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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린 비인데 누구를 원망하겠어요. 첫날은 정말 막막했지만 마냥 낙심하고 있을 순 없겠죠.”21일 수도권에 쏟아진 ‘물폭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서울 강서구 화곡1동에서는 23일부터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시작됐다. 주민들은 추석 전날 집중호우가 내린 이후 처음으로 이날 날씨가 개자 “빨래라도 말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침수 지역 주민들은 이번 추석 연휴에 귀성은커녕 대부분 뜬눈으로 이틀 밤을 지새워야 했다. 그나마 주민들은 물이 빠진 23일부터 교회 등 대피소에서 집으로 복귀했다. 주민 강규만 씨(72)는 “그동안 동네 침수 피해가 날 때마다 연휴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번에는 침수 때문에 추석 차례상도 차리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된 23일 골목 구석구석에는 물에 젖은 가재도구와 집기가 널려 있었고, 방역차량이 흰 연기를 내뿜으며 내달렸다. 화곡1동 복개도로 부근에 주차된 차량은 모두 차문을 열어둔 채 호우 때 침수된 부분을 말리고 있었다. 5년째 이곳 반지하방에서 살고 있는 윤미옥 씨(54·여)는 “그나마 방에 차오른 물을 빼내서 다행”이라며 “잠은 덜 마른 장판 위에 비닐을 깔아놓고 청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이 지역에는 사회 각계의 복구 인력이 모였다.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원 100여 명을 비롯해 군 병력 150여 명과 경찰 410여 명이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적십자사 인력은 21일 수해 당일부터, 군과 경찰 병력은 22일부터 수해 구조에 나섰다. 전날까지 대부분의 침수 지역에서 물을 퍼냈지만 펌프가 닿지 않는 지하 일부에서는 이날에야 군과 경찰 병력이 인간띠를 이어 물통으로 물을 퍼냈다. 21일 충남 공주시로 귀성했다가 수해 소식을 듣자마자 화곡동 침수 현장으로 달려온 대한적십자사 봉사회원 김필만 씨(49·여)는 “현장이 모두 정리될 때까지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며 “내일까지 물에 젖은 옷가지와 쓰레기 정도라도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서울시에 신고된 침수 피해는 강서구가 21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악구(1650건), 동작구(1251건) 등의 순이었다.인천 및 경기 지역에서도 복구가 시작됐다. 인천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계양구 작전1동 대경빌라에서는 주민들이 추석 연휴도 잊은 채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주민 윤모 씨(54)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차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귀성도 포기했다”며 “빗물이 차올라 1층 계단이 보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집중호우 당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등 도심이 물에 잠긴 데 대해 서울시는 “호우 대비 시설보다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로 일대는 당시 하수관에서 물이 역류해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서울시 측은 “세종로 하수관의 처리 용량은 시간당 강수량 75mm 정도로 설계됐지만 당시 도심에 내린 비는 시간당 90mm가 넘었다”며 “도심 하수시설 확충에 대해선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배우 고두심 씨(59·여·사진)가 고향인 제주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다. 제주대는 제주 출신 배우인 고 씨가 열정적인 예술인의 모습을 보여줬고 사단법인 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와 어린이재단 나눔대사 활동 등 사회봉사에도 공이 커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23일 밝혔다. 고 씨는 그동안 광고출연료 등 3억700만 원을 제주 예술인회관 건립사업에 기부한 것을 비롯해 모교인 제주여고에도 장학금 2억 원을 기부하는 등 제주지역 발전에도 기여했다. 학위 수여식은 다음 달 4일 오후 3시 제주대에서 열린다.}
‘성폭행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10명 중 4명꼴인 37.9% 긍정) ‘여성이 필사적으로 저항하면 성폭행은 피할 수 있다.’(10명 중 6명꼴인 66.5% 긍정) ‘마초’ 남성들의 성폭행 인식 정도가 아니다. 실제 성범죄를 저지르고 전자발찌까지 착용한 성범죄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조윤오 동국대 교수는 지난해 전자발찌 착용을 마친 성범죄자 186명에게 물었더니 이같이 답변했다고 23일 ‘한국 성범죄자의 보호관찰 위반 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성범죄자들의 성 인식은 상당히 왜곡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두 질문 외에도 ‘사창가는 성범죄 예방에 필수적이다’라는 문항에 76.7%가 ‘그렇다’고 답했다. ‘성폭력은 어쩔 수 없는 남성의 본능이다’라는 문항에는 긍정으로 볼 수 있는 ‘보통이다’를 포함해 63.2%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는 합법이다’라고 생각하는 성범죄자도 14.1%에 달했다. 조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 성범죄자의 그릇된 성 인식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성 인식 왜곡을 바로잡을 교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나는야 봉사 마니아.”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나눔 명인’들이 한 곳에 모였다.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는 ‘제1회 대한민국 나눔문화대축제’가 열렸다. 전국 77개 사회복지단체가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나눔 잔치다. 참석자들은 이 행사를 계기로 나눔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기를 기대했다. ■ 일본 막걸리 열풍 현장을 가다“시작은 ‘한국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그 특유의 맛에 매료되어 마신다.” 막걸리를 마시는 일본인들의 말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나란히 불고 있는 막걸리 바람. 왜 일본인들은 막걸리를 찾고, 막걸리는 어떻게 일본 시장을 파고들었는지 일본 현지를 직접 찾아 알아봤다. ■ 히틀러가 1차대전 전쟁영웅 출신? 사실은…제1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워 철십자훈장까지 받고 전쟁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아돌프 히틀러가 사실은 후방 부대에서 우편물을 날랐고 남는 시간에는 그림을 그리며 지낸 편안한 연락병이었다고 영국의 언론이 최근 발간된 한 전기를 인용해 보도했다. 히틀러 부대의 전투원들은 그를 ‘후방의 돼지’라고 불렀다는데…. ■ 흑백의 전자책 단말기가 인기 끄는 이유애플의 ‘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뛰어난 기능과 컬러 화면으로 무장한 태블릿PC가 나오자 전자잉크를 사용한 흑백의 전자책 단말기는 곧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아니었다. 틈새시장이 존재했다. 태블릿PC의 지나치게 다양한 성능 때문에 역설적으로 전자책 단말기가 주목받고 있다.}

