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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해역을 총괄하는 미국 태평양함대 새 사령관에 세실 헤이니 제독(사진)이 내정됐다고 미 해군이 18일 밝혔다. 해군은 “미 전략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헤이니 제독이 현 패트릭 월시 사령관 임무를 이어받게 될 것”이라며 “20일 하와이 진주만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이니 제독은 전략사령부에서 핵 미사일 방어 등과 관련된 임무를 맡아 왔다. 워싱턴DC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해군대학원과 국방대학에서 각각 공학음향 시스템기술과 국가안보전략으로 2개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백악관에 17일 오후 8시경(현지 시간) ‘워싱턴DC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연막탄이 날아와 백악관 주변이 1시간 이상 폐쇄됐다. 조지 오길비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시위대 1000∼1500명이 백악관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북쪽 담 너머로 연막탄이 날아들었다”며 “워싱턴 경찰, 공원관리청, 비밀경호국 공동으로 이 물질을 조사해 안전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연막탄 종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연막탄이 날아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 여사의 48번째 생일을 맞아 백악관 인근 레스토랑에서 부부가 함께 식사하고 있었으며 연막탄 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백악관 북쪽 펜실베이니아 애버뉴의 통행이 1시간 이상 통제됐다. 경호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미 연방의회의 올해 회기 시작에 맞춰 이날 오후 3, 4시경 의사당 앞에서 정치권 무능과 정경 유착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인 후 8시경 펜실베이니아 애버뉴에 다시 집결해 시위를 벌였다. 이때 시위대 중 한 명이 백악관 담벼락에 올라탔으며 연막탄을 담 안쪽으로 던졌다고 오길비 대변인은 밝혔다. 백악관 주변에 배치됐던 경찰은 곧바로 시위대 해산을 명령했으며 시위대 대부분은 평화적으로 해산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오스카 오르테가에르난데스라는 21세 청년이 백악관에 총격을 가해 체포됐다. 당시에도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에 없었다. 미 연방 대배심은 17일 오르테가에르난데스를 대통령 암살 기도와 연방경찰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이렇게 기쁜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바로 우리 가족이 꿈꿔 왔던 집이에요.”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노숙인 쉼터에 살던 서맨사 가비 양(17·사진)은 13일 뉴욕 시가 임대주택을 마련해 줬다는 소식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가비 양의 가족은 지난해 섣달 그믐날 집세를 내지 못해 7년 동안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 노숙인 쉼터를 전전하는 가운데 가비 양은 자신이 ‘인텔 과학경진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생물과학자가 꿈인 그는 지난 2년 동안 롱아일랜드 해안에서 열심히 연구한 ‘게의 공격이 홍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경진대회에 제출해 놓고 있었다. 집 없는 과학 영재소녀의 얘기가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전해졌다. 뉴욕 시 당국은 가비 양 가족에게 방 3개짜리 임대주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리엇호텔은 가비 양의 새 집에 들여놓을 가구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독지가도 나타났다. 가비 양의 사연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감동시켜 백악관은 24일 대통령의 의회 연두교서 연설 때 가비 양을 초청하겠다고 17일 밝혔다. 가비 양은 노숙인 쉼터에 살면서도 창피해하지 않고 오히려 부모님을 위로하고 남동생과 여동생을 챙기는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간호조무사인 가비 양의 어머니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일을 할 수 없고 택시운전사인 아버지는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브렌트우드 고교 졸업반인 그는 예일대와 브라운대에 입학 지원서를 내놓은 상태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세계은행은 18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EP)’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경기 침체가 인도,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의 성장 둔화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하향 조정 이유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발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3.6%에서 1.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수정 폭은 2009년 1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세계은행은 유로존 성장률은 당초 1.8%에서 ―0.3%로 낮췄으며 미국은 2.9%에서 2.2%로, 일본은 2.6%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수정치와 동일한 8.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의 3.6%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가 2008년 이후 다시 한 번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명칭을 함께 쓰는 것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미국의 다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입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에서 ‘동해 병기 법안(SB200)’이 의원들의 전폭적 찬성으로 상임위를 통과됐다. 