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김종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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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스포츠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 농구, 야구, 라켓 종목 등을 체험하며 취재해왔습니다. 사람과 사랑, 땀과 꿈을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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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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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ANK YOU, MOM ! ] 성지현 키운 김연자 교수

    #1 1986년 3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 세계 최고 권위의 배드민턴 대회인 전영오픈 여자 단식에서 엄마는 정상에 올랐다. 당시 엄마는 지독한 감기에 걸린 최악의 컨디션을 이겨내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2 2012년 7월 28일 웸블리 아레나에서는 2012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시작된다. 딸은 태극마크를 달고 여자 단식에 출전한다. 2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엄마가 땀을 흘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던 바로 그 코트를 딸이 밟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의 기대주 성지현(21·한국체대)과 그의 어머니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49)다. 성지현의 생일은 7월 29일. 올림픽의 열기가 한창 뜨거울 때 생일을 맞게 됐다. 1980년대 세계 최고의 셔틀콕 스타였던 김 교수는 태몽 얘기부터 꺼냈다. “친정어머니가 복숭아가 담긴 접시 두 개를 보여주는 거예요. 푸른 거 대신 크고 노랗고 탐스럽게 익은 걸 골랐죠. 그러고 지현이를 갖게 됐어요.” 김 교수의 남편이자 성지현의 아버지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성한국 감독이다. 성 감독 역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1986년 US오픈에서 한국 남자선수 최초로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배드민턴 선수로 최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성지현에게 라켓은 어쩌면 운명과도 같았다. 하지만 배드민턴 선수를 하겠다는 딸의 간청을 김 교수는 매정하리만큼 반대했다.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잖아요. 1등이 아니면 인정도 안 해주고. 절대 안 된다고 했죠. 배드민턴 못 치게 하려고 성남에서 서울로 이사까지 했어요.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더군요.” 요즘 김 교수는 한때 딸에게서 라켓을 빼앗았던 일을 후회하며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어린 딸에게 상처라도 주지 않았을까 해서다. 김 교수는 1980년대 초반 한국 배드민턴 세계화의 1세대다. 1989년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국제무대를 주름잡았다. 단식과 복식을 넘나들며 30차례 이상 우승했다. 그런 엄마의 존재는 같은 길을 걷는 딸에게는 짙은 그림자가 되기도 한다. “주위에서 엄마만큼 해야 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스트레스도 물론 있었는데 이겨내야겠죠. 중고등학교 때는 엄마한테 많이 배웠어요. 전 코트 절반을 쓰고 엄마는 전체 코트를 다 써도 게임이 안 됐죠. 특히 헤어핀은 환상적이에요.” 타고난 운동감각과 176cm의 큰 키를 지닌 성지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드민턴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방수현이 금메달을 딴 뒤 노메달에 그치고 있다. 성지현은 최근 중국과 유럽의 세계 상위 랭킹 선수들을 연파하며 세계 랭킹을 8위까지 끌어올려 올림픽에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김 교수는 배드민턴이 시범종목이던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지현은 “처음 나가는 올림픽이라 가슴이 설렌다. 부담감을 털고 후회 없이 뛰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0년 가까이 항상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종이쪽지를 꺼내 보여줬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딸이 엄마의 생일을 맞아 쓴 편지였다. ‘이제는 엄마도 마흔한 살이시네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할 거예요.(중략) 올림픽에 가서 금메달을 따면 하느님과 부모님께 영광 돌릴 거예요. 사랑해요♡’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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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최나연, 트로피 직접 들고 귀국한 까닭은…

    올해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여왕에 등극한 최나연(25·사진).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의 짐 꾸러미에는 총알도 뚫기 힘들 듯한 육중한 붉은색 상자가 있었다. 우승 트로피를 담은 케이스였다. 당초 이 트로피는 대회를 주관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최나연이 원하는 장소로 몇 주 후 보내주기로 돼 있었다. 실제로 앞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 유소연 등은 트로피를 직접 들고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멀리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며 갖고 갈 의사를 밝혔다. 금의환향의 자리를 빛낸 트로피에는 한국 선수 5명을 비롯한 역대 우승자의 이름이 연도와 함께 촘촘히 새겨져 있었으나 정작 최나연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작업할 시간도 없이 바로 들고 와서다. 최나연의 매니지먼트 업체는 “우리 돈을 들여 이름을 직접 새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최나연은 이 트로피를 1년 가까이 보관한 뒤 내년 대회를 한 달 정도 앞두고 USGA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 대신 복제품(Replica) 트로피를 받아 영원히 소장하게 된다. 영국의 전문 업체에 주문하면 제작에만 두 달 가까이 걸린다. 진품 크기의 90%인 모조품 가격만도 7000파운드(약 1200만 원)가 넘는데 사재를 털어야 한다. 복제품도 그 가치를 위해 우승자에게만 단 1개를 만들어 준다.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최초의 남자 메이저 챔피언이 된 양용은도 시상식에서는 높이 71cm, 무게 12.3kg에 이르는 ‘워너 메이커 트로피’를 안은 뒤 나중에 복제품 트로피를 받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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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종석]울어야 웃는다

