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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을 정부가 적극 찾아서 도와주기로 했다. 학대나 성폭력, 인신매매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발달장애인은 전국적으로 18만3000명이 있다. 이 중 89.8%는 일상생활을 혼자 못한다. 정부가 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한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에 따르면 정밀진단도구를 새로 만들어 조기에 발견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에서 발달장애가 의심되면 정밀진단을 받도록 한다. 국립서울병원이 연구와 조사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국립서울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정신병원엔 단계적으로 중증 문제행동 치료실이 설치된다. 인천 부산 강원 광주 대전 제주 등 6개 지역의 권역재활병원은 발달장애아동 재활치료의 거점병원으로 활용된다. 또 더 많은 발달장애인이 재활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소득기준을 완화한다. 현재는 평균소득이 월 438만7000원(4인 가구 기준) 이하일 때만 바우처를 받아 장애인복지관이나 전문 치료시설을 이용한다. 1급이 아닌 2급 발달장애인 가족도 외출할 때 장애인을 돌보거나 집안일을 돕는 활동보조인을 부를 수 있게 된다. 한 달에 42∼103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이 치아우식증 치료를 받을 때는 전신마취 비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발달장애인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기 어려우므로 치과 진료를 받을 때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특성을 반영했다. 내년 7월부터는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위해 돈 관리나 거주지 결정 같은 문제를 도와주는 ‘성년후견인’ 제도가 시행된다. 후견인에게는 활동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무연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시보호센터도 늘어나 현재 17곳인 장애인 일시보호센터는 2013년까지 시도별로 2곳 이상 설치된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은 이들을 노리는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섬 지역, 선박, 암자, 기도원을 해마다 두 차례씩 합동으로 점검한다. 이와 함께 경찰관 기본 교육에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이들과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에 관한 내용을 넣기로 했다. 발달장애인을 조사하거나 수사할 때 참고하도록 매뉴얼을 개발하고 전담조사요원도 지정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2010년 전문의 평균연봉이 9200만 원이라고 한다. 월평균 760만 원이 안 된다. 세후로 따지면 600만 원이 조금 안 된다. 대다수 전문의들은 주 6일 일하니 주간노동시간은 약 60시간…. 여기에 평가되지 않은 것은 리스크(위험) 비용이다. 또, 늘 전화벨에 귀를 기울이고 응급호출에 대기상태로 살아야 하는 삶의 질에 대한 대가도 빠져 있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억 원 가까운 전문의 평균연봉이 적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서 다시 구설에 올랐다. 그는 6일 ‘돈 얘기 당당하게 합시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직업인의 가치가 연봉으로 평가받는데 환자가 진료비를 적게 내면 의사를 저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글에 2300여 명이 ‘좋아요’를 클릭해 공감을 표했다. 의사들은 △회장님이야말로 우리 마음의 대변자 △의사 얼굴 한 번 보는 데 10만 원이면 진료실에서 매너 없이 행동하는 환자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붙였다. 인터넷을 통해 글이 퍼지면서 일부 누리꾼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김모 씨는 “의료에 대한 신뢰가 돈으로 결정되는 건 일부 의사들의 희망사항이지 환자의 시각이 아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전모 씨는 “세상을 너무 모른다. 세상 공부를 더 하고 (의협)회장을 하라”고 비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자신이 개발한 한방 의술로 말기 암 등 난치병을 치료했다는 사례가 알려져 일부에서 ‘현대판 화타’로 불린 장병두 옹(96·사진)이 대법원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5일 한의사 면허 없이 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장 옹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그런 사람을 식별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한의사 면허)을 하는 것 이외에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의료행위가) 단순히 특정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며 “전문교육이나 전문서적을 통하지 않고 남의 도움도 없이 혼자 터득한 의료행위는 의료법을 포함한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 통념에 비춰 용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말기 암이나 불치병을 치료했다는 일부 사례를 고려해도 결론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장 옹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전북 군산에 있는 문모 씨의 집에서 환자 한 명당 50만 원을 받고 진료한 뒤 처방전을 작성해 약을 조제하는 등 총 2601차례에 걸쳐 무면허 한방 의료행위를 하고 10억9800만 원의 수입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글을 읽지 못하는 장 옹은 증상을 묻지 않고 환자가 왼쪽 어깨를 정면에 대고 앉으면 견갑골 밑과 허리 부분을 손으로 누르면서 목 뒤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했다. 