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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을 잡아야지, 왜 내부 직원을 잡나요.” 코레일이 최근 KTX 열차의 부품 자료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직원에 대해 내부 감사를 벌이고 있다. 코레일은 “수도권 철도 차량정비단 노조지부장 A 씨와 조합원 등 2명이 9일 고양 차량기지 내에서 KTX 부품 사진을 무단으로 촬영해 언론에 제공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행위와 무단으로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행위 등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통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에 공개된 사진에는 8일 진공과 소음으로 문제를 일으킨 부산발 서울행 KTX 열차의 엔진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진을 보면 엔진의 일부가 열에 녹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사진이 왜곡되거나 조작된 것은 아니다. 실제 코레일 측은 당시 사고 원인에 대해 “엔진 베어링 일부가 열에 녹아 변형됐다”고 발표했다. 코레일 관계자도 “해당 사진은 8일 고장 난 KTX 엔진 사진이 맞다”고 밝혔다. 코레일이 직원 감사에 나선 진짜 이유는 내용의 문제라기보다는 감추고 싶은 치부, 즉 ‘고장 난 열차의 엔진 자료’를 유포한 행위에 괘씸죄를 적용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KTX 사고는 이틀이 멀다 하고 일어나고 있다. 4일에는 서울발 부산행 KTX가 경북 구미에서 문이 열린 채 시속 300km로 달렸다. 6일에는 동대구발 서울행 KTX가 기계 오류로 갑자기 정지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무려 여섯 번의 열차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잇따르는데도 내부 입단속부터 챙기는 코레일의 모습은 안전문제에 둔감한 조직 분위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기자는 열차사고를 취재할 때마다 “별 문제가 아니다”란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답변하는 코레일 관계자들을 자주 접했다. 사고가 계속되자 결국 코레일은 지난달 23일 “열차 정비를 항공기 정비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12일에는 “고속철 등 정비를 위해 열차 운행의 6%가량을 당분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믿는 시민은 별로 없다. 연이은 사고도 이유지만 본질과는 관계없는 엉뚱한 일에 힘을 빼는 코레일의 모습에 영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코레일 허준영 사장은 2월 25일 경기 화성시에서 KTX의 운행이 지연되자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나, 언론 보도가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혹시 코레일의 이번 감사가 허 사장의 이런 평소 생각이 반영된 게 아닐까.김윤종 사회부 zozo@donga.com}
KTX 열차사고가 멈출 줄을 모르고 잇따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4일 오후 3시 13분 서울발 마산행 KTX-산천 열차가 경북 칠곡 인근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15일 밝혔다. 코레일에 따르던 이 열차는 경부선 김천구미역을 30km가량 지난 칠곡 부근(하행선)을 달리던 중 기관사가 작동시키지 않았는데도 자동으로 브레이크(제동장치)가 걸리기 시작했다. 담당기관사는 갑자기 열차가 멈추자 제동장치를 풀고 수동으로 열차를 운행하려 했지만 브레이크는 풀리지 않았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KTX-산천 제작사인 현대로템 측과 함께 긴급복구반을 투입해 해당 열차의 시스템을 재부팅한 끝에 브레이크를 풀었으며 52분여 만인 오후 4시 5분 운행을 재개했다. 이날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열차가 1시간 가까이 정차되면서 뒤따라오던 후속 열차마저 연달아 정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코레일 측이 사고 난 지점의 상행선을 이용해 후속열차를 통과시키면서 하행선뿐 아니라 상행선 KTX 열차의 운행도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로 인해 KTX 정차역마다 승객의 항의가 빗발쳤으며 일부 승객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공기업마다 ‘경영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많은 공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공단)은 경영혁신과 효율화란 두 마리 토끼를 비교적 제대로 잡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 금융부채 제로… 경영효율성 높인 한국산업인력공단 공단은 2003년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에서 법정제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퇴직금 중간정산 비용, 2006년 조직개편에 따라 타 기관으로 이관된 직원들의 퇴직금 지급비용 등으로 총 533억 원의 금융부채를 안고 있었다. 또 퇴직급여 충당금 적립률도 2007년 8%에 머무르는 등 재무건전성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에 공단은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각종 사업비용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했다. 불필요한 해외출장과 행사를 축소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 집행을 금지했다. 부채 상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공단은 3년 만에 모든 금융부채를 상환했고 퇴직급여 충당금도 현재 90% 이상 적립한 상태다. 공단은 재무건전성 확보 외에도 인력감축, 보수체계 합리화 등 경영효율화를 꾸준히 추진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른 정원 축소로 2012년까지 연차적으로 줄여야 하는 116명 중 73%를 이미 감축했다. 명예퇴직과 조기퇴직 활성화로 당초 목표보다 빠르게 현원을 감축했다. 또 16개 팀을 축소하는 등 조직 슬림화도 단행했다. 공단 관계자는 “인원을 감축하는 대신 보직심사와 직위공모제를 통해 인력관리 효율성을 높였다”며 “또 성과급 차등 지급 폭 확대, 연봉제 대상 직원 확대, 퇴직연금제 도입 등 보수체계 합리화 추진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합리적인 노사관계와 윤리경영도 효율화에 필수 공단은 지난해 말 단체교섭에서 단체협약 총 113개 조항 중 33개 조항을 개정하는 등 52개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의를 통해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 제한 △근로시간면제한도 내 노조전임자 수 인정 △인사경영권 침해조항 삭제 △휴가일수 제한 등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관계 기틀을 마련했다. 