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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전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던 회사원 김모 씨(37)는 최근 펀드를 환매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펀드 수익률이 약 ―7%로 손실을 봤는데도 운용보수, 판매보수 등의 명목으로 2% 가까운 수수료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김 씨처럼 속을 썩이는 투자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해 10월부터 수익률과 연동해 성과보수를 받는 공모펀드가 처음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수익을 못 내면 수수료를 덜 받고 목표 수익률을 넘어서면 수수료를 더 받는 식이다. 또 6월부터 저축은행과 단위농협, 우체국을 비롯해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서도 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펀드 수익 못 내면 수수료도 절반만 현재 공모펀드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관계없이 투자 기간 일정 수준의 총보수(운용, 판매, 신탁 보수)를 자산운용사에 내고 있다. 3월 말 현재 주식형펀드의 총보수는 평균 1.23% 정도다. 앞으로는 이런 고정적인 운용보수는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목표 수익률을 정한 뒤 이를 넘어서면 성과보수를 더 받는 공모펀드가 나온다. 예를 들어 운용보수를 0.5%만 받고 목표 수익률을 5%로 정해 이를 넘어서면 성과보수로 5%를 받는 식이다. 이 펀드에 1000만 원을 투자해 10%의 수익을 내면 13만5000원의 보수를 내야 한다. 반대로 10%의 손해가 나면 보수가 4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성과보수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펀드라면 10%의 손실이 났을 때도 9만 원 정도의 보수를 내야 한다. 지금도 운용사가 모든 펀드에 성과보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최소 투자금액 등의 요건이 까다로워 사모펀드에만 성과보수를 받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모펀드에도 성과보수가 활성화되도록 관련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며 “성과보수가 활성화되면 기본 수수료가 낮아져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이 줄고, 운용사는 보수를 챙기기 위해 수익률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보수 공모펀드의 목표 수익률과 보수 기준 등은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할 방침이다. 그 대신 지나치게 높은 보수를 받거나 장기 투자자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성과보수의 상한을 반드시 두도록 했다.○ 저축은행·단위농협에서도 펀드 가입 펀드 판매수수료와 판매보수 체계도 개편된다. 6월부터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에서 직원의 투자설명 없이 투자자가 직접 펀드를 선택해 가입하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수수료와 보수를 받는 펀드 클래스(클린 클래스)가 새로 나온다. 또 6월부터 기존 은행과 증권사 외에 서민금융회사나 기관에서도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는 재무 상태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갖춘 저축은행 30곳,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 276곳, 우체국 221곳에도 펀드 판매를 허용했다. 우선 투자 위험도가 낮은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펀드, 국공채펀드부터 판매하고 단계적으로 판매 상품을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신용카드사도 펀드 판매업을 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카드사는 카드 모집인이나 지점을 통해서가 아니라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서만 펀드를 판매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개별 펀드의 수익률과 수수료, 보수 등의 비용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게 비교공시 전용 홈페이지인 ‘펀드 다모아’도 하반기에 개설된다. 정임수 imsoo@donga.com·이건혁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서비스를 지향하는 ‘하나 ISA랩’을 내놓고 있다. 일임형 상품인 ‘하나 ISA랩’은 투자자의 위험 성향에 따라 적극투자형과 위험중립형으로 나눈 뒤, 각 유형별로 ‘A 스타일’과 ‘B 스타일’로 구분해 총 4개의 모델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져 있다. A 스타일은 공모형 펀드 위주로 상품이 구성되어 있다. B 스타일은 다른 금융사들이 잘 편입하지 않은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구성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ETF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최근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ISA 가입을 통해서도 ETF 투자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투자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 ISA랩’은 ISA가 재산 형성을 위한 상품인 만큼 위험 관리를 위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동일 자산군 50% 이하, 동일종목 30% 이하만 투자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적극투자 A 스타일은 위험자산 비중 80%로 국내 및 해외주식형 펀드, 채권형 및 혼합형 펀드 등에 분산 투자한다. 적극투자 B 스타일은 국내주식형 ETF에 50%, 해외주식형에 35% 등 위험자산 비중을 95%까지 끌어올려 수익률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위험중립 A형과 B형은 위험자산을 각각 37%, 63%로 낮춰 안정성을 강화했다. 고객이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신탁형 ISA도 판매 중이다. 회사 측은 “신탁형 ISA는 절세효과를 높이기 위해 해외주식형 펀드보다 특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일임형의 경우 가입 유형에 따라 연간 0.1∼1.0%의 기본 수수료에 편입 상품별 추가 수수료가 발생한다. 신탁형의 기본보수는 연 0.1% 수준이며, 운용 자산 구성에 따라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여러 금융상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관리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한 달 반 만에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국민 재테크 통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과 증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도 적극 도입하면서 재테크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공학적 알고리즘을 이용해 고객의 성향을 분석한 뒤 자산관리 방안을 제안하거나 운용해주는 서비스다.ISA, 은행 안정성 vs 증권사 고수익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판매를 시작한 3월 14일부터 이달 24일까지 가입 금액은 1조1544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도 163만1694명에 이른다. 가입자의 90%는 은행의 ISA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증권사가 263만 원으로 은행(50만 원)보다 5배 넘게 많았다. 