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잠깐만요/5분 시간내 성폭행범서 여학생 구한 시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수상한 사람이 어린 여학생을 납치하려고 합니다.” 6월 말의 어느 일요일 오후 한 통의 112 신고 전화에 조용하던 시골 경찰서가 발칵 뒤집혔다. 즉시 출동해 검거한 결과 범인은 다른 지역에서 이미 두 번이나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흉악범으로 밝혀졌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범행을 막은 것은 주의 깊고 용기 있는 시민 김영철 씨(가명) 덕분이었다. 그는 사업차 바쁜 길임에도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50대 남자와 10대 소녀의 수상쩍은 실랑이를 그대로 넘기지 않았다. 차를 세우고 지켜보다가 남자의 태도가 점차 강압적으로 변하자 직접 제지한 뒤 부모와 경찰에게 연락했다. 그가 투자한 단 5분이 한 소녀의 소중한 인생과 한 가정의 행복을 지켜낸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의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은 곧바로 ‘아동 안전지킴이 순찰대’를 발족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아동 성폭력 피해는 인구 10만 명당 2005년 1.6건에서 2008년 2.5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내 딸이 걱정돼서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김 씨의 말처럼 시민 한 명 한 명의 관심의 울타리가 확대되면 불행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서연식 충남 홍성경찰서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