    마치 모래알을 씹는 기분일 텐데도 갈비와 된장찌개로 밥 한 그릇을 싹 비웠다. 지난해 7월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의 한 한식당에서 마주 앉은 최나연이었다. 당시 그는 US여자오픈에 출전했다 예선 탈락의 수모를 안은 뒤 점심을 먹고 있었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 망설이던 기자의 고민은 기우에 불과했다. “다음에 잘하면 되는 거죠. 그래도 배운 게 많아요.” 대회 주최 측이 제공한 렉서스 SUV를 직접 몰고 주차장을 떠나는 뒷모습이 씩씩해 보였다. 그로부터 1년이 흘러 최나연은 지난해 수모를 안았던 바로 그 US여자오픈에서 어린아이 상반신만 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자신의 우상 박세리가 14년 전 맨발 투혼 끝에 우승했던 코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에 오르는 황홀한 기쁨을 누렸다. 최나연은 2008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후 이번 US여자오픈까지 101개 대회에서 예선 탈락은 두 번밖에 없다. 통산 6승의 기록만큼이나 자랑할 만하다. 첫 번째 컷 통과에 실패한 때는 2010년 역시 메이저대회였던 LPGA챔피언십이었다. 63개 대회 만의 첫 경험이라 충격이 컸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인 그 다음 주 코닝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예선 탈락을 하면 단 1원의 상금도 없다. LPGA에서 뛰는 딸을 둔 한국 부모들은 “우승은 못해도 예선 탈락만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출전 경비도 못 뽑았다는 현실적인 이유뿐 아니라 자칫 선수를 장기 슬럼프에 빠지게 하는 독(毒)이 될 수 있어서다. 최나연은 달랐다. 예선 탈락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일단 암초에 부딪혀도 헤쳐 나갔다. 탄탄한 기본기뿐 아니라 무엇보다 감정 컨트롤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시절 최나연은 “부모님이 안 계시느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또래들과 달리 홀로 골프 훈련을 할 때가 많아서였다. 한창 응석을 부릴 5학년 때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을 가기 위해 혼자 비행기에 올랐다. 6학년이 돼서는 제주에서 70일 동안 가족과 떨어져 공을 쳤다. “골프장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친구 아빠가 택시 타라고 5만 원 주신 적도 있어요.” LPGA투어 진출 후 무관(無冠)에 그쳤던 2009년 그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부모님에게 독립선언을 했다. “뭐가 되든 홀로 해볼게요.” 그로부터 몇 달 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첫 우승을 이뤘다. 외롭고 힘들어도 목표를 향한 일념으로 버텼다. 자립심이 강한 최나연이 몇 해 전 불쑥 평소 거의 하지 않던 아버지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아빠는 대회 기간 잘 치든 못 치든 일단 집에 오면 골프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너무 편했죠. 지난 일은 빨리 잊고 새롭게 준비할 수 있었죠.” 그가 이번 US여자오픈에서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라운드에 줄곧 평정심을 유지했고 10번홀 트리플 보기에도 물병 한 병 집어던지고는 흔들리지 않았던 데는 이유가 다 있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기까지 엉덩이가 얼얼할 정도로 수천 번씩 넘어져야 했다. 프로야구에서 ‘양신(梁神)’으로 불리는 양준혁은 “3할 타자도 열에 일곱 번은 죽는다. 쉽게 죽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인생 만사가 마찬가지 아닐까. 누구에게나 실패와 좌절은 찾아온다. 위기를 성공의 기회로 바꾸는 건 역시 마음에 달려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김종석 스포츠레저부 차장 kjs0123@donga.com}

    • 20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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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올림픽 D-16]런던 드라마 벌써 설레요… 22개 종목 245명 확정

