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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큰 재해가 발생하면 현장으로 달려간다. ‘연기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중국인이 그를 아끼고 칭송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리더가 이런 건 아니다. 미국 국제관계 전문 격월간지 포린폴리시는 19일 인터넷판에서 ‘최근 대중이 가장 필요로 하는 위기에 오히려 이들을 등진 리더’ 5명을 꼽았다.이달 초 펀자브 주에서 일어난 파키스탄 사상 최악의 홍수로 1600여 명이 숨지고 2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도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떠났다. 영국에서 한 파키스탄인 망명자는 항의의 표시로 그에게 신발을 던졌고 파키스탄에서도 그를 비난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대(對)탈레반 전략에 꼭 필요한 파키스탄의 내정이 불안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 미국의 고위 관료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순방 중단을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그는 순방 마지막 날인 18일 러시아에서 정상회의를 마친 뒤 점심은 취소하고 귀국했다.사상 최악의 산불을 맞은 러시아 모스크바 시민도 지도자 복(福)이 없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부터 러시아 중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때문에 모스크바는 짙고 탁한 연기로 뒤덮였다. 사망률은 평소보다 2배 늘어 하루 평균 700명이 숨졌다. 그러나 유리 루시코프 시장은 운동하다 다친 부위를 치료한다며 오스트리아에서 휴가 중이었다. 성난 모스크바 시민들이 ‘시장 퇴진’을 들고 나오자 마지못해 돌아온 그는 열흘 뒤인 18일 다시 남은 휴가를 떠났다.미국 멕시코 만에서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를 낸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토니 헤이워드 전 최고경영자(CEO)도 ‘나 몰라라’로 일관한 리더다. 원유 유출이 악화되던 6월 그는 영국 남부 해안으로 요트여행을 떠나 부자들과 파티를 벌였다. BP 이사회는 7월 그를 해임했다.영국 최대노동조합 유나이트의 토니 우들리 위원장도 만만치 않다. 유나이트에 소속된 브리티시에어라인(BA) 승무원 노조가 6월 파업을 벌여 영국 전역의 공항에서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구를 때 그는 지중해가 바라다 보이는 키프로스 별장으로 유유히 휴가를 떠났다.고국 아이티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한 미국의 힙합스타 와이클레프 장 역시 ‘먹튀’ 리더 꼴이 됐다. 사상 최악의 지진을 겪은 모국을 재건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장. 그러나 이번 주 내내 아이티 거리에서 그는 보이지 않았다. 살인 협박을 받았다며 숨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발표할 최종후보에 그가 오를지조차 회의적이라고 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비록 최근 '연기자'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큰 재해가 발생하면 곧장 현장으로 달려간다. 많은 중국인이 그를 아끼고 칭송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리더가 이런 건 아니다. 미국 국제관계전문 격월간지 포린폴리시는 19일 인터넷판에서 '최근 대중이 가장 필요로 하는 위기에 오히려 이들을 등진 리더' 5명을 꼽았다. 이달 초 펀자브 주에서 파키스탄 사상 최악의 홍수가 나서 1000여 명이 숨지고 2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도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떠났다. 보다 못한 우방국인 미국의 고위관료가 직접 자르다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순방 중단을 요청했지만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영국에서는 자국인 망명자에게서 항의의 표시로 신발 투척 세례를 받았고 파키스탄 내부에서도 그의 무신경함을 비난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순방 마지막 날인 18일 러시아에서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정상과 회의를 마친 뒤 점심은 취소하고 귀국했다. 사상 최악의 산불을 맞은 러시아 모스크바 시민도 지도자복(福)이 없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부터 러시아 중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때문에 모스크바는 짙은 연기로 뒤덮였다. 사망률은 평소보다 2배 늘어 하루 평균 700명이 숨졌다. 이때 유리 루즈코프 시장은 운동하다 다친 부위를 치료한다며 오스트리아에서 휴가 중이었다. 성난 모스크바 시민들이 '시장 퇴진'을 들고 나오자 마지못해 돌아온 그는 열흘 뒤인 18일 다시 남은 휴가를 떠났다. 고국 아이티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후보 등록서류를 제출한 미국의 힙합스타 와이클레프 장도 지지자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 초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황폐화한 고국을 재건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장은 그러나 이번 주 내내 아이티 거리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살인 협박을 받아 모처에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발표할 최종후보에 그가 오를지조차 회의적이라고 한다. 미국 멕시코 만에서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를 낸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전 최고경영자(CEO) 토니 헤이워드도 '나 몰라라'로 일관한 리더다. 원유 유출이 점점 확산되던 5월 "내 생활을 되찾고 싶다"며 엉뚱한 말을 해대더니 6월에는 급기야 영국 남부 해안으로 요트여행을 떠나 갑부들과 파티를 벌였다. BP이사회는 7월 그를 해임했다. 