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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 종주국 일본에는 여자 실업팀만 해도 24개에 이른다. 국내 여자 실업팀 수(9개)의 두 배가 넘는다. 일본 여자 실업팀에서 여성 감독은 2명에 불과할 만큼 지도자를 향한 벽은 높다. 그중 한 명이 한국인이다. 교토 북부 후쿠치야마를 연고로 한 의료기기 및 서비스 업체인 와타큐 세이모아의 김경자 감독(41·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올 3월 부임한 김 감독은 선수들을 이끌고 경북 문경시민정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90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출전했다. “경기장에서 상주 집까지 차로 10분 걸려요. 부모님과 모처럼 반갑게 만났어요.” 상주성신여중 1학년 때 유니폼에 반해 정구를 시작한 김 감독은 효성여대를 거쳐 농협에서 선수로 뛰었다. 3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1996년 동아일보 대회 단식에서 우승했던 스타 출신이다. 1997년 은퇴 후 농협에서 일반 행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홀연히 희망퇴직을 한 뒤 일본 유학을 떠났다. 일본어 연수를 하다 일본 정구 대표팀 감독의 권유로 정구 코치의 길에 접어들어 용품업체 미즈노 인스트럭터로 5년 동안 일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현재 팀에서 코치로 일한 김 감독은 “일본은 개인 성향이 강하다. 팀워크와 밝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권위 있는 대회에 나온 만큼 승패를 떠나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겠다”고 말했다.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프로농구 SK는 지난 정규시즌 성적 부진에 허덕였지만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한 적이 있다. 역대 최다인 16연승을 질주하던 최강 동부의 17연승을 저지한 날이었다. 경기 후 SK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는 진한 뒤풀이까지 하며 축배를 나눴다. 반면 동부는 모기업 총수인 김준기 회장까지 지켜보는 가운데 뜻밖의 완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묘한 인연으로 엮인 동부와 SK가 혼혈 선수 이승준을 차지하기 위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3일 한국농구연맹의 영입 의향서 마감 결과 동부와 SK가 똑같은 조건(연봉 4억5000만 원+인센티브 5000만 원)으로 이승준을 적어내 7일 제비뽑기를 통해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추첨 방식이 묘하다. 상자에 담긴 공 2개 가운데 하나를 뽑아 그 안에 넣어둔 쪽지에 해당되는 구단이 또 다른 상자에 담긴 공 2개 중 하나를 먼저 선택한다. 여기서 ‘O’가 적힌 쪽지가 나오면 이승준을 차지할 수 있지만 ‘X’가 나온다면 꽝이 돼 다른 구단에 이승준을 넘긴다. 문경은 감독은 “이승준을 뽑으면 외국인 선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김민수와 최부경도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희 동부 감독 역시 “윤호영의 입대 공백을 메우려면 행운이 따라야 한다”고 절박해했다. 늘 뽑기와 인연이 멀던 모비스는 올 초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김시래를 뽑은 데 이어 이번에도 문태영을 낚는 데 성공해 쾌재를 불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빛바랜 흑백 사진의 추억 속에 뜻 깊은 90번째 정구 축제가 막을 올렸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 대회로는 최고 역사를 지닌 제90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6일 경북 문경시민정구장에서 개막됐다. 경기장 한쪽에 마련된 추억의 사진전에서는 1923년 구름 관중이 몰린 가운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댕기머리에 흰색 저고리를 입고 정구를 하는 장면을 비롯해 그간 역사를 돌아보는 소중한 자료가 공개됐다. 초등부부터 일반부에 걸친 남녀 출전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은 할머니, 어머니뻘 되는 선배 선수들의 예전 모습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여자 정구대회로 시작된 이 대회에 대해 정구 원로인 이동재 군산대 명예교수(73)는 “억압받던 여성의 해방운동과 같은 대회였다. 오랜 세월 어려움 속에서도 90주년에 이르러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1924년 2회 대회부터 출전한 어머니(2009년 작고)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고 이 대회에서 10차례 우승한 김영희 전 한국여자정구연맹 회장(67)은 “정구가 올림픽 종목도 아니고 소외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활발히 뻗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구 종주국 일본에서 출전한 와타큐 세이모아의 곤도 아야카는 “일본에서도 이런 역사를 지닌 대회는 못 봤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축하 공연과 축포로 서막을 알린 이번 대회는 7일부터 11일까지 100개 팀 700여 명의 출전 선수가 단식과 복식, 단체전 등에서 열띤 경합을 펼친다. 