한국노총 수석 부위원장 출신인 유재섭 이사장은 공단의 노사문화 선진화를 위해 합리적, 협력적, 생산적 노사관계를 강조해왔다. 공단의 윤리경영도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공단은 올해부터는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샘물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별 청렴관련 활동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내부공익신고제도도 개선했다. 고발 전담 콜센터를 외부업체에 위탁해 신고과정에서 신고자의 신분을 철저히 보호했다. 내부 고발자 포상금도 최대 5억 원으로 높이는 등,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노사 관계가 원활하고 윤리경영이 이뤄지자 공단 내 각종 사업 진행이 수월해졌으며 각종 성과도 두드러졌다. 4월 말 공단은 ‘공공행정에서 부패방지 및 척결분야’ 유엔공공행정상 대상 수상기관으로 선정됐다. 2003년에 제정된 유엔공공행정상(UNPSA·UN Public Service Awards)은 매년 공공행정 분야에서 부패 방지 척결, 공공서비스 전달방식 개선, 시민의 정책결정 참여 촉진, 정부의 지식관리 향상, 성(性) 인지적 관점 전달 촉진 등 5개 분야에서 5개 대륙별로 우수 정책을 선정해 시상하는 공공서비스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공단은 다음 달 23일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열리는 유엔공공행정상 시상식에 참가해 고용허가제를 우수 정책사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 공단의 미래전략은? 외국인 근로자를 국내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도 공단의 역할이 컸다. 국내 외국인근로자 도입제도인 고용허가제(2004년 8월 도입)의 경우 현재까지 28만 명의 외국인근로자들을 국내 중소기업에 고용시키는 등 인력난 해소에 기여했다. 공단은 인적자원개발(HRD)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미래전략을 수립 중이다. 공단은 3월 정부정책과 경영환경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미래전략기획위원회’를 발족하고 HRD 분야 외부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공단은 올해 7개 부처의 전문인력 양성사업 중 재직근로자훈련과 관련된 21개 사업을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사업’으로 통합해 수행한다. 또 청년취업아카데미사업, 취업사관학교 지원사업을 올해 처음 시작해 청년층 실업난 해소를 지원하게 됐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민주당이 15일 유영숙 환경부 장관 내정자(사진)의 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을 들고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 따르면 유 내정자는 1990년부터 이달 6일 장관으로 내정될 때까지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근무했지만 2003년 11월부터 2004년 6월까지는 부산에, 2006년 3월부터 2008년 6월까지는 대전에 거주한 것으로 전입신고가 돼 있다. 홍 의원은 “유 내정자가 서울에 살다가 부산과 대전으로 주소를 옮겼던 시기는 배우자인 남충희 SK텔레콤 고문이 선거를 준비했던 기간과 겹친다”며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유학 중인 유 내정자의 대학생 아들(24)이 20개 종목의 주식을 1068만 원어치 보유하고 있는 점도 문제를 삼았다. 종목별로 1주에서 많게는 30주까지 여러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아들이 직접 투자한 게 아니라 유 내정자 부부가 아들 명의로 주식투자를 하면서 배당받은 주식들을 미처 처분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것. 홍 의원은 지난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한 뒤 대기업 계열사에 취업한 배우자가 단기간에 수억 원의 성과급을 받은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유 내정자의 배우자는 2008년 5월 SK건설에 취업해 그해 10월까지 5개월 동안 1억50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SK텔레콤 사장으로 발령받아 연말까지 2개월 동안 급여 5500만 원과 상여금 3억 원을 받았다.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유 내정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응에 나섰다. 환경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가구주인 배우자의 직장 변동 등으로 해당 지역으로 전입한 것”이라며 “평일에는 KIST 근무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못했으나 주말에는 실제 거주했다”고 반박했다. 또 장남 명의 투자상품 가입에 대해선 “가입 여부는 사실이나 명의를 도용해 주식투자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배우자 수입 의혹에 대해서도 “상여금 3억 원은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지급하는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로 연봉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어떤 특혜도 없었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6일부터 추석 연휴(9월 11∼13일) 전까지 KTX 열차 운행이 줄어든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최근 크고 작은 KTX 열차 사고가 발생한 데다 국산 고속철인 ‘KTX-산천’에서 결함이 발견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코레일은 우선 16일부터 하루 평균 40회에 이르는 호남선 4개 구간 운행 가운데 8회는 객차 10개로 구성된 KTX 열차를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40회 모두 객차 20개가 연결된 열차로 운행했다. 해당 노선은 △용산∼목포 KTX-산천(매일 오전 17회 중 2회) △용산∼광주 KTX-산천(매일 15회 중 2회) △용산∼목포 KTX-산천(월∼목 오후 17회 중 4회) △용산∼목포 KTX(금∼일 오후 19회 중 4회) 등이다. 