이날은 마틴 루서 킹 목사 탄생기념일로 공휴일이지만 주의회 상원 교육보건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은 주도(州都)가 있는 리치먼드의 주의회장에 출석해 동해 병기 법안을 심의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이번 주 주상원 전체회의에 회부될 예정이다. 법안은 버지니아 주 내 공립학교에서 쓰이는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쓰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이 교재와 전자출판물이 모두 포함된다. 법안을 상정한 데이비드 말스덴 버지니아 주의회 상원의원(민주·사진)은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일제 강제병합의 역사와 일본 식민통치 이전까지 각종 역사자료에 동해라고 표기된 점 등을 자세히 설명한 뒤 “교실에서 가르치는 역사는 정확해야 한다”며 상정 이유를 밝혔다. 말스덴 의원은 다른 의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너서스-불런 전투’를 유사한 미국 사례로 들기도 했다. 이 전투는 남북전쟁 초기 리치먼드에서 남군과 북군이 치열하게 맞붙었던 전투로 아직도 미 남부 지역에서는 매너서스 전투, 북부 지역에선 불런 전투로 불리고 있으며 대다수 역사 교과서는 두 명칭을 함께 쓰고 있다. 의원들은 아직 국제사회에서 동해-일본해 명칭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두 명칭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공평 타당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재닛 하웰 의원(민주)은 “교과서에 동해 병기가 성사되면 다음에는 버지니아에서 사용되는 모든 지도에 병기하도록 추진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해리 블레빈스 교육보건위 위원장(공화)은 “교과서 동해 병기는 주의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지금에서야 관련 법안이 상정된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밝혔다. 법안 투표에 앞서 주민 토론시간에 홍일송 버지니아 주 한인회장은 동해를 조선해로 표기한 일본 고지도가 발견됐다는 2005년 동아일보 기사를 의원들에게 돌리며 동해 병기 찬성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계인 숙 스미스 센터빌초등학교 학부모 연락관도 “한인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는 지역 학교들이 늘고 있다”며 “동해 병기는 이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스덴 의원은 법안 통과 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심의 과정에서 일부 교과서 제작업체가 동해 병기로 변경하는 것이 번거로운 점을 들어 반대할 가능성이 있지만 변경 부분이 많지 않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6월 주지사 서명까지 법 제정 작업이 완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리치먼드=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AP통신사는 평양에 서방 언론사 최초로 기사, 사진, 비디오 뉴스를 송출하는 종합지국을 개설했다고 16일 밝혔다. AP통신은 2006년 5월 비디오만 송출하는 APTN 지국을 개설해 운영해 오다가 이번에 기사 사진 등도 송출하는 종합지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토머스 컬리 사장이 이끄는 AP통신 대표단은 이날 평양 조선중앙통신 건물에 사무실을 열고 기념행사를 가졌다. 앞으로 AP 평양지국은 북한 현지에서 채용된 박원일, 김광현 등 2명의 기자가 상주하며 각각 기사와 사진 취재를 담당하게 된다. 두 기자는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장례식 취재를 하기도 했다. 이준희 AP통신 서울지국장과 데이비드 구텐펠더 AP 아시아 사진부장도 수시로 평양을 방문해 지국 관리와 기자 훈련을 담당하고 자체적인 취재도 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의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방북 중인 컬리 사장 등 미국 AP통신 대표단을 만나 담화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컬리 사장은 “바깥 세계는 북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며 “AP통신이 종합지국 개설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의 말과 행동을 정확하게 바깥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통상 관련 업무의 일원화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중소기업청(SBA), 수출입은행(EIB),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무역개발처(USTDA) 등 통상 및 상무 관련 6개 부처가 하나로 통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21세기 경제 시대에 살고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20세기에 맞도록 조직된 상태”라며 “이번 개편안으로 향후 10년간 30억 달러의 예산이 절감되고 1000개의 불필요한 일자리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통합 권한(consolidation authority)’을 자신에게 부여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미국에서 정부 개편 권한은 대공황 때 대통령에게 부여됐으나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이번 개편안에는 한국과의 수출입 통상과 관련된 부처가 대거 포함돼 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관련 업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USTR의 기능 축소가 통상정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미 의회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막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민주)과 데이브 캠프 하원 세입위원장(공화)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통상 관련 부처 통합은 미국산 제품의 시장을 확대하고 미국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개편안이 오랫동안 정부조직 비대화를 비판해 온 공화당의 지지를 얻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실제로 공화당 소속의 대럴 아이사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장(공화)은 “대통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엄마 오프라(Mom Oprah), 우리가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근교 헨리온클립에 있는 여학교 ‘오프라윈프리 리더십 아카데미’ 졸업식장. 