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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우송대 뷰티디자인학과 2학년 연초록 씨(20)는 여름방학 동안 각각 2학점인 ‘네일아트’와 ‘피부관리’를 수강하느라 3주밖에 쉬지 못했다. 그 때문에 두 달 반이나 쉬는 다른 대학 친구들이 부럽긴 했지만 성취감은 높았다. 여름방학 수업 직후 네일아트 2급 자격증을 땄다. 10월 실시될 피부관리 자격증 시험에도 자신이 생겼다. 연 씨는 “방학이 줄어 아쉽긴 하지만 많은 학점을 따면서 3년 반 만에 조기 졸업해 남들보다 일찍 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학기를 시작으로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 4학기제를 도입한 우송대의 변화다.○ “무한 국제경쟁 맞설 준비됐나?” 자성에서 시작 “한국 대학은 왜 그렇게 방학이 긴가요. 학생들을 받았으면 공부를 좀 많이 시켜야 하지 않나요.”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송대 외국 유학생 간담회에서 쏟아진 유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다. 유학생이 1000여 명으로 전체 학생의 10%를 차지하는 우송대는 이 불만을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곧바로 국내외 학제 연구에 나서 1년 만인 올해 5월 ‘4학기제’를 도입했다. 4학기제가 전체 학생(올해 1학년부터는 의무)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은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이다. 이달영 부총장은 “조사 결과 한국 대학들의 수업일수가 다른 선진국 및 개발도상국에 비해 연간 4∼6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학생 유치뿐 아니라 국내 학생들의 국제경쟁력을 위해서도 공부를 좀 더 많이 시켜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4학기제는 연간 기준 봄 가을학기 각각 15주, 여름 겨울학기 각각 6주로 운영된다. 우선 수학기간이 4년에서 3년 반으로 짧아지면서 조기 졸업이 가능해진다. 반면 전체 수업일수는 600일(120주)에서 705일(141주)로 105일(21주)이 늘어난다. 학교 측은 기존 이수학점을 140학점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154학점으로 늘리고 부전공을 의무화했다. ○ 집중 수업, 부전공 의무화, 조기졸업 우송대는 6월 15일∼7월 26일 처음으로 여름학기를 실시했다. 모두 507개의 강좌를 개설한 결과 92%의 등록률과 88% 이상의 출석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여름방학 당시 수강학생은 전체 학생의 10%였다. 상대적으로 짧은 4학기의 여름 겨울학기 동안에는 봄 가을에 운영하기 적당하지 않았던 교과목이나 자격증 취득, 현장실습 등 취업역량을 강화하는 강좌가 주로 이뤄진다. 우송대는 올해 여름학기 동안 47건의 현장견학 실습, 58건의 외부인사 초청특강, 48건의 다양한 경시대회, 직장 체험 프로그램, 토익강좌 등을 실시했다. 6주 과정의 여름학기를 마치며 여름학기 성적 및 경시대회 수상자 등 우수학생 125명을 선발해 미래 리더 양성 교육 프로그램인 ‘우송 리더스 크로톤빌’을 이수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정규수업 이외의 비교과 과정으로 2주간의 합숙형 집중 국내교육과 해외연수로 이루어진다.○ 학교는 출혈, 학생은 경쟁력 대학 측은 4학기제 도입으로 연간 5억 원 안팎의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수학점이나 수업일수가 늘면 전임 교수의 근무시간이 늘고 초빙교수를 더 써야 하는 데다 기숙사와 강의실 등의 시설 운영시간이 늘지만 등록금(조기졸업 기준)은 동일하다. 학생들은 경쟁력이 높아간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크로톤빌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경표 총학생회장은 “지금까지 방학 동안에는 부족한 어학공부나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여름학기에는 자격증 취득, 현장실습, 집중 취업역량강화 교육, 리더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용상 교무처장은 “여름학기의 분위기를 몰아 가을학기에 처음으로 오전(8∼9시), 야간(오후 7∼9시), 토요 강좌를 마련했는데 무려 500명이나 신청해 학교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는 제7호 태풍 ‘곤파스’로 피해를 본 과수농가를 돕기 위해 대대적인 ‘낙과(떨어진 과일)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충남도는 우선 도와 시군 공무원들이 이 운동에 솔선할 것을 권고하고 도교육청 등 관계 기관에도 참여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 7일부터 피해 시군의 인력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업무형편 등을 살펴 공무원을 복구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박윤근 충남도 자치행정국장은 “낙과 팔아주기 운동으로 피해농가의 손실이 조금이나마 보전되고 농민들이 조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경찰은 피해지역 긴급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전·의경을 포함한 경찰관 5000명가량을 태안, 예산, 홍성, 공주 등지로 보내 낙과 주워주기와 인삼밭 복구, 벼 세우기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조길형 충남지방경찰청장은 4일 태안과 예산의 피해복구 현장을 찾았다. 