‘수프로 나눔을 실천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다음 달 9일 창립 1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 옥상정원에서 ‘나눔수프’를 끓여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단추수프 페스티벌’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이 축제에 사용되는 수프는 두바이의 7성급 호텔인 ‘부르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주방장 출신 에드워드 권 씨(사진)가 만든다. 권 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행사를 위해 2000명분의 수프를 만들 예정이다. 행사 이름인 ‘단추수프’는 단추 하나로 온 마을 사람들이 나눠 먹을 만큼의 수프를 만들었다는 러시아 민화에서 따왔다. 권 씨는 “여러 재료가 한데 모이면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것을 조금씩만 나누면 우리 사회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우리가 이렇게 노래하는 이유는 서로의 마음을 잇기 위해서겠죠.” 발달장애청소년합창단 ‘푸음세’ 아이들의 화음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 울려 퍼졌다. 광장을 가득 메운 77개 사회복지단체 130여 개 부스 자원봉사자들이 잠시 바쁜 일손을 멈추고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푸음세 합창단의 노래가 끝나자 광장을 찾은 시민 1000여 명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후원하는 ‘제1회 대한민국 나눔문화대축제’가 이날 월드컵공원에서 열렸다. 18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사회복지 관련 행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 ○ 국내 최대 규모의 나눔축제 개막식인 ‘나눔문화대축제 선포식’에는 진수희 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이재오 특임장관, 정학윤 한나라당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김학준 동아일보 고문, 김인규 한국방송협회장, 김득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각계 5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소리 없는 기부왕’으로 알려진 가수 박상민 씨와 서영은 씨는 이날 나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진 장관은 개막공연에 이은 축사에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국민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가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도가 낮기 때문”이라며 “이때 필요한 것이 나눔이고 오늘 행사가 이런 나눔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포식이 끝난 뒤 각계 대표들은 행사장 뒤에 마련된 대형 ‘나눔비빔밥’을 비벼 시민 900여 명에게 나눠줬다. ○ ‘봉사 베테랑’들의 축제 나눔대축제에는 전국 77개 사회복지단체에서 자원봉사자 500여 명이 참가했다. ‘희망zone’ ‘나눔zone’ ‘사랑zone’에 각각 배치된 봉사, 의료, 종교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나눔 활동내용을 소개하고 즉석 기부 약정을 받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예상 외로 많은 참석자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원불교 봉사단체인 ‘원봉공회’ 서울지회장 한차남 씨(61·여)는 올해로 봉사경력만 35년인 ‘봉사 베테랑’. 종교생활과 함께 시작한 봉사였지만 언제부터인가 봉사는 한 씨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됐다. “겨울이면 연탄 배달, 김장 담그기, 평소에는 저소득층 노인분들 집 청소, 탈북·다문화가정 청소년들 멘터링도 한다”는 한 씨는 “봉사에 중독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봉사도 다녀온 한 씨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은 2008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다. 원봉공회 사람들과 태안에서 100일을 지낸 한 씨는 “인재로 생업을 전폐해야 할 처지에 놓인 태안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뭐든 나눠주고 싶었다”고 했다. 봉사가 좋아 직업까지 내던진 사단법인 ‘희망의러브하우스’ 사무국장 이정호 씨(34). 그는 스스로를 ‘봉폐(봉사 폐인)’라 부른다. “부모님이 ‘화이트칼라’에서 졸지에 ‘블루칼라’ 됐다고 걱정 많이 하신다”는 이 씨는 5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희망의러브하우스 상근직원이 됐다. 희망의러브하우스는 저소득층의 집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사회복지단체. 이 씨는 “즐거운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쉽지 않은데 난 일이 아주 즐겁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좋다”고 했다. 이 씨 등 자원봉사자들은 매주 월∼금요일 무료 수리 대상자를 선정해 계획을 짠 뒤 토요일 공사에 나선다. 하루 안에 공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점심 먹을 때만 빼고 종일 서서 일을 해야 한다. “힘 남아있을 때 해야죠. 늙으면 못할 거 아닙니까.” 이 씨는 ‘봉폐’답게 말했다. ○ 다양한 봉사 이벤트 사회복지단체들은 이틀간 부스를 열고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단법인 ‘월드쉐어’는 지난해 대지진을 겪은 아이티 아이들이 먹는다고 해서 화제가 된 ‘진흙쿠키’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행사를 열었다. 대한한의사협회 건강관리협회 등 의료단체들은 무료 검진을, ‘비전케어’ 등 시각장애인들을 돕는 단체는 일반인들이 장애를 체험하는 기회를 각각 제공했다. 자원봉사단체들은 현장에서 ‘나눔저금통’을 돌리거나 기부약정을 받았다. 유니세프, 위스타트 운동본부, 지역 복지관 등이 즉석에서 저금통을 만들고 이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빈곤지역 신생아들을 위해 모자를 뜨는 자리를 마련했고, 사단법인 ‘함께하는사랑밭’은 미혼모 아이들을 위해 ‘배냇저고리 짜기’ 행사를 진행했다. 배냇저고리 짜기 행사에 참가한 직장인 모진아 씨(27·여)는 “지나가다 의미 있는 행사를 하는 것 같아 들렀다”며 “아이들을 위해 배냇저고리를 짜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자원봉사자들과 일반 시민이 모여 한가위 송편을 빚고 콘서트를 연다. 주최 측은 ‘N마크’가 들어간 기업제품을 구매하면 기업이 그 금액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행복나눔N’ 공익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 “전화 한통이면 기부… 생각날때 바로 눌러요” ▼축제 홍보대사 가수 박상민“이름만 걸어놓는 건 질색입니다. 나눔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열심히 할 테니 언제든 불러만 주십시오.” 17일 열린 ‘2010 나눔문화대축제’ 개막식에서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축제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수 박상민 씨(46)다. 박 씨는 연예계에서 널리 알려진 ‘기부왕’이다.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면 수억 원에서부터 몇천 원짜리 소액 결제까지 번 돈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수 생활을 하며 그가 기부한 금액은 알려진 것만 40억 원 정도. 나눔문화대축제 현장에서 만난 그는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닌데 괜히 홍보하는 것 같아 (기부에 대해선) 잘 얘기하지 않는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현재 기부 관련 단체 홍보대사직을 30여 개나 맡고 있다. 가수로서의 ‘본업’보다 관련 단체 행사로 더 바쁠 때가 많다고 했다. 박 씨는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았지만 거리 노숙인 등을 볼 때마다 항상 식사를 대접하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저도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씨가 말하는 ‘나눔 노하우’는 간단하다. 생각날 때 바로 실행하라는 것이다. 