졸업생 대표인 마사디 케카나 양이 울먹이며 이렇게 말하자 지켜보던 오프라 윈프리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4년 전 입학 면접에서 윈프리에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준다면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케카나 양은 졸업 후 미국의 명문 여대 웰즐리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진학할 예정이다.졸업장 수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윈프리는 “오늘은 내 딸들이 졸업하는 날”이라며 “10년에 걸친 나의 여정이 오늘에야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윈프리는 “이들은 장차 가족과 사회, 국가를 위해 엄청난 일을 해낼 여성”이라며 “이들의 리더십에 투자한다는 것은 남아공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소감을 밝혔다. 졸업식이 끝나자 흰색 원피스와 구두를 맞춰 입은 졸업생들은 윈프리 앞에서 줄루어로 감사의 노래를 불렀다고 ABC방송은 전했다.윈프리가 4000만 달러를 들여 설립한 리더십 아카데미는 남아공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10대 소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6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7년 문을 열었다. 아프리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여성은 30%가 되지 못한다. 윈프리는 아카데미 지원자 3000명을 직접 면접하는 열성을 보이며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배움의 열망이 강한 학생들을 선발했다. 당시 입학생들 중 3명을 제외한 72명이 이날 1회 졸업생으로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이들은 모두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며 상당수는 미국 명문대 입학이 결정됐다. 현재 아카데미에는 4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졸업식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 윈프리는 “교육은 아프리카의 젊은 여성들을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며 “나는 오늘 졸업장을 받은 한 명 한 명의 자랑스러운 엄마”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교육은 제가 배우로서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습니다.” 13일 미국 워싱턴 뉴지엄에서 열린 제8회 미주 한인의 날(Korean-American Day)에서 자랑스러운 한인으로 선정된 한인2세 남자배우 대니얼 대 김(43·한국 이름 김대현·사진)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교육이 배우라는 직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길러줬다”며 “나의 성공도 부모님의 열성적인 교육열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그는 사립명문 하버퍼드대 졸업 후 변호사가 되려다 꿈이었던 배우로 진로를 바꾸고 뉴욕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로스트’에 출연하면서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로스트’로 뜬 행운의 스타라고 하지만 나에게도 오랫동안 노력해온 무명의 배우 시절이 있었다”며 “한인 2, 3세들에게 변호사, 의사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커트 캠벨 국무부 차관보, 웬디 커틀러 무역대표부 대표보, 한덕수 주미대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국문학 번역가인 피터 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비교문학 명예교수와 금융인인 지영석 엘스비어 매지니먼트 회장도 자랑스러운 한인상을 수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학부모에게 힘을(Power to the Parents).”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데저트 트레일스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단체로 맞춰 입은 티셔츠에는 이런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이 학교 재학생 1500명의 70%에 해당하는 1050명 학생의 학부모들은 12일 관할 교육청인 아델란토 초등교육청에 학교 운영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학부모들이 교육당국에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은 2010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학부모 제동걸기(Parent Trigger)’라는 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공립학교의 학부모들이 51% 이상 서명한 청원서를 교육청에 제출하면 학부모들이 학교 운영에 공식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을 교사에게만 맡기지 않고 말 그대로 제동을 걸 수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외에 텍사스, 오하이오, 코네티컷 주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통과됐고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등 22개 주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주마다 법안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교육청에 청원서가 접수된 지 40∼45일 이내에 학교는 학부모들과 논의해 4가지 모델 중 한 가지 방식으로 운영 개선에 나서야 한다. 