안정성을 더 중시하는 은행 고객의 보수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1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일임형 ISA도 안정성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일임형 ISA는 고객이 직접 바구니에 담을 금융상품을 고르는 신탁형과 달리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금융사가 제시한 모델포트폴리오(MP)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은 MP에서 ‘초고위험’을 아예 제외했다. 신한은행은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 3가지 투자성향을 각각 적극형과 보수형으로 나눈 6개의 MP에 ‘초저위험’을 추가해 모두 7개 MP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도 초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7개의 MP를 제시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모두 10개의 MP를 마련했는데 이 중 안정성에 방점을 둔 MP가 6개에 이른다. 또 우리은행은 이달 14일부터 ISA에서 가입할 수 있는 ‘ISA 적금’을 금융권 최초로 선보였다. 지금까지는 ISA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 중 정기적금이 없었다. 가입 기간은 1∼3년 이며 금리는 최고 연 3.4%(3년 기준)다. 반면 증권사들은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적극투자형의 포트폴리오에 위험 자산들을 편입시켜 은행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을 포트폴리오에 적극 배치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위험자산 비중 80%인 초고위험 포트폴리오에 ELS 비중을 최대 20%까지 설정했다. ISA 전용 ELS를 내놓은 대신증권은 지수형 ELS와 함께 글로벌 기업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도 편입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위험자산 비중이 70%인 적극투자형 포트폴리오에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를 활용해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는 ‘패시브’ 전략을 구사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적극투자형 ISA에 ETF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ETF 전용 포트폴리오’가 있다. 또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은 ISA 가입자에게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금융권에 부는 로보어드바이저 바람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금융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2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펀드 추천 서비스인 ‘S로보 플러스’를 출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본인의 투자성향을 확인할 수 있고 그에 맞는 펀드 포트폴리오 자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달 ISA에 가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베타 서비스’를 도입했다. 투자 목적, 투자 기간, 목표 수익률 등을 입력하면 투자 성향을 분석해 그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와 추천 상품, 예상 수익률을 보여준다. 이미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 상품도 있다. KB국민은행이 올해 1월 내놓은 ‘쿼터백 R-1’은 일반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는데도 출시 2개월 만에 2% 후반대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를 바탕으로 조만간 랩어카운트(개인자산관리계좌)와 사모펀드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 기술인 투자성과 검증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을 했으며, 올해 7월에는 금융당국이 주관하는 ‘금융규제 테스트 베드’에 참여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조만간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투자 자산을 배분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내놓을 계획이다. 다른 금융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사에 자문을 하는 랩어카운트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11일 디멘젼투자자문, 쿼터백투자자문, 밸류시스템투자자문 등 3개 업체에 자문을 하는 ‘한국투자로보랩’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20일 디셈버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전 세계 펀드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 ‘QV 로보랩’ 판매를 시작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상무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일반 투자자들이 소액 자산으로도 쉽게 자산 배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고객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이건혁 기자}
정부가 조선과 해운업종을 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하자 해당 업종에 거액의 자금을 공급해 온 금융권에도 구조조정의 충격파가 밀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 온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구조조정에 따른 추가 손실까지 감수할 처지에 놓였다. 해운업보다 조선업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종 ‘빅3’의 운명에 따라 은행 실적과 건전성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 국책은행 “구조조정 실탄 확보해야”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선업계에 대한 국내 은행의 전체 여신(대출, 보증 포함)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71조8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산업, 수출입, 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이 제공한 금액이 54조 원으로 전체의 75.2%를 차지했다. 해운업계 역시 전체 여신 금액(18조2000억 원)의 72.5%가 특수은행들로부터 꿔 온 것이다. 문제는 조선과 해운이 수년째 불황에 허덕이다 보니 돈을 빌려준 국책은행들의 건전성도 함께 나빠졌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산은의 3개월 이상 연체 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7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현재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2%다. 수은은 조선과 해운 등 주요 여신 기업들의 부실 여파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BIS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정부의 현물 출자를 통해 10%를 간신히 넘겼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조선과 해운업종을 수술대에 올리게 되면 국책은행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손실을 부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국책은행의 자본을 늘려 구조조정의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으며, 조만간 관련 기관들과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자본 확충 방식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한국은행이 직접 국책은행에 출자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하지만 정부가 현물출자 등의 방식을 택하면 재정 부담을 피할 수 없다. 