그가 기소된 이후 한 방송사는 장 옹과 구당 김남수 옹을 둘러싼 불법 의료 논란을 조명하기도 했다. 대법원 선고가 내려지자 장 옹의 지지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장 옹의 구명운동을 벌였던 ‘장병두 할아버지 생명의술 살리기 모임’ 대표를 지낸 박태식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양 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중증 환자들이 많은데 1만분의 1이라고 해도 이들의 회생 가능성을 막을 권리가 누구에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위암이 장암과 복막암으로 전이돼 항암치료도 포기하고 시한부 인생을 살던 상황에서 장 옹의 약을 먹고 극적으로 살아났다”고 증언한 바 있다. 장 옹은 2009년 4월 ‘맘 놓고 병 좀 고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의술과 주장을 소개하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관계자는 “법치주의의 근본을 확실하게 밝히는 정당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이 관계자는 “운전을 잘한다고 해서 면허 없이 차를 몰고 다닐 수는 없다”며 “법이 정한 면허는 사회질서와 안녕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민건강을 위한 의료체계와 법질서를 확립하는 판결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병두 옹 사건 일지△ 2006년 11월 2일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혐의로 불구속 기소△2006년 12월 28일 1심,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0만원 선고△ 2007년 10월 12일 항소심, 1심과 같은 형량 선고△ 2012년 7월 5일 상고 기각 판결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포괄수가제 때문에) 좋은 항생제·영양제를 선택할 수 없다. 수술 중 응급을 요하는 추가 수술이나 필요한 약을 투입하는 걸 선택할 수 없다. 간염 에이즈 매독을 방지하기 위해 일회용 수술포를 사용하도록 선택할 수 없다.’ 서울 동대문구 A산부인과의 환자 대기실에 붙은 ‘1일부터 행위별수가제에서 포괄수가제로 전환됐다’로 제목의 안내문 내용이다. ‘손해를 감수하고 기존에 해왔던 대로 의료를 시행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겠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안내문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추가 응급수술을 포함해 치료에 필요한 모든 약제와 영양제, 일회용 수술포는 이미 진료수가에 포함돼 있다. 수술 시 포괄수가제가 적용되지 않는 별도의 질환이 발견되면 행위별수가로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B안과에서는 원장이 정부의 포괄수가제 안내 책자를 환자에게 보여주고 단점을 설명했다. “환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겁니다. 환자마다 필요한 치료가 다른데도 치료비가 정해져 있으면 각각의 상태를 감안하기 어렵습니다. 의료를 획일화하는 게 이 제도의 문제점입니다.” 그는 환자들이 자신의 말을 듣고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7개 질환군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수가제가 전국의 병의원에서 사실상 처음 시행된 2일의 풍경이다.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환자에게 제도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함으로써 불안감을 조성하는 셈이다.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갤럽 여론조사에서 52.9%가 포괄수가제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회원들이 직접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제도를 홍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울 중구의 C산부인과 관계자는 “1998년부터 포괄수가제를 실시해 왔기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 D산부인과 원장도 “환자들이 불편해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산부인과를 찾은 20대 여성은 “(제도 시행으로) 조금 불안하다. 그렇지만 왜 불안한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모 씨(46·경기 안양시)는 “제도는 잘 모르지만 정해진 가격에 진료를 받는 건 좋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환자단체들은 의협을 비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사들이 진료나 더 열심히 하지, 왜 진료시간에 제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지 모르겠다”며 “의료제도는 객관적으로 평가해 (존폐를) 결정하면 되는데, 충분치 않은 진료시간에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8개 소비자단체도 공동 논평을 내고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수술 거부가 철회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의협은 이후 더이상 국민건강권을 위협하는 집단이기주의를 보여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또 건강보험정책심의의원회(건정심)의 구조를 개편해 의료계 대표가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의협의 주장에 대해 “건정심은 실질적으로 의사를 가장 많이 포함시키고 있다. 국민의 건강이나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보다는 의사집단의 경제적 이해를 관철하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전혀 없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라는 격이다”라고 비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작은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A 씨(27·여)는 2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임용됐다. 사장은 A 씨에게 일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자주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상습적으로 어깨를 주무르거나 허벅지를 만졌다. 