯데관광개발, KB자산운용 등 재무 및 전략적 투자자가 제시한 △건설 투자자들의 지급보증규모를 2조 원에서 9500억 원으로 축소 △나머지 부족분에 대한 담보 제공 △토지대금 분납이자 납부 연기 등 중재안 조건에 대부분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삼성물산 등 17개 건설 투자자들이 9500억 원의 지급 보증을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 건설투자자들은 “본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은 사업협약 등에 따라 30개 출자사별로 지분 비율에 따라 책임을 분담하는 게 원칙”이라며 “건설 투자자들만 지급보증을 하라는 것은 협약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림허브프로젝트 관계자는 “조만간 모임을 다시 갖고 협의에 나설 것이며 파국을 맞지 않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미국이 대(對)이란 경제 제재에 한국도 동참할 것을 강도 높게 요구하면서 이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건설업체는 어렵게 따낸 대규모 공사를 포기했고, 상당수 업체가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상황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이란에서 14억 달러(약 1조6380억 원) 규모의 가스플랜트시설 공사를 수주했지만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시작하자 계약을 포기했다. GS건설 측은 “가스탈황시설, 정유시설 부분이 나중에 제재 대상에 추가되는 바람에 사업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란 현지에서 4건의 공사를 진행 중인 대림산업은 이란 은행과 거래가 불가능해지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이란 주변국의 금융회사를 통해 공사대금을 받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란에서 진행 중인 공사의 선수금을 받아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손해가 발생할 구조는 아니다”라며 “이란제재법의 세부 시행 세칙이 어떻게 결정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이란에서 50만 달러(약 5억8500만 원)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유한기술 측은 “미국의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이란 측에서 금융회사를 바꾸자고 먼저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이란의 발주처가 7월 초 “미국이 금융 제재를 시행해 공사대금을 제때 못 줄 수도 있다”며 “두바이 은행으로 거래 은행을 바꾸자”고 제안했다는 것. 해외건설협회는 “아직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다”면서도 “미국의 요구가 강경한 것으로 파악돼 앞으로 이란 내에서 국내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말로만 제재에 동참한다고 하고 구체적인 실행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요구 강도가 세 국내 건설업체들도 어떤 형태로든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이란에서 발주할 예정인 프로젝트는 최소 5곳에 총 250억 달러(약 29조2500억 원) 규모다. 이란 파스석유가스공사(POGC)가 진행하는 사우스 파스 프로젝트 14, 17∼20단계가 발주될 예정이며 이란 국영석유화학공사(NPC)의 석유화학 플랜트사업인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공장도 발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건설사들은 이란을 둘러싼 대외정세가 극도로 불투명한 점을 감안해 이들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전면 재검토로 118조 원에 이르는 LH 부채폭탄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정부가 뇌관 제거에 나섰다. LH 부채는 단순히 한 공기업 부채의 수준을 넘어서 숨겨진 ‘그림자 국가부채’의 몸통이다. LH의 부채 규모는 전체 국가부채 366조 원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청와대가 민감한 재정 투입까지 검토하는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LH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뒤따라야 LH의 회생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지나친 정책사업이 빚 키워 LH의 부채는 최근 몇 년간 기하급수로 불어났다. 옛 토지공사와 옛 주택공사의 부채를 합치면 2004년 28조 원, 2007년 67조 원으로 늘었고 올해 6월 말에는 118조 원이 됐다. 2년마다 거의 두 배씩 불어났다. 특히 꼬박꼬박 이자를 갚아야 하는 금융부채는 올해 6월 말 현재 83조 원에 이른다. 빚과 이자가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불어난다면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데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공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방만한 경영과 재무역량을 넘어선 무리한 사업 확장 등이 부채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그보다는 정부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LH 부채는 공공사업을 추진한 결과로 사실상 정부 부채이며 정치적 이해까지 얽혀 있다”며 “정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계속 한발 물러서 있다면 파산하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과도한 국책사업을 떠맡으면서 부채가 급증했다. 국민임대주택 건설과 세종시, 혁신도시 등 신도시, 미군기지 이전, 각종 산업단지와 택지개발 등이 단기간에 집중된 탓이다. 2000년만 해도 5조 원가량에 불과했던 연간 사업비가 2006년엔 30조 원 안팎으로 늘었다. 그만큼 빚도 빠른 속도로 쌓여갔다. LH는 재무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부채 축소 및 재정 건전화 방안을 9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이미 △사업예정지구의 사업 재조정 △24조 원 규모의 재고 주택 및 토지 매각 △공공-민간 합동 개발, 채권 보상 비중 확대 등을 통한 초기 투자자금 최소화 △인력 구조조정과 경상경비 10% 이상 절감 등의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하남 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채권보상기간도 종전 2∼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자산 매각 등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진척되지 않는 실정이고 사업 재조정도 해당 지역의 반대가 심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급한 불 끄려면 전문가들은 우선 급한 불을 끄려면 유동성을 빨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국책사업으로 인한 손실 보전 등의 방법으로 LH 신용을 보강해 주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LH가 대통령령으로 정한 공익사업을 진행하다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적립금 보전으로도 모자라면 차액을 정부가 보전하도록 했다. 