또 한은이 수은에 추가 출자한다면 발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고, 한은법을 바꿔 산은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은 야당 반대에 부닥쳤다. ○ “조선업 구조조정 여부가 변수”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도 조선업 및 해운업의 구조조정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해운 업종에 대한 위험노출도(익스포저)가 낮아 해운업체 구조조정의 충격파에서는 한발 비켜서 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에 대해 시중은행이 갖고 있는 익스포저는 전체 1조620억 원 가운데 약 20%인 2190억 원이며 KEB하나은행(860억 원), 우리은행(690억 원) 및 KB국민은행(560억 원)에 집중돼 있다. 자율협약이 받아들여지면 시중은행들은 한진해운의 자산건전성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추게 된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B국민은행이 이미 180억 원을 적립했으며, 나머지 은행의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현대상선의 익스포저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이미 확보돼 은행의 추가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조선업이다. 시중은행의 조선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17조8000억 원으로 해운업(5조 원)의 3배 이상이다. 대우조선해양 1개사에 대해 KEB하나은행(8530억 원) KB국민은행(6650억 원) 등 주요 시중은행이 갖고 있는 익스포저만 2조4260억 원에 이른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방안이 인력 감축 등에 집중돼 있어 당장 은행권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조선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아직 쌓지 않았다. 조선업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 단기간에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건혁 gun@donga.com·김철중 기자}
지난해 적자를 내고 배당을 한 기업이 7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사업연도에 당기순손실을 낸 상장사 중 배당금을 나눠준 회사가 72개사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배당에 나선 492개 회사 중 39개사가 적자 기업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배당금을 나눠준 480개 회사 중 33개사가 적자를 냈다. 배당금을 준 적자 기업 중 당기순손실(4511억 원)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두산중공업이었다. 이 회사는 배당금으로 963억 원(시가배당률은 3.81%)을 나눠줬다. 시가 배당률이 코스피 상장사 평균(1.74%)의 2배 정도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투자업체 캐피털그룹과 공동으로 개발한 연금 상품인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를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판매되는 이 펀드는 가입자가 지정한 은퇴 시점까지 자산을 자동으로 배분하는 특징이 있다. 연령이 낮을 때는 주식형 상품 등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주로 투자하며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사장(왼쪽)과 캐피털그룹 쇼 와그너 회장은 “미국에서 약 900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수익률도 상위권인 상품”이라며 “전문가들이 장기간 관리해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2014년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개설된 지 약 1년 반 만에 시가총액이 2조 원을 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증권사들은 커지는 ETN 시장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ETN 기초자산도 원유 등 원자재나 중국 증시에서 전기차, 핀테크, 수자원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 21일 ETN 10개 종목 상장…90종 넘어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7종목)과 미래에셋대우(3종목)가 발행하는 ETN 10종목이 21일 신규 상장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은 82종목에서 92종목으로 늘어나게 된다. 2014년 11월 ETN 시장 개설 당시 6개에 불과했던 ETN 종목이 1년 반 만에 약 15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이 새로 내놓는 ETN 7종은 전기차, 2차전지, 핀테크, 수자원, 고령화, 사물인터넷(IoT), 고령화 가정대체식(HMR·Home Meal Replacement)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테마형 ETN’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군에 투자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좀 더 쉽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미래에셋대우가 새로 내놓은 ETN은 기존 원유 투자 상품과 달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산브렌트유 가격을 혼합한 상품이다. 최근 ETN 담당 직원 3명을 신규 충원한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미국 증시의 성장주, 가치주, 대형주,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ETN을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으로 나눠 모두 8종을 상장시켰다. 이어 새로운 ETN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거래소 측은 “올해 상반기(1∼6월)에 ETN 종목 수가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1일 상장 물량까지 합하면 국내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이 24개 종목으로 가장 많은 ENT을 발행하게 된다. 이어 삼성증권(23개), 신한금융투자(19개), 한국투자증권(9개), 미래에셋대우(7개) 등의 순이다. ○ 실력 있는 증권사 상품 골라야 개설 초기 시가총액 4740억 원이었던 ETN의 시가총액도 올해 2월 말 2조 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말 500억 원까지 늘었다가 최근 300억 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문성제 NH투자증권 Equity파생운용부 차장은 “단타 매매를 했던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거래량이 줄었지만 중장기 투자자는 늘어나고 있다”며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증권사가 주식, 채권, 상품 등 다양한 자산을 기반으로 ETN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테마의 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 공모형 펀드보다 수수료가 낮고, 주당 1만 원 안팎의 투자금으로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ETN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자산운용사가 파산해도 원금을 건질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망하면 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 올해 들어 82개 ETN 중 38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같은 테마의 ETN이라도 수익률이 제각각 다르다. 