이번 태풍으로 충남도내 14개 시군에서는 1946개 농가 2665ha(사과 1500ha, 배 1107ha 등)가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낙과 구입 및 일손 지원 문의는 충남도 농산과 또는 각 시군 농산과로 하면 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교육청은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27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공모부문에서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많은 입상자를 배출했다고 6일 밝혔다. 2008년과 2009년에 이은 3년 연속 전국 최다 입상실적이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충남지역 학생들이 총 50개의 상 가운데 13개를 수상했다. 특히 초등부와 중등부에서는 대상까지 차지했다. 초등부 대상을 차지한 태안 삼성초교 5학년 김상규 군은 다양한 게임을 통해 구구단을 익힐 수 있는 ‘구구단의 신’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출품해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충남지역 학생들은 ▽초등부 △대상 김상규(태안 삼성초) △은상 오하연(태안 안중초), 류일환(예산 신양초) △동상 김홍규(당진 합덕초), 우수빈(태안 삼성초), 윤영준(보령 월전초), 정참한(천안신용초) 등이다. 중등부는 △대상 최규진(천안 쌍용중) △은상 유수영(예산 대술중), 이효령(천안 쌍용중) △동상 황설희(천안 불당중) ▽고등부 △은상 임호림(충남과학고), 양훈규(공주정보고) 등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롯데부여리조트가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백제문화단지 안에 건설한 콘도미니엄이 최근 문을 열었다. 콘도미니엄은 3만2000m² 터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객실이 총 322개. 인공 파도풀장과 스파 등을 갖춘 4000m² 규모의 실내 아쿠아풀, 4개의 연회장과 세미나실, 330석의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건물 외관은 한옥의 전통미에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백제시대의 대표 유물인 산수문전에서 모티브를 얻어 유선형으로 설계했으며 외벽은 12가지 전통 색채를 가미한 비늘살 디자인으로 전통미를 살렸다. 콘도 현관 앞의 원형 한옥회랑은 둘레 117m, 면적 541m²로 한국기록원에서 국내 최고 규모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콘도는 세계대백제전(9월 18일∼10월 17일)을 찾을 관광객들의 숙소 및 주요 20개국(G20) 관광장관과 세계관광기구(UNWTO)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제2차 T20 관광장관회의’(10월 11∼13일) 장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부여리조트는 6월 골프장 공사에 착수했고 대백제전이 끝나는 10월 말이면 백제테마정원과 아웃렛이, 내년에는 골프빌리지 스파빌리지 등 나머지 민자시설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2일 개장식에서 “롯데부여리조트가 화려했던 백제 문화의 부활을 알리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롯데의 특화된 노하우를 통해 최고의 시설과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름다운 백제 문화를 마음 편히 누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6·2지방선거에서 핵심 이슈로 떠올랐던 ‘전면 무상급식’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시도교육감들이 고민하고 있다.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표를 얻는 데는 ‘재미’를 봤지만 막상 당선된 뒤 이를 실행하려고 하니 재원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임 두 달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범위를 정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일부 지역에서 어렵사리 무상급식을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을 위한 다른 분야에 쓸 예산을 줄여야 할 형편이다.○ “전면 무상급식 쉽지 않네”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공약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달 말 김성종 충남도교육감과 ‘단계적’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데 합의했다. 현재 면 지역 초등학교에서 시행되는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읍·동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충남도와 교육청이 1000억 원가량의 필요 예산 중 60%를 서로 부담하라고 맞서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초등학교 무상급식 전면 도입을 내세우고 당선된 임혜경 부산교육감은 내년 한 해 239억 원의 추가 소요 예산 중 교육청이 40%를 내고 부산시가 30%, 구·군청이 30%를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들은 재정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시해 진척이 없다.