그는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집에서 ARS 전화 한 통이면 어디든 기부할 수 있다”며 “어려운 사연을 들으면 즉각 도와주는 게 가장 좋은 나눔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기부 연예인’ 맏형 자격으로 개인뿐 아니라 연예계 차원의 나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홍경민이나 브라이언, 이런 친구들하고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돕는 자선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만드는 무대가 아니라 스스로 기획하니 굉장히 힘드네요. 좋은 단체하고 손잡고 꼭 콘서트 하겠습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음식 비누 화장지… ‘현물 기부’도 소중한 나눔 ▼복지부 “생활용품 전반으로 기부품목 확대”국내 기부문화의 ‘취약점’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현금 기부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푸드뱅크 등의 ‘현물 기부’를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공동모금회로 접수되는 현금 기부액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1998년 214억 원에 불과했던 현금 모금액은 지난해 3318억 원으로 15배 이상 늘었다. 반면 현물 기부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기부 방법을 잘 몰라 ‘나눔 의지가 있어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지역에서 식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모 사장(58)은 “남는 제품을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싶지만 우리같이 작은 중소기업은 기부 방법을 잘 몰라 포기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287개 푸드뱅크 및 82개 푸드마켓은 기업 및 개인이 기증한 식품을 모아 저소득 취약계층에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 식품기부액은 총 557억 원. 밥류와 떡류 등 주식을 비롯해 반찬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품을 기부하면 된다. 전화(02-713-1377)나 전국 푸드뱅크 홈페이지(www.foodbank1377.org)에서 회원으로 가입하고 기부를 신청하면 된다. 보건복지부도 식품기부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률을 올해 하반기까지 개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식품 외에 비누와 화장지 등 생활용품 전반으로 기부 품목을 확대해 물품 기부를 늘릴 계획이다. 또 푸드마켓 25곳을 추가로 설치하고 식품기부함을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재배치해 기부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1사 1푸드뱅크 후원협약도 체결해 안정적으로 현물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가정형편이 어려워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방모 군(13)은 초등학교 시절 반에서 1번을 도맡을 정도로 키가 작아 친구들에게서 놀림을 받고 의기소침하게 지낼 때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방 군은 최근 1년 사이 13cm가 커 이제는 반에서 중간 정도의 키를 자랑한다. 소심하던 성격도 활달하게 바뀌었다.LG복지재단과 제약회사인 LG생명과학이 지난해부터 값비싼 성장호르몬 주사를 무료로 처방해줬기 때문이다. 이 단체들은 1995년부터 저소득층 성장장애 어린이 500명에게 성장호르몬제를 지원했다. 방 군이 지내는 복지시설의 김효숙 선생님은 “방 군의 생활태도가 활기차게 바뀌어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며 안도했다.경기 여주군에 있는 예비 사회적 기업인 신륵노인복지센터는 주부들을 고용해 불우이웃에게 밑반찬을 제공하는 사업을 하는데 매출이 늘지 않아 고민이었다. 정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매출이 어느 정도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회원수가 늘지 않았던 것.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특급호텔 조리사들이 팔을 걷고 나서면서 이 센터는 활기를 찾았다. 워커힐호텔 조리장 10여 명은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돌아가며 복지센터를 방문해 메뉴 개발을 돕고 요리 비법도 전수하고 있다. 복지센터 직원들은 “가정용 프라이팬 2개로 하루 종일 전을 부치다가 전문가들이 주방용품부터 요리정보까지 알려줘 막혔던 속이 뚫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기업들은 ‘특기’를, 직원들은 ‘재능’을 살린 나눔 활동이 활발하다. 기업과 직원들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특성을 살리고, 수혜자들은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업들의 ‘특기’ 공헌매일유업은 1999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천성대사이상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을 앓는 아동들을 위한 특수분유 8종을 개발했다. PKU는 단백질이 소화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 정신지체나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병이다. 특수분유가 필요한 국내 PKU 환자는 200여 명으로 수요가 많지 않아 만들수록 손해다. 연간 2500캔 정도의 특수분유가 팔리는데 소량 생산이 불가능한 탓에 한 해 2만 캔을 생산해 매년 1만7500캔을 폐기 처분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10년 넘게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다.24개월짜리 아들을 둔 김수정 씨(37)는 “모유를 먹였는데 여러 검사로 PKU 진단을 받은 뒤 모유를 끊어야 해 울기도 많이 울었다”면서 “특수분유는 PKU 환자가 평생 먹어야 하는 ‘생명의 양식’으로 특수분유가 없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직원들의 ‘재능’ 기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술이나 자격 등의 재능을 기부하기도 한다. LG전자에서는 ‘Life’s Good 자원봉사단’ 30개 팀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30개 팀은 회사가 공모를 통해 추려낸 경쟁력 있는 봉사단으로 운영비의 일부를 회사가 지원한다. 이 가운데 ‘불우한 아이들에게도 교육 기회를’이란 팀은 매주 지역 아동센터를 찾아 어린이들에게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팀장인 이원희 차장은 “5명의 팀원이 영어 수학 과학 과목을 지도하고, 미술 교사인 아내를 동원해 전문 미술 교육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SK그룹도 지난해 전문 자격과 기술을 가진 직원들로 구성된 ‘프로보노’ 봉사단체를 출범시켰다. 변호사 회계사 등과 같은 전문 자격부터 영어 정보기술(IT) 행사진행 휠체어수리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직원들이 사회적 기업이나 비정부기구(NGO)를 찾아가 전문적인 컨설팅을 하거나 이들이 원하는 기술을 지원한다. 또 삼성전자는 문화예술, 교육치료 환경개선 등 봉사를 위해 800여 명이 28개의 전문 봉사팀을 조직해 활동한다.○ 기업이윤을 나눔 기부로 전환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공익법인 유한재단, 3대 주주는 유한학원이다. 두 법인은 유한양행 창립자 고 유일한 박사의 주식 기부로 유한양행의 대주주가 됐다. 회사 지분 22.96%를 가진 두 법인은 배당금을 받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고 회사는 높은 비율의 배당 정책을 고수하는 방법으로 기업의 이윤이 사회공헌에 쓰이도록 일조한다.현대오일뱅크도 시스템을 통해 기부를 정례화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받는 급여 중 1만 원 미만을 자동 기부하는 ‘급여 우수리’ 제도를 통해서다. 회사는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에 같은 금액을 보태 매년 복지단체에 보낸다.