이 때문에 운용 능력이 뛰어난 증권사의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원유나 원자재 ETN은 선물 투자의 특성상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거래소 ETN시장팀 관계자는 “거래소 공시나 증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투자 시점에 ETN에 어떤 종목이 편입됐는지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판매를 시작한 3월 1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가입 금액은 1조84억 원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수는 150만 명을 넘어섰다. 은행이 전체 가입자의 90%가 넘는 136만2906명을 유치했고 증권(14만2887명), 보험(805명) 순이었다. 은행을 통한 가입 금액이 전체의 62%인 6280억 원, 증권사는 3739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은행이 ISA 가입의 주된 통로로 이용되고 있지만 1인당 가입 금액은 증권(266만 원)이 은행(46만 원)보다 컸다. 금투협 측은 18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일임형 ISA 가입이 허용된 만큼 가입자 수와 금액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금 규모가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주주 친화 정책으로 배당 증가를 선택한 기업이 늘어나면서 올해도 배당 규모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12월 결산 법인 기준) 중 2015년도 현금 배당을 한 기업은 492개사, 현금 배당액은 19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2014년도 15조1000억 원보다 4조 원(26%) 증가한 수준이다. 한 종목의 1년 평균 주가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 시가배당률이 지난해 1.74%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1.698%)을 넘어섰다. 시가배당률이 국고채 수익률을 넘어선 기업은 199개사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2조9198억 원)를 비롯해 2위 한국전력(1조9900억 원), 3위 현대자동차(8108억 원)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들의 주주 친화 정책이 강화되면서 배당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15년도 배당 기업의 90%가 2년 연속 배당을 했고, 5년 연속 배당을 한 회사도 10곳 중 7곳 이상”이라며 “배당 수익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주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도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배당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별 배당금을 지급하는 포스코를 비롯해 중간배당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배당 확대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배당주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저금리와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시가배당률은 올해도 국고채 수익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2월 은행의 신규 취급 저축성 수신 금리가 연 1.58% 정도다. 이에 따라 배당 수익이 채권수익률이나 예금이자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곽병열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에는 공기업, 금융사를 중심으로 배당 규모가 늘어날 것이다. 시가배당률이 2%에 가깝게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하면서 신규 투자 대신 배당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대경제연구원이 국내 77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60%가 ‘여력과 의지는 있지만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고 응답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신규 투자 리스크(위험)를 짊어지는 대신 안정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배당에 나선 건 그만큼 기업들이 경제 상황을 불안하게 바라본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이 배당을 늘리면 향후 사업 확장 등 투자금이 필요할 때 배당 규모를 줄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와 배당이 동시에 늘어나야 주주들도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배당만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증권은 은행의 서자(庶子)가 아니다. 미국 골드만삭스, 일본 노무라증권이 은행보다 우위에 있듯 한국에서 미래에셋도 그렇게 될 것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국내 금융업계를 평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공격적 경영을 예고했다. 1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자기자본 7조 원대 ‘공룡 증권사’ 수장으로서 박 회장이 경영전략회의에서 처음 내놓은 성장의 키워드는 퇴직연금, 글로벌 자산배분, 자기자본 투자 등 3가지로 압축된다. 박 회장은 “현재 100조 원 수준인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10년 내에 4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다. 여기를 잡아야 증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은행이나 경쟁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투자 대상을 세계무대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상품 개발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결합으로 경쟁사를 압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30∼40년 만에 골드만삭스가 성장한 건 신성장산업에 투자하는 적극성 때문”이라며 향후 자기자본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벤처산업 등 모험자본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일본 노무라증권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 점포에 200∼300명이 근무하며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 사례가 있다”며 점포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해외 투자는 골드만삭스를, 국내 영업은 노무라증권을 모델로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 효과를 높이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미래에셋의 문화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박현주식’ 경영에 반발하는 옛 대우증권 직원들을 달래 화학적 결합을 완성해야 한다. 