떼어낸 열차는 순차적으로 안전점검과 부품교체 등 집중 정비를 받게 된다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31일부터는 매일 70회 운행되던 서울∼부산 노선(KTX) 중 4회, 주말(금∼일)에 하루 26회 운행되던 서울∼마산 노선(KTX-산천) 중 2회 운행이 잠정적으로 중단된다. 이로 인해 전체 열차 운행의 약 6%가 감소하게 된다. 코레일은 “고속열차 운행과 정비를 병행하다 보니 제때에 차량을 정비하기가 어려웠고 잦은 고속열차 운전 장애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이미 예약이나 발매된 운행조정 대상 열차의 경우 승객들에게 12일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안내하거나 예약한 열차의 다음 열차에 좌석을 마련해줄 방침이다. KTX 열차의 주요 부품 교체 시기도 앞당겨진다. 당초 2012년 말로 계획된 KTX 열차(프랑스에서 도입한 차량) 내 견인전동기, 차축베어링 등 11개 주요 부품의 교체가 9월 말 이뤄진다. 정인수 코레일 차량기술단장은 “열차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는 추석 연휴 전에 운행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열차 문의 1544-7788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전직 고용노동부 직원이 “이채필 고용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탁성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했다는 언론보도로 논란이 커진 가운데 정작 당사자는 “나는 제보하지 않았다”고 밝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 후보자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이 후보자를 둘러싼 돈봉투 수수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1일 고용부에 따르면 전직 노동부(현 고용부) 민원실 직원(별정직 6급) 김모 씨는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2003년 7월 당시 노동부 총무과장이던 이 후보자에게 ‘나를 민원실장(5급 사무관)으로 승진시켜 달라’며 돈봉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부인이 경기 안양시 범계역 인근에 위치한 이 후보자 아파트를 찾아가 이 후보자의 부인에게 고급 화장품과 현금 1000만 원이 든 한지상자를 건넸다는 것. 김 씨는 승진이 되지 않자 이 후보자에게 ‘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석 달 뒤 노동부 청사 내 총무과장실에서 현금을 돌려받았다고 김 씨는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03년 말 퇴직했다. 이 후보자는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 후보자는 11일 통화에서 “김 씨 자신이 우리 집을 방문해 아내에게 봉투를 건넸다”며 “당시 아내가 전달받은 것도 고급 화장품과 현금 1000만원이 들어있는 한지상자가 아니라 ‘과장님이 보실 자료’라는 행정봉투였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봉투를 뜯어보지도 않고 다음 날 김 씨를 총무과장실로 불렀다”며 “김 씨가 오지 않아 아예 김 씨가 근무하는 1층 민원실로 내려가 다른 직원들 앞에서 ‘청탁을 하지 말라’고 훈계하며 봉투를 되돌려줬다”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자는 “민원실장 자리는 시험을 거쳐야 갈 수 있는 데다 별정직인 김 씨는 응시자격이 없었다”며 “김 씨의 퇴직 경위도 그해가 정년퇴직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용부 인사계에 확인한 결과 김 씨는 1946년생으로 별정직 근무상한연령(57세)이 되자 2003년 12월 31일 퇴직했다. 또 2003년부터 현재까지 고용부 민원실에서 근무 중인 김모 주무관은 “2003년 여름 이 후보자가 민원실로 내려와 김 씨에게 화를 내면서 노란봉투를 책상 위에 던진 기억이 난다”며 “이 후보자가 ‘왜 이렇게 사느냐’고 말하자 김 씨의 얼굴이 빨개졌다”고 회상했다. 수십 차례의 통화 시도 끝에 11일 오후 11시경 전화를 받은 김 씨는 인사 청탁 건에 대해 묻자 “그런 거 없다. 내가 뭔 상관이냐. 나는 제보 안했다”며 화를 낸 뒤 전화를 끊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를 음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자는 “김 씨가 가명을 써 언론사에 제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씨와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요청과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선로 기관이 문제를 일으키더니 이번엔 가방마저….” 10일 오전 7시 50분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역으로 향하던 KTX 열차를 몰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김모 기관사. 그는 출발 후 10분이 지난 8시경 얼굴이 새파래졌다. 열차 계기판에 갑자기 제동장치 이상을 나타내는 신호가 떴기 때문. 김 기관사는 두려운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다행히 눈앞에 광명역이 보였다. 김 기관사는 열차를 광명역에 정차시킨 후 “운전실을 점검하겠다”는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최근 잦은 열차 사고로 승객들이 불안해할 게 뻔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7분가량 열차를 점검한 후 아무 문제가 없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운행을 재개했다. 그것도 잠시, 김 기관사는 다시 놀랐다. 점검 때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도 또다시 계기판에 이상 신호가 뜬 것이다. 그는 천안아산역에 정차한 뒤 또다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방송을 한 후 8분가량 재점검을 실시했다. ‘두 번’이나 점검을 한다는 안내방송에 일부 승객이 동요하기 시작했지만 열차가 서 있는 상태라서 큰 혼란은 없었다. 재점검 결과 문제의 주범은 그의 가방이었다. 김 기관사는 출발 전 운전석 바로 옆에 승무용 가방을 내려놓았다. 이 가방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제동장치 버튼을 계속 누른 것. 이상신호가 계기판에 떴지만 시스템을 아무리 조사해도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였다. 가방을 치우자 열차는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열차는 종착역인 광주역에 예정 시간보다 11분 늦게 도착했다. 가방 때문에 일어난 ‘웃지 못할’ 사고에 코레일 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 시스템이나 차량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런 일까지 발생하다니…”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북한산이 살아나고 있나요? 