신세계백화점은 어린이재단과 함께 ‘희망배달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역시 임직원들이 급여에서 일정 부분을 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만큼 적립해 마련한다. 롯데백화점도 직원들이 모은 기금액만큼 회사가 돈을 내 소외 이웃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고 있다.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사람들… 나눔에 나눔으로 보답 ▼ ‘기부천사’ 차보석 할머니, 전셋집 생기던 날 월수입 20만8000원 중 1만 원을 다달이 저소득아동 교육사업에 기부해 온 차보석 할머니(77)가 올해 추석은 집 걱정 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 오른쪽 팔이 없는 차 할머니는 장애연금 12만 원과 노령연금 8만8000원의 수입 중 매달 1만 원씩을 3년째 소외 아동들의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하는 CJ나눔재단의 온라인 기부사이트 ‘CJ도너스캠프’에 기부하고 있다. 자신의 처지와 상관없이 기부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차 할머니에게도 남모를 고민이 하나 있었다. 현재 살고 있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16.5m²(약 5평) 남짓한 방을 이달 말까지 비워줘야 했다.차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함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CJ그룹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모금에 나섰다. 온라인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모금 제안글을 계기로 시작된 모금운동에는 총 1354명이 참가해 3000만 원이 모아졌다. 300만 원을 쾌척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1만∼3만 원을 기부해 모은 돈이었다. CJ나눔재단은 이 돈으로 상도동에 전셋집을 얻어 할머니를 모시기로 했다.▲동영상=할머니의 집걱정 없는 추석“이거 참 고마워서 어떡하나. 내가 괜히 젊은 양반들한테 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해 죽겠네.” 15일 집에서 만난 차 할머니는 이사를 앞두고 설레는 모습이었다. 할머니는 추석 직후인 27일 CJ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이사를 할 예정이다. 김민지 CJ나눔재단 과장은 “할머니 사연을 보고 코끝이 찡했다”며 “당초 1000만 원 정도 모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훨씬 많은 돈이 모여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할머니에게 안성맞춤인 집을 고르는 일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갔다. 직원들은 12곳이 넘는 부동산업체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할머니에게 꼭 맞는 집을 찾아냈다. 전순달 CJ그룹 홍보실 대리는 “할머니가 다니시기 불편하지 않도록 계단이 많거나 반지하에 있는 방들은 피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른 집은 파란 대문에 작은 텃밭이 딸린 집이었다. 마루와 부엌, 방 2개가 있다. 이날 기자에게 새집을 소개해준 할머니에게선 신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 텃밭에는 상추도 기르고, 내가 예전에 그렇게 좋아했던 국화꽃도 심을 거야.”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가진것 없지만 ‘나눔 부자’들 ▼고시원 생활 배달원도… 정부 보조받는 아주머니도… “나눔이란 게 많이 가진 사람들만 하는 건 아닙니다. 그동안 받았던 것들, 조금이라도 나누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김우수 씨(43)는 ‘중국집’ 배달원이다. 한 달에 월급을 70만 원 정도 받는다. 혼자 누울 만한 고시원 방에 가족도 없이 홀로 산다. 겉보기에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그는 부자다. 김 씨는 “내가 먼저 나누며 알게 된 사람들이 모두 나의 재산”이라고 말했다.김 씨는 2006년부터 4년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국내외 어린이 5명을 지원하고 있다. 일인당 2만 원씩 10만 원을 매달 보내 준다. 그는 “내가 고아로 자라 어려울 때마다 세상 도움을 받았다”며 “이제 다시 돌려줄 차례”라고 말했다. 김 씨는 1998년에는 장기기증서약을 했고, 2년 전부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생명보험에도 가입했다. 국내 기부 문화가 점차 성숙해지며 기부 받던 사람이 기부자로 성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복지시설 어린이들이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대전 유성구의 아동복지시설 천양원 어린이들은 지난해 12월 28일 함께 모은 50만8850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전지회에 기탁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김진숙 씨(50·여) 역시 보조받은 금액을 쪼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월세 20만 원 집에 사는 김 씨는 “비록 한 달에 1만 원이라는 작은 금액이지만 나눌 수 있어 행복을 느낀다”며 “조금 더 많은 사람이 가진 것을 함께 나누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새 의혹’과 관련한 혐의가 인정돼 7일 경찰에 구속된 제4대 국새제작단장 민홍규 씨(56) 측이 14일 “국새는 전통방식으로 제작됐고, 금은 모두 국새 제작에 사용됐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 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이철안 씨(55)와 민 씨의 부인 김경자 씨(51)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민 씨가 작성했다는 ‘소회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민 씨는 소회문을 통해 “2007년 제작된 4대 국새는 행정안전부와 계약한 대로 전통 기법에 따라 경남 산청군 국새전각전에서 제작됐다”고 주장했다. 또 “국새 제작에 사용됐다고 보도된 현대 기법은 실물을 만들기 전에 샘플 제작에 사용된 것”이라며 “전통기술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 시연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민 씨가 조사 첫날 모든 혐의를 시인하는 장면이 모두 녹화돼 있고 관련 증거도 있다”며 민 씨 주장을 일축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그동안 TV프로그램에 나와서 어떻게 음식을 먹었지?” 최근 화제로 떠오른 가수 MC몽(본명 신동현·31·사진)의 ‘병역 면제용’ 생니 뽑기가 경찰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MC몽이 출연하는 KBS ‘1박2일’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MC몽 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 글이 12일 내내 빗발쳤다. MC몽은 이날 방송에 출연했다. 시청자 양모 씨는 “경찰 조사 내용이 보도된 마당에 MC몽 촬영분을 방송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 상식에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작태”라며 제작진을 비판했다. 최모 씨는 “병역면제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방송이 나온 것은 방송사고”라고 꼬집었다. 이날 게시판에는 18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MC몽은 지난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12일 “MC몽이 뽑은 치아 12개 가운데 최소 4개는 생니를 일부러 뽑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나머지 8개 역시 의혹은 있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MC몽은 1998년 첫 병무청 신체검사 이후 7차례 입영 연기를 신청했다. 