이날 오후 2시 미래에셋대우 소속 직원 약 1000명이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 회장이 일방적인 직원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직원들의 불안을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인력 이탈이 발생하고 합병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SK증권은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들고 나누는 기업’이 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04년 7월 발족한 자원봉사단을 중심으로 임직원 1인당 연간 8시간 이상 자발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SK그룹과 SK증권, 산하 본부 및 센터 주관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하고, 임직원들은 자체적으로 조직한 사내 봉사동호회를 통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SK증권 임직원들은 13년째 연말마다 진행되고 있는 ‘SK 행복나눔 바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물품을 기부하고, 판매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 SK증권은 회사 차원에서 ‘행복나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자투리급여 모금운동’, ‘독거노인 사랑잇기’ 등의 사회공헌 활동도 벌이고 있다. ‘행복나눔 CMA’는 발생 수익의 일부를 장애인 재단, 노인복지협회, 아동구호단체 등 고객이 지정하는 단체에 자동으로 기부하는 금융상품이다. ‘자투리급여 모금운동’은 임직원들의 월급 중 1000원 미만 자투리 급여를 일정 기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으로 전달하는 기부활동이다. 직원들이 기부한 자투리 급여액만큼 회사도 금액을 함께 출연하는 식이다. 2011년부터 6년째 이어온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도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연말 SK증권 콜센터 상담원들이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사흘 이상 통화가 되지 않으면 해당 지역 사회복지사들에게 이 내용을 알려준다. 사회복지사들이 연락이 두절된 노인을 직접 찾아가 보살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겨울철 건강관리 요령, 백내장 등 노인성 질환 예방 수칙, 전기요금 지원 안내 등 노인들이 챙기기 어려운 정보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7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혈액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SK증권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헌혈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SK증권 측은 “사회와 이웃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KDB대우증권을 인수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첫 선택은 ‘여성’이었다. 미래에셋대우 출범 첫 인사에서 여성 4명이 임원으로 발탁되고 여성 임원 2명이 승진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직원들에게 직접 경영 목표를 소개하며 ‘박현주식’ 경영의 서막을 알렸다. 미래에셋대우는 여성 이사 2명을 상무로, 여성 부장 4명을 이사로 승진시키는 특별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 PBClass갤러리아 소속 이경민(45), 서재연 이사(46)가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지점의 이경숙 부장(46) 등 지점 소속 여성 부장 4명은 이사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미래에셋대우의 임원은 남성 82명, 여성은 9명이 됐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미래에셋대우 본사 임원 및 부서장, 지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경영 목표를 직접 제시했다. 그는 이번 인사에 대해 “남성 중심 조직문화를 타파하고, 성과가 좋거나 오래 일한 분들을 인정하자는 취지로 여성 직원들을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미래에셋 측은 “전 직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일선 부서장급 간부들을 직접 만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특유의 직설 화법을 구사하며 “퇴직연금과 글로벌 투자에 미래 먹거리가 있다”며 “퇴직연금 영업 조직을 강화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나 인도네시아, 런던 법인에 3000억∼5000억 원의 자금을 증자해 영업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뜨거운 설전(舌戰)이 벌어졌다. 교보증권 애널리스트 A 씨가 투자분석 보고서를 통해 “면세점 사업이 실적으로 실현되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나투어 목표주가를 20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대폭 낮추고, 투자 의견을 한 단계 내린 것이 발단이었다. 하나투어 기업설명(IR) 담당자는 곧장 반격에 나섰다. 해당 애널리스트에게 “지표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항의한 뒤 “기업 탐방과 정보 공개를 제한하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설전은 곧바로 기업과 증권사의 갈등, 상장사의 ‘갑질 논란’으로 비화했다. 이달 7일 국내 3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증권사가 내는 보고서에 대해 상장사가 비판적 견해를 밝힐 수 있지만, 상장사에 대한 증권사의 합리적 비판도 가능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두 사례는 ‘기업에 더는 끌려다닐 수 없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절박감과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일대 사건들이다. 한때 ‘주식시장의 꽃’, ‘억대 연봉 전문직의 대명사’로 불리며 선망의 대상이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스스로를 ‘을(乙) 중의 을’이라고 부른다. 이들 대부분은 여전히 일반 회사원보다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처우나 사회적 대우가 예전만 못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들이 벌어진 걸까?억대 몸값 금융위기로 된서리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주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고점을 찍었다. 당시에는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주식 거래가 크게 늘면서 애널리스트들을 찾는 증권사들이 넘쳐났다. 여의도에서는 ‘애널리스트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스타급 애널리스트 1명을 영입하려면 계약금으로 7억 원 정도는 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터지자 상황은 급변했다. 주식 거래 대금이 줄고, 증권사 수익이 쪼그라들자 고액 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들이 구조조정 대상 1순위가 됐다. 15일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37개 증권사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는 2010년 1286명에서 지난해 말 907명으로 5년 만에 30%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전체 직원은 12% 정도 감소에 그쳤다. 각 증권사마다 강도 높은 ‘애널리스트 솎아내기’가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수요가 줄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몸값은 기세가 꺾였다. 14년 경력의 팀장급 애널리스트 B 씨(44)는 “2008년 이후 연봉은 동결 혹은 5% 안팎으로 삭감됐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직급은 올랐지만 수년 전 선배 애널리스트가 받았던 연봉보다 20% 정도 낮은 급여를 받는 셈이다. 구조조정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적지 않다. 