    대한체육회(회장 박용성)는 10일 2012년 런던 올림픽(7월 27일∼8월 12일)에 출전할 대한민국 선수단을 확정했다. 파견 규모는 22종목에 선수 245명, 본부 임원 36명, 경기 임원 93명 등 총 374명. 런던 올림픽 기수로는 남자 핸드볼 대표팀 윤경신(39)이 선정됐다. 그는 이번 대회를 비롯해 5회 연속(1992년 바르셀로나,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으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런던 올림픽 한국 선수단 명단▼수영 박태환 최규웅 장규철 정원용 박형주 박선관 박지호 정다래 백수연 최혜라 김혜진 김서영 김가을 백일주 한나경 함찬미 김수지 박현선 박현하 양궁 오진혁 임동현 김법민 최현주 이성진 기보배 육상 정진혁 이두행 장신권 김현섭 변영준 박칠성 김동영 임정현 정상진 김유석 김덕현 김성은 정윤희 임경희 전영은 정혜림 최윤희 배드민턴 이현일 손완호 정재성 이용대 유연성 고성현 배연주 성지현 김민정 하정은 김하나 정경은 복싱 신종훈 한순철 사이클 조호성 장선재 박선호 최승우 박건우 박성백 이민혜 이은지 이혜진 나아름 펜싱 구본길 원우영 김정환 박경두 정진선 최병철 남현희 전희숙 정길옥 최인정 신아람 정효정 김지연 이라진 축구 정성룡 이범영 윤석영 김영권 장현수 김창수 황석호 오재석 김보경 지동원 구자철 한국영 백성동 기성용 박종우 남태희 박주영 김현성 체조 김승일 김희훈 양학선 김지훈 김수면 허선미 손연재 핸드볼 박찬영 이창우 박중규 박경석 정의경 엄효원 고경수 백원철 윤경신 이재우 정수영 임덕준 정한 유동근 문경하 주희 김차연 김정심 조효비 우선희 정유라 최임정 유은희 심해인 권한나 김온아 정지해 이은비 하키 이명호 이승일 남현우 현혜성 이남용 홍은성 윤성훈 김영진 오대근 유효식 여운곤 서종호 장종현 강문규 강문권 차종복 문영희 김영란 천은비 한혜령 박미현 김옥주 전유미 차세나 천슬기 김종희 김종은 장수지 김다래 이선옥 박선미 박기주 유도 최광현 조준호 왕기춘 김재범 송대남 황희태 김성민 정정연 김경옥 김잔디 정다운 황예슬 정경미 김나영 근대5종 정진화 황우진 양수진 조정 김동용 김예지 김명신 김솔지 요트 하지민 이태훈 박건우 조성민 사격 진종오 한진섭 김종현 김학만 최영래 조용성 김대웅 김병희 김장미 김경애 나윤경 정미라 강지은 탁구 주세혁 오상은 유승민 김경아 박미영 석하정 태권도 이대훈 차동민 황경선 이인종 트라이애슬론 허민호 배구 하준임 김사니 김해란 임효숙 김연경 한유미 한송이 정대영 황연주 양효진 김희진 이숙자 역도 사재혁 전상균 지훈민 김민재 원정식 김화승 장미란 문유라 임지혜 양은혜 레슬링 최규진 정지현 김현우 김진혁 이세열 김진철 이승철 김형주 엄지은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20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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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나연 귀국 “태환아, 우승 기운 받아라”

    ‘메이저 퀸’으로 금의환향한 최나연(25·사진)의 우승 기운을 ‘마린 보이’ 박태환(23)이 건네받을 수 있을까. 9일 끝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최나연은 10일 귀국 후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달 말 런던 올림픽을 보러 간다. 박태환이 출전하는 수영 티켓도 구하고 있다”며 웃었다. 최나연은 이달 말 프랑스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한 뒤 런던으로 이동해 수영, 핸드볼, 펜싱과 절친한 친구인 김연경이 뛰는 여자 배구 등을 지켜볼 계획이다. 최나연과 박태환의 메인 스폰서는 같은 SK텔레콤. 보라색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귀국한 최나연은 “우승하고 돌아와 더 기쁘다. 14년 전 박세리 언니와 같은 대회여서 남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가장 큰 목표다. 중학교 때 처음 대표팀에 뽑혔는데 태극마크의 무게감은 큰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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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마저 이긴 ‘넘버3’… 페데러, 7번째 윔블던 우승

    세월의 흐름에 밀려 ‘넘버3’로 밀렸던 그가 다시 당당하게 테니스 황제의 자리에 돌아왔다. 로저 페데러(31·스위스)가 자신의 텃밭인 윔블던 패권을 차지했다. 세계 랭킹 3위 페데러는 9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세계 4위)에게 3-1(4-6, 7-5, 6-3, 6-4)로 역전승했다. 테니스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들으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페데러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양강 구도 속에서 3인자로 처졌다. 하지만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복귀하며 피트 샘프러스가 갖고 있던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7회)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2010년 호주오픈 이후 2년 6개월 만에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메이저 통산 우승 횟수도 17회로 늘렸다. 페데러는 2010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세계 1위에도 복귀했다. 1위를 지킨 기간이 통산 286주로 샘프러스와 함께 최장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30대 선수가 이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선 것은 1975년 아서 애시 이후 37년 만이다. 올해 윔블던은 여자 단식 세리나 윌리엄스(31)까지 남녀 모두 30대 챔피언이 나왔다.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76년 만에 영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노렸던 머리는 홈팬의 간절한 응원에도 아쉽게 꿈을 접은 뒤 눈물을 쏟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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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나연 영문 이름 이니셜 ‘NYC’로 풀어본 우승 비결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자신의 이력서에 처음으로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영광스러운 한 줄을 추가한 최나연(25). 그의 애칭은 뉴욕시와 같은 빅 애플이다. 그의 영문 이름 이니셜이 NYC이기 때문이다. 최고 인기 골프 스타로 떠오른 최나연이 지닌 매력과 우승 비결을 그의 이름 이니셜로 분석해 본다. ○ 뉴스 메이커(N): 최나연은 유달리 특별한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1년 말레이시아 사임다비 대회에서 우승하며 코리아 군단의 역사적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0승의 주인공이 됐다. 국내 유일의 LPGA투어 대회로 갤러리가 몰려드는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최나연밖에 없다. 이번에 박세리의 맨발 투혼 현장에서 트로피를 들며 10번째 한국 선수 메이저 챔피언이 돼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젊음(Y): 야구 모자와 청바지를 즐기는 최나연은 겉모습만큼이나 늘 머릿속도 가벼워지려고 노력한다. 긴박한 승부의 순간에도 분위기 반전에 능숙해진 것은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다. 4라운드 10번홀에서 최나연은 트리플 보기로 2위 양희영에게 2타 차까지 쫓기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11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15, 16번홀 연속 버디로 살아났다. “실수를 잊기 위해 딴청을 부렸어요. 캐디와 한국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과 자동차 얘기를 하고 과자도 먹었죠.”○ 변화(C): 최나연은 지난주 전담 캐디를 바꿨다. 타이거 우즈의 멘토로 유명한 마크 오메라의 가방을 7년 동안 메던 셰인 조엘(호주)이었다. 4승을 합작했던 전 캐디가 타성에 젖어 의견 충돌을 빚을 때가 많아져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시즌 도중 한 배를 탄 파트너를 내리게 하는 일은 모험일 수 있었지만 효과 만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나연은 그 어느 때보다 캐디와 자주 대화하며 도움을 받았다. 특히 그린에서 라인을 읽는 데 많은 정보를 얻었다. 올해 초 퍼터를 바꿨다. 시니어 투어에서 주로 쓴다는 바비 그레이스라는 퍼터 업체의 제품이었다. 주위의 시선보다는 자신에게만 맞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번 대회 72홀을 도는 동안 최나연은 27개 홀을 1퍼트로 막았다. 특히 4라운드에 11∼17번홀을 1퍼트로 막으며 승리를 지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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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을 이룬 세리키즈와 꿈을 키워준 세리언니, 이 드라마의 시작은… ‘14년前 이 장면’