이날 개회식에는 박상하 대한정구협회 회장, 고윤환 문경시장, 최맹호 동아일보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23년 6월 30일자 동아일보 1면 톱기사는 본보가 주최한 전국여자정구대회 개막을 알렸다.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단일 종목 대회였던 데다 당시만 해도 여전했던 남존여비 사상을 혁파하자는 계몽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서울 정동 제일고등여학교에서 열린 이 대회를 보기 위해 2만 명이 몰렸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그로부터 장구한 세월을 보낸 이 대회가 어느덧 구순을 맞았다. 올해로 90회가 된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6일 경북 문경시민정구장에서 막이 오른다. 개막식에 앞서 퓨전 색소폰 연주와 퓨전 난타 공연 등 식전행사가 열린다. 대회 90년 역사를 돌아보는 사진 전시회도 개최된다. 다음 날부터 11일까지 5일간의 열전에는 남녀 초-중-고-대학과 일반부에 걸쳐 역대 최대 규모인 100개 팀에서 700여 명이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쳐 우승을 다툰다. 정구 종주국 일본의 와타큐 세이모아와 세이비여고도 출전한다. 뜻깊은 대회를 맞아 이번에 새로운 기록이 나올지도 흥미롭다. 농협은행 김애경(사진)은 여자 일반부 단식에서 그 누구도 한 적이 없는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김애경은 “개인 기록보다도 최근 회사 이름이 농협은행으로 새로 바뀐 만큼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네 번씩 훈련했다”고 밝혔다. 김애경은 단식과 단체전에 복식까지 3관왕을 넘보고 있다. 3월 회장기에서 우승한 농협은행은 여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4연패를 노리는데 안성시청과 결승에서 맞붙을 공산이 크다.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는 지난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신흥 강호 서울시청과 홈코트의 문경시청, 이천시청의 3파전이 예상된다. 주인식 문경시청 감독은 “남자 일반부는 전력 평준화가 두드러진다. 대회 때마다 우승 팀이 바뀔 정도의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 일반부 개인 단식에서는 김동훈(문경시청), 전지헌(달성군청), 이요한(이천시청)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음 착한 키다리 아저씨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누구보다 기다려왔다. 누군가에게 기쁨과 희망을 전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 207cm의 큰 키를 앞세워 왕년의 농구스타로 이름을 날린 한기범(48·사진)이다. 한기범은 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2012 희망 농구 올스타 나눔대잔치’를 개최한다. 지난해 의정부에서 처음 열어 허재 강동희 등 후배 농구인들의 동참 속에 성황을 이룬 뒤 올해는 무대를 더욱 키운 만큼 신경 쓸 일이 많아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농구를 통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우리 이웃에게 꿈을 키워주고 싶어요. 따뜻한 손길을 느끼게 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어린이 심장병 환자, 다문화가정, 농구 꿈나무를 후원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는 농구 코트의 별들과 인기 연예인 등이 혼성으로 팀을 이뤄 이벤트 경기를 하고 가수와 개그맨 공연도 펼친다. 남자농구대표팀 이상범 감독은 취지에 동감하고 대표선수들의 참가를 약속했다. 가족단위로 참가하는 농구슛대회와 중학교 클럽팀 대항전 등 볼거리가 많다. 다문화가정 1000명과 산골학교 학생 100명도 초청할 계획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한기범희망재단(www.yeshan21.com)을 운영하고 있는 한기범은 “후원업체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나눔과 배려의 스포츠정신을 살리기 위해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기범은 틈나는 대로 보육원 등을 찾아 농구를 가르쳐주며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한기범 역시 역경이 남의 일은 아니었다. 1980년대부터 10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발목 무릎 등에 찾아온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1996년 은퇴 후 거인병으로 불리는 혈관계 희귀 질환인 마르판증후군으로 두 차례나 심장수술을 받았다. 아버지와 동생을 모두 세상을 뜨게 한 바로 그 병이었다. 