죽어가고 있나요?” 최근 독자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다. 기자는 지난달 20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 국립공원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입수해 보도했다. 북한산 내 계곡 20곳과 습지 1곳을 조사한 결과 계곡에 살고 있는 민물고기는 버들치 모래무지 등 8종뿐이며 계곡 15곳에는 민물고기 1종(버들치)만 서식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0종 이상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다른 산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다. 하지만 환경부와 공원공단은 5일 이와 상반된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해 실시한 북한산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 결과 2001년 1차 조사 때 확인된 1419종보다 1526종이 많은 2945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등 북한산 환경이 개선됐다는 내용이었다. 공원공단 측은 “북한산 계곡 내 음식점을 이주시키고 계곡 출입을 금지하는 특별보호구역 제도를 시행한 결과”라는 자화자찬도 빼놓지 않았다. 불과 2주일 만에 정반대의 내용이 발표되니 독자들이 혼란스러워한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의 지성희 활동팀장은 “북한산 내 공식 탐방로 75개 외에 등산객이 뚫어놓은 샛길만 무려 350개가 넘는 데다 매년 1000만여 명의 탐방객이 북한산을 찾고 있다”며 “정부 발표는 아마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한 가지 실마리를 제공했다.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던 기자는 2001년과 2010년의 조사내용을 꼼꼼하게 취재해봤다. 그 결과 비교대상이 된 두 차례의 조사 인원과 방법, 범위가 크게 달랐던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로 확인된 생물 1526종 중 대부분을 차지한 곤충류(1211종)의 경우 1차 조사 때는 한 사람이 24일 동안 낮에만 관찰을 했지만 2차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낮과 밤에 번갈아 관찰했다. 계곡도 마찬가지였다. 국립공원연구원 이승록 연구원은 “계곡 내 민물고기 조사의 경우 1차 조사에서는 일부 지역만 한정해 조사했지만 이번에는 20개 주요 계곡을 모두 조사했다”고 밝혔다. 공원공단 자원보전부 김철도 차장은 “북한산 생태계가 10년 전보다 좋아졌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북한산의 생물종이 1차 조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조사기간과 조사지역, 분야별 조사인원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공원공단의 발표는 결국 단순비교가 불가능한 두 차례의 조사를 대비해 마치 북한산의 생태환경이 크게 나아진 것처럼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북한산을 되살리기 위해선 이런 정부 당국의 자세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김윤종 사회부 zozo@donga.com}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개발을 할 때마다 사업자에게 물리는 부담금이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10일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하거나 생물다양성 감소를 초래하는 사업시행자에게 부담시키는 ‘생태계 보전 협력금’이 2007년 이후 4년 연속으로 1000억 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5년 533억 원이던 생태계 보전협력금 부과액은 2006년 729억 원으로 증가한 후 2007년 1023억 원, 2008년 1113억 원, 2009년 1487억 원 등 매년 1000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는 2009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1427억 원이었다. 생태계 보전협력금을 낸 사업자가 향후 자연복원 사업 등을 추진할 경우 납부한 보전금의 50% 이내에서 부담금을 돌려받는 경우도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금 반환건은 매년 2∼9회에 그쳤다. 반환 금액은 3억∼60억 원으로 전체 부과액에 5% 미만이었다. 생태계 보전협력금은 개발사업자에게 훼손면적에 상응하는 복원비용을 물리는 개념이다. 따라서 이 액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자연 훼손을 유발하는 개발이나 공사가 많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환경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면서 생태계 보전협력금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생태계 보전협력금을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뿐 아니라 개발면적이 3만 m²(약 9075평) 이상인 사전환경성 검토대상 사업에 부과한 것도 보전협력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징수액의 절반 정도는 지자체에 돌려줘 환경보전사업에 사용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환경이나 경관 보호사업 등에 쓰이게 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년 도입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이 중복 추진돼 혼선이 일고 있다. 배출권거래제란 기업마다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정한 후 이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은 초과한 양만큼 배출권을 사고 할당량보다 온실가스를 덜 내뿜는 기업은 줄인 만큼 배출권을 팔 수 있는 제도다. ○ 똑같은 사업, 두 부처 따로 추진 지식경제부는 “산업·발전부문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 협약식을 11일 갖고 에너지 석유화학 반도체 철강 업체와 온실가스 시범사업 참여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지경부에 따르면 올해는 67개 업체(172개 사업장)가 시범사업에 참가한다. 내년에는 372개 업체가 배출권거래제 도입(2015년 1월 1일) 전까지 시범적으로 온실가스를 사고팔게 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은 7월부터 시작된다”며 “4월부터 온실가스 배출업체들로부터 시범사업 참가 의향서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 환경부가 이미 지난해 초부터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을 해왔다. 