최종적으로 2007년 치아 기능이상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MC몽은 경찰 조사에서 임플란트 등 치과 치료를 하지 않은 데 대해 “그동안 너무 바빴다”고 해명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일제강점기 때 해외에 강제로 동원돼 희생된 한국인들을 기리는 추모탑(사진)이 필리핀 마닐라 현지에 세워졌다. 정부 차원에서 강제 동원 희생자들을 위해 건립한 해외 추모탑은 올해 5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 ‘한국-인도네시아 우정의 탑’이 세워진 이후 두 번째다. 국무총리 직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지원위)는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과 일본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한국인이 다수 희생된 필리핀 마닐라에 한국인 추모탑 건립을 지난달 마치고 6일 오후 4시 제막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는 오병주 지원위원장을 비롯해 이혜민 주필리핀 대사, 박일경 교민회장, 유족대표 정부미자 씨(69·여), 한국전 참전용사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지원위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에서 희생된 한국인은 765명에 이른다. 필리핀 마닐라 시 리잘공원에 세워진 추모탑은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도와 평화기원의 탑’과 6·25전쟁에 참전한 필리핀 군인 7500여 명의 희생을 기리는 ‘한국-필리핀 우정의 탑’ 등 모두 2개다. 우정의 탑은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필리핀 수교 60주년 기념회가 공동으로 건립했다. 정부는 추모탑 건립에 1억6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기념회는 2000만 원을 기부했다. 필리핀 정부도 한국과의 우호를 위해 토지를 영구 무상으로 빌려줬다. 지원위는 태평양전쟁 당사자인 일본이 동남아시아, 괌 등 전쟁이 있었던 지역에 전몰 위령비 35개, 공원 등 위령시설 60여 개를 설치한 것에 대응해 2007년부터 자문위원회를 수립하고 정부 차원의 해외 추모시설 건립을 추진해왔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제4대 국새제작단장인 민홍규 씨(56)가 지난해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40억 원짜리 가격표를 붙여 전시했던 가짜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가 이미 2006년에도 같은 백화점에서 30억 원에 전시한 같은 작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서울지방경찰청과 롯데백화점 등에 따르면 민 씨는 2006년 2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갤러리에서 ‘600년을 이어온 세불(世佛) 옥새전’을 개최했다. 그중 최고가 옥새는 30억 원짜리 가격표가 붙은 ‘다이아몬드 봉황 옥새’였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전시된 국새가 2009년 1월 전시된 것과 동일한 제품”이라며 “2005년 말경 해당 작품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로 판명된 이 국새는 인조 다이아몬드와 황동을 사용해 원가가 200만 원에 불과했다”며 “민 씨가 제4대 국새를 완성한 뒤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10억 원을 올려 40억 원의 가격을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 씨는 2006년 전시 당시 “수십억 원에 이르는 국새용 다이아몬드 수십 개는 모두 일본인 기업가에게 무상으로 기증받았다”며 “해당 기업인은 한국 옥새문화에 깊은 애정을 지닌 사람으로 스승인 석불 정기호 선생과 교류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작품에 사용된 다이아몬드는 모두 인조 제품이어서 민 씨의 ‘일본인 사업가’ 발언은 모두 거짓말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 국새는 팔리지 않은 채 민 씨의 경기 이천 공방에 보관돼 있다 경찰에 압수됐다. 한편 경찰은 3일 민 씨를 세 번째로 소환해 횡령한 국새용 금 1.2kg의 행방을 집중 추궁했다. 또 국새와 관련된 책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제작방식과 금 횡령 여부를 둘러싸고 의혹에 휩싸였던 ‘제4대 국새’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국새 의혹’의 핵심 인물인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56)이 1일 경찰 조사에서 “전통방식의 국새 제작기술이 없다”고 진술한 데 이어 2일에는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 1.2kg을 횡령한 사실도 시인했다. 사건의 주요 의혹 중 ‘국새 제조 방식’과 ‘국새용 금 횡령’ 부분이 잇따라 사실로 판명된 것. 경찰은 현재까지 드러난 수사 결과를 토대로 민 씨에 대해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민 씨, 금 횡령했다”서울지방경찰청은 민 씨가 2007년 12월 국새를 제조하고 남은 금 1.2kg(약 3500만 원 상당)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민 씨는 금 주물 과정에서 생겨 남는 금인 ‘물대’ 600g과 바(bar) 형태의 금 600g을 행정안전부에 반납하지 않았다. 민 씨는 경찰에서 “(남은 금을) 개인적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보며 연습하는 데 썼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민 씨가 국새 제작 후 남은 금을 바 형태로 보관하다 도장 등을 만드는 데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금도장 로비 의혹경찰은 2일 조사에서 민 씨가 횡령한 금 1.2kg으로 금도장을 만들어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했다는 ‘금도장 로비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지난달 국새 의혹을 처음 제기한 국새제작단원 이창수 씨(46)는 “민 씨가 2007년 한 해 동안 금도장 16개를 만들어 로비용으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민 씨가 만들었다는 금도장 16개 중 수령자가 확인된 것은 5개. 2007년 12월 말에 만든 4개의 금도장은 당시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에게 하나가 전달됐고, 나머지 3개는 프로골퍼 등 일반인에게 개당 1500만 원가량에 팔렸다. 2007년 초 제작한 12개 중 행방이 밝혀진 것은 1개로 최양식 경주시장(전 행정자치부 차관)에게 건네졌다. 나머지 금도장 11개는 주로 행안부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목된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하고 있다.○ 40억 원 다이아몬드 국새도 가짜민 씨가 지난해 초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판매하려고 전시한 40억 원짜리 ‘대한민국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도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는 지난해 판매 당시 백금을 주 원료로 30억 원짜리 다이아몬드를 넣어 만들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하지만 경찰이 지난달 27일 민 씨의 경기 이천 공방에서 당시 판매하지 못한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를 압수해 감정한 결과 인조 다이아몬드, 황동, 니켈로 만들어진 가짜로 밝혀졌다. ○ 대통령에게도 전달됐나민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에게 금도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 씨가 조사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2007년 초 금도장을 전달했고, 2004년경 고종황제의 손자인 이석 씨의 주문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옥돌 도장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도장은 주문 제작이어서 대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고인이라 수사 대상이 아니고, 이 대통령 쪽에 전달했다는 옥돌 도장도 2004년 당시 원가가 3만 원에 불과한 데다 2007년 국새용 금으로 만든 도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 주물 기술 없어이번 의혹이 제기된 이후 민 씨가 과연 국새 제작의 ‘정통성’을 잇는 사람인지도 관심사였다. 