다행히 건강을 되찾은 그는 제2의 인생에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은둔의 필드 스타’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팬들과의 직접 소통에 나섰다. 우즈는 1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던진 질문 가운데 19개를 추려 대답한 14분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 대신 그는 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참석해야 될 공식 기자회견은 처음으로 건너뛰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제스처이자 언론의 비판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악인 공동 40위에 그친 데다 이 대회 2라운드 16번홀에서 9번 아이언을 걷어차는 거친 매너로 눈총을 샀다. 우즈는 마스터스 때의 상황부터 설명했다. “당시 공을 다루는 데 애를 먹었다. 기본 셋업 자세부터 테이크어웨이까지 잘못돼 있었다. 션 폴리 스윙 코치와 수백 번의 교정을 거쳐 이제 바로잡았다.” 메이저 대회 14승을 포함해 PGA투어에서 통산 72승을 거둔 우즈는 가장 좋아하는 우승 트로피가 브리티시오픈 때 받은 클라레 저그라고 털어놓았다. 앨버트로스(더블이글)를 해봤냐는 질문에 그는 “두 번 있었는데 공식 대회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1995년 웨일스에서 열린 미국과 유럽의 아마추어 대항전인 워커컵 연습라운드에서 처음 한 뒤 집 근처인 미국 올랜도 인근 아일워스골프장 7번홀에서 마크 오미라와 라운드하다 기록했다는 것. 가장 기억에 남는 퍼트로는 “1997년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한 1.2m 파 퍼트였다”고 회상했다. 우즈는 “2주 동안 훈련을 열심히 했고 스윙 문제도 바로잡았으니 퍼트만 된다면 이번 대회와 다음 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기대해도 좋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경희대와 고려대가 88-88로 팽팽히 맞선 경기 종료 직전. 경희대 김민구가 필사적으로 상대 코트를 향해 내달려 3점슛을 날렸다. 8m 정도를 날아간 공이 림 안으로 빨려 들어간 뒤 종료 버저가 울렸다. 경희대의 극적인 승리였다. 경희대가 1일 서울 고려대에서 열린 대학농구리그 방문경기에서 김민구의 버저비터에 힘입어 91-88로 이겼다. 경희대는 올 시즌 개막 후 10연승을 포함해 대학농구리그 34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이날 이기면 경희대와 공동 선두가 될 수 있었던 고려대는 전반전에 10점 이상 앞섰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한 채 시즌 개막 후 8연승을 마감하며 첫 패배를 당했다. 김민구는 후반에만 23점을 집중시키며 25점을 터뜨렸다. 경희대 센터 김종규는 18득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고려대는 정희재가 31점으로 공격을 주도했지만 기대를 모은 문성곤이 무득점에 그쳤고 이동엽은 부상으로 출전조차 못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누군가가 잔인하다고 했던 4월이 그에게는 화려하기만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세 차례 정상에 올랐다. ‘슈퍼 여고생 골퍼’ 김효주(17·대원외고 2년·사진)다. 김효주는 지난 주말 싱가포르 타나메라골프장에서 끝난 퀸시리키트컵 아시아 태평양 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개인전(합계 12언더파)과 단체전 우승을 휩쓴 뒤 지난달 28일 귀국했다. 원주 집에 머물고 있는 김효주는 “태극마크를 달고 트로피를 받아 더욱 기쁘다. 하도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이젠 좀 쉬고 싶다”며 웃었다. 최근 4주 연속 출전했던 그는 프로와 아마, 국내와 해외 무대를 넘나들었다. 지난달 초 아마추어대회인 제주도지사배에 이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2주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우승한 3개 대회에서 2위와의 타수 차는 평균 7.3타였을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 기간에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롯데챔피언십에도 초청을 받아 공동 12위로 선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체력이 달려 이틀 동안의 연습라운드를 그린 점검만으로 끝냈다. “첫날은 홀을 잘 몰라 어디로 티샷을 해야 할지 헷갈릴 정도였어요.” 그래도 정상으로 가는 길에 거침이 없을 만큼 샷 감각에 한껏 물이 올랐다. 필드의 대형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김효주는 5월에는 9월 개막하는 세계아마추어선수권 대표선발전 준비에 전념할 계획이다. 아마추어선수의 국내 프로 대회 출전 제한(연간 4회) 규정만 없었다면 프로 언니들의 눈총이라도 살 뻔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하나(삼성전기)와 정경은(인삼공사)이 인디아오픈 배드민턴슈퍼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세계 랭킹 10위 김하나-정경은 조는 3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 15위 이신바오-콴신충 조(중국)를 2-0(21-17, 21-18)으로 눌렀다.}