환경부 측은 “지난해부터 1월 23개 기업(3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라며 “참여 업체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확정했으며 올해 내로 현금 거래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중복 사업 하느라 업무량도 2배로 시범사업을 두 부처가 동시에 하다 보니 기업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부 업체는 “두 부처의 시범사업에 동시에 가입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에너지 발전 분야 사업을 하는 A업체는 지난해부터 환경부의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에 참가해왔지만 최근 지경부 시범사업에도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A업체 관계자는 “중복되는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건 부담되지만 환경부와 지경부 모두 업무와 관련된 부처이다 보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두 부처의 시범사업은 △감축 초과 온실가스의 거래방식 △감축 기준 △인센티브 및 벌칙에서 약간의 차이(표 참조)를 보였지만 핵심 내용은 같았다.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B업체도 “부처별로 양식이 틀리니 같은 업무를 한 후 전부 다시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며 “인력은 한정돼 있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업체들은 배출권거래제 도입에 따른 손실 등 불확실성이 큰데 부처별로 시범사업을 하다 보니 정책 자체에 불신이 커졌다고 비판했다.○ 시범사업부터 단일화해야 외국의 경우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은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됐다. 일본은 당초 환경성과 경제산업성이 별도로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을 진행했지만 2008년부터 두 사업을 합친 통합배출권 거래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유럽연합(EU)도 통합적으로 배출권거래제 1단계(시범사업)를 진행했다. 지경부는 배출권거래제 도입 시 발생할 문제를 미리 검토하기 위해 시범사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나승식 기후변화정책과장은 “배출권거래제 도입 시 ‘국내 기업의 국제경쟁력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산업계 반대가 거센 상황에서 지경부로서는 제도 도입 전 선행조사와 검토, 자료 확보가 꼭 필요하다”며 “배출권거래제법의 세부 실행내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환경부 측은 “전 부처가 참여하는 국가적 시범사업이 돼야 시범사업의 성과가 본 제도에 제대로 반영된다”고 반박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이미 지경부에 시범사업 통합에 대해 권고했지만 지경부는 독자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환경부는 녹색성장기본법상 탄소배출 규제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 지경부는 기업들의 에너지와 온실가스 관리를 과거부터 해왔다는 점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 조홍식 서울대 법학부 교수는 “밥그릇 싸움 때문에 같은 일을 중복해서 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통합된 사업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기획재정부는 조만간 양 부처에 대한 조율에 들어갈 방침이다. 재정부 홍두선 신성장정책과장은 “각 사업을 상세히 분석한 후 정책조정권한을 발휘해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교육과학기술부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장 배태민 ◇문화체육관광부 ▽실국장급 △종무실장 강봉석 △감사관 김용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운영단장 박명순 △국립중앙도서관 기획연수부장 최종학 △국립민속박물관장 천진기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 고용차별개선과장 양성필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소비자안전정보과장 김정기 △카르텔조사국 국제카르텔과장 윤수현 ◇OBS △방송본부장 직무대행 최동호}
8일 발생한 KTX 사고는 엔진 일부가 녹아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9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 부산에서 출발한 서울행 KTX 130호가 광명역으로 가던 중 18호 객차에서 감지된 진동과 소음은 엔진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베어링 일부가 열에 녹아 변형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어링은 모터의 동력을 기어로 전송해주는 장치다. 이에 따라 엔진 일부가 녹아내린 상황에서 무리하게 운행을 계속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이 엔진이 총 310만 km 운행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코레일이 ‘KTX 엔진은 250만 km 주행 시마다 교체해야 한다’는 안전규정을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신비의 새’로 알려진 뿔쇠오리가 제주도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해안가에서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450호인 새끼 뿔쇠오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며 “뿔쇠오리가 제주지역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8일 밝혔다. 바닷새의 일종인 뿔쇠오리는 전 세계에 5000마리밖에 없는 희귀종으로 바다 오리 가운데 개체수가 가장 적다. 산란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활동을 해상에서 하는 데다 새끼는 부화 후 하루 이틀 사이 밤에 둥지를 떠나 부모 새를 따라 먼 바다로 이동하기 때문에 번식 생태 등 생물학적 정보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27년 전에 전남 신안군 흑산도 인근에서 세 쌍이 발견된 후 발견되지 않아 ‘신비의 바닷새’로 불려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멸종위기종 ‘담비’가 지리산에 방사된다. 