심지어는 속옷 디자인 사진을 보여주며 “저런 팬티는 네가 입어야 잘 어울릴 것 같다” “너는 얼굴도 되고 몸매도 되니 네가 입는 게 낫겠다”는 말까지 했다.회식 자리에선 더 심해졌다. 사장은 A 씨를 껴안거나 뽀뽀를 하기도 했다. 거래처와의 회식을 앞두고선 “못생긴 B는 안 데려가도 예쁜 너는 꼭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A 씨는 사장의 성희롱을 거부도 했고 불쾌하다는 의사도 표시했지만 상습적인 성희롱은 끊이지 않았다.A 씨처럼 직장에서 일어난 성희롱은 지난해 264건이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제17회 여성주간(1∼7일)을 맞아 전국 9개 평등의전화 상담소에 접수된 통계를 취합한 결과다. 성희롱은 미혼(56.4%), 그리고 입사한 지 1년 미만(54.7%)인 직원이 가장 많이 당했다. 또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68.2%)에서 사무종사자(47%)에게 주로 발생했다.가해자는 상사(54.5%)나 사장(33.3%) 순으로 많았다. 특히 가해자 가운데 사장의 비율이 2009년(21%)에 비해 12.3%포인트나 높아졌다. 여성노동자회는 “사장과의 접촉이 비교적 빈번한 소규모 직장에 다니는 직원이 많이 상담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여성노동자회는 “직장 내 성희롱은 업무와 관련해 발생하므로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절차가 복잡하고 기준이 모호해 실제 산재로 인정받긴 어렵다”며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7월부터 50세 이상은 퇴직금이나 목돈이 생겼을 때 국민연금 5년 치를 미리 낼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퇴직 연령이 국민연금 수급 시기(60세)보다 빠른 베이비부머 세대가 재정 여유가 있을 때 연금보험료를 선납해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개정 국민연금법 시행령·시행규칙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50세 이상 가입자는 5년 범위 안에서 선납 기간을 선택해 일시금으로 연금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게 됐다. 50세 미만은 종전처럼 1년 이내에서만 연금보험료를 선납할 수 있다. 연금보험료를 선납함에 따라 발생하는 이자액은 보험료를 낼 때 계산해 할인해준다. 다만 선납을 했더라도 반환 신청이 가능하며 사망이나 노령연금 수급 등으로 반환 사유가 생기면 선납한 보험료 총액에서 실제 본인이 내야 하는 보험료를 뺀 잔액을 돌려받게 된다. 개정 법령은 또 노령연금을 받는 시기를 늦춰서 해당 기간의 이자까지 받을 수 있는 연기연금제도의 신청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고 연기에 따른 가산이자율도 6%에서 7.2%로 높였다. 기존에는 재직자가 소득이 있어 노령연금이 감액되는 수급권자만 연기연금제도를 신청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60세 이상 65세 미만의 노령연금 수급권자도 신청할 수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포괄수가제를 잠정 수용하기로 하고 수술 거부 방침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환자가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의료 대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의료계가 수술을 거부하겠다고 결정했다가 수차례 번복하는 과정에서 국민 건강을 볼모로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치인의 발언을 포괄수가제 수용의 근거로 삼아 물러서는 모습 역시 개운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불리한 설문 결과 나오자 부인 노환규 의협 회장은 2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강행하려는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을 잠정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노 회장은 기자회견장에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등장했다. 의협 관계자는 “정 의원의 요청으로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왔다”고 설명했다. 의협 집행부가 정부 정책에 불만을 쏟아내자 정 의원은 “불합리한 제도는 개선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노 회장은 이 말을 듣고 “정 의원의 중재로 수술 거부 방침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의협은 포괄수가제에 대한 반발의 표시로 다음 달 1일부터 일주일간 응급 수술을 제외한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12일 선언했었다. 이후 비판이 잇따르자 의협은 “대국민 설문조사를 하고 국민이 포괄수가제를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수술 거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서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술 거부 철회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의협이 갤럽에 의뢰해 국민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과반(51.1%)이 포괄수가제를 택했다. 현재와 같은 행위별 수가제를 택하거나(23.3%), 모른다는 응답(25.6%)은 훨씬 적었다. 그러나 노 회장은 이런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노 회장은 “이런 설문조사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서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의협 회원들이 직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제시하며 “아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포괄수가제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92%에 달했다”고 말했다. 의협의 자체 설문조사지는 포괄수가제로 환자의 선택권이 박탈된다며 반대를 유도하는 식이어서 신뢰성이 떨어진다. 