전창진 프로농구 KT 감독(사진)은 1988년부터 1997년까지 10년 동안 아마추어 삼성 매니저로 일했다. 당시에는 구단 프런트 업무가 분화되지 않던 시절이어서 전 감독은 스카우트, 선수단 관리, 구단 홍보 등 온갖 일을 다 했다. 선수들의 간식을 준비하거나 인생 상담을 해주는 카운슬러를 맡기도 했다. 오랜 세월 구단의 구석구석을 살폈던 전 감독은 프로농구 사령탑에 올라서도 음지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구단 직원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하다. 지난 주말에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김승기 손규완 코치뿐 아니라 트레이너, 프런트 직원 등 10명과 제주 워크숍을 다녀왔다. 1000만 원 정도로 예상된 경비는 전 감독이 모두 부담할 작정으로 추진했다. 이 계획을 전해들은 권사일 KT 단장이 회사와 제휴된 숙박시설을 선뜻 제공해 전 감독의 부담을 다소 줄여주긴 했어도 감독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스태프를 챙기는 건 이례적이었다. 전 감독은 “KT에 온 지 어느새 3년이 지나 3년 재계약까지 했다.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서로 의기투합하면서 자연스럽게 업무 얘기도 나누고 고충을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동부에서 지휘봉을 잡았을 때 체력담당 트레이너의 직위를 코치로 격상시켜 주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자신의 연봉을 줄이더라도 식솔의 처우는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감독의 그런 모습에 구성원들은 더욱 하나로 뭉치며 힘을 냈다. 최하위였던 KT는 전 감독 부임 후 3시즌 연속 4강에 들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전 감독의 통 큰 마음이 버팀목이었는지 모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보다 더 완벽한 결혼선물이 있을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2년째 무관에 그치다 결혼을 눈앞에 두고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으니…. 이 장면을 지켜보던 예비신부는 눈물을 쏟았다. 30일 미국 루이지애나 주 에이번데일의 TPC루이지애나(파72)에서 끝난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한 제이슨 더프너(35·미국)였다. 더프너는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통산 18승에 빛나는 어니 엘스(남아공)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PGA투어 164번째 도전 끝에 처음 정상에 등극한 그는 6일 고향 앨라배마 주에서 약혼녀 어맨더 보이드 씨와의 결혼을 앞두고 115만2000달러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더프너는 “생각보다 결혼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와 그녀를 위한 선물을 더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더프너는 지난주까지 준우승 세 번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 중 두 번은 연장전에서 맛본 패배였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적은 올해에만 두 번을 포함해 다섯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주저앉았다.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는 4라운드 막판 5타차 선두였다 15, 16, 17번홀 연속 보기로 무너졌다. 뒷심 부족이 약점이던 그는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어떤 중압감도 극복하게 됐다. 2타차 선두였던 그는 이날만 5타를 줄인 엘스와 공동 선두로 맞서다 16번홀(파4)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공이 물에 살짝 잠겨 칠 수는 있었지만 악어가 5m 밖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1벌타 드롭을 선택한 그는 3온 후 14m 장거리 파 퍼트를 넣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갈 수 있었다. 2차 연장전에서 그는 2온에 성공한 뒤 이글퍼트를 60cm에 붙인 뒤 신중하게 버디를 낚았다. 1차 연장전에서 1.5m 버디 퍼트를 놓쳐 다 잡은 승리를 날린 엘스는 2차 연장전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그린 에지에서 한 4.5m 버디퍼트가 컵 5cm를 스쳐지나가 우승의 꿈이 깨졌다. 무표정한 얼굴이 트레이드마크인 더프너는 선행으로도 유명하다. 약혼녀의 조언으로 버디 1개에 100달러, 이글 1개에는 500달러씩을 모아 주니어 골프 육성에 쓰는 ‘바마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으며 자선재단을 운영하며 불우이웃과 토네이도 피해자 등을 돕는 데 앞장섰다. 2타차 3위로 마친 루크 도널드는 로리 매킬로이를 밀어내고 세계 1위 자리에 복귀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번에도 역시 남의 잔치였다. 29일 이천 블랙스톤골프장(파72)에서 끝난 유럽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얘기다. 