전남도는 도교육청과 확대 속도를 놓고 방침이 엇갈린다. 도교육청은 내년에 농어촌지역 초중고교, 2013년까지 도시지역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 실시를 주장한다. 반면 전남도는 내년에 농어촌지역 초중학교, 2013년에는 도시지역 초중학교까지만 적용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 실시하는 곳도 있지만…강원 정선군은 2학기 시작과 함께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60개 학교 4442명이 대상이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조모 씨(42·여)는 “비싸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아이가 많으면 급식비가 부담스럽기 마련”이라며 “빠듯한 살림에 무상급식이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마다 이미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 비율이 비교적 높아 정선군의 추가 부담이 많지 않았던 덕분이다. 도교육청이 필요 예산의 절반인 8억 원을 내놓은 것도 도움을 줬다. 경기 성남시(초등학생, 중학교 3학년)와 과천시(초등학생)도 자체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모든 초중학생 1만3700여 명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충북 청원군은 이달 1일 의회에 8억8200만 원의 추가경정예산 의결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계획도 ‘100% 무상급식’은 아니다. 학교마다 급식단가에 차이가 있지만 청원군은 평균 단가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청원군 내 초등학교의 평균 급식 단가는 끼니당 1800원이지만 일부 학교는 2000원대의 급식을 공급하고 있다. 평균 단가 이하의 학교는 급식 질이 좋아지겠지만 단가가 높은 학교 학부모들은 1800원을 제외한 부분만큼 급식비를 부담해야 한다. 서울 성북구는 다음 달부터 모든 공립 초등학교 6학년만 무상급식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학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교감은 “1∼5학년에도 아직 지원받아야 할 아이가 많은데 6학년이라고 모두 무상급식을 해주는 게 형평성에 맞느냐”고 반문했다. ○ ‘헛공약’ 원인은 예산무상급식이 현실화되지 못한 ‘헛공약’이 된 것은 예산 배분의 어려움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는 초중고교생 128만여 명에게 무상급식을 하자는 조례안을 발의했지만 연 5697억 원으로 추산되는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21개 구에서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지만 교육청과 서울시 지원이 없으면 추진이 불가능하다. 노원구의 경우 4만1700여 명의 초등학생 대상 무상급식에 연 160억여 원이 필요하다. 구 관계자는 “재정 여건상 구가 단독으로 무상 급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일부선 “돈 더 낼테니 질 높이자” ▼실제 비용 못미치는 지원금… “급식 질 하향 평준화” 우려무상급식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무상급식이 ‘항상 맛있는 밥과 반찬’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 학생 수를 늘리려는 실적 올리기에 매달릴 때엔 자칫 급식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무상급식에 추가로 개인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학생이 1000여 명에 이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구미초등학교는 올해 학생 1명마다 끼니당 2350원의 급식비를 지원받는다. 그러나 실제 적용 단가는 지난해와 같은 끼니당 2530원이다. 나머지 180원은 학부모가 낸다. 많지는 않지만 ‘학부모 부담이 전혀 없는’ 무상급식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구미초교가 ‘불완전한’ 무상급식을 하는 것은 예산을 지원하는 성남시 기준 때문이다. 성남시는 2007년부터 자체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초교 3∼6학년생을 지원했다. 각 학교에서 급식단가를 결정하면 학생 수에 맞춰 급식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초등학교 전체와 중학교 1학년까지 무상급식 대상이 확대됐다. 동시에 학교별 맞춤지원 방식도 평균단가를 적용한 일률지원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500명 이상 초교는 끼니당 2350원, 500명 미만 초교는 2450원씩 지원된다. 중학교는 500명 이상은 2760원, 500명 미만은 3000원으로 정해졌다.이렇다 보니 구미초교 등 상당수 학교의 급식단가가 지난해보다도 낮아졌다. 결국 구미초교는 추가 비용을 걷기로 했다. 번거롭고 복잡하지만 급식 질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 대부분의 학부모도 추가 납부를 지지했다. 학교 관계자는 “물가는 매년 오르는데 급식비가 오르지는 못할지언정 떨어지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끼니당 180원이지만 학생 수를 감안하면 급식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구미초교 사례가 알려지면서 분당구에 있는 다른 초교들도 급식비 추가 부담을 검토하고 있다.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동아논평] 무상급식 확대예산 어디서 나왔나}