결국 공신력 있는 조사에서 의협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정치인을 끌어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권주자와 협상하는 식 기자회견에서 정 의원은 “제가 의사가 아니라 (진료수가 등) 가격은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민주주의의 핵심은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현행 구조가 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의료계에 대해 호의적으로 얘기하자 노 회장은 불만을 쏟아냈다. “정부가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묵살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되는 제도를 강행하려고 한다” “현재 의료정책에 대해 의결권을 가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의협에) 불리하게 구성돼 있으니 의사결정 구조를 바꿀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원은 “이른 시일 내에 건정심 구성이 바뀌도록 노력하고, 포괄수가제 제도개혁단이 구성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노 회장은 “의원님의 말씀을 믿고 수술 연기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 대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아무리 대권주자라도 의료제도는 의원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환자의 건강이 달린 문제를 그런 식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경남의 A의원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한 환자가 103일 다녀갔다고 진료기록부에 입력했다. 그러나 환자가 실제로 진료를 받은 일수는 8일에 불과했다. A의원은 95일을 추가해 허위로 서류를 작성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 137만4840원을 청구했다. A의원은 2010년에도 환자 진료기록부를 조작했다. 티눈제거술을 받지 않은 환자의 진료기록부에 티눈제거술을 입력해 진료비 1만7430원을 청구했다. 이 기관이 36개월간 청구한 진료비 약 5억7325만 원 중 1억3856만 원(24.2%)가량은 허위로 청구한 진료비였다. 경북의 B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이 의원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환자가 218일 진료를 받았다고 진료기록부에 입력했지만 실제로 환자는 19일만 진료를 받았다. B의원은 199일을 허위로 추가 기재한 뒤 진료비로 총 201만1110원을 청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환자를 진료하지도 않았으면서 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한 요양기관 명단을 28일 복지부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기관은 병원 1곳, 의원 15곳, 치과 1곳, 약국과 한의원 각 3곳 등 총 23곳이다. 이들이 허위로 청구한 금액은 총 12억4100만 원에 이른다. 기관의 상호명과 주소, 대표자 성명과 위반명세는 6개월간 웹사이트에 게시된다. 2008년 도입된 명단공표제도에 따라 복지부는 거짓청구 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이거나 청구한 진료비 중 거짓청구 금액이 20% 이상인 요양기관의 명단을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부당청구 사실이 발각돼 행정처분을 받은 258개 기관 중 23개 기관이 공개 대상에 해당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각된 기관 중 청구한 진료비에서 거짓 청구한 금액의 비율이 47.2%에 이르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허위 청구를 한 기관은 부당이득금을 환수 당하게 된다. 청구한 진료비 중 허위 금액의 비율에 따라 1년 이내의 업무정지 처분도 받는다. 100일 이하의 업무정지 처분 대상기관은 업무정지 대신에 과징금(부당금액의 2∼5배 이내)을 내도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현지 조사를 더욱 강화하고 거짓 청구가 드러난 기관에는 엄격한 처분을 해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저소득층을 위한 진료센터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대한적십자사는 서울대병원, 현대차 정몽구재단과 함께 27일 의료소외계층의 건강 증진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희망진료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저소득층에 맞춤형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앞으로 전국 보건소나 적십자, 다문화가정 관련 기관 등에서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의뢰하면 이 센터에서 저렴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센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항목의 경우 환자로부터 본인부담액의 50%만 받을 예정이다. 비급여 진료비는 전액 지원한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특히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에 중점적으로 의료 지원을 하려고 한다. 이들 중엔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서울 종로구의 서울적십자병원에 있다. 외래진료실은 3층에, 입원병동은 6층에 있다. 우선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정신과, 내과 등 4개 진료과가 개설됐다. 서울적십자병원의 18개 진료과와 협진하고 서울대병원과도 연계해 진료할 예정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2015년부터 모든 음식점과 제과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8일부터 두 달간 입법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현재는 음식점과 제과점의 넓이가 150m²(약 45평) 이상인 경우에만 영업장의 절반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 68만1000개 업소 중 넓이가 150m² 이상인 약 7만6000곳(11.2%)만 해당된다. 