올해 5회째를 맞도록 한국 선수는 줄곧 무관에 그쳤다. 이번에는 역대 최악의 성적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양용은의 공동 15위(7언더파)가 최고였다. PGA투어 신인 배상문은 공동 20위(6언더파). 해외파를 뺀 40명 가까운 한국 선수가 들러리로 전락한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 대회는 올 시즌 국내에서 열린 첫 남자 프로대회였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회장 인선을 둘러싼 내홍을 몇 달째 겪으면서 대회가 축소된 탓이다. KPGA 소속 프로들은 대부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대회에 나서 경기감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첫날 강풍까지 불면서 30명 가까운 한국 선수가 예선 탈락했다. 명색이 국내에서 열렸는데도 한국 선수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여 출전 수를 제한한 것도 문제였다. 대회 코스는 그린 주변이 까다롭고 그린의 굴곡이 심해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트가 스코어를 결정지었다. 한국 선수들은 코스를 자주 접할 수 없어 홈 이점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양용은은 “각국의 코스를 두루 경험한 유럽 선수들은 평균적인 기량이 한국 선수들보다 낫다. 바람, 추위, 코스 상황을 읽는 능력도 앞선다”고 말했다. 우승은 18언더파를 친 오스트리아의 베른트 비스베르거에게 돌아갔다. 유럽 투어 첫 승을 한국에서 장식하며 36만7500유로(약 5억5000만 원)의 상금을 챙겼다.이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골프용 GPS 거리측정기를 제조하는 골프버디 코리아는 ‘골프 버디 보이스’(사진)를 내놓았다. 전 세계 110여 개국 4만여 골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이내믹 그린 뷰 시스템으로 골퍼가 있는 곳에서부터 핀까지의 거리 정보를 제공한다. 또 핀 위치(그린 앞, 중앙, 뒤)에 따른 거리 정보로 정확한 코스 공략을 유도한다. 가로세로 42.8mm에 무게가 28g에 불과해 휴대가 간편하다. ○ 던롭코리아는 ‘젝시오 말렛 퍼터’(사진)를 출시했다. 헤드 페이스면 내부에 3층 구조의 인서트 페이스를 삽입해 부드러운 타구감과 거리감 측정을 쉽게 했다. 토와 힐 부분에 각각 무게 5g인 텅스텐 니켈 웨이트를 장착해 헤드의 관성모멘트를 증가시켜 타구의 직진성과 방향성을 높였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있으며 왼손용은 특별주문으로 구입할 수 있다. 29만 원. 02-3462-3957 ○ 아디다스 골프는 통풍과 수분관리 기능을 강화한 ‘클라이마쿨 에너지 포모션’ 폴로셔츠(사진)를 선보였다. 쿨맥스 익스트림 액티브 원사를 사용해 땀과 열의 빠른 흡수 및 배출 기능을 갖췄다. 또 쿨맥스 에너지 소재로 체내 산소율을 7% 증대시켜 근육의 피로를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 인체 공학적 3차원 패턴인 포모션은 착용감과 활동성을 높였다. 남성용 14만8000원, 여성용 13만8000원. 02-3415-7300 ○ 일본 골프 용품 투어스테이지를 수입 판매하는 석교상사가 프리미엄 명품 골프 의류 브랜드인 ‘파라디조(PARADISO·사진)’를 론칭한다. 앵무새를 형상화한 ‘P-Bird’라는 브랜드 심벌을 통해 차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석교상사는 파라디조와 함께 투어스테이지 의류, 기능성 여성 의류 라인 CL로 골프 웨어 부분을 강화할 계획이다. 02-558-2235}

“안녕하세요. 성균관대 법학과 97학번 김병현입니다.” 프로야구 넥센 김병현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성균관대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재치 있는 자기소개로 화제를 뿌렸다. 그의 전공이 법학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눈길을 끌었다. “원래 체대에 가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친구들을 많이 사귀라’며 보냈다”고 그 이유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김병현의 교우 관계가 그리 활발했던 것 같지는 않다. “학교 앞까지는 많이 와봤다”는 게 그의 대답이고 보면. 10년 넘게 한국 테니스를 이끌었던 이형택. 건국대 영문학과 94학번인 그도 “영문도 모르고 대학에 간 것 같다”고 자주 쓴웃음을 지었다. 영어 장벽에 진땀 흘릴 때가 많았던 탓이다. 억울한 판정이 나와도 외국 심판에게 항의 한번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기 일쑤였다. 한국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김병현과 이형택은 누구나 그랬듯이 학창시절 훈련과 경기에만 몰두하느라 학업과는 벽을 쌓았다. 맹목적인 성적지상주의에 휩싸여 책상 앞에 앉을 시간에 공이라도 한 번 더 던지고 쳐야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공부하는 운동부가 강조됐다. 