TJB대전방송은 2일 서울중앙지법에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사장 양휘부)의 부당한 전파료(방송광고료) 책정으로 손해를 보았다며 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방송광고 판매를 독점적으로 대행해온 KOBACO를 상대로 지역 민영방송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JB대전방송은 소장에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독점하는 KOBACO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전파료 책정으로 인해 최근 10여 년간 비슷한 규모인 광주방송(KBC)과 비교해 580억 원가량 손해를 봤다”며 “청구가 가능한 최근 5년간 손해액 가운데 일부인 70억 원을 배상해줄 것을 우선 요구한다”고 밝혔다. KOBACO가 지역민방에 배분하는 전파료는 SBS나 MBC 등 중앙방송사가 제작한 프로그램과 이에 딸린 광고를 지역방송이 해당 지역에 송출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이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늦가을, 비 오는 날, 저녁 무렵, 혼자서’ 찾아야 부소산(扶蘇山)의 처연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의 조건을 갖춘 16일 오후 부소산에 올랐다. 비가 간간이 내리는 가운데 나선 나 홀로 산행이었다. 부소산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내와 금강(백마강) 사이에 있다. 부여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단골 소풍코스였는데 그때는 이렇게 작은 줄 몰랐다. 아마도 빠른 걸음으로 한두 시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해발 106m로 낮고 평평해 하이힐 산행도 무리 없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한 답사 전문가는 이렇게 썼다. “부소산성이라는 것은 말이 산성이지 뒷동산 언덕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게 잔망스러워서 무슨 전설과 역사를 여기다 갖다 붙인 것이 가당치 않다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다.” 하지만 산행은 생각만큼 빨리 끝낼 수 없다. 백제의 찬란하고도 애절한 역사가 발걸음을 휘휘 감기 때문이다. 산을 한 바퀴 돌면 부소산성, 군창지, 영일대, 송월대, 사비루, 영일루, 반월루, 백화정, 궁녀사, 삼충사, 낙화암, 고란사, 조룡대 등 무수한 유적을 만날 수 있다. 산행이 역사기행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백마강 남쪽 부소산을 감싸면서 쌓은 사비(지금의 부여)시대의 도성(都城)이 부소산성이다.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로 수도를 옮기던 백제 성왕 16년(서기 538년)에 왕궁을 수호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소산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백제 말기의 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장군을 모신 삼충사가 나타난다. 거기서 조금 올라 ‘땟쨌골’이라고 부르는 곳에 삼천궁녀의 원혼을 위로하는 궁녀사가 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낙화암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소나무는 점점 길고 곧은 낙락장송으로 변한다. 절개와 지조의 현장이 가까이 있음을 미리 알려주듯이. 부여를 대표하는 장소는 낙화암이다. 낙화암은 서기 660년(백제 의자왕 2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침공으로 함락되자 궁녀 3000명이 치욕보다는 죽음을 택해 투신했다는 곳이다. 투신하는 궁녀를 꽃으로 표현했다. 때마침 건양대와 자매결연한 일본 대학생 50여 명이 가이드에게서 낙화암 전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많은 학생이 “3000명?”이라며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3000명이라는 숫자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다. 그저 많음을 상징하는 숫자라거나 300명의 와전이라는 얘기도 있다. 역사저술가인 구본창 씨는 ‘패자의 역사’라는 책에서 낙화암의 전설은 “왜곡과 허구”라고 지적했다. 우선 당시 사비성 인구가 5만 명이니 그 반을 여성으로 볼 때, 그 가운데 궁녀가 될 수 있는 연령대(15∼25세)는 어림잡아 4000명인데 이들이 대부분 궁녀였단 말이냐는 얘기다. 왕궁 터의 규모를 볼 때 궁녀 3000명을 수용하기 어렵고, 삼국사기를 비롯한 역사서 어느 곳에도 삼천궁녀의 이야기는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의자왕의 방탕함을 강조해 침공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신라의 의도적인 조작이었을까. 