학교 문을 닫든지, ‘차터 스쿨’로 불리는 대안형 특성화 학교로 전환하든지, 교장과 교사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든지, 교장을 교체하고 학생 성적과 연동하는 교사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든지 해야 한다. 운영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주 당국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데저트 트레일스 학부모들은 대안형 학교로의 전환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교장과 교사를 교체하는 선에서 교육의 질 저하를 막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 학교는 주 당국이 실시하는 초등학교 의무시험에서 학생의 80%와 56%가 과학과 수학 시험에서 탈락할 정도로 성취도가 낮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공군이 주한미군에서 감축된 아파치 공격헬기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전투기 전력을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주한 미7공군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제55해외원정비행대대 소속 F-16CM 전투기 12대가 15일 한국에 와 3개월간 전북 군산기지에 배치된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3일에는 미국 유타 주의 공군기지에서 F-16C 전투기 12대가 한국에 도착해 군산기지에 배치됐다고 미7공군은 전했다. 이 전력도 3개월간 머물며 한국 영공 방어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불과 한 달여 만에 F-16 전투기 24대가 한국에 증강 배치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군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미 공군은 2009년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1개 대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 차출된 뒤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F-16이나 F-15 전투기, A-10 공격기를 12대 규모로 3∼6개월씩 한국에 순환 배치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F-16 전투기 24대가 거의 한꺼번에 증강 배치됨으로써 주한 미공군의 전력이 대폭 강화돼 대북억제력 발휘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소식통은 “주한 미공군은 평소 F-16 전투기 3개 대대를 운용 중인데 이번 결정으로 1개 대대 이상의 전력 증강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조너선 그리너트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10일 해군 전력의 초점은 서태평양에 맞춰져 있으며 새로운 국방전략에 따라 이 지역의 해군 규모와 군사비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너트 총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신미국안보센터(CNAS)포럼 기조강연에서 “미국은 현재 100척의 전함과 잠수함을 해외에 배치하고 있다”며 “이 중 절반인 50척은 서태평양에 두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중동 원유 수송을 위해 인도양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서태평양은 미 해군의 최신예 장비들이 배치된 최전선(front line)”이라며 “이 지역에는 최신 비행단을 두고 있으며 순양함과 구축함, 대포, 대잠 무기도 최신급이다. 지휘관과 병사들은 면밀한 검토를 거쳐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함은 총 285척이다.그리너트 총장은 “미국은 서태평양 국제 항로의 자유로운 통행과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질서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북쪽으로는 한국과 일본, 남쪽으로는 싱가포르와 호주에 이르는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동영상=美, ‘아파캄 대체전력으로 F-16 한국 배치▲동영상=U-2, A-10, F-16 등 주한미공군 전력}
◇김두병 전 세영상사 대표 별세·영래 한국GM기술연구소 연구원 부친상·김상규 기업은행 부산사상지점장 임봉현 OCI 사업개발팀 부장 장인상=11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2227-7566}
“평생 나눔의 삶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이제야 기부를 하고 떠나게 됐네요.” 9일 미국 워싱턴의 국제로터리재단 사무소에서 뜻 깊은 기부 행사가 열렸다. 주인공은 최근 말기 췌장암으로 1개월여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68). 그는 두 아들과 함께 국제로터리재단 평화센터의 평화장학금으로 25만 달러(2억9000만 원 상당)를 기부했다. 강 박사가 20만 달러를 내놓았고 안과의사와 백악관 선임법률고문으로 있는 두 아들 폴과 크리스토퍼가 각각 2만5000달러씩 보탰다. 강 박사는 1972년 국제로터리재단의 한국 최초 장애인 장학생으로 뽑혀 피츠버그대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강 박사는 로터리 회원으로 활동하며 나눔의 삶을 실천해왔다. 이전보다 여윈 모습이었지만 부인 석은옥 여사, 두 아들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 박사는 “너무 많은 축복을 받고 살아온 삶에 대한 감사의 뜻”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는 36년 동안 강 박사와 깊은 우정을 쌓아온 딕 손버그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참석했다. 