각종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됐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여전히 성과나 결과에 집착하는 국내 엘리트 스포츠 현실과 괴리를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학생들도 고교 때부터 직업교육을 하고 있다. 우수 선수가 굳이 모든 과목을 다 배워야 하는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나마 김병현과 이형택은 다양한 전공을 고를 수 있었지만 2000년부터 체육 특기자들은 대학에서 동일계열(체육 전공)만 지원하게 됐다. 특기를 살리고 입시 비리를 막을 의도였지만 전공 선택의 자유와 학습권 보장의 취지와 상충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초중고교 스포츠를 위축시킨 악수(惡手)라는 평가도 있다. 어린 선수들의 다양한 꿈을 제한할 수 있어서다. 타이거 우즈, 로레나 오초아, 마이클 조던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스포츠 스타들은 대학 중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찌감치 프로에 뛰어들어 부와 명예를 노릴 의도와 함께 운동선수라고 봐주지 않는 엄격한 학사 규정을 따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운동선수의 출석이나 학점을 예전보다 꼼꼼히 따지고 있기는 해도 대학 입학만 하면 졸업은 보장되는 편이다. 실제로 특정 선수를 위한 원격 수업이나 e메일 과제 등은 특혜 논란을 빚었다. 지난 주말 경주 토함산 기슭의 동리 목월 문학관에 들렀다.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의 소상한 경력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문단의 거목이 후학을 기르는 데 박사학위 소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요즘 세태와는 달랐다. 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연보 2011’에 따르면 4년제 대학(교육대 산업대 제외) 전임강사 이상 정규직 교수 5만8104명 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84.3%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사학위 취득에 무리수를 두는 스포츠 스타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문대성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시비는 한국 스포츠와 교육의 난맥을 드러낸 것 같아 더욱 씁쓸하다. 여기에 비뚤어진 개인 욕망이 투영되면서 문대성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던 순백의 도복에 좀처럼 지워지지 않을 얼룩을 남겼다. 오랜 세월 마치 창과 방패처럼 돼버린 공부와 운동. 그 해묵은 실타래를 풀어버릴 후련한 돌려차기가 정말 보고 싶다.김종석 스포츠레저부 차장 kjs0123@donga.com}

필드의 스타들이 즐비한 출전 선수 명단에 낯선 한국 이름이 눈에 띈다. 재미동포 골프 기대주 백우현(21·토드 백·사진)이다. 백우현은 26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초청받았다. 이 대회는 총상금 225만 유로(약 34억 원)에 이르는 특급 무대로 한국과 유럽의 주요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186cm, 90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백우현은 차세대 유망주로 인정받은 데다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초청을 받았다.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골프를 익힌 그는 2008년 미국으로 건너가 샌디에이고주립대에 다니던 지난해 말 전미 대학 랭킹 1∼30위만 출전하는 아메리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올해 초 프로 전향 후 유러피언 2부인 챌린지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해 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도전할 계획이다. 백우현은 더스틴 존슨, 저스틴 레너드, 샌디 라일 등이 소속된 햄브릭스포츠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백우현의 아버지는 한국 유도 대표 출신인 백장기 씨(51)로 1980년 중량급 강자로 매트를 주름잡았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동메달과 굿윌게임 은메달을 따냈다. 태릉선수촌 물리치료사였던 정영옥 씨와 결혼해 백우현을 낳은 뒤 뉴질랜드로 건너가 뉴질랜드대표팀 코치를 지냈다.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 건 더 좋은 환경에서 아들에게 골프를 시키기 위해서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빅야드’가 국산 골프공의 대명사로 불린 적이 있다. 1990년대 후반 무렵이었다. 장타 전용이라는 입소문까지 나면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그때 잠시였다. 10년 넘게 이렇다할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며 설 땅을 잃은 채 명맥만 유지했다. 지난해 4월부터 빅야드를 생산하는 넥센을 이끌고 있는 정광용 대표이사(51). 