    14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그들은 꼭 껴안으며 서로의 등을 토닥여 줬다. 야은 길재의 시조와 달리 산천도, 인걸도 의구(依舊)한 듯 보였다.제67회 US여자오픈이 막을 내린 9일 미국 위스콘신 주 콜러의 블랙울프런골프장. 최나연(25)이 우승을 확정지은 18번홀 그린을 향해 누군가가 샴페인 한 병을 들고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박세리(35)였다. 후배에게 축하 세례를 하는 박세리의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최나연도 우상과도 같은 선배의 등장을 놀라워하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나연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침착했고 참 잘했다.”(박세리) “언니가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어요. 너무 고마워요.”(최나연)박세리가 누구인가. 박세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첫해인 1998년 7월 7일 바로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연장 20홀을 치르는 격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연장 18번홀 페어웨이 왼쪽 연못까지 들어가 공을 치는 ‘맨발 투혼’으로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떨쳤다. 박세리는 ‘끝내 이기리라’라는 상록수 가사에 실려 국내 공익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외환위기로 신음하던 국민들은 스물한 살 박세리가 전한 희망의 메시지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 그 가운데는 열한 살 꼬마 최나연도 있었다. 경기 오산시에 살며 초등학생 골프선수였던 최나연은 “너무 강한 인상을 받았다. 미국 무대 진출의 꿈을 꾸게 된 계기가 됐다”고 떠올렸다.박세리의 영향을 받아 골프에 매달린 ‘세리 키즈’ 최나연은 중학교 때 국가대표에 뽑힐 만큼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착실하게 실력을 키웠다. 그토록 바라던 메이저 챔피언에 처음 오른 이날 자신의 롤 모델이 바로 곁에 있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이 대회에서 박세리는 공동 9위(4오버파)로 톱10에 들었다. 이들은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 소속으로 연말 송년회에서는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했다.강산이 한 번 변할 만큼 세대가 다른 박세리와 최나연. 양말을 벗자 드러난 박세리의 하얀 발목은 새까만 종아리와 흑백의 대조를 이루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공동묘지에서 담력훈련까지 했다는 일화와 함께 성공을 향해 다걸었던 역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박세리가 우승했을 때 홀로 그린에 뛰어든 아버지는 매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개척자 박세리가 물꼬를 트면서 변방이던 한국 여자골프의 세계화도 본격화됐다. 해외 진출이 러시를 이뤘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한국인 선수는 박세리가 유일했다. 올해에는 한국 국적 선수만 27명에 이르며 재미교포를 합하면 40명을 육박한다. US여자오픈에서 최나연은 여섯 번째 한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주최국 미국(51회)을 빼면 두 번째로 많다. 2001년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한국인 우승 횟수는 12회로 미국(10회)을 추월했다.1998년과 2012년 여름. 박세리와 최나연은 세월을 넘나들며 정겹게 손을 맞잡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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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리나, 서브 에이스 역대최다 102개… 31세에 윔블던 5번째 우승