민 씨는 그동안 제1대 국새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석불 정기호 선생의 제자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석불의 아들 정민조 씨는 사건 이후 “민 씨는 아버지에게 배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 씨가 ‘서울 미아리 뒷산에서 굴을 파고 주물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며 “실제 주물은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밝혔다. 경남 산청에 짓고 있는 ‘국새문화원’ 사업도 4대 국새 관련 의혹이 민 씨의 사기극으로 드러남에 따라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청군 관계자는 “산청에서 국새가 제작되지 않았다면 이곳에 국새 관련 관광상품을 개발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 공무원 관리부실 행정안전부는 국새 제작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만큼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당초 ‘국새 제작 과업계획서’에는 금, 은, 구리, 아연, 주석 등 5가지 재료로 만든다고 돼 있었지만 담당 공무원이 국새를 납품받으면서 이들 재료가 모두 함유됐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행안부는 국새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과 새로 만드는 방안 등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국새가 정당성을 상실한 만큼 정확한 방침이 결정되는 시점까지만 사용하고 이후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국새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이번 기회에 국새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다시 만들려 해도 큰 홍역을 치른 뒤라 선뜻 나설 전문가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폐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동영상=오늘도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국새 사기혐의 민홍규}
‘국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의혹의 중심인물인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56)을 1일 오전 소환 조사한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은 민 씨가 황토 등으로 거푸집을 만드는 ‘전통 방식’ 대신 석고 등을 이용해 현대식으로 국새를 만들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또 민 씨가 2007년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 800∼900g으로 금도장을 만들어 전직 대통령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했다는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이들 금도장이 실제 ‘국새용 금’으로 만들어졌는지, 만들었다면 몇 개나 제작했는지, 전달 시점은 언제인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달 27일 민 씨의 경기 이천 공방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자택, 민 씨 소유 승용차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압수품 중에 전통식 국새 재료가 없었다고 밝혔다.}
남부지방에서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소가 잇달아 발견돼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이 긴급 방역에 나섰다. 경남도는 지난달 18일부터 30일까지 경남 함안과 의령, 하동, 거제 등 4개 시군, 15개 농가에서 총 19마리 소가 주저앉는 증상을 보였다고 31일 밝혔다. 경남도는 이 가운데 10마리를 매몰 처분하고 9마리는 해당 농가에서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남도도 “순천시와 곡성·구례·화순군 지역 농가 84곳에서 기르는 소 98마리가 주저앉는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고 이 가운데 33마리는 도살했다”고 밝혔다. 축산당국은 주저앉는 소 상당수가 폭염에 의한 탈수 증상이었고 일부는 모기 매개성 질병을 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2000년 초반에도 주저앉는 소가 발생했다”며 “올해 폭염이 주저앉는 소 발생에 큰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건 예전 교과서에서 봤던 ‘북한 삐라’ 같은데요?” 직장인 이모 씨(31)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인 트위터에서 북한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가 한 컷짜리 시사만평(漫評) 몇 개를 올려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씨는 “만화가 하나같이 미국이나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삐라 형태였다”고 말했다.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가 최근 대남 트위터 홍보 방식을 바꾼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간단한 선전문구와 함께 인터넷 주소를 올려놓던 이전 방식과는 달리 ‘디지털 삐라(전단)’에 가까운 만평과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사진을 주로 올리고 있는 것. 만평이나 사진은 트위터 글과 함께 첨부돼 전달되기 때문에 굳이 관련 사이트를 열어보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우리민족끼리가 만평을 트위터에 올린 것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모리간상배의 궤변’ ‘가련한 노새’ ‘공시문’ 등 3개가 올라 왔다. 이어 25일 ‘전쟁도발자의 말로’, 30일 ‘한방 더 쏴야겠네’ 등 총 5개가 게시됐다. ‘가련한 노새’는 노새로 표현된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 금융제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것으로 표현돼 있다. ‘한방 더 쏴야겠네’는 안중근 의사가 “리완용을 찜 쪄 먹을 네×도 한방 더 먹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 밖에 북한의 풍경사진 등도 15개 정도 해당 트위터에 게시됐다.경찰청 보안국 관계자는 “북한의 체제 홍보 전략이 계속 진화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웹 주소는 남한에서 열어볼 수 없기 때문에 짤막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삐라’ 형태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우리민족끼리 외에 ‘평양DPRK’ 등 다른 체제홍보 계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민족끼리의 대남 접속을 차단한 후 다른 계정의 차단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9일 ‘우리민족끼리’에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이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조치를 의결했지만 31일에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해당 트위터에 접속할 수 있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웹 기반의 인터넷 주소 차단과 달리 스마트폰 트위터 프로그램은 개별적으로 구성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고 있어 접속 차단이 쉽지 않다”며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차단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동영상=자유통일 기원하며 풍선어뢰 쏘다}