골프 구력 15년에 베스트 스코어 71타인 정 대표가 주력 분야인 타이어뿐만 아니라 골프공 영광 재현에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취임 1년 만에 그는 빅야드 DT300을 내놓아 20야드 이상의 비거리 증대 효과로 관심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 프리미엄급 새 브랜드 공 세인트 나인의 출시를 주도했다. “빅야드가 나름대로의 DNA를 지니고 있어도 재도약을 위해선 환골탈태해야 했다. 그래서 나온 게 세인트 나인이다.” 정 대표는 서울 사무소와 경남 김해의 공장을 오가며 골프공 성능 개선에 직접 관여했다. “직원들을 엄청 깼다. 이제 품질과 성능은 어디다 내놓아도 자신 있다. 외부 기관 테스트에서도 입증됐다. 시장 반응도 좋다.” 정 대표는 “세인트 나인은 단순한 골프공이 아니라 정신적인 동반자 같은 멘털메이트다. 공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안정을 찾는 부적 같은 존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세인트 나인은 한국을 상징하는 단청색으로 색채 심리학을 적용해 만든 사자(자신감), 원숭이(즐거움), 코뿔소(믿음) 등 9가지 동물 캐릭터를 공에 프린팅했다. 핸디캡 10의 골프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다. “두산 싱가포르 법인장 시절 1년 가까이 퇴근하면 저녁 먹기 전에 대리석 바닥에서 퍼터로 3m 떨어진 식탁 다리를 50개 연속 맞혀야 밥을 떴다. 하나라도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했다.” 고수의 길에는 역시 왕도가 없다는 얘기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처음엔 그저 멍했어요. 며칠 지나니 눈앞의 현실을 느끼게 되면서 더 힘들어졌어요.” 지난 일주일이 마치 1년이라도 된 듯했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여자 프로농구의 간판 가드 김지윤(37·사진). 13일 소속팀 신세계의 갑작스러운 해체 소식을 접한 그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친한 사람들은 너무 조심스러워 괜찮냐고 묻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지윤의 팀 해체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자신의 이런 운명이 한스럽기까지 하다. 마산여고 졸업 후 아마추어 실업팀 SK증권에서 뛰던 1998년 2월 팀이 농구단을 접으면서 당시 호화 멤버였던 유영주 이종애 정선민 등 선배 언니들과 뿔뿔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외환위기 상황이라 워낙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이해는 좀 됐는데 이번엔 상처가 너무 크네요.” SK증권을 떠나 국민은행 금호생명을 거친 김지윤은 신세계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고 했다. 지난 시즌 김지윤은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김지윤은 자신의 불확실한 앞날보다 후배 걱정부터 먼저 했다. “저는 이제 뛸 만큼 뛰었잖아요. 동생들은 아직 한창 코트를 지킬 때인데…. (김)정은이는 천안 집에서 매일 산에 다니며 기도하고 있대요.” 김지윤을 비롯한 신세계 선수들은 23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신세계 체육관에 모여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일주일 안에 방을 빼라”는 통보를 접했던 선수들은 구단 측에 훈련 장소와 지방 선수 숙소 제공 등을 간청한 끝에 일단 다시 공을 튀기게 됐다. 김지윤은 “서로 의지라도 했으면 좋겠다. 농구단 인수 기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한숨지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30년 가까운 농구 인생을 마감한 ‘바스켓 퀸’ 정선민(38·국민은행)은 18일 경기 용인시 보정동의 집에 홀로 있었다. 거실에 놓인 수많은 트로피와 메달은 화려했던 자신의 과거를 보여주는 듯했다. 지난 세월을 얘기하던 그의 목소리는 서서히 잠기더니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플레이오프 때 만난 정선민은 이미 떠날 뜻을 내비쳤다. “내 의지대로 떳떳하게 결정할 거예요. 그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준우승에 머물렀던 신한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이 결국 그의 고별무대가 됐다. 그래도 막상 은퇴를 결정한 배경이 궁금했다. “이번 시즌 내내 한계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선민 농구가 정점에 도달한 거죠. 더 뛰겠다는 건 욕심이고 추해질 것 같았죠. 부모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은퇴 얘기를 구단에 처음 꺼냈을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뭔가가 떨어져 가는 느낌이었다”던 정선민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졌다. 그동안 꽃밭을 밟는 아름다운 시절 아니었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아 홀가분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남 마산 산호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84년 농구를 시작한 정선민은 마산여고를 거쳐 1993년 SKC에 입단해 20년 동안 성인 무대를 굳게 지켰다. 