이럴 경우 금융시장에서 LH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어 채권 발행이 수월해질 수 있다. 재고토지와 재고주택을 현금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LH는 이달 토지수익연계채권 2조 원, 임대료 및 토지매출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 1조 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LH 재무개선특위에 참여한 한 민간위원은 “공공임대주택을 특수목적회사(SPC)에 넘기고 SPC가 ABS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보금자리주택 가운데 △분양주택의 분양가를 인상해 나온 수익을 임대주택 손실 보전에 활용하고 △장기임대주택을 민간에 분양하는 분납형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자금 회수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은 단순히 부채 증가 속도를 늦출 뿐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임대주택 한 채를 지을 때마다 1억 원꼴로 부채가 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국민주택기금에서 융자한 자금을 LH 자본으로 출자 전환하거나 △국민임대주택에 대한 재정지원 비율을 현재의 19.4%에서 30%로 높이거나 △국민주택기금 지원단가를 높이고 이자율을 낮춰 재정에서 보전하는 방안 등도 제시하고 있다. 만약 LH에 재정을 투입한다면 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큰 짐을 짊어져야 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은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 33.8%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0%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하지만 LH에 재정을 투입하는 순간 공식 국가채무 통계에 잡히지 않던 공기업 부채가 심각한 상태임을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국가채무 비율은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하면 56.6%로 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LH의 존립 목적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LH 부채가 커진 가장 큰 원인은 중복투자였고 그런 병폐를 없애자고 통합했지만 지금도 과거와 사업 방식이 비슷하다”며 “통합 당시의 목적에 맞게 중복 사업을 줄이고 민간에서 하지 못하는 공공임대주택사업, 토지비축사업 같은 공익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 LH 잇따른 사업 철회-취소 검토에 전국 곳곳 파장 ▼“우리 지역 사업만은 중단해선 안된다”주민들 반발에 지자체-정치권도 가세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 여파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재개발사업 포기 선언으로 촉발된 측면도 있지만 언젠가는 터질 폭탄이었다. LH는 현재 신규 사업장 120여 곳을 중심으로 전체 사업장 414곳에 대해 전면 재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이달에 중단 및 연기 사업장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사업 포기 거론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벌써부터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LH의 사업 재조정 기준은 △사업성 △수익성 △수급여건 △현금흐름 △개발여건 △개별 사업지구 진척상태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민들 간에 의견이 맞서 사업이 지연돼 금융비용이 늘어나거나 다른 지역보다 사업의 우선순위가 떨어지거나 주택수요가 적은 지역 등이 재조정 우선대상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안양시 냉천·새마을지구, 오산시 세교지구, 양주시 회천지구, 화성시 장안지구, 안성시 뉴타운지구 등 경기지역 10여 곳을 비롯해 광주 동구 동명2지구와 지원3지구, 서구 화정2지구, 전북 전주시 덕진동 만성지구 등이 재조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대상지역 주민들은 “정부와 LH가 키운 부채를 주민들이 떠안게 됐다”며 실제로 사업이 포기되면 소송도 불사할 태세다. 4일 파주시 교하읍 다율리의 마을 도로변에는 “기다리다 숨넘어가겠다” “운정3지구 주민, 4대강에 수장시켜라!” 등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곳은 2007년 택지개발사업지로 지정됐지만 아직 토지보상 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 곳곳에 빈 상가와 공장들로 흉흉한 분위기였다. 파주 운정3지구 허엽 보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난다던 보상계획 공고가 벌써 반년 이상 늦어지고 있다”며 “먼저 개발된 운정1, 2지구처럼 보상이 빨리 진행될 줄 알고 대출을 받아 다른 곳에 땅을 사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이자비용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양시 냉천지구 주민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2003년경부터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작됐지만 재개발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소송까지 가는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돼 LH 측에서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재개발조합 이창우 위원장은 “이곳만 세입자를 포함해 3500여 명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며 “사업을 중단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H 사업 구조조정 사태의 시발점이 된 성남시에서도 연일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재개발 중단 발표가 난 금광1구역 등 3개 구역 주민 300여 명은 4일 성남시 수정구 옛 성남시청사 앞에서 재개발 정상 추진을 촉구했다. 파주 운정3지구 주민들도 10일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상경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주민들의 반발에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인재 파주시장과 한나라당 황진하 국회의원은 교하신도시 3지구 보상대책위원회가 개최한 ‘보상 촉구를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에 참석해 조속한 사업진행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1일 “정부와 LH가 퇴출사업의 선정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하지 않아 야당 소속 지자체장에 대한 손봐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며 반발하기까지 했다. 성남시 사례에서 보듯 지자체와 LH 간의 갈등도 우려된다. 일부 지자체는 사업이 축소되거나 중단되면 국민임대주택사업과 택지개발사업, 도시재생사업, 토지매각 등에 행정적 제재를 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파주=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