방송인 홍석천 씨가 2000년 9월 ‘커밍아웃’을 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동성애자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지만 적어도 온라인상에서는 이들에 대한 차별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게임상에서 쓸 수 없었던 ‘게이’ ‘레즈비언’ 등 동성애 관련 단어가 올해부터 ‘금칙어(禁飭語)’ 대상에서 모두 풀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만드는 ‘게임언어 건전화 지침서’에서 ‘게이’ 등 동성애 관련 어휘가 금칙어 목록에서 삭제된 것. 하지만 오프라인, 즉 일상생활에서는 동성애가 여전히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빗장 풀린 동성애 용어진흥원은 게임의 주 이용층인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 차원에서 2008년부터 국립국어원과 공동으로 게임언어 건전화 지침서를 발간해 매년 초 게임업계에 배포하고 있다. 게임 중 채팅이나 검색을 할 때 금칙어를 쓸 경우 입력 자체가 되지 않거나 금칙어만 자동으로 삭제된 뒤 화면에 입력된다.지난해 1월 처음 배포된 지침서는 욕설과 비속어, 성행위 관련 단어 등과 더불어 ‘게이’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단어도 금칙어에 포함해 동성애자 차별 논란이 일었다. 당시 동성애자 인권단체들은 “게이나 레즈비언이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데도 게임상에서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진흥원은 이 지적을 받아들여 지난해 말 금칙어 선정 기준을 보완했고, 이 과정에서 게이와 레즈비언, 호모 등을 포함한 820개 항목을 삭제했다. 진흥원 측은 “금칙어 목록을 재검토한 결과 동성애 관련 어휘들은 그 자체가 부정적 가치를 내포하지 않은 가치중립적 표현이라고 판단해 전부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동성애 사이트 성업-지나친 ‘방임’ 지적도동성애 이슈는 네이버와 네이트 등 국내 주요 인터넷 포털에서도 자유롭게 검색이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성애와 관련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이상 금칙어로 설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며 “다만 레즈비언이나 게이 등의 단어를 성인 키워드와 묶어 검색하면 제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현재 접속이 가능한 동성애자 전용 사이트 및 카페는 40여 곳. 일부 사이트는 회원수가 3만5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업 중이다. 사이트마다 지역별 동성애자들과 자유로운 채팅이 가능한 데다 동성애자들이 주로 모이는 휴게텔과 DVD방, 술집 등 ‘이반 업소’를 지도 형태로 공유할 수 있다. ‘이반’은 동성애자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일반’과는 구별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허술한 규제를 틈타 일부 사이트들은 접속 연령 제한을 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이미지를 올려놓는 등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사이트 초기 화면에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사진이 올라와 있거나 몇 번의 클릭만으로 남성 성기 사진 및 동성 간의 성행위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커밍아웃한 김모 씨(28)는 “동성애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일부 사이트는 야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많아 오히려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에선 여전히 싸늘오프라인에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동성애를 그린 왕자웨이 감독의 1997년 작품인 ‘해피투게더’는 한국에서 심의에 걸려 1차 수입이 불허된 뒤 1년 뒤인 1998년 ‘가위질’을 한 끝에 뒤늦게 개봉했다. 지난해 게이 청년들 간의 로맨스를 그린 한국 영화 ‘친구사이’는 예고편이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에서 ‘유해성 있음’으로 판정받는 등 개봉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최근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도 동성애 커플을 주요 배역으로 하면서 한국교회언론회와 동성애허용법안반대국민연합 등 보수 단체들의 시청 거부 운동에 부닥쳤다. 남궁기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가치관이 다를 경우 극심한 공포심을 느낀다”며 “온라인은 개인 의견 표출이 자유로운 반면 오프라인은 주위 시선을 신경 쓰는 등 제한이 많아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반도와 일본열도/둘에게는 불가피한 미결이 있다/100년의 미결/200년 300년의 우정을 배반한 미결이 있다/그것을 넘어야 한다/…/오늘 그 길의 첫걸음이 여기 있다/무효!/이것이 100년의 말이다/말의 길이다 세계이다/병합 무효!” 고은 시인은 29일 오전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한일 지식인과 함께 을사늑약 체결 장소인 덕수궁 중명전 등을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는 ‘5·10 한일강제병합 원천 무효 선언’에 동참했던 한일 지식인 17명이 참여한 ‘침묵의 100년 산책’. 김영호 유한대 총장,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유재천 상지대 총장,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荒井信一) 이바라키대 명예교수 등은 1905년 11월 18일 을사늑약이 체결된 덕수궁 중명전과 1910년 8월 22일 한일강제병합 조약이 맺어진 옛 조선통감관저 터를 ‘침묵’으로 답사했다. 한일강제병합은 1910년 8월 22일 통감관저에서 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와 대한제국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에 의해 체결되고 1주일 뒤인 8월 29일 공포돼 대중에 알려졌다. 한일 지식인들은 오전 10시 중명전을 찾아 고종 황제의 집무실과 헤이그 특사 파견 자료 등 전시물을 둘러본 뒤 11시 반경 장대비를 뚫고 서울 중구 예장동 옛 통감관저 터를 둘러봤다. 산책을 마친 뒤 김 총장은 “오늘 비처럼 일본과 한국 관계에 비가 오고 있고, 일본과 아시아 사이에도 비가 오고 있다”며 “먹구름이 낀 상태로는 자유롭고 무한한 협력이 어렵다는 것을 일본이 하루빨리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와다 교수는 “이번에 일본에서는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가 나오기 어렵다고 예상했는데 5·10 한일 지식인 성명이 한국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일본 정부를 압박해 총리 담화로 이어지게 됐다고 듣고 있다”며 “올가을 일본 국회에서 총리 담화를 두고 논란이 있을 텐데 식민통치뿐만 아니라 한일병합조약 자체도 한국인의 뜻에 반해 이뤄졌다고 총리 담화가 해석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강제병합100년 공동행동 한국실행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옛 조선통감관저 터에서 ‘경술국치 현장, 통감관저 터 표석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학 한국실행위원회 상임공동대표와 일본 핫토리 료이치(服部良一) 사민당 의원 등 한일 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핫토리 의원은 인사말에서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와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은 일본의 수치”라고 말했다. 한국실행위원회는 이어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한일시민공동선언’ 대회를 개최했다. 