신세계에서 4회, 신한은행에서 5회 등 총 9차례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1994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그해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금메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아시아선수권 2회 우승 등을 이끌었다. 정상에서 물러난 정선민은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한동안 코트를 떠나 있겠다. 지도자는 쉽지 않다. 머리를 식히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하와이에 처음 와봤는데 너무 좋고 신나요. 존경하는 프로님들에게 축하까지 받았어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수학여행이라도 가 있는 듯 들떠 있었다. 19일 미국 하와이 주 오아후 코올리나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한국 아마추어 국가대표 자격으로 초청받은 ‘프로 잡은 슈퍼 여고생’ 김효주(17·대원외고)였다. 김효주는 2주 전 제주도지사배에서 우승한 데 이어 15일 끝난 한국 여자프로골프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9타 차의 완승을 거뒀다. 김효주의 LPGA투어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은 작은 편인데 코스는 무난한 편이에요. 바람이 많이 불어 집중력을 잘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한 차례 연습라운드를 마친 김효주는 18일 쇼트게임과 퍼트 위주로 대회 준비를 마쳤다. “LPGA 대회는 역시 다르네요. 연습장도 한국과 달리 천연 잔디로 돼 있고 공도 타이틀리스트를 줘요. 호호∼.” 환영 만찬에서 김효주는 최나연, 신지애와 함께 식사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최나연은 후배의 등을 두드려준 뒤 팬에게 선물받은 홍삼을 우승 기념으로 김효주에게 전달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5일 제주 서귀포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2012년 국내 첫 대회인 롯데마트오픈 취재를 다녀왔다. 17세의 아마추어 김효주(대원외고 2학년)가 쟁쟁한 프로 언니들을 모두 제치고 9타차의 완승을 거둬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1∼4라운드를 모두 선두로 마친 끝에 정상에 골인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김효주는 지난해 여름 유망주로 본보에 소개한 적도 있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스타 탄생을 알린 이번 대회는 겉으론 화려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KLPGA투어의 난맥을 그대로 드러냈다. KLPGA가 제공한 역대 아마추어 챔피언 관련 기록에는 오류가 속출했다. KLPGA 측은 2000년 마주앙오픈 우승자가 아마추어 임선욱이라고 발표했지만 당시 트로피는 박현순이 차지했다. 박현순은 연장 끝에 임선욱을 꺾었다. 아마추어 가운데 최고 성적자를 버젓이 우승자라고 한 것이다. 김효주의 우승이 일찌감치 예견됐는데도 KLPGA에는 아마추어 우승자가 몇 명이나 나왔는지 몇 번째 기록인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사실 확인을 위해 뒤늦게 몇십 년 전 우승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는 해프닝도 있었다. 대회 운영도 여전히 어설프고 원칙과는 거리가 멀었다. 1라운드의 마지막 조는 6시간 12분 만에 경기를 마쳤다. 출전 선수가 100명이 넘어 오전 오후 조로 나누어 조 편성을 해야 했는데 방송 중계 편의를 위해 인아웃 동시 티오프로 오전부터 연달아 선수들을 내보내다 보니 전반 종료 후 홀마다 3, 4팀이 밀려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4라운드 대회는 1, 2라운드 조 편성을 같이 발표하는 게 상식이다. 이틀에 걸쳐 모든 선수들에게 오전 오후 시간대와 인아웃 코스를 나눠서 고르게 배정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공정한 조건으로 3라운드 진출자를 가릴 수 있다. 하지만 KLPGA는 1라운드 성적에 따라 2라운드 조 편성을 다시 했다.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채 상위권 선수만을 화면에 담으려는 중계사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고려했다는 지적이다. 15일 4라운드 챔피언조는 평소보다 1∼2시간 이른 오전 9시에 티오프했다. 대회 주최 측 최고위 인사와 일부 선수가 이번 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당기면서 갤러리 관전에도 불편을 초래했다. 오랜 내홍에 시달리던 KLPGA를 지난달부터 이끌고 있는 구자용 회장은 취임 인사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의 ‘우·문·현·답’을 강조했다.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필드의 해법은 언제나 나올까.김종석 스포츠레저부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