애널리스트 C 씨(41)는 “회사가 고액 연봉 애널리스트를 상시 구조조정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연봉이 높아도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인력이 줄어든 만큼 업무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08년 애널리스트 한 명이 작성한 투자 보고서는 월평균 5건 정도였지만,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는 월평균 7건으로 늘었다. 여기에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고, IR 담당자나 기관투자가 등이 요청하는 업무까지 처리하다 보면 야근이 허다하다. 국내 중견 증권사의 과장급 애널리스트 D 씨(37)는 “기관투자가나 펀드매니저, 또는 IR 담당자들이 쏟아내는 ‘Request’(자료 수집이나 시장 조사 등 요청 사항)를 처리하는 데만 하루에 수시간이 걸린다”며 “평가와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기업이나 기관, 펀드매니저들이 요구하면 거부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가 지난달에 처리한 요구사항만 대략 100건에 이른다. 한 달 평균 50여 회의 기업설명회까지 소화하다 보면 보고서 작성은 결국 야근을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잡일, ‘갑질’에 자부심은 바닥… 인공지능(AI) 등장에 긴장 애널리스트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게 과다한 업무나 쪼그라드는 연봉만은 아니다. 2012년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소규모 투자회사로 자리를 옮긴 E 씨(41)는 “애널리스트는 원래 야근과 술자리가 반복되는 직업이며, 연봉이 줄었다고 해도 비슷한 경력을 가진 직장인의 2배 가까운 연봉을 받는 고소득자”라고 소개한 뒤 “이보다는 일에 대한 만족도가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고통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미공개 정보 활용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IR 부서로 사실상 제한됐다. 이에 기업들이 ‘탐방 중단, 정보 제공 거부’라는 카드를 내세워 애널리스트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국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이 이런 제도를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한 대형 유통업체 부사장이 신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작성한 애널리스트에게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애널리스트 F 씨(40)는 2년 전 한 제조업체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담은 투자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몇 달간 이 회사 자료를 받지 못했다. 그는 IR 담당자에게 “자료를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정보를 줘봤자 회사가 원하는 대로 보고서를 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F 씨는 “평소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만 골라 새로운 정보를 주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회사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소신껏 “주식을 팔라”는 매도 의견 보고서를 작성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15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33곳이 발간한 보고서 가운데 ‘매도(sell)’ 또는 ‘비중 축소’ 의견은 100건으로, 전체 3만1908건 중 0.3%에 그쳤다. 외국계 증권사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 중 17.7%가 ‘매도’ 의견을 보인 것과 크게 비교된다. 문제는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국내 증권사 보고서 8328건 가운데 ‘매도’는 1건이었고, ‘비중 축소’는 26건에 불과했다. 애널리스트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마다 보조연구원(리서치 어시스턴트·RA)조차 구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2014년 RA로 3명을 뽑았는데 모두 RA를 그만뒀다. 1명은 아예 회사를 퇴직했고, 2명은 리서치와 상관없는 부서로 옮겼다. 중견 증권사에서 RA로 2년째 생활하고 있는 G 씨(31)는 “억대 연봉은 매력적이지만, 살인적인 업무 강도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안고 산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은 큰 악재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애널리스트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애널리스트가 40시간 넘게 걸리는 일을 단 몇 분 내에 처리해 주는 금융 분석 프로그램 ‘켄쇼’ 등을 도입했다. 실력 키워야 살아남는다 애널리스트들의 위상 추락은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얼마 전 논란이 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하나투어 측이 주장한 대로 수치 해석상 오류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기업 IR 담당자들도 애널리스트의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주장한다. 한 상장사의 IR 담당인 H 과장(34)은 “회사가 내놓은 의견과 전망을 마치 자신의 의견인 양 가져다가 베끼거나,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나 이해조차 안 된 자료를 내놓는 증권사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장사의 IR 담당 I 임원(53)은 “일부 애널리스트는 보고서 수준이 소규모 투자자문사가 내놓는 투자 의견이나 온라인 투자자 카페 등에서 나온 글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 스스로도 ‘실력 저하’에 대한 지적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적은 인력으로 다양한 분야의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맡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애널리스트 J 씨(41)는 “유통, 소비재 담당 애널리스트가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까지 동시에 맡는 경우도 있다”며 “깊이 있는 분석을 할 만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게 된다”고 실토했다. 특히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바이오,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등은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이 소홀했던 분야로 전문성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회사가 요구한 업무량에 맞추기 위해 기계적으로 찍어내는 보고서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기업 실적이 나오기 직전 예상 보고서 1건, 나온 직후 결과 보고서 1건 등 동일한 자료를 놓고 재탕하는 식으로 보고서 할당량을 채우는 식이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책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투자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도 투자와 관련된 정보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기업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애널리스트의 활동이 위축되거나 불법적으로 정보를 얻는 일이 벌어질 수 있고, 이는 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 가치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본시장에서 투자의 길을 밝히는 애널리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라며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면 애널리스트는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도 간판 애널리스트 육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보고서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는 지적도 적잖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도 의견 보고서를 쓰려면 해당 기업을 제대로 알고 회사 측과의 논리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지금의 업무량과 인력 구조로는 제대로 된 보고서를 작성하기 힘든 만큼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KDB대우증권을 인수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첫 선택은 ‘여성’이었다. 