강 박사의 기부금은 듀크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에 설립된 로터리재단 평화센터의 한국인 유학생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강 박사는 1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요즘 거동이 불편하지만 기부 행사만큼은 꼭 참석하고 싶어 반은 걷고 반은 휠체어를 타고 갔다”고 말했다. 근황에 대해서는 “항암치료는 받지 않고 통증을 줄여주는 소극적 치료만 받고 있다”며 “종종 밀려오는 엄청난 통증을 잊기 위해 사회활동과 가족사를 정리하며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종양 발견 때 수술을 받지 않고 남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기로 한 결정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6일 68세 생일을 맞는 강 박사는 두 아들과 함께 버지니아 근교 별장에서 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강 박사는 “11월 말 1개월여의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니 이제 언제 갈지 모르겠다”며 “둘째 아들의 첫딸인 케이티의 백일인 29일까지만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전용석 용모 씨(사업) 용준 강동경희대병원 팀장 모친상·박승현 씨(사업) 유연진 이병도 씨(사업) 장모상=10일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440-8800}

미국 백악관의 윌리엄 데일리 비서실장(63)이 1년 만에 사임하고 후임에 제이컵 류 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56)이 기용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비서실장 교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데일리 실장은 24일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때까지 백악관에서 일하며 이후 고향인 시카고로 돌아가 오바마 대통령 재선캠프의 공동 책임자를 맡을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의 해에 비서실장을 전격 교체한 것은 지난해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의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중산층 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춘 재선 캠페인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과 JP모건체이스 은행 최고경영자 등을 지낸 데일리 실장은 지난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의 재계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용됐으나 오히려 의회 및 백악관 참모들과 불협화음을 빚어왔다. 미 언론은 데일리 실장이 지난해 국가부채 한도 증액 협상 당시 의회 공화당 지도부와의 협상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민주당 지도부와도 갈등을 빚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데일리 실장은 백악관 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도 자주 충돌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중산층과 서민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데일리 실장의 친기업적 배경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이번 교체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버드대와 조지타운대 법대를 나온 류 신임 비서실장은 토머스 오닐 전 하원의장 정책보좌관을 거쳐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냈으며, 오바마 행정부 들어 국무부 관리·자원 담당 부장관을 거쳐 두 번째로 백악관 예산국장을 맡아왔다. 공화당 의원들이 좋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관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의회와의 관계가 원만하고 백악관 내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슈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 합의 실패 이후 올해 의회의 예산 공방이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산통인 류 신임 실장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그건 그가 흑인이기 때문이지요. 아무도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지난주 미국 공화당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만난 흑인 택시운전사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권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보수 성향의 백인 유권자가 많은 아이오와는 4년 전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흑인인 오바마에게 승리를 안겨준 곳이다. 그러나 올해 아이오와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지배적이었다. 열렬한 민주당원이지만 새벽 2시까지 공화당 경선 결과를 지켜볼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든 간에 오바마 대통령이 힘든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선거 전문가들의 의견도 이와 비슷하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는 인종이 유권자 선택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8년 대선에서 인종 문제를 부각시키지 않는 전략으로 승리한 오바마에게는 별로 기쁜 소식이 아닐 듯싶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3년 동안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다. 그러나 리더십 부재의 원인으로 들어가면 의견이 분분하다. 초선의 시카고 상원의원 출신이라는 ‘워싱턴 아웃사이더’ 전력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가 흑인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인종 문제가 워낙 민감한 이슈이기에 겉으로 대놓고 말하지 못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앤드루 로젠탈의 글이 큰 반향이 일으키고 있다. 