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과학영재의 집념, 미국을 감동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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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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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주 17세 가비양 화제

“이렇게 기쁜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바로 우리 가족이 꿈꿔 왔던 집이에요.”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노숙인 쉼터에 살던 서맨사 가비 양(17·사진)은 13일 뉴욕 시가 임대주택을 마련해 줬다는 소식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가비 양의 가족은 지난해 섣달 그믐날 집세를 내지 못해 7년 동안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 노숙인 쉼터를 전전하는 가운데 가비 양은 자신이 ‘인텔 과학경진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생물과학자가 꿈인 그는 지난 2년 동안 롱아일랜드 해안에서 열심히 연구한 ‘게의 공격이 홍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경진대회에 제출해 놓고 있었다.

집 없는 과학 영재소녀의 얘기가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전해졌다. 뉴욕 시 당국은 가비 양 가족에게 방 3개짜리 임대주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리엇호텔은 가비 양의 새 집에 들여놓을 가구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독지가도 나타났다. 가비 양의 사연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감동시켜 백악관은 24일 대통령의 의회 연두교서 연설 때 가비 양을 초청하겠다고 17일 밝혔다.

가비 양은 노숙인 쉼터에 살면서도 창피해하지 않고 오히려 부모님을 위로하고 남동생과 여동생을 챙기는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간호조무사인 가비 양의 어머니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일을 할 수 없고 택시운전사인 아버지는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브렌트우드 고교 졸업반인 그는 예일대와 브라운대에 입학 지원서를 내놓은 상태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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