    화려한 부활이었다. 승리를 결정지은 그는 잔디코트에 드러누워 믿어지지 않는 듯 두 팔로 얼굴을 감쌌다. 세리나 윌리엄스(31·미국)가 윔블던 챔피언으로 반짝이는 은빛 쟁반을 들어올렸다. 8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6위 세리나는 세계 3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를 2-1(6-1, 5-7, 6-2)로 눌렀다. 세리나에게 이런 순간은 다시 못 올 수도 있었다. 시상식에서는 눈물을 쏟았다. “얼마 전까지 병원에 누워 있었는데 트로피를 들고 있다니…. 정말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에요.” 세리나는 지난해 초만 해도 집 안에 칩거하며 병원을 들락거렸다. 10개월 동안 라켓을 놓았다. 2010년 윔블던 우승 후 독일에서 깨진 유리 조각에 발을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데 이어 폐에 피가 고이는 색전증까지 겹쳤다. 지난해 윔블던 4회전에서 패한 뒤 그의 세계 랭킹은 175위까지 추락했다. 병마와 싸우면서 재기를 꿈꿨던 세리나는 이번 대회에서 주무기인 강력한 서브와 정교한 스트로크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자신이 2010년 세웠던 대회 최다 서브 에이스 기록(89개)을 넘어서며 102개를 낚았다. 그의 재기를 도왔던 어릴 적 코치인 아버지 리처드와 언니 비너스도 기쁨을 나눴다. 세리나는 비너스와 함께한 여자 복식에서도 우승해 2관왕이 됐다. 우승 상금은 115만 파운드(약 20억 원). 1990년 윔블던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당시 33세) 이후 22년 만에 30대 메이저 챔피언이 된 세리나는 언니와 같은 통산 5번째 윔블던 정상이자 14번째 메이저 단식 타이틀을 안았다. 윌리엄스 자매는 최근 13년 동안 윔블던 단식 우승을 10번이나 나눠 가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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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험해진 코스, 더 빛난 최나연… US오픈 3R 6타차 선두

    혼자만 다른 골프장에서 치고 있는 듯했다. 8일 미국 위스콘신 주 콜러의 블랙울프런골프장(파72)에서 열린 US여자오픈 3라운드를 마친 최나연(25·SK텔레콤)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출전 선수 65명 중 언더파 스코어는 5명에 불과했다. 평균 타수는 76.892타까지 치솟았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가 전날 언더파 기록자가 27명에 이르자 핀 위치를 까다롭게 조정하고 티 박스 위치도 뒤로 빼 난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그린은 딱딱했고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2라운드에 66타를 쳤던 미셸 위는 전날보다 12타를 더 쳐 78타로 무너졌다. 하지만 최나연은 달랐다. 1, 2, 7, 8번홀 버디에 이어 10∼12번홀 3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13번홀에서 3퍼트로 유일한 보기를 했지만 17번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넣어 만회했다. 순위 변동이 심해 ‘무빙 데이’로 불리는 3라운드에서 최나연은 전체 평균 타수보다 12타 가까이 적은 코스 레코드인 7언더파 65타를 쳐 중간 합계 8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위 양희영을 6타 차로 따돌렸다. 최나연은 “버디 8개는 놀랍다. 14개의 클럽이 모두 잘됐다”며 기뻐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놓친 홀은 2개밖에 없었으며 그린 적중률은 83.3%로 높았다. 퍼트 수는 26개까지 떨어뜨렸다. 최나연은 자신의 우상 박세리가 14년 전 ‘맨발 투혼’ 끝에 우승했던 바로 그 코스에서 트로피를 안을 기회를 잡았다. 최나연은 “1998년 세리 언니가 우승하던 장면이 워낙 강렬했다. 열 살 정도였던 나는 90대를 치고 있었는데 큰 꿈을 품게 됐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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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승찬-이소희, 콕 콕 콕 셔틀콕… 김천 아시아주니어선수권 중국 꺾고 여자복식 우승

    꿈 많은 18세 동갑내기 소녀 두 명이 한국 셔틀콕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신승찬(성심여고 3학년)과 이소희(범서고 3학년). 이들은 7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아시아주니어배드민턴 선수권 여자 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위샤오한-황야충 조에 2-1(17-21, 21-15, 21-17)로 역전승했다. 신승찬과 이소희는 처음 주니어 대표로 선발된 중1 때 1년 동안 파트너가 된 뒤 헤어졌다 지난해부터 다시 손발을 맞췄다. 지난해 대만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정상을 합작한 이들은 뛰어난 신체조건에 성인 무대에서도 통할 만한 실력을 갖췄다. 173cm의 신승찬은 네트 플레이가 뛰어나며 172cm인 이소희는 후위에서 강력한 스매싱을 갖췄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살을 빼려고 라켓을 잡은 신승찬은 삼성전기에 입단한다. 이소희는 대교눈높이에 뽑혔다. 김학석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은 “한국 여자 복식에서 보기 드물게 두 선수 모두 키가 크고 기량도 출중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혜영 정소영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키워볼 만하다”고 칭찬했다. 혼합 복식 결승에서 최솔규(서울체고)-채유정(성일여고) 조도 왕이루-왕둥핑 조(중국)에 2-1(17-21, 25-23, 23-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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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이용대 꿈꾸는 ‘셔틀콕 꿈나무’

