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해외주식 직접투자 우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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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해외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려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 수집과 투자 절차가 쉬워지면서 간접투자 대신 직접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사의 예탁 계좌를 통해 거래한 해외 주식 거래대금(매수와 매도의 평균)은 지난해 140억9800만 달러(약 16조4946억 원)로 전년보다 78.1% 늘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2011년 30억7000만 달러에서 2012년 29억2400만 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에는 79억1700만 달러로 늘었다. 여기에다 해외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거래해 통계에 잡히지 않은 물량까지 합하면, 실제 해외 주식 거래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외 직접투자족’이 늘어난 배경으로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글로벌 회사인 미국의 애플, 페이스북을 비롯해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증시의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2014년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을 통한 중국 투자가 가능해진 뒤로는 중국 기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도 크게 늘어났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거나 신산업 관련 해외 기업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다. 국내 증권사들도 이에 맞춰 정보 제공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 증시의 ETF를 활용하면 개인투자자라도 다양한 투자 전략과 자산 배분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가 거래한 해외 주식 중 거래금액 상위 20개 가운데 9개가 ETF로 나타났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차이나 A주 CSI300 인덱스 ETF’가 5098억 원어치 거래돼 가장 많았다. 미국 증시의 ‘VS 인버스 3배 원유 ETF’와 ‘VS 레버리지 3배 원유 ETF’처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유 상품보다 수익률이 높은 ETF에도 투자자가 몰렸다. 강홍구 미래에셋대우 해외상품영업부장은 “국내 증시 ETF는 210종류이지만, 미국 증시에는 2000개가 넘는 상품이 상장돼 있다”며 “높은 배당을 주는 우선주 ETF, 월 지급식 ETF에 투자하거나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투자를 위해 ETF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직접 거래하려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거래하면 된다. 다만 증권사마다 해외 주식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가 조금씩 다르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는 대부분 국가의 주식 매매를 지원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후강퉁 거래만 서비스한다.

해외 주식을 직접 거래할 때는 환율의 움직임에도 주의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 또 해외 주식은 거래 수수료율이 국가에 따라 0.3∼0.7% 정도로 국내 주식 거래보다 높기 때문에 잦은 매매는 피해야 한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개미#주식투자#해외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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