개정안에 따라 넓이가 150m² 이상인 음식점과 제과점은 올 12월 8일부터, 100∼150m²(약 30∼45평)인 곳은 2014년부터 영업장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2015년부터는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 올 12월 8일부터 모든 공중이용시설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에서는 전국 180개 휴게소 건물과 부속시설을 공중이용시설로 추가해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붕이 없는 건물의 복도나 계단 등도 금연구역에 포함된다. 단, 흡연자들을 배려해 휴게소에 별도의 흡연구역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재보호법으로 지정한 문화재와 해당 문화재 보호구역도 주거용 건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연구역으로 규정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혈우병 치료제의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나이에 따라 건강보험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혈우병 환자 10명이 “혈우병 치료제 리콤비네이트주와 애드베이트주에 대해 1983년 1월 1일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에게만 건강보험을 적용하도록 한 보건복지부 고시 2009-79호는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환자의 출생시기와 같이 우연한 차이로 건강보험 적용을 다르게 하는 것은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리콤비네이트주와 애드베이트주는 혈액응고인자를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만든 것으로 혈액제제(혈액으로 만든 것)와 달리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업주부 엄마(전업맘)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직장인 엄마(워킹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26일 발간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삶에 대해 만족한다는 비율은 전업맘(27.9%)이 워킹맘(24.1%)보다 높았다. 이 자료는 통계청이 만 18세 이하 미혼자녀를 둔 주부를 대상으로 2010, 2011년 실시한 사회조사 결과를 분석해 얻었다. 전업맘은 워킹맘보다 건강관리나 여가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는 전업맘(42.1%)이 워킹맘(26.4%)보다 많았고, 아침식사를 한다는 응답도 전업맘(81.1%)이 워킹맘(76.9%)에 비해 많았다.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응답도 전업맘(24.3%)이 워킹맘(19.6%)보다 많았다. 전업맘은 자녀 교육과 관련한 일에도 비교적 많이 참여하고 있었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운영에 참여한다는 전업맘(38%)이 워킹맘(23.4%)보다 많았다. 자녀와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전업맘은 72.1%로 워킹맘(70.2%)보다 조금 많았고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전업맘(61.2%)이 워킹맘(55%)보다 많았다. 전업맘은 워킹맘에 비해 결혼과 결혼생활의 유지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전업맘(42.4%)이 워킹맘(40.7%)보다 높았고, 가급적 이혼을 해선 안 된다는 응답도 전업맘(43%)이 워킹맘(40.7%)보다 높았다.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장과 가정의 양립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워킹맘의 고단한 현주소가 반영된 결과다. 전업주부라고 마냥 즐겁진 않겠지만 아이들에게 비교적 더 신경을 쓸 수 있기에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식당 미용실 등 10명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들은 다음 달 1일부터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의 보험료를 최대 절반까지 지원받는다. 단 평균 월급이 125만 원 미만인 근로자에 한한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보험료는 고용주가 신청할 경우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지원된다. 근로자의 평균 월급이 35만∼105만 원일 때는 보험료의 절반을, 105만∼125만 원일 때는 3분의 1을 지원받는다.}

포괄수가제를 추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주무과장이 무차별 문자메시지 공격을 받고 있다며 2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민수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최근 1주일간 욕설과 협박이 담긴 135건의 문자와 전화가 왔는데 정도가 지나쳐 21일 서울 종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통신 수사를 통해 누가 왜 그런 문자를 보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과장이 공개한 문자에는 ‘너는 평생 병원 신세 안 질 거 같지? 두고 보자 쥐도 새도 모르게’ ‘포괄수가제 제1의 희생자가 당신의 자녀가 되길 희망합니다’, ‘밤길 조심해라 조만간 뒤통수 보러 간다’ ‘자식 잘 챙겨라 인간의 운명은 어찌될지 모른데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과장은 “일방적인 비난과 협박문자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정상적인 토론이라면 언제든 할 수 있지만 도를 지나쳤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과장은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술 거부 카드를 꺼낸 것은 의사의 직무를 포기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박 과장의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됐다. 박 과장은 “문자 공격이 그 직후에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협박 문자를 전송한 사람 대부분이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의사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공식적인) 의협사이트 이외의 사이트까지 일일이 체크할 수는 없다. (협박 문자를 보내라고) 의협은 전혀 지시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논의된 일도 없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문자를 보낸 사람이 의사인지 아닌지도 파악할 수 없으며 그럴 의향도 없다”고 덧붙였다. 