    경기장 밖에는 천둥번개와 세찬 장맛비가 퍼부었어도 셔틀콕 예비 스타들의 함성은 코트에서 더욱 커져만 갔다. 2012 김천 아시아 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이 열린 6일 김천실내체육관. 장차 세계 배드민턴을 이끌 유망주들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쉼 없이 라켓을 휘두르며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주최국 한국에서는 혼합 복식에 나선 17세 동갑내기 최솔규(서울체고 2년)와 채유정(성일여고 2년)이 주목받았다. 2번 시드 최솔규-채유정 조는 준결승에서 중국의 류위천-천충천 조를 2-0(21-17, 21-19)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처음 파트너가 된 지난해 수라바야컵 국제선수권에서 우승했던 이들은 “마음이 잘 맞았다. 약속된 플레이에 집중했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식과 복식을 넘나드는 최솔규는 국내 남고 랭킹 1위로 손꼽힌다. 지난해 종별 선수권 단식에서는 고교 신입생으로는 박주봉 이후 31년 만에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왼손잡이 채유정은 셔틀콕 2세다. 어머니 김복선 씨는 198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현재 부산 안남초등학교 코치로 일하고 있다.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아 경기감각이 뛰어난 채유정은 “어려서부터 엄마를 쫓아다니다 배드민턴을 하게 됐다. 오른손잡이인 엄마가 왼손을 못 쓰게 했는데 내가 이겼다”며 웃었다. 여자 복식에서 지난해 세계 주니어선수권 우승자인 신승찬(성심여고 3년)-이소희(범서고 3년) 조는 말레이시아의 초우메이콴-리멩옌 조를 2-0(21-14, 21-14)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채널A는 7일 오후 2시 30분부터 개인전 결승 주요 경기를 생중계한다.김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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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리 “Again 1998”… 이븐파 굿샷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던 박세리(35·KDB금융그룹). 당시 21세였던 그는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지만 기량만큼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6일 미국 위스콘신 주 콜러의 블랙울프런골프장(파72)에서 열린 US여자오픈 1라운드. 14년 만에 다시 같은 코스를 찾은 박세리는 버디 5개와 보기 2개, 트리플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3언더파 69타를 친 크리스티 커(미국) 등 3명의 공동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15위로 마쳤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 1라운드 때는 2언더파 69타(당시에는 파 71 코스)를 기록해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였다. 당시 박세리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40야드였으며 페어웨이 안착률은 86%, 그린 적중률은 93%였다. 14년이 흐른 이날 그의 평균 비거리는 237야드였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86%, 그린적중률은 83%로 여전히 높았다. 1, 2번홀 연속 버디로 출발한 박세리는 8번홀(파3)에서 나온 트리플 보기가 아쉬웠다. 티샷이 바람에 밀려 왼쪽 러프 지역에 떨어져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1벌타를 받고 4온 2퍼트로 홀아웃했다. 박세리는 “어려운 코스에서 무난하게 1라운드를 끝내 만족한다”고 말했다. 40명이 넘는 한국(계) 선수 가운데는 재미교포 제니 리가 2언더파 70타로 공동 4위에 오른 게 가장 높았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예선 탈락의 수모를 안았던 최나연(SK텔레콤)과 2008년 이 대회 우승자 박인비(스릭슨)는 1언더파 71타로 이미나(볼빅) 등과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있는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2타를 잃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유소연(한화) 등과 공동 38위(2오버파 74타)에 머물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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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 거스른 세리나… 30대 ‘메이저 퀸’ 꿈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판을 치는 최근 세계 여자 테니스 코트에서 30대는 원로 대접을 받을 만하다.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갖춘 파워 위주의 플레이가 대세를 이루면서 세대교체는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1990년 ‘철녀’라 불리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윔블던에서 우승한 뒤 메이저 대회에서 삼십 줄에 접어든 나이의 여자 챔피언은 나오지 않았다. 세리나 윌리엄스(31·미국)는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 세계 랭킹 6위 윌리엄스는 6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2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를 2-0(6-3, 7-6)으로 눌렀다. 윌리엄스는 더블 폴트는 하나도 없이 최고 시속 193km의 강서브를 앞세워 서브 에이스를 무려 24개나 뽑아냈다. 윌리엄스가 기록한 24개의 서브에이스는 자신이 갖고 있던 윔블던 여자 단식 한 경기 최다 기록(23개)을 넘어선 것이다. 22년 만의 30대 메이저 챔피언을 꿈꾸는 윌리엄스는 7일 세계 3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3·폴란드)와 우승을 다툰다. 라드반스카는 4강전에서 세계 8위 안겔리케 케르버(독일)를 2-0(6-3, 6-4)으로 완파했다. 라드반스카가 우승하면 폴란드 선수로는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오르며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도 등극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라드반스카는 2005년 윔블던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던 유망주 출신이다. 상대 전적에서 윌리엄스는 라드반스카에게 2승으로 앞섰다. 지난달 프랑스오픈 첫 판에서 패하며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1회전 46연승 행진을 마감하는 수모를 안았던 윌리엄스는 극적인 반전을 노리고 있다. 윌리엄스는 2002년과 2003년, 2009년과 2010년 등 윔블던에서만 네 차례 우승한 인연도 있다. 한편 ‘황제’ 로저 페데러(세계랭킹 3위·스위스)는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3-1(6-3, 3-6, 6-4, 6-3)로 잡고 결승에 선착했다.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를 잡은 페데러는 개인 통산 17번째 메이저 우승과 7번째 윔블던 정상을 노리게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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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런던金 포상금 4억으로 셔틀콕 전사들 사기충천