환경부는 3일 “2급 멸종위기종인 담비 1마리를 4일 지리산에 방사한다”며 “담비는 호랑이를 공격할 정도로 용맹성을 지닌 희귀종으로 지리산 지역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생태연구용 야생 방사”라고 발표했다. 족제빗과인 담비는 족제비와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족제비보다 몸이 약간 크고 다리가 비교적 짧다. 머리는 가늘고 길며 주둥이는 뾰족한 것이 특징.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에 방사되는 담비는 지난달 11일 개인이 치료 보호 중이던 2년생 수컷이다. 환경부는 이 개체를 압수해 국립공원 종복원센터로 이송한 후 자연 적응과 먹이습득 훈련 과정을 거쳐 방사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담비의 몸에 전파발신기를 달아 향후 생태와 행동, 서식환경 등에 대해 연구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담비 외에 올무 등에 걸렸다가 구조된 후 야생 적응 훈련을 마친 황조롱이 너구리 오소리 등도 지리산에 방사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던 충남 태안 해변은 2007년 12월 7일 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오염된 지역’이란 이미지를 가졌다. 실제 당시 사고로 태안군과 서산시 양식장, 어장 등 8000여 ha(약 2420만 평)가 오염돼 각종 어패류가 폐사했다. 또 만리포 천리포 안면도 등 다수의 해안에 기름띠가 생겨 일대 환경이 훼손됐다. 이후 각종 정화작업과 자연의 회복력으로 인해 태안 해변의 생태환경은 상당 부분 회복됐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다고 환경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다음 달 4일 태안 지역 해안을 따라 걸으며 생태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태안해변길’ 일부 구간이 일반인에게 개방된다”고 3일 밝혔다. 기자는 태안해변길 전체 구간인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학암포∼고남면 고남리 안면도 영목항(120km) 중 다음 달 초 개통되는 ‘솔모랫길’과 ‘노을길’을 지난달 28일 미리 탐방했다. ○ 선택에 따라 다양한 코스 태안읍에서 국도 77호선을 따라 20분가량 이동해 몽산포 해변(충남 태안군 남면)에 도착했다. 몽산포에서 드르니항에 이르는 태안해변길 13km 구간은 ‘솔모랫길’로 지정됐다. 해변 일대에 형성된 사구(砂丘·모래언덕) 위로 심어진 방풍림 사이에 숲길이 나 있었다. 숲길을 걸으며 소나무를 보니 몸통이 자주색이었다. 공원공단 태안해안사무소 김태 탐방시설과장은 “이 지역 소나무는 곰솔”이라며 “곰솔은 염분에 강해 1950년대 이후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으로 심어졌다”고 설명했다. 30분가량 걸어보니 기존 둘레길이나 산책로와 다른 태안해변길만의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탁 트인 바다와 고요한 숲 속의 생태환경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해변을 따라 산책하되 모래사장을 걷는 것이 아니고 해변 옆 숲길이나 마을길 등을 따라 걷다 보니 앞을 보면 숲길이지만 고개를 돌리면 바다 풍광이 보였다. 은은한 솔향기와 바다 냄새를 동시에 맡으며 파도 소리를 듣다 보니 많이 걸어도 피곤하지 않았다. 발바닥의 촉감도 좋았다. 솔모랫길 구간은 오랜 기간 방풍림에서 떨어진 낙엽이 황토 모래 등과 섞여 부패하면서 부드러운 토양이 됐다. 또 단일 코스로 된 기존 산책로와 달리 태안해변길은 군데군데 갈래길이 나왔다. 선택에 따라 바다에 바짝 붙어 가거나 내륙 쪽 마을길, 숲 속 농로 등을 산책할 수 있었다. 다양한 코스만큼이나 여러 형태의 생태환경도 인상적. 숲길을 걷다 보니 바닥이 조금씩 솟아오른 모습이 보였다. 두더지가 땅 밑을 지나간 흔적이었다. 자연자원의 보고라는 ‘습지’도 눈에 들어왔다. 이 밖에 메밀밭, 해당화 군락지, 백합 재배장, 모래포집기(대나무로 만든 틀로 모래언덕이 깎이는 현상을 막는 장치) 등 볼거리가 많았다.○ 지역 문화와 환경의 조화 해변길을 따라 독특한 모양의 기암괴석도 감상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바위는 태안군 남면 원청리의 ‘자라바위’로 말 그대로 자라가 뭍으로 기어오르는 형상이었다. 원청리 일대는 별주부전 설화 유래지로 현재 ‘별주부 마을’로 불린다. 실제 마을 일대 지명은 묘샘(토끼가 간을 떼어두고 온 장소), 용새골(자라가 용왕의 명을 받고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육지에 올라온 곳) 등 별주부전에 나오는 지명과 일치했다. 솔모랫길 구간 끝에 위치한 드르니항에 도착하니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또 다른 항구인 백사장항(태안군 안면읍 창기리)이 보였다. 향후 이들 항구 사이에는 약 260m 길이의 인도교가 놓이게 된다. 항구에는 수산물시장이 형성돼 있어 산책 중간에 주꾸미 등 계절별로 나오는 해산물도 먹을 수 있다. 태안해변길은 각 지역의 특징에 따라 바라길 유람길 솔모랫길 노을길 샛별바람길 등 6개 구간으로 나뉜다. 노을길 일부 구간은 나무로 만든 데크가 설치돼 있었다. 걷기는 편했지만 자연스럽게 길을 살리기보다는 인공적으로 너무 손을 댔다는 느낌이 강했다. 경치가 좋은 곳에는 전망대도 설치돼 있었다. 해변 곳곳에 설치된 ‘독살’도 흥미로웠다. 독살이란 모래사장에 둥그렇게 돌을 쌓아 썰물 시 물만 빠지고 물고기는 남게 하는 전통 어획 장치다. 노을길 중간에는 다수의 염전이 연결돼 있는 염전길과 새우 양식장 등 어린이가 신기해할 장소도 많았다.○ 내년 유람선 이용한 산책로도 개통 내년에는 학암포에서 만리포까지의 바라길(28km), 만리포에서 몽산포까지 이어지는 유람길(38km)과 곰배길(53km) 구간이 개통된다. 바라길의 경우 기름 유출사고 당시 방재용으로 임시 개설했던 도로를 해변길로 개조한 구간이다. 유람길은 모항항에서 출발해 신진도항과 몽대항을 잇는 38km의 길이다. 이 구간을 왕복하는 유람선 운항도 추진된다. 2013년에는 꽃지에서 영목항까지의 샛별바람길(29km) 구간이 개통된다. 태안=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번 주말 ‘비 폭탄’과 ‘짙은 황사’가 한반도를 덮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29일 밤늦게 서해안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30일 전국에 비가 올 것”이라며 “특히 30일에는 서울 등 중부지방에 최고 8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29일 밝혔다. 30일 밤에 비가 그치고 나면 일요일인 다음 달 1일에는 전국에 올해 들어 가장 농도가 짙은 황사가 몰려올 것으로 예보됐다.}