송 대변인은 이에 앞서 20일 “박 과장의 의협 집행부 사퇴 발언은 망언이다. 박 과장의 발언은 복지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냐”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라디오에 출연한 것은 복지부를 대표해 나간 것이지만, 집행부 사태 부분은 박 과장의 개인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 직원들이 포괄수가제와 관련한 글에 악의성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게시판에는 포괄수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의사의 글 밑에 “의협님들아 제발 이런 입 걸레 같은 쓰레기 같은 놈들 말고”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의협은 이날 “건보공단 직원들이 일반 국민인 것처럼 가장해 여론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의 공격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공단 직원이 댓글들을 작성했다고 뒤늦게 시인하고 “국민이 잘못된 지식을 갖지 않도록 홍보하려다 과도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이르면 내년부터 소장을 이식할 경우 필요하면 대장, 위장, 십이지장, 비장 등 4개 장기 이식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이 장기들의 이식은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도 4개 장기의 단독 이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현재 장기법상 이식이 가능한 장기는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골수, 안구, 췌도, 소장으로 제한돼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장기법) 시행령 개정안을 포함해 장기 기증 관리체계를 개선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우선 올해 시범사업 중인 장기 기증 활성화 프로그램 적용 병원을 현재의 49개에서 전국 413개 병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중환자실 환자와 사망자의 자료를 분석해 뇌사를 추정하고 판정하는 데 활용하고, 기증과 연관된 요소를 분석 평가한다. 장기 기증을 한 뇌사자 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체돼 있었다. 2008년(256명)부터 2010년(268명)까지 고작 12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장기 기증을 한 뇌사자는 368명으로, 한 해 전보다 100명(37.3%)이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6월부터 장기 기증 창구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로 단일화한 데 대해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이원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처장은 “민간단체도 대기자 등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뇌사자가 아닌 사람들의 장기 기증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민간단체도 대기자 등록을 받을 땐 불법 장기매매가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불법 장기매매의 위험 때문에 생존자가 아닌 뇌사자의 장기 기증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여성 리더십 시기상조’ 발언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63개 여성단체가 회원인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는 19일 “대단히 시대착오적이며 여성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즉각 철회하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란 이유로 리더십을 가지기엔 어려움이 있다. 나라가 통일돼 평화로워진 후라면 몰라도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여협은 이날 성명에서 “지극히 성차별적인 인식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말이다. 그 논리에 따르면 통일이 된 후에도 여성은 소위 국방을 책임지는 리더십을 충족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20일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상황에서 분단국의 위기관리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한 것이지 누구는 되고 안 되고를 얘기한 것은 아니다. 훌륭한 여성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대한의사협회가 포괄수가제 시행에 반대하기 위해 당초 계획대로 다음 달 1일부터 일주일간 응급수술을 제외한 수술은 하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의협은 수술 거부를 결정했다가 환자를 볼모로 정부와 협상한다는 비난을 받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수술을 거부하는 병의원 명단을 공개하고 퇴출운동을 벌일 방침이어서 포괄수가제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과 수술 거부 방침에 합의한 의사회는 산부인과 안과 외과 이비인후과 등 4곳이다. 이 단체들은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는 백내장, 편도, 맹장, 탈장, 치질, 제왕절개 분만, 자궁 수술 등 7개 질환 중에서 맹장 및 제왕절개 등 응급수술만 하기로 했다. 안과의사회와 산부인과의사회는 정부의 대응을 봐가며 수술 거부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한때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과 의사 본연의 사명은 별개다. 