    한국 배드민턴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국제무대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금메달 6개를 합작했다. 역대 한국의 종목별 통산 금메달 랭킹에서 톱 5에 든다. 투자 없이 이런 결실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올림픽 때마다 내건 큼직한 당근도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7일 개막하는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종목당 4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복식은 선수 두 명이 2억 원씩 받게 된다. 종목의 위상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재정 규모를 따져 봤을 때 파격적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3억 원에서 다시 1억 원을 올렸다. 태릉선수촌에서 김학석 협회 부회장에게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대표팀 선수들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혼합복식과 여자복식에 출전하는 하정은(대교)은 “금메달 2개 따면 다 주시냐”며 웃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김 부회장의 주도로 1980년대 초반부터 일찌감치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떠 용품 업체들로부터 거액의 현금 지원을 받아왔다. ‘실탄’을 충분히 마련한 덕분에 주요 국제 대회 때 다른 종목보다 많은 코치를 써 눈높이 지도를 실시할 수 있었다. 이번 런던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성한국 감독과 외국인 코치를 포함해 8명에 이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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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태권 씨 채널A 해설 맡아 “셔틀콕 예비스타 경연, 가슴 뛰네요”

    하태권 삼성전기 배드민턴단 코치(37)는 2000년대 한국 셔틀콕의 간판스타였다. 국내를 뛰어넘어 국제무대까지 주름잡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김동문과 힘을 합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문이 섬세하고 꼼꼼했다면 하태권 코치는 쾌활한 성격에 선이 굵은 플레이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2005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하 코치가 이번 주 경북 김천시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주니어(19세 이하) 배드민턴선수권에서 채널A 해설자로 변신한다. 채널A가 처음 중계를 맡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마이크를 잡게 된 하 코치는 “배드민턴 강국인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유망주들이 출전하는 만큼 미래의 스타들을 본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21개국에서 300여 명의 선수들이 단체전과 개인전에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시니어 대회의 규모를 오히려 능가해 한국 배드민턴의 국제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첨단 시설을 갖춰 스포츠의 메카로 떠오른 김천시는 매머드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 코치는 “내가 주니어 선수였을 때는 TV 중계를 보기도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위성으로 스타TV를 통해서나 겨우 볼 수 있었다. 채널A의 중계는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배드민턴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채널A는 6일 준결승과 7일 결승의 생생한 현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하 코치는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매달리고 있는 대표팀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정재성과 이용대가 8년 전 올림픽에서 자신이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던 남자 복식에서 다시 정상을 차지하기를 누구보다 염원하고 있다. 정재성과 이용대는 소속팀 삼성전기에서 하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기도 하다. “남은 기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복식은 무엇보다 경기에 들어갔을 때 파트너를 신뢰하면서 서로 의지하는 게 중요합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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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물 채운 ‘박세리 맨발투혼 연못’