하지만 삼천궁녀의 얘기가 조선시대 문인들의 시에서 처음 발견된다는 견해도 있으니 진위는 알 수 없다. 낙화암 밑의 고란사는 꼭 대중가요의 가사가 아니어도 종소리가 금방이라도 은은히 울릴 것 같은 분위기다. 고란초를 보면서 샘물을 마시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이곳을 휘감아 도는 백마강은 더욱 아름답다. 부여 사람들은 부여읍 정동리 앞 범바위와 천정대에서 세도면 반조원리에 이르는 약 16km 구간의 금강을 특별히 ‘백마강’이라고 부른다. 백마강을 운행하는 황포돛배를 타면 낙화암과 고란사를 감싸 안은 부소산이 절경으로 다가온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이 시리즈는 매주 목요일에 게재되며 동아닷컴(localen.donga.com)에서 언제든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제보도 가능합니다.}
충남 청양군 특산품인 고추와 구기자를 알리기 위한 ‘제11회 청양 고추 구기자 축제’가 3일부터 5일까지 청양군 청양읍 재래시장에서 열린다. 고추 구기자 발전심포지엄, 전국 매운맛 푸드 페스티벌, 찾아가는 노래교실, 군악대와 읍면 농악단의 길놀이, 구기자 빨리 옮기기, 고추 및 구기자 따기 체험, 마당놀이 ‘이춘풍 난봉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개막식 축하공연은 유명 연예인 대신 63빌딩 상설공연팀을 초청했다. 토종닭 시식회, 청양고추장 보리밥 비벼 먹기, 천연염색과 두부 만들기 체험, 세계 60개국 고추 300여 종을 선보이는 세계고추품종전시회 등의 상설행사도 마련됐다. 4일 오후 3∼7시에는 한국기록원 주관으로 막걸리(500cc) 숟가락으로 떠먹고 청양고추 5개 빨리 먹기, 연인이나 아내 들고 오래 서 있기 등 이색 이벤트도 열린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는 9월부터 특구 내 대기업 연구소들이 지역과의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31일 밝혔다. 시범적으로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대림산업 대덕연구소(9월 15일)와 애경종합기술원(9월 29일),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10월 13일), LG화학 기술연구소(10월 27일) 등이다. 대림산업 대덕연구소에서는 공동주택에 쓰이는 친환경에너지(건축환경연구센터), 애경종합기술원에서는 생활용품(주방 및 세탁용품과 화장품 등),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는 타이어 실험장비 및 파일럿 플랜트, LG화학 기술연구소에서는 디스플레이(LCD 등) 소재, 신소재 에너지, 배터리 등의 개발품을 둘러보고 연구과제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042-865-8831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와 충청체신청은 다문화가정의 국제우편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사업을 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도내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여성이 모국으로 선물을 발송할 경우 국제우편요금(EMS)이 10% 할인된다.}

경기 수원시 집에서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로 통학하는 2학년 이진실 씨(21·정보통신공학과)는 2학기 공연영상학과 김태현 교수의 ‘길 위의 문학’ 강의를 철길 위에서 수강한다. 수도권 연고 학생이 70%를 넘는 점을 감안해 학교 측이 마련한 ‘전철 강의’ 덕분이다. 이 씨는 “차창 밖의 가을을 만끽하면서 통학시간에 학점을 이수할 수 있어 두 과목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첫 열차(장항선) 강의의 테이프를 끊었던 순천향대가 학교 앞인 아산시 신창면까지 수도권 전철이 연장되자 전철 강의를 이번 학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 대학 손풍삼 총장과 코레일 허준영 사장은 30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 열차 강의실 운영’ 협약을 맺었다. 협약 직후 두 사람은 누리로(1727열차) 전철 강의실에 동승해 신창순천향대역까지 같이 갔다. 강의실에서 손 총장은 수강생 60명을 상대로 ‘녹색성장을 리드하는 열차강의’를, 순천향대 법학과 최한준 교수는 전철강의 정식 과목인 ‘재미있는 법정영화 이야기’를 강의했다. 열차 강의에는 앞의 두 과목을 포함해 교양교육원 김인석 교수의 ‘지구환경과 온난화’ 등 모두 3과목이 개설됐다. 주당 1시간에 1학점씩인 3과목(과목당 정원 60명) 모두 일찌감치 수강신청이 마감됐다. 강의는 통학생들이 최종적으로 승차하는 수원역에서 신창순천향대역까지 가는 시간인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를 위해 66석이 정원인 누리로 객차 강의실에는 4개의 19인치 LCD 영상모니터와 4개의 스피커, 빔프로젝터, 무선마이크 등 교육기자재가 설치됐다. 학교 측은 강의 때의 학생 전철요금을 대신 내주기로 했다. 손 총장은 “친환경 열차 강의를 통해 시간활용은 물론 경제적, 환경적 활용 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며 “다음 학기부터는 학점교류 협약을 맺은 천안과 아산의 다른 대학 통학생들에게도 강의를 개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가 2002∼2008년 장항선 구간(온양온천역∼서울역) 새마을호 열차에 마련한 열차강의에서는 학생 2043명이 45개 강좌를 수강했다. 