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엔 아이 맡길곳 없는데… 새싹돌봄센터 정말 고맙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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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재단 농어촌에 설립
전국 8곳에 年11억원 지원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 주말에도 밤낮없이 일할 때가 많아요. 예전엔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일을 하면서도 불안했는데, 이젠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중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제말숙 씨(43·충북 제천시)가 웃으며 말했다. 제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할 때면 네 아이를 ‘새싹아동돌봄센터’에 맡기고 있다. 아이들은 센터에서 저녁도 먹고 시간을 보낸 뒤 선생님과 함께 센터 차량을 타고 귀가한다.

제 씨는 쌍둥이를 두 쌍이나 자녀로 둔 ‘겹쌍둥이’의 엄마다. 딸 김상하, 김향하 양(10)은 1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다. 자매의 동생 김제하 양(5)과 김소하 군 남매도 1분 차이로 태어났다. 제 씨는 “농사일과 병행하며 4남매를 키우는 건 쉽지 않았다. 농사를 하다가도 아이 생각에 부랴부랴 귀가했는데, 센터가 있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새싹아동돌봄센터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생명보험재단)이 농어촌 지역의 보육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운영하는 보육시설이다.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농어촌에는 국공립 보육시설이 들어서기 힘든 데다 민간어린이집도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설립을 꺼린다는 점을 고려했다. 센터는 제천시, 경북 봉화군, 전북 완주군 등 전국 8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생명보험재단은 지난해부터 센터 운영비로 연간 11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센터는 영유아는 물론이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도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맞벌이·한부모·다문화·장애인가정의 아이들이 우선적으로 선발된다. 전국가구 평균소득 이하의 가정이면 무료로 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소득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시간당 500∼1000원이면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제 씨의 네 자녀가 다니는 보육시설에는 모두 28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제 씨는 “이웃들도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집에 혼자 두거나 비닐하우스에 재워놓고 일을 하곤 했다. 꼭 필요한 센터가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시형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보육지원이 절실한 맞벌이·저소득·장애인가정 등이 새싹아동돌봄센터를 통해 보육서비스를 맘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생명보험재단#농어촌 새싹돌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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