그는 미국 정치권이 백인 대통령이었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경스러운 태도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 윌슨 하원의원이 의회 연설 중인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소리친 것과 대통령 의회 연설이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과 겹치지 않도록 토론 날짜를 연기해 달라는 오바마의 요청을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묵살한 것, 공화당 경선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오바마를 가리켜 “푸드 스탬프(흑인들이 많이 받는 정부 식량보조 카드)를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한 것 등을 들었다. 이 사례들은 인종적 편견에 의한 것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도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그 어떤 전임 대통령보다 고전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문제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이에 대처하는 오바마의 자세다. 인종 문제는 오바마에게 양날의 칼과 같다. 이를 부각시키면 유색인종의 표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백인 유권자의 표를 잃을 수 있다. 백인들에게 심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흑인들에게 있어 ‘흑인 불만(black grievance)’을 너무 강조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과 같다.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는 흑인 후보였지만 인종을 거의 이슈화하지 않았다. ‘너무 블랙스럽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였다. 그 전략은 성공했다. 올랜도 패터슨 하버드대 사회학 교수는 “오바마는 40대 이하 민권운동 이후 세대의 심리상태를 잘 파고 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사회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흑인 실업이 급증하면서 인종 문제는 더 이상 지나칠 수 없는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강경 보수 일색인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백인 역차별에 초점을 맞춰 벌써부터 인종 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다. 올해 미국 대선은 ‘레이스 이슈(race issue)’가 본격 제기되는 대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인종 문제가 어느 정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지, 오바마 대통령이 인종 문제에 대해 어떤 전략을 택할지가 이번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최근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훈남 아들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의 연설 때 단상 뒤쪽에 늘어서 카메라 세례를 받았던 4명의 아들은 잘생긴 외모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아버지 선거 캠페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소녀팬들은 롬니 아들들을 ‘슈퍼스타’라고 부르며 4명 중 가장 누가 멋진지 점수를 매기는 등 열광하고 있다. 태그(41), 매트(40), 조시(36), 크레이그(30) 등 4명의 아들은 6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인기에 대해 “우리가 17세라면 기쁘겠지만 지금은 별로 실감 나지 않는다”며 “선거가 끝나면 우리는 모두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5명의 아들을 뒀는데 모두 결혼했다. 이 중 3명은 하버드대 출신이며 주로 금융계에 종사하고 있다. 유타대 의대 레지던트인 넷째 벤(33)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선거행사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주목받는 공화당의 후보의 자녀들로는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의 미녀 3총사 딸들도 있다. 다만 헌츠먼 딸들이 두 팔 벗고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롬니 아들들은 “자신의 일과 가정에 먼저 충실하라”는 아버지의 당부에 따라 가급적 앞에 나서지 않으려 하고 있다. 아들들은 유세 때 참가하더라도 정책 홍보 등에는 별로 관여하지 않고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매우 훌륭한 사업 아이디어네. 크게 성공할거야.”2005년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막 페이스북을 설립한 21세의 마크 저커버그를 워싱턴 사무실에서 만났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설명을 들은 그레이엄은 페이스북이 ‘큰일’을 낼 것을 직감하고 저커버그에게 경영 조언을 해주며 격려했다. 이후 그레이엄과 저커버그는 39년이라는 나이 차를 초월해 우정을 가꿔 나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둘은 서로에게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사업 경험이 없는 저커버그는 2007년 그레이엄에게 “나도 이제 CEO인데 아는 게 없다. 경영에 대해 알려 달라”는 e메일을 보냈다. 그레이엄은 저커버그를 워싱턴포스트로 초청해 중역회의와 투자설명회를 참관하도록 하고, 편집국과 인쇄시설을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2009년 저커버그는 “사회 참여와 교육을 중시하는 워싱턴포스트의 경영철학을 존경한다”며 그레이엄에게 페이스북 이사진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레이엄은 흔쾌히 수락했다.