서울지하철노조가 기존 노동운동과 차별화된 제3노총 출범을 공식화함에 따라 국내 노동계에 지각변동의 신호탄이 울렸다. ‘비(非)정치, 조합원을 위한 노조’를 표방하는 제3노총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이어 규모면에서 세 번째 노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노동계가 그동안 양대 노총 구도에서 삼각체제로 재편되는 것. 특히 7월 복수노조가 시행될 경우 양대 노총 소속인 거대 노조 중에서도 상당한 노조 분화가 생길 것으로 보여 제3노총의 규모 확대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노동계 지각변동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로 제3노총은 조만간 그 실체를 공식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하철노조는 2008년부터 추진된 정치투쟁을 배제하고 조합원 중심 노동운동을 추구하는 제3노총인 가칭 ‘국민노총’(옛 새희망노동연대)의 핵심. 제3노총에는 현재 서울시공무원노조와 전국교육청공무원노조,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등 공무원과 공기업 노조가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또 현대중공업노조와 KT노조, 현대미포조선노조 등이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제3노총의 코드는 탈(脫)정치, 상생과 국민을 섬기는 노동운동이다. 과거 ‘새희망노동연대’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동운동 △투쟁보다는 정책·공익노조 지향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노조로 거듭날 것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제3노총은 늦어도 6월 중에는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일단 제3노총이 출범하면 노총 소속 조합원은 15만∼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제3노총이 설립되면 기존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에 염증을 느낀 노조들의 참여가 예상된다”며 “또 복수노조 시행으로 새롭게 설립되는 노조들도 가입하면서 덩치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노사관계 달라질 듯제3노총의 등장은 달라진 노동현장의 바로미터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 노사관계는 1970년 이후 정부와 사용자 중심의 일방적 노사관계에서 1980년대 후반 이후 대립적 관계로 바뀌었다. 특히 1995년 민주노총이 출범하면서 이 같은 노동운동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제3노총 출범은 1980년대부터 이어져온 노동계의 투쟁방식에 대한 혁신의 바람이라는 인식이 주를 이룬다. 불법 파업과 노조 간부만을 위한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을 노동계 스스로 타파하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이라는 것. 조합원, 국민 중심의 슬로건이 반민주노총 정서라면, 탈정치 슬로건은 민주노총은 물론이고 한국노총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투쟁 일변도라면 한국노총은 노동운동을 지렛대 삼아 정권과의 밀착 관계만 유지하려 했다”며 “그 어느 쪽도 진정한 노동운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제3노총의 등장으로 기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도 새로운 운동방식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제3노총 성공할까 제3노총은 대립과 투쟁 중심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합리적인 노사관계 형성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투쟁의 깃발을 내린 ‘약한 노총’이라는 비난과 함께 정치력도 없는 무기력 노조라는 지적도 받을 수 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제3노총은 스스로 조직화하거나 노동자를 동원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연맹 같은 조직이 되기 어려우며 협의기구 정도가 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자칫 정부와 자본이 주는 혜택에 의존하는 조직이 될 수 있고 향후 정부나 자본이 혜택을 철회하면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제3노총이 안착하려면 노동현장과 노동운동 사이에 괴리를 극복하는 기존의 노동운동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제3노총은 민주노총의 투쟁적 노동운동 행태, 한국노총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치 지향적 행태를 탈피해야 할 것”이라며 “간부 등 노조 기득권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근로 조건과 생활 향상 등 순수하게 현장 근로자 중심의 노동운동을 이끌어 간다면 근로자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앞으로 목욕탕 극장 백화점 등 다중이용 건축물 소유자는 의무적으로 석면지도를 작성해야 한다. 환경부는 “안전한 석면 관리와 국민 건강피해 예방 등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석면안전관리법’이 28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 법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찜질방 극장 등 다중이용 건물을 짓는 경우 건물주는 건축물 안에 석면이 포함된 자재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나타내는 ‘건축물 석면지도’를 작성해야 한다. 기존 건물주들은 2015년까지 소유 건물을 조사해 석면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석면지도는 임차인 등 관계자에게 맡겨지며 석면 관련 정보는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게 된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각종 건축자재에 포함돼 있다. 석면에 장기 노출될 경우 폐암, 악성종양 등이 생긴다. 석면 피해자에 대한 사후 구제제도인 석면피해구제법은 1월부터 시행됐다. 이번 석면안전관리법 공포는 사전에 석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각종 재개발 공사 시 철거, 건물 해체 공사 등으로 석면가루가 날릴 경우 그동안 아무런 조치가 없었지만 이번에 석면안전관리법이 공포됨에 따라 건설사 등 공사 주체는 해당 지역의 대기를 모니터링해 석면이 나올 경우 이를 공고해야 한다. 석면관리 지역도 지정된다. 건축 공사 등의 행위와 상관없이 광산 주변 등 거주지 인근 자연환경에 석면이 많아 건강 피해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이들 지역에 대한 지질도가 작성된다. 