제왕절개 수술 거부는 없다”며 물러서는 듯했지만 16일 상임이사회 투표를 통해 의협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 의협이 수술 거부 방침을 굳힌 이유는 여론조사 결과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의협은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하다가 18일 정부에 공동조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안과의사회 회원들이 지난주 병의원을 찾은 환자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포괄수가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90%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협은 같은 방법으로 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병의원에서도 환자들에게 설문지를 돌릴 예정이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의 자체 조사는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사들이 설립한 인터넷 의료전문지가 문항을 만들었고,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는 의사 앞에서 약자인데, 병의원에서 설문조사를 하면 의료계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환자의 권리나 치료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노 회장은 “다음 달 1일 전까지 설문조사를 완료할 텐데 국민 대다수가 포괄수가제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한 곳의 설문조사에서라도 이 제도를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수술 거부는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유리한 방식의 조사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정부와의 협상에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포괄수가제 시행에 맞서 수술을 거부하겠다는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대해 환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백혈병환우회 암시민연대 신장암환우회 등 6개 환자단체연합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8일 “포괄수가제 시행에 맞서 수술을 거부하는 병의원 명단을 공개하고 퇴출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날 포괄수가제 도입 찬반을 묻는 대국민 설문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에서 “의협이 수술 거부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환자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7월 1일부터 안과의사회 등이 수술 거부를 강행하면 병의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퇴출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연합회는 “수술 거부에 들어가는 병의원에 대해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실사를 요청하거나 형사고발을 하겠다”며 구체적인 지침도 내놓았다. 수술을 거부한 병의원들이 포괄수가제 시범실시 기간에 따로 비급여 진료비를 환자에게 청구했는지에 대한 실사를 요청한다는 것. 실사 결과 이런 사실이 드러난 병의원이 7월 1일부터 수술을 거부하면 고발장을 경찰이나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어 연합회는 의협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 설문조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우리가 의협에 기대하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견해다. 그런데 의사협회가 국민에게 뜻을 물어 행동방침을 정하겠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누가 의협이 조사한 결과를 믿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술 연기 등 의사들의 단체행동은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국민이 경제적 진료를 원하는지, 최선의 진료를 원하는지 의협과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을 정부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백내장과 편도 등 7개 질환군에 대해 수술 거부를 선언한 의협은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이 이 제도를 원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수술거부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술 거부를 발표할 당시 의협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정부와 협상한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의협의 이번 제안은 이 같은 비난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노 회장은 “대부분 공공의료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서구 국가와는 달리 대다수가 민간의료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포괄수가제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행위별수가제든 포괄수가제든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정부는 포괄수가제의 장점만 부각하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장재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관은 “이렇다 저렇다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전국 2500여 개 병원이 참여하는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의협의 수술 거부 방침에 반대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포괄수가제 ::같은 질병에 걸린 입원 환자에게 등급에 따라 동일한 진료비를 매기는 제도. 백내장, 편도, 맹장, 탈장, 치질, 제왕절개 분만, 자궁수술 등 7개 질병군에 한해 7월부터 모든 병의원에 의무적으로 적용된다.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 주말에도 밤낮없이 일할 때가 많아요. 