미래에셋대우 출범 첫 인사에서 여성 임원 6명이 전격 발탁됐다. 박 회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경영 목표를 제시하는 행사를 열며 ‘박현주식’ 경영의 서막을 알렸다. 미래에셋대우는 여성 이사 2명을 상무로, 여성 부장 4명을 이사로 각각 승진시키는 특별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 PBClass갤러리아 소속 이경민, 서재연 이사가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방배동 지점의 이경숙 부장 등 지점 소속 여성 부장 4명도 이사로 승진했다. 이번 사로 미래에셋대우의 여성 임원은 5명에서 9명으로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전 직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업조직 및 자산관리(WM) 부문을 격려하기 위한 승진”이라고 밝혔다. 남성 중심의 대우증권 문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여성 임원을 대거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번 인사안에 대해 직접 보고받는 등 첫 인사에 큰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박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미래에셋대우 본사 임원 및 부서장, 지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경영 목표를 직접 제시했다. 박 회장이 일선 부서장 등 간부급 직원들을 직접 만난 건 이날이 처음이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야구장은 거대한 광고판입니다. 헬멧, 유니폼, 운동장, 펜스 등 어디서건 회사 이름이나 브랜드가 드러납니다. 타자들이 홈런을 치거나 외야수들이 펜스로 몸을 던질 때면 어김없이 회사 이름이 노출되고, 이 모습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갑니다. 때로는 중계 화면의 빈 그라운드 위에서 가상 광고가 툭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투자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국내 증권사들도 야구를 통한 광고에 적극적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예상하는 올해 관중은 868만 명입니다. 2013년 조사에 따르면 TV와 인터넷 등으로 야구를 시청하는 인원만 하루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증권사들은 대부분 20∼40대인 야구팬과 증권사 고객층이 겹쳐 광고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올해부터 5년간 프로야구단 kt 위즈(wiz)와 업무협약을 맺고 kt 안방구장인 수원구장의 광고판과 선수들의 헬멧, 모자 등에 대신증권 사명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2010년부터 인천SK행복드림구장 전광판 상단에, 지난해부터는 NC 다이노스의 홈인 창원 마산구장 전광판 상단에 입간판을 세워 홈런이 터질 때마다 회사명이 눈에 띄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가 늘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통해 광고 효과를 얻으려는 업체도 증가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 진출한 이대호와 1년간 광고 계약을 맺은 현대증권 관계자들은 8일(현지 시간) 이대호가 1호 홈런을 쏘아 올리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현대증권 관계자들은 “역경을 실력으로 이겨낸 이대호처럼, 현대증권도 매각의 아픔을 이겨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며 감격해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메이저리그 중계 중간에 회사 브랜드를 알리는 가상 광고를 넣고 있습니다. 올해 야구장에서 증권사들의 광고 경쟁은 미래에셋대우, ‘KB금융+현대증권’ 등 초대형 증권사들의 등장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국내 증권사가 야구팬들의 시선을 끌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흥미진진합니다. 이건혁·경제부 gun@donga.com}
미래에셋금융그룹이 7일 KDB대우증권 인수대금 잔금을 납부하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KDB산업은행은 이날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대금 2조3205억 원 중 미리 납부한 계약금(2385억 원)을 뺀 나머지 2조820억 원을 완납했다고 밝혔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하는 산은자산운용 인수대금(641억 원)의 잔금인 575억 원도 함께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은 10월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대우증권과의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이르면 8일 대우증권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통합 법인의 사명이 ‘미래에셋대우’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새 로고(CI)도 이달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래에셋금융그룹이 7일 KDB대우증권 인수대금 잔금을 납부하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KDB산업은행은 이날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대금 2조3205억 원 중 미리 납부한 계약금(2385억 원)을 뺀 나머지 2조820억 원을 완납했다고 밝혔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하는 산은자산운용 인수대금(641억 원)의 잔금인 575억 원도 함께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은 10월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대우증권과의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이르면 8일 대우증권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통합 법인의 사명이 ‘미래에셋대우’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새 로고(CI)도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통합법인의 본사는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센터원 빌딩으로 결정돼 대우증권의 ‘여의도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미래에셋은 통합 작업을 위해 7일 강원 홍천군 블루마운틴CC에서 대우증권 임원진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대형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틈새시장을 찾아 ‘각자도생(各自圖生)’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우투증권’ ‘KB투자+현대증권’ 등 합병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기 전에 중소기업이나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등 성장 시장에서 차별화된 수익원을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처음 도입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공모에 13개사가 신청서를 냈다. 