이후 해당 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며 석면 위험이 클 경우 석면관리지역으로 관리하게 된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유·석탄 등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세’를 도입해 녹색산업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환경친화적 조세·재정정책과 녹색성장’이라는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녹색성장위원회와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콘퍼런스 참석자들은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등 민간의 녹색투자를 유도하고 화석연료 수요를 감소시키기 위해 ‘탄소세’ 도입 등 에너지세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녹색재정위원회 소속 폴 에킨스 런던대 교수는 “최근의 ‘고용 없는 성장’과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재해’ 등이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녹색산업과 녹색 일자리 정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환경친화적인 세제개편은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럽 국가들이 1990년대 중반 환경친화적인 세제개편을 단행한 이후 15년간 온실가스를 2∼6% 줄이고 국내총생산(GDP)은 0.5%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며 “녹색재정개혁은 저탄소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테판 스페크 유럽환경청 국장은 “녹색경제로 이행을 위해서는 세제와 재정정책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며 “특정한 국가의 환경친화적 조세, 재정정책이 모든 나라에 효과적일 수는 없으므로 국가별 특성과 상황에 맞게 녹색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탄소세로 벌어들인 세입은 녹색기술 연구개발(R&D) 지원 등 녹색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입해 에너지소비 감소 효과, 고용과 투자 확대 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소세 조기 도입으로 국제 녹색시장의 선점할 필요가 있다”며 “탄소세를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자와 기업 등 경제주체에게 지속적인 경제활동의 방향을 제시하고 환경친화적인 소비와 생산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정부가 반달가슴곰에 이어 멸종위기1급인 ‘토종여우’ 복원에 큰 전기를 마련했다. 정부는 관련 예산(8억 원)을 책정하는 등 최근 본격적인 토종여우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 박제 속 DNA에서 비밀 밝혀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26일 “국내 대학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수십 년 된 토종여우 박제에서 DNA를 추출해 한반도 토종여우 원종의 유전적 특징을 최초로 밝혀냈다”며 “한반도 토종여우는 중국 러시아 등 장거리를 이동하며 동아시아 전역에서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토종여우는 ‘붉은여우’ 종으로 머리와 몸통 60∼90cm, 꼬리 34∼60cm, 어깨 높이 30∼40cm의 크기에 몸 전체가 짙은 갈색에서 붉은색을 띤다. 과거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었지만 1960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종이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토종여우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여우 원종’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토종여우는 2004년 강원지역에서 사체가 발견된 후 단 한 차례도 발견되지 않는 등 거의 멸종 상태인 데다 제대로 된 연구자료조차 없어 ‘토종여우가 과연 어떤 여우인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복원을 하려면 일단 한반도 토종여우가 유전적으로 어떤 여우인지, 중국 러시아 여우 등과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는지 혹은 사는 장소만 다를 뿐인지를 정확히 규명한 후 원종의 암수 개체를 구해 자연에 방사해야 한다”며 “자칫 토종여우가 아닌 다른 종을 데려다 복원할 경우 복원사업에 큰 차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생물자원관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 연구진은 이화여대 경희대 등 대학 자연사박물관에서 1960, 70년대에 잡힌 토종여우의 박제 3개체를 찾아내 DNA를 추출했다. 또 2004년 3월 강원 양구군 동면 덕곡리 야산에서 자연사한 여우 수컷 사체에서도 DNA를 뽑았다. 수십 년 된 박제의 털에서 DNA를 추출하기란 쉽지 않았다.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 유정남 연구원은 “살아있는 개체의 싱싱한 털이나 피부조직에서 DNA를 뽑으면 그 자체가 길고 끊어지지 않아 분석하기 쉬운데 박제의 경우 DNA가 끊어져 나온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총 DNA에서 짧은 길이의 ‘미토콘드리아 DNA’만을 선별적으로 추출해 연구했다”고 말했다. ○ 중국 러시아 여우와 흡사 연구진은 토종여우 박제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후 추가로 러시아 여우 3개체, 중국 여우 6개체, 북한산 여우 2개체, 서울대공원에 있는 붉은여우 5개체 등 16마리의 혈액, 간, 모근에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해 비교분석했다. 또 미국 유전자은행에 등록된 일본 캐나다 여우 DNA와도 비교했다.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보니 여우 총 20개체에서 9개의 유전자형이 나왔다. 9개의 유전자형은 국가 등 지역에 따른 유전적 특징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유전적 특징들이 혼합돼 있었다. 즉 토종여우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생기는 유전적 변이가 없어 중국 여우, 러시아 여우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캐나다 여우, 일본 여우와는 유전적 차이가 뚜렷했다. 유 연구원은 “토종여우가 중국과 러시아 등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서식해 왔다는 것”이라며 “토종여우의 정의가 생태학적 차이가 아닌 지역적 차이로 규정된 만큼 동아시아 여우를 토종여우로 규정해 복원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환경부는 연말까지 여우 한두 쌍을 소백산(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시험방사할 계획이다. 환경부 정연만 자연보전국장은 “서울대공원 내 여우나 중국 러시아 여우를 들여와 모니터링을 거쳐 번식력, 생존능력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