예전엔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일을 하면서도 불안했는데, 이젠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중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제말숙 씨(43·충북 제천시)가 웃으며 말했다. 제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할 때면 네 아이를 ‘새싹아동돌봄센터’에 맡기고 있다. 아이들은 센터에서 저녁도 먹고 시간을 보낸 뒤 선생님과 함께 센터 차량을 타고 귀가한다. 제 씨는 쌍둥이를 두 쌍이나 자녀로 둔 ‘겹쌍둥이’의 엄마다. 딸 김상하, 김향하 양(10)은 1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다. 자매의 동생 김제하 양(5)과 김소하 군 남매도 1분 차이로 태어났다. 제 씨는 “농사일과 병행하며 4남매를 키우는 건 쉽지 않았다. 농사를 하다가도 아이 생각에 부랴부랴 귀가했는데, 센터가 있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새싹아동돌봄센터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생명보험재단)이 농어촌 지역의 보육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운영하는 보육시설이다.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농어촌에는 국공립 보육시설이 들어서기 힘든 데다 민간어린이집도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설립을 꺼린다는 점을 고려했다. 센터는 제천시, 경북 봉화군, 전북 완주군 등 전국 8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생명보험재단은 지난해부터 센터 운영비로 연간 11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센터는 영유아는 물론이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도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맞벌이·한부모·다문화·장애인가정의 아이들이 우선적으로 선발된다. 전국가구 평균소득 이하의 가정이면 무료로 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소득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시간당 500∼1000원이면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제 씨의 네 자녀가 다니는 보육시설에는 모두 28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제 씨는 “이웃들도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집에 혼자 두거나 비닐하우스에 재워놓고 일을 하곤 했다. 꼭 필요한 센터가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시형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보육지원이 절실한 맞벌이·저소득·장애인가정 등이 새싹아동돌봄센터를 통해 보육서비스를 맘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부의 포괄수가제 시행에 반발해 백내장과 편도 등 7개 질환에 대해 수술 거부를 선언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찬성 의견이 더 많다면 수술 거부 방침을 철회키로 했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1000∼2000명을 대상으로 5∼10개 문항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하겠다. 국민 전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이어 “조사 결과 국민이 정부가 추진하는 포괄수가제를 원한다는 답이 나온다면 의사협회도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발표 시기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 7월 1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 정부가 비슷한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포괄수가제에 대한 만족도가 96%로 현행 행위별수가제의 87%보다 높게 나왔다. 제도의 틀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의협이 실시할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의협이 수술 거부 방침을 사실상 철회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협이 수술 거부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태도를 바꾼 데는 일반 시민의 반응이 차가운 데다 병원들이 의협의 수술 거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84개 병원이 소속된 대한병원협회는 “매년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포괄수가가 인상되도록 법에 넣어야 할 필요는 있지만 (의협의) 수술 거부 방침에는 반대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역시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만큼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의협에 대해서는 반대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의협의 파업 방침에 동참하지 않는 진료과도 나오고 있다. 이미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산부인과학회는 13일 “포괄수가제에 불만이 있지만 제왕절개수술은 그대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파업에 일부만 참여하고 나머지는 빠지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 모든 점을 감안하면 의협이 다음 달 파업을 벌여도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12년 전 의약분업 파업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과 등 일부 진료과의 경우 파업이 시작되면 파행이 우려된다. 가령 백내장(수정체) 수술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시행된 37만여 건의 약 80%인 29만5613건이 동네의원에서 시술됐다. 동네의원 의사들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환자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