저커버그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워싱턴포스트에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젊은 시절 베트남전에 참전하고 워싱턴 경찰에 몸담는 등 독특한 삶을 살아온 그레이엄은 저커버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했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는 페이스북과 제휴해 ‘소셜리더’ 앱을 선보였다. 페이스북 친구들이 어떤 뉴스 기사를 읽는지 알려주는 소셜리더 앱은 사용자가 7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레이엄은 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워런 버핏과 친한 사이지만 저커버그를 알고 난 후 “디지털 세계에 눈을 떴다”고 말할 정도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그레이엄이 페이스북 초창기에 저커버그에게 경영 조언을 해주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페이스북의 시장가치(1000억 달러)가 워싱턴포스트(29억 달러)의 34배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레이엄과 저커버그는 마치 부자(父子) 사이처럼 서로를 존중하며 ‘페이스북 러브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아이오와 경선에서 일약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혹독한 검증 시험대에 올랐다. 샌토럼은 그동안 선거 유세에서 서민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200만 달러(약 23억 원) 규모의 저택에 살며 지난 20개월간 130만 달러를 버는 등 상당한 부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은 샌토럼이 의원 시절(1990∼2007년)에 공화당원들을 로비회사의 정식 직원으로 고용시켜 로비그룹의 의회 영향력을 높이는 ‘K스트리트 프로젝트’를 주도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샌토럼은 2006년 ‘의무와 윤리를 위한 시민(CRE)’이라는 시민단체가 선정한 ‘가장 부패한 상원의원 3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가 의원직에서 물러난 이후 재산이 급속히 늘어난 것은 의료, 에너지 회사의 이사진으로 영입되거나 스톡옵션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샌토럼이 2007∼2010년 이사로 재직하며 34만 달러의 급여를 받는 동안에도 의료 체인 모회사에 해당하는 미의료서비스(UHS)가 메디케어(노인 건강보험) 사기 혐의로 법무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그의 아들은 1996년 유전질환으로 태어난 지 2시간 만에 죽었고 세 살배기 딸도 ‘트리소미18’이라는 유전자 변형질환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 당일에 딸의 수술 때문에 토론에 참가할지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샌토럼은 아내가 임신했을 때 태아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낳기로 결정했다며 강력한 낙태 반대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으로 인해 딸이 받고 있는 치료의 질이 더 낮아졌다며 의료개혁 법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아이오와 경선에서 5%의 지지율로 6위에 그친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4일 “이제는 물러서야 할 때”라며 대권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불과 8표. 미국 대통령선거 레이스의 공식 개막전이며 공화당 후보 결정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는 역사상 가장 박빙의 초접전이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3일 밤(현지 시간) 막상 투표함을 연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번도 경쟁 상대라고 여기지 않았던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을 벌이게 된 것. 마지막 투표구의 개표만 남겨둔 상황에서 1위는 샌토럼 전 의원이었다. ‘꼴찌의 반란’이었다. 하지만 2위 롬니 전 주지사와의 표차는 불과 4표. 결국 최종 개표 결과 롬니 전 주지사가 8표 차로 막판 역전에 성공해 신승(辛勝)을 거뒀다. 롬니 전 주지사는 가까스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롬니 진영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압승을 거둬 ‘롬니 대세론’을 굳히겠다던 구상은 산산조각이 났고, 공화당 경선 레이스는 더욱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이번에 얻은 표는 3만15표(24.6%)로 4년 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그가 받은 지지율(25.3%)을 넘지 못했다. 정통 기독교주의자가 많은 보수적인 아이오와 주에서 모르몬교도인 롬니 전 주지사에 대한 안티 반응이 이번에도 확인된 것이다.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아 한 번도 여론조사에서 1등을 못했던 샌토럼 전 의원은 아이오와 주 99개 카운티를 모두 돌면서 아이오와 코커스에 ‘올인’해왔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텃밭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승부를 걸어온 롬니 전 주지사는 선두를 지켰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만하며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지만 향후 대선 가도가 순탄하지는 않아 보인다. ‘괴짜 의원’으로 통하는 론 폴 하원의원이 21.4%의 지지를 받으면서 3강 구도에 진입한 것도 향후 경선의 복잡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2012년 ‘글로벌 파워시프트’의 결정판이 될 미국 대선은 재선 도전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난으로 재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비관적 전망에 시달리고 있고, 이에 맞설 공화당 역시 선두주자가 수시로 바뀌면서 요동치는 유례없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디모인=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