    14년 만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금의환향이라도 한 듯 주위의 관심이 그에게 집중됐다. 5일 미국 위스콘신 주 콜러의 블랙울프런GC에서 개막하는 제67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박세리(35·KDB금융그룹)였다. 박세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신인이던 1998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안았다.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과 동타를 이룬 뒤 18홀 연장전으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서든데스 방식의 두 번째 연장전 끝에 기어이 승리를 거뒀기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스무 살을 갓 넘긴 박세리는 어느새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그날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기만 하다. “14년 전의 긴장감과 설렘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어요. 정말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많은 사람이 반겨주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5월 미디어데이 때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전세기까지 제공받은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연이어 칙사 대접을 받고 있다.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들어갔던 18번홀 페어웨이 왼쪽 연못은 벙커로 바뀌었으나 이번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다시 물을 채웠다. 당초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는 연못 복원을 반대했으나 코스 설계자인 피트 다이와 대회 메인스폰서는 역사적인 장소라는 이유로 지난주 3일간의 작업 끝에 90cm 깊이의 연못을 조성했다. 박세리는 특별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쓰고 있다. 현지 언론은 박세리가 한국 골프 발전에 끼친 영향 등을 재조명했다. 박세리는 “1998년 우승했을 때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오기를 정말 기다렸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너무 놀랐다. 감사하고 즐거운 부담감까지 갖게 됐다”고 말했다.박세리를 신호탄으로 이 대회에서는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가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유소연은 서희경과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하며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보였다. 재미교포를 포함한 한국인(계) 선수만도 40명 이상이 출전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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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쨍!… 우즈, AT&T 우승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는 굳이 안 봐도 되는 듯했다. 맞는 순간 이미 만족스러운 결과를 예측한 그는 거침없이 그린을 향해 걸었다. 1타 차 선두였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18번홀(파4·523야드)에서 188야드를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했을 때였다. 의도적인 드로 구질로 왼쪽을 향해 휘게 한 공은 연못으로 둘러싸인 그린에 안착했다. 그 다음 언덕 너머 핀 옆 4m에 붙여 가볍게 파를 낚았다.매치플레이 같은 치열한 양자 대결 속에서도 승리를 향한 완벽한 마무리를 펼친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시즌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우상 잭 니클라우스(미국)를 넘어섰다.우즈는 2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CC(파71)에서 끝난 AT&T 내셔널 최종 4라운드를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해 2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로 우승했다. 끈질기게 우승 경쟁을 펼치다 16, 17, 18번홀 보기로 무너진 보 밴 펠트(미국)를 2타 차로 제쳤다.올해 우즈는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924일 만에 우승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쏜 뒤 지난달 니클라우스가 개최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자신이 주최하는 무대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골프 명장의 대회에서만 트로피를 안은 그는 통산 74번째 우승으로 니클라우스(73승)를 제치고 최다승 2위에 오르며 샘 스니드의 최다승 기록(82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다승, 상금(422만 달러), 페덱스컵에서 2009년 이후 처음 선두에 나섰다. 117만 달러(약 13억4000만 원)의 상금을 자신의 재단에 자선기금으로 전달한 우즈는 “사람들이 내가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게 6개월 전이었던가. 하지만 내가 여기 이렇게 서 있지 않은가”라며 기뻐했다.노승열(타이트리스트)은 올해 PGA투어 데뷔 후 최고인 공동 4위(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노승열은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해 108만 달러로 상금 51위까지 점프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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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日에 충격패 올림픽 좌절, 아… 女농구

    최악의 결말이었다. 한국 여자농구의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그 꿈이 늘 자신 있어 하던 숙적 일본에 깨졌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1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패자 준결승. 전날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패해 패자전으로 밀린 한국은 최근 상대 전적에서 5연승 중이던 일본에 51-79로 28점 차의 참패를 당했다. 빨간 티셔츠 차림으로 태극기를 휘두르던 100명 가까운 교민 응원단은 망연자실했다. 이로써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한국 여자농구의 민망한 성적표는 예고된 참사였다. 대표팀 구성부터 잡음이 심했다. 통합 챔피언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배제됐다. 감독 인선을 둘러싼 갈등 속에 가뜩이나 짧았던 훈련 기간(한 달 남짓)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대표 선수 대부분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일부 주전은 합류를 늦춰 6월 초까지도 정상적인 훈련이 힘들었다. 여자 프로농구 신세계의 해체와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 및 집행부의 사퇴도 악재였다. 반면 일본은 석 달 넘게 치밀한 계획 속에 대표팀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마다 반목이 심했던 국내와 달리 일본은 구단들이 전력 극대화를 위해 힘을 합쳤으며 미국 전지훈련에 한국 농구를 배우려고 정해일 전 도요타자동차 감독까지 코치로 선임했다. 이날 한국은 1쿼터에 4-29에 크게 뒤지며 대패를 예고했다. 실책은 일본보다 15개 많은 22개나 했으며 가로채기에서도 3-13으로 크게 뒤질 만큼 경기 내용과 집중력이 나빴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이 있으니 만큼 우리 선수들이 정신력을 발휘할 것 같다”는 이호근 대표팀 감독의 예상은 공허하기만 했다. 한때 세계 4강으로 불리던 한국 여자농구는 아시아 삼류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신임 총재를 비롯해 새 집행부를 구성해야 될 WKBL과 행정력 부재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한농구협회는 무거운 짐을 안게 됐다. 적어도 소 잃고 외양간마저 고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앙카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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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100위에… 나자빠진 나달

    ‘클레이코트의 제왕’인 라파엘 나달(26·스페인)은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도 강자로 군림했다. 2006년 이후 부상으로 불참한 2009년을 빼고는 해마다 결승에 올라 2차례 우승했다. 세계 랭킹 2위 나달은 2주 전 프랑스오픈에서도 우승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는 2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2회전에서 7년 만에 2회전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그것도 세계 100위의 무명 루카시 로솔(체코)에게 2-3(7-6, 4-6, 4-6, 6-2, 4-6)으로 역전패했기에 대회 사상 최대 이변으로 불렸다. 나달이 메이저 무대에서 세계 100위 이하 선수에게 패한 것은 처음이다. 외신은 ‘체코의 B급 축구 팀이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통산 전적이 19승 32패에 불과하며 5년 동안 윔블던 예선 1회전에서 계속 패했던 로솔은 196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220km에 육박하는 강력한 서브로 22개의 에이스를 낚은 데 힘입어 메이저 대회 11회 우승에 빛나는 나달을 꺾었다. 왼쪽 종아리에 잔뜩 문신을 한 로솔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기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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