한일 시민단체들은 5개월 동안 협의를 거쳐 발표한 ‘식민주의 청산과 평화 실현을 위한 한일시민 공동선언’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 등 수많은 한일 과거사 현안이 일제의 식민지 지배라는 근본적인 범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규정했다. 광복회와 독립유공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3·1독립선언기념비 앞에서 ‘그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일강제병합 100년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광복회원과 시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천도교도 이날 서울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한일강제병합 100주년 결의문’ 발표식을 열었다. 천도교 측은 이날 결의안을 통해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철회하고 약탈 문화재 반환은 물론 진솔한 사과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찰이 2006년 이후 불법 폭력 시위와 관련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부분 승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 11월 28일 시위 피해를 배상하라며 처음 시위대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총 18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4건에서 경찰이 승소했고 손해배상액은 1억7481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4건은 아직 재판이 진행 되고 있다. 시위대가 경찰에 피해 배상을 하라는 첫 판결은 충북지방경찰청이 제기한 2006년 12월 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나왔다. 당시 경찰은 채증 자료 등을 수집해 폭력을 휘두른 박모 씨 등 10명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2007년 5월 박 씨 등에게 “290만 원을 배상하라”며 경찰의 손을 들어 줬다. 피해배상 청구금액이 큰 사건은 대부분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소송가액이 가장 큰 건은 ‘평택 쌍용차공장 불법점거 농성’으로, 경찰은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20억5444만 원짜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건은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와 관련해 부상당한 경찰관 치료비와 파손장비 수리비 등을 물어내라며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을 상대로 5억1709만 원을 청구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회와 2007년 서울 도심의 한미 FTA 반대 집회 등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오현섭 전 전남 여수시장(60)이 지난해 야간경관 시공업체로부터 2억 원을 받은 것 외에 추가 뇌물을 받은 혐의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 뇌물수수 액수가 총 10억 원으로 늘어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9일 “오 전 시장이 200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여수 이순신광장 건설업체로부터 8억 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며 “새로운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총사업비 460억 원 규모의 이순신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업체 측에서 받은 8억 원 가운데 일부를 여수지역 도의원이나 시의원 등에게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오 전 시장을 지난해 4, 5월 전 여수시청 간부인 김모 씨(59·여·구속)를 통해 야간경관 시공업체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오 전 시장이 재임시절 벌였던 웅천터널 축조(92억 원)나 웅천 인공해수욕장 조성(84억 원), 문화의 거리 조성(131억 원) 등 다른 대형사업에서도 뇌물이 건네진 정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또 오 전 시장의 자녀 명의 통장에 뭉칫돈이 들어있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6·2지방선거 공천 심사과정에서 오 전 시장이 제출한 재산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자녀 명의 통장에 뭉칫돈이 있었다”며 “무슨 돈이지 물어봤더니 오 전 시장은 ‘부인이 상속받은 돈’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상표권을 관리하는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5월 12일 서울 시내 한 안과가 서울대의 대표 마크인 정장(正章)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서울대는 동문이 원장으로 있는 병원에 대해서는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S안과 원장은 지방 H대 의대 출신이었다. 1차로 내용증명을 보내자 이 안과는 이 병원에 있던 서울대 출신 의사를 공동원장으로 등록해 상표권 사용을 위한 정식 절차를 밟았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한의원이 간판에 서울대 정장을 쓰고 있다는 제보도 있었다. 서울대에는 한의대가 없다. 역시 내용증명을 보내 정장을 내릴 것을 요청하자, 해당 한의원은 정장을 빼고 그 대신 ‘서울’이라는 이름을 넣어 간판을 바꿔 달았다. 유명 대학들이 학교의 이름과 마크를 중요한 자산으로 보고 상표권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은 학교의 상표권을 등록해 무단 사용을 금지하고 사용료를 받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대는 법인화와 지주회사 설립에 대비해 2008년 6월 상표관리위원회를 출범한 데 이어 지난해 학교 정장과 ‘SNU’ 등 마크와 명칭에 대해 상표 출원을 마쳤다. 올 3월부터 서울대 상표권을 무단 사용하면 1차로 내용증명을 보내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법무법인을 통해 형사고발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병원 세 곳이 서울대 상표권을 무단 사용하다가 적발됐다. 서울대는 동문이 개원한 병원에 대해선 연간 수익에 따라 적절한 사용료를 내면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전국 1만여 곳에 달하는 동문이 운영하는 병원과 약국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고려대는 올 6월 상표관리위원회를 소집해 ‘상표관리운영에 관한 지침’을 마련한 뒤 9월부터 ‘상표침해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고려대 이름이나 교표 등을 무단 사용한 사례에 대한 신고를 받을 예정이다. 또 고려대는 교내 서점 등이 별도의 사용료를 내지 않고 공책이나 옷 등 학교 관련 상품에 쓰던 상표에 대해서도 유예 기간을 준 뒤 사용료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연세대는 2008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학교 상호와 관련된 모든 상표권 등록을 갱신했다. 동문이 병원 이름에 ‘연세’를 쓰는 것은 규제하지 않지만, 연세대 대학병원의 명칭인 ‘세브란스’를 쓰는 경우는 엄격히 막고 있다. ‘연세’라는 상호를 쓰는 병원 등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토대로 상표권 사용료 징수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학들은 상표권으로 확보한 수익은 장학금으로 활용하고, 입시학원 등 지나치게 상업적인 용도로 학교 상표권을 쓰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박준철 팀장은 “동문 병원 등을 통해 연간 30억 원 이상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예상된다”며 “상표권 사용료는 후배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등 학교 발전기금으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