한편 순천향대는 이번 전철 강의를 계기로 총학생회와 함께 대학 내에서 운행하던 셔틀버스를 2학기부터 대폭 줄이고 승용차가 다니던 일부 도로를 산책길인 ‘올레길’로 지정하는 등 그린 캠퍼스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천안시에 2015년 말 경전철이 개통된다. 천안시는 ‘천안시 도시철도(경전철) 기본계획’이 최근 국가교통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관보에 확정 고시돼 경전철 건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2011년 착공될 경전철 코스는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에서 천안시청, 국제비즈니스파크, 버스종합터미널에 이르는 총연장 12.308km(정거장 10곳).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과 새로 들어설 예정인 수도권전철 부성역에서 직접 환승이 가능해 경제성과 접근성이 대폭 향상됐다. 기존 철도망과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해 대부분의 도심지역에서 경전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667억 원(보상비 포함)이 투입될 이 사업은 일부 터널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 구간이 고가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천안 도심의 모습을 확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경전철은 고무차륜(AGT) 시스템으로 소음이 적기 때문에 도심지역을 통과해야 하는 천안시 여건에 적합하다는 것이 천안시의 판단이다. 또 무인 자동운전으로 운영비도 크게 절감된다. 정시성과 안전성 등을 확보한 최첨단 운영 시스템으로 노약자나 장애인 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인구와 자동차의 급증으로 인한 도심지역 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절약 효과가 높은 경전철을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며 “경전철 도입으로 도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고 지역균형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백제시대 왕실에서는 술이나 차를 마시다 잔이 비면 조용히 잔을 흔들었다고 전한다. 그러면 술이나 차가 들어 있을 땐 울리지 않던 잔 속의 방울(흙으로 제조)에서 소리가 났다. 상대방은 이 소리로 잔이 비었음을 알아차려 술이나 차를 따라 줬다.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이 같은 백제왕실의 잔을 재현한 ㈜백제요의 ‘사랑방울잔’(사진)이 충남도 인정문화상품 1호로 선정됐다. 충남도는 충남 문화를 소재로 한 우수한 문화상품 발굴 및 상품 개발을 위해 ‘충남도 인정문화상품’ 선정 대회를 열고 21개 업체 출품작 62종 중 이 제품을 대표 상품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제품은 충남의 문화를 충분히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장작가마에서 7일간 굽는 등 전통 기법을 사용해 작품성, 상품성, 예술성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제품을 만든 백제요 신승복 대표는 “사랑방울잔은 부부가 대화하기 위해 술이든 차든 잔을 늘 채우고 마주 앉아야 소리(갈등)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 문화산업담당 조인상 씨는 “인정문화상품으로 선정된 제품에 대해서는 인정서 수여, 상품개발 장려비, 컨설팅 지원, 각종 행사 우선 출품 자격 등을 주어 문화산업의 발전을 꾀하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국내 유일의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 인력 채용 행사인 ‘제5회 디스플레이·정보기술(IT) 산업 채용박람회’가 31일 오후 1∼5시 충남 아산시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사)충남디스플레이산업기업협의회와 충남디스플레이협력단, 충청권 뉴IT 선도 인재양성센터가 주관하고 아산시와 천안시, 충남테크노파크 디스플레이센터가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SFA, 네오뷰코오롱㈜, ㈜디이엔티 등 30여 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다. 박람회에 가기 전 홈페이지(disjob.hbsys.net)를 통해 이력서를 미리 등록하면 참가 우선권을 준다. 041-901-9042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의 질이 낮은 부실 대학에는 학자금 대출을 제한키로 하고 대상 대학을 내달 초 발표하겠다고 발표하자 상당수 지방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중요한 구조조정 정책인데 평가지표나 기준이 불합리하고 정책 예고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많다며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교과부가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을 선정하는 기준은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학사관리 등 교육의 질과 관련한 4가지 지표와 저소득층 학생 지원 실적, 대출금 상환율 등 재정건전성이다. 