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 걸림돌 될라” 비서실장 전격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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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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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백악관 참모들과 불화… 데일리, 오바마 선거캠프로
후임엔 류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미국 백악관의 윌리엄 데일리 비서실장(63)이 1년 만에 사임하고 후임에 제이컵 류 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56)이 기용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비서실장 교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데일리 실장은 24일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때까지 백악관에서 일하며 이후 고향인 시카고로 돌아가 오바마 대통령 재선캠프의 공동 책임자를 맡을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의 해에 비서실장을 전격 교체한 것은 지난해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의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중산층 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춘 재선 캠페인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과 JP모건체이스 은행 최고경영자 등을 지낸 데일리 실장은 지난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의 재계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용됐으나 오히려 의회 및 백악관 참모들과 불협화음을 빚어왔다. 미 언론은 데일리 실장이 지난해 국가부채 한도 증액 협상 당시 의회 공화당 지도부와의 협상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민주당 지도부와도 갈등을 빚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데일리 실장은 백악관 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도 자주 충돌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중산층과 서민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데일리 실장의 친기업적 배경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이번 교체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버드대와 조지타운대 법대를 나온 류 신임 비서실장은 토머스 오닐 전 하원의장 정책보좌관을 거쳐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냈으며, 오바마 행정부 들어 국무부 관리·자원 담당 부장관을 거쳐 두 번째로 백악관 예산국장을 맡아왔다. 공화당 의원들이 좋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관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의회와의 관계가 원만하고 백악관 내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슈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 합의 실패 이후 올해 의회의 예산 공방이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산통인 류 신임 실장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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