이 중 5개사 안팎이 15일 최종 선정된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기업 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증권사다. 특화 증권사로 지정되면 중소기업 대상 성장사다리펀드 운용 주관사 선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대상 담보대출을 할 때 금리 우대를 받는 등의 혜택도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심사 프레젠테이션에서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 등 사장급 인사들이 직접 발표에 나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 증권사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실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 기업이나 벤처 사업가를 발굴하고 자금 모집을 중개해 주는 크라우드펀딩 시장에도 중소형 증권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IBK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등록을 마치고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추가로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1월 본격적으로 도입된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이날까지 26개 업체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모집 금액은 44억6000만 원에 이른다.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수수료를 많이 벌기는 어렵다”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과의 거래를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 중개를 통해 5억 원을 모금한 IBK증권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꾸준히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크라우드펀딩의 장점을 강조했다. 또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 때 크라우드펀딩 중개회사에 가산점을 주는 점도 중소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크라우드펀딩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높은 수익을 올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20∼50%를 부동산PF에서 거둬들였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PF 조직을 개편하면서 많은 이익을 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우발 채무 비율이 높아지는 등 위험 요인도 있다”며 “대체 투자 등 새로운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최고의 경제계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인 제4기 동아 경제 리더스아카데미(DELA·Donga Economy Leader‘s Academy) 개강식이 4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DELA는 동아일보가 국내 경제·산업·금융업계 리더들의 역량 향상과 네트워크를 증진하기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김차수 동아일보 편집국장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DELA 4기 개강식에는 국내 주요 금융사와 기업 임원들, 금융당국 간부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6월 말까지 매주 월요일 경제, 정책, 경영, 인문, 예술 등 각 분야의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의 특강이 이어진다. 중국 최고 경영교육기관인 장강상학원(CKGSB)을 방문해 강의를 듣고 CKGSB 동문과 교류하는 중국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날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은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변화에 적응하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대우증권 회장으로 취임한다. 박 회장이 전격적으로 대우증권 ‘친정(親政)’에 나서면서 7일로 예정된 대우증권 인수대금 잔금(2조1468억 원) 납부와 함께 ‘미래에셋대우’의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일 미래에셋은 “(박 회장이) 조직의 조기 안정과 통합 증권사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르면 8일부터 대우증권의 미등기 이사로서 회장직을 수행할 계획이다. 미래에셋 측은 “등기 임원이 되려면 5월로 예정된 대우증권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며 “두 회사의 신속한 통합을 위해 미등기 이사로 나서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현재 공식적으로 갖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회장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임원의 겸직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빠른 합병 완료로 영역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당초 미래에셋 안팎에서는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 또는 사장급 인사가 대우증권으로 이동해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 체제로 통합 작업과 조직 관리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잡음을 조기 차단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박 회장 자신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 법인은 합병 주주총회를 거친 뒤 이르면 10월 초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대우증권 임직원과 첫 상견례를 가진 뒤 업무보고를 받았다. 또 홍성국 사장에게 미래에셋 배지를 달아주는 등 통합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도 벌였다.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의 우산 밑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합병 법인의 사명으로 미래에셋대우가 유력하다고 언급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조만간 간판 및 CI(기업통합 이미지) 교체작업 등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홍 사장 및 임원과 부서장들로부터 오후 내내 업무보고를 받은 뒤 사업 내용과 조직 구성에 대해 흡족하다는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은 17일경 강원도에서 두 회사 임원진이 모두 참여하는 합동 워크숍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증권업계는 박 회장이 합병을 마무리하고도 통합 증권사의 회장직을 유지할 것인지, 통합 이후 대우증권 경영진의 교체 폭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 등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합병 작업을 전담한 경영진이 통합 법인에서 중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측은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합병 완료 이후 선임될 신임 사장이나 경영진 등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