지방대들은 재학생 충원율 지표는 오래된 대학이나 여학생 비율이 높은 대학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A대는 정보기술(IT) 관련 학과가 많아 남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개교한 지도 오래되지 않아 걱정이다. A대 관계자는 “남학생들이 졸업하려면 학부 4년과 군복무 3년을 합해 최소한 7년이 걸리고, 제대 후 연차적으로 충원되는 특징까지 고려하면 편제 정원의 안정성은 10년이 지나야 생겨 신생 대학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 평가에서 중요한 신입생 충원율과 중도 탈락률이 정작 평가지표에서 빠진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충청권의 B대 관계자는 “이 지표를 적용하면 아마도 당초 평가와 판이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신입생 충원율이 높은데도 엉뚱하게 ‘부실 대학’으로 낙인찍힐 가능성도 많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공정성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등록자를 기준으로 취업률을 확인하기로 한 것도 맹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보건계열 C대는 간호사로 취직하면 군대 부사관과 같이 대기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에는 건강보험에 잡히지 않아 실제 취업률이 90%가 넘어도 평가에선 20∼30%밖에 안 된다는 것. D대는 교내 특성화 학과가 최근 3년간 국가공무원 자격시험에서 서울의 중위권 사립대보다 합격률이 높았지만 이런 특성화 전략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교과부가 불과 수년 전 특성화만이 지방대의 살길이라고 강조했지 않느냐”며 “대학 순위가 해마다 바뀌고 있는 마당에 2년 전의 자료를 평가자료로 삼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대학 총장은 “부실 대학이란 ‘사형 선고’를 내리는 정책인데도 판단 기준 및 절차 등에 대한 사전 예고나 공청회 같은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밀실행정”이라고 비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대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행사가 27일 오후 6시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대전일보 남재두 회장과 신수용 사장, 김재호 한국신문협회장(동아일보 사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염홍철 대전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등 내외빈 2000명이 참석했다. 남재두 회장은 환영사에서 “나보다는 다른 사람, 지역,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겠다는 열망으로 언론을 시작해 어언 60년이 지났다”며 “앞으로도 충청도와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언론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신수용 사장은 “언론의 중심에 서서 시대와 역사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충청도를 이끌 수 있는 자존심 있는 언론사, 100년 후 더 훌륭한 언론문화를 만들어내는 언론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호 회장은 축사에서 “6·25전쟁 중에 창간돼 한국의 민주화와 산업화에 많이 기여한 대전일보가 60번째 생일을 맞은 것을 많은 신문인들과 함께 축하드린다”며 “앞으로도 대전일보가 신뢰 받는 공정한 보도로 충청권과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더욱 크게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회창 대표와 염홍철 시장, 안희정 지사도 축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서 대전일보는 독재정권 비판보도로 100일 동안 세무조사를 받은 과정 등 정론직필과 특종의 역사를 담은 동영상을 상영하고 진취적 기상과 포용, 소통을 뜻하는 CI 선포식을 가졌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소원 빌고-진천 농다리축제 오늘부터 “1000년 역사의 농다리 밟으며 소원 빌어보세요.” 국내 최고(最古)의 자연석 돌다리인 농다리(籠橋)를 소재로 한 ‘생거진천 농다리축제’가 27일부터 사흘간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일원에서 열린다. 첫째 날 오후 5시 반 고유제를 시작으로 농다리 기원제, 점등식. 불꽃놀이, 소망의 다리 건너기, 개막식 및 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 28일에는 소두머니 용신놀이, 농다리 모형 만들기 체험, 농다리 놓기 및 농사철 농다리 건너기 재연, 사물·국악공연 등이 열린다. 29일에는 농다리장사 씨름대회와 상여 다리 건너기, 가족 걷기대회,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등이 각각 열린다. 또 농다리 사진 공모전을 비롯해 서각전, 전통규방전, 천연비누 및 도자기 체험, 생나무공예, 노인 일자리 생산품 전시 판매 등의 행사도 마련됐다.