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표차 혈전… 롬니가 이겼지만 샌토럼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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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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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 아이오와 코커스 ‘꼴찌의 반란’에 박빙 신기록

불과 8표.

미국 대통령선거 레이스의 공식 개막전이며 공화당 후보 결정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는 역사상 가장 박빙의 초접전이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3일 밤(현지 시간) 막상 투표함을 연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번도 경쟁 상대라고 여기지 않았던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을 벌이게 된 것.

마지막 투표구의 개표만 남겨둔 상황에서 1위는 샌토럼 전 의원이었다. ‘꼴찌의 반란’이었다. 하지만 2위 롬니 전 주지사와의 표차는 불과 4표. 결국 최종 개표 결과 롬니 전 주지사가 8표 차로 막판 역전에 성공해 신승(辛勝)을 거뒀다. 롬니 전 주지사는 가까스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롬니 진영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압승을 거둬 ‘롬니 대세론’을 굳히겠다던 구상은 산산조각이 났고, 공화당 경선 레이스는 더욱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이번에 얻은 표는 3만15표(24.6%)로 4년 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그가 받은 지지율(25.3%)을 넘지 못했다. 정통 기독교주의자가 많은 보수적인 아이오와 주에서 모르몬교도인 롬니 전 주지사에 대한 안티 반응이 이번에도 확인된 것이다.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아 한 번도 여론조사에서 1등을 못했던 샌토럼 전 의원은 아이오와 주 99개 카운티를 모두 돌면서 아이오와 코커스에 ‘올인’해왔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텃밭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승부를 걸어온 롬니 전 주지사는 선두를 지켰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만하며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지만 향후 대선 가도가 순탄하지는 않아 보인다.

‘괴짜 의원’으로 통하는 론 폴 하원의원이 21.4%의 지지를 받으면서 3강 구도에 진입한 것도 향후 경선의 복잡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2012년 ‘글로벌 파워시프트’의 결정판이 될 미국 대선은 재선 도전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난으로 재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비관적 전망에 시달리고 있고, 이에 맞설 공화당 역시 선두주자가 수시로 바뀌면서 요동치는 유례없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디모인=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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