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 세금천에 돌로 쌓여진 농다리는 길이 93.6m, 너비 3.6m, 두께 1.2m, 교각 폭 80cm로 1000여 년 전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043-539-3602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고추 따고-괴산 고추축제 모레까지 “청정 괴산에서 고추도 따고, 맨손으로 물고기도 잡아보세요.” 충북 괴산의 ‘괴산 고추축제’가 26일부터 29일까지 괴산읍 동진천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청정자연 향토문화, 샘솟는 선(仙) 고추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매운고추 먹기, 청결고추 꿰기, 향토음식경연, 고추도령과 배추낭자의 전통혼례식, 국악 한마당, 임꺽정 선발대회, 괴산사랑 골든벨, 물고기 잡기 등의 행사가 열린다. 특히 괴산 출신으로 1953년 설계도도 없이 비행기 고철 조각을 조립해 국내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김우석 옹과 관련된 사진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또 중국과 멕시코, 헝가리 등 세계 50여 개국에서 재배하는 100여 품종의 고추도 선보인다. 이 밖에 괴산 청결고추 직판행사를 비롯해 괴산관광 홍보관 운영, 전국사진촬영대회, 누에생태 및 승마, 뗏목타기 등도 마련됐다. 043-830-3227, 3316, 3215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山寺풍류-금산 보광사 음악회 내일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지난달 새 창작곡집 ‘임동창의 풍류, 허튼 가락’을 내놓은 국악 피아니스트 임동창 씨(54)가 28일 오후 6시 반 충남 금산군의 보광사에서 산사음악회 ‘임동창 풍류-너도 좋고 나도 좋고 흥야라’를 연다. 이번 산사음악회에는 테너 송건우, 재즈보컬 유미경, 가수 이동원, 대금연주자 이생강 씨 등이 함께 출연해 클래식과 재즈, 우리 가락의 경계를 넘나들며 흥겨운 공연을 펼친다. 금산군 금산읍 음지리 진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보광사는 작고 아름다운 사찰로 임 씨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임 씨가 10년 전 두문불출하면서 자신만의 음악을 찾아 정진하던 곳일 뿐만 아니라 한때 불가에 몸을 담았던 그가 함께 계를 받고 형제를 맺은 석보선 스님이 주지로 있다.011-403-8081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에서 첫 일반직 공무원 출신 교장이 탄생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영기 도교육청 기획관리국장(59·사진)이 31일 명예퇴직 후 천안 한마음고 교장에 취임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국장은 사무관 이상의 일반직 교육공무원의 경우 5년 이상의 교육 또는 교육행정 경력 등을 갖추면 전문직인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한 교원 임용 규정을 활용해 최근 교장을 공모한 한마음고에 지원했다. 이 국장은 1971년 교육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일선 학교에서 행정업무를 담당하다 도교육청으로 옮겨 교육환경개선과, 교육정보화과, 감사담당관실, 공보담당관실에서 근무했고 교육시설과장, 행정지원과장을 거쳤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기획관리국장을 맡아왔다. 그는 한마음고가 수년 전 각종 회계부정 등으로 큰 혼란을 겪었던 만큼 학교 안정화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수상한 사람이 어린 여학생을 납치하려고 합니다.” 6월 말의 어느 일요일 오후 한 통의 112 신고 전화에 조용하던 시골 경찰서가 발칵 뒤집혔다. 즉시 출동해 검거한 결과 범인은 다른 지역에서 이미 두 번이나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흉악범으로 밝혀졌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범행을 막은 것은 주의 깊고 용기 있는 시민 김영철 씨(가명) 덕분이었다. 그는 사업차 바쁜 길임에도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50대 남자와 10대 소녀의 수상쩍은 실랑이를 그대로 넘기지 않았다. 차를 세우고 지켜보다가 남자의 태도가 점차 강압적으로 변하자 직접 제지한 뒤 부모와 경찰에게 연락했다. 그가 투자한 단 5분이 한 소녀의 소중한 인생과 한 가정의 행복을 지켜낸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의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은 곧바로 ‘아동 안전지킴이 순찰대’를 발족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아동 성폭력 피해는 인구 10만 명당 2005년 1.6건에서 2008년 2.5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내 딸이 걱정돼서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김 씨의 말처럼 시민 한 명 한 명의 관심의 울타리가 확대되면 불행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서연식 충남 홍성경찰서장}

백석대는 이계영 대외협력본부장(사진)을 대외협력부총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보직인사를 24일 단행했다. △백석학술정보관장 강종성 △인성교육원장 김기창 △평생교육원장(천안) 김종표 △사범학부장 정해동 △보건학부장 겸 응급구조학전공주임교수 함순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