영국 최대노동조합 유나이트의 토니 우들리 위원장도 만만치 않다. 유나이트에 소속된 브리티시에어라인(BA) 승무원 노조가 6월, 5일 간의 총파업을 벌이고 있을 때 그는 가족과 함께 사이프러스 한 섬에 있는 별장으로 유유히 휴가를 떠났다. BA노사협상의 결과를 기다리며 영국 전역의 공항에서 발이 묶인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구를 때 그는 별장에 딸린 수영장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수영을 즐겼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내년 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이 철수하고 남는 빈자리는 민간인 ‘용병’이 메운다. 미 뉴욕타임스는 미 국무부가 이라크 경찰 훈련, 민간인 보호 등 미군이 맡고 있는 상당수 임무를 사설보안업체에 맡기기로 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국무부는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사설 보안요원을 현재의 두 배가 넘는 7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1년까지 남아있을 비(非)전투병력 미군의 임무는 약 1200개. 2011년 이후 이 임무의 상당수는 사설보안요원에게 넘겨진다. 이 임무 가운데 하나는 이라크 내 요새화 기지 5곳의 방어. 이를 위해 사설보안요원들은 미군이 하던 것처럼 적의 로켓공격 감지를 위한 레이더 작동과 관리, 길가에 은밀히 매설된 폭탄 탐지, 무인정찰기 조종 및 곤경에 처한 민간인 구호를 위한 대응부대 파견 등을 수행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사설보안요원들이 이라크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이라크인의 분노를 사고 있어 대응부대 파견은 상당히 민감한 일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사설보안요원들은 이라크군과 쿠르드 민병대의 갈등이 상존하는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충돌을 억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이 지역에 있던 많은 미군 경비초소가 철군과 함께 사라지는 대신 국무부는 대사관 지소를 두 곳에 설치해 사설보안요원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평화연구소 대니얼 서워 부회장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2011년 말 이후에도 이라크에 미군 5000∼1만 명은 주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11년 말 이후 이라크에 남을 미군은 미대사관에서 복무할 수십∼수백 명이 전부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연예인에게만 광팬(열광적인 추종자를 의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IT)계에도 특정 업체나 제품에 대한 광팬이 존재한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19일 미국(혹은 세계) IT계의 광팬 톱5를 소개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IT계 광팬은 무조건 사랑하고 보는 ‘열혈 광팬(lover fanboys)’과 무조건 반대하는 ‘안티 광팬(anything-but fanboys)’으로 나뉜다. 광팬 1위는 애플사 제품에 최고의 충성심을 보이는 ‘애플 열혈 광팬’이다. 이들은 ‘아이(i)’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이라면 만사 오케이다. 애플을 싫어하는 사람들과 맞닥뜨리면 이들은 “애플 써봤어? 안 써봤으면 말을 하지 마”라고 응수한다. 써보면 무조건 애플 열혈 광팬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2위는 ‘안티 마이크로소프트(MS) 광팬’이다. MS를 지지하는 소리 없는 다수도 있겠지만 안티MS의 목청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이들은 MS의 운영체제(OS)가 에러를 낼 때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나는 ‘푸른색의 에러 메시지’에 치를 떨었다. 몇 시간 작업한 자료를 모조리 날려버려 울화가 치민 경험을 공유한다. 최근 푸른색 메시지는 사라졌지만 MS의 말썽 많은 새 OS 윈도비스타가 이들의 반(反)MS 감정을 충족시키고 있다.3위는 ‘안티 구글 광팬’이다. 구글의 위선적 태도를 거부하는 부류다. 눈앞의 이익에 매몰돼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의 ‘악마가 되지 말자(Don’t be evil)’라는 구글의 내부적 좌우명과 어긋나는 구글의 사업태도를 콕콕 집어낸다. 예를 들면 인권 옹호 및 개인정보 보호를 외치면서도 중국에서는 검색결과 자체 검열을 수용했다거나, 거리검색 프로그램인 ‘스트리트 뷰’를 제작하면서 개인정보를 사전 허락 없이 저인망처럼 훑은 일 등이 그렇다.이 밖에 4위는 MS의 OS에 반기를 들며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OS인 리눅스를 신처럼 여기는 ‘열혈 리눅스 광팬’이다. 이들은 오픈소스(공짜로 공개되는 소프트웨어나 소스코드)를 종교처럼 생각한다. 5위는 웹서핑을 할 때 쓰는 프로그램인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추종하는 ‘열혈 파이어폭스 광팬’이다. 이들은 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독점하는 현실을 거부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미국에서는 최근 9·11테러의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제로 가까이에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세우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이 논쟁을 지켜보며 심정이 편치만은 않을 미국 내 이슬람교도에게 더한 걱정이 생겼다. 11일 시작된 이슬람교의 라마단(해가 떠서 질 때까지 금식, 금욕하는 한 달)이 끝나는 날이 공교롭게도 9월 11일이기 때문이다.‘이드 알피트르’라 불리는 라마단 종료일을 맞아 이슬람교도들은 긴 단식을 끝낸 기념으로 길게는 사흘 동안 먹고 마시며 축제처럼 지낸다. 그런데 ‘반(反)이슬람’ 정서가 최고조에 이를 9월 11일에 이슬람교도의 ‘축제’가 겹치면 미국인의 적대감만 커질까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18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증오에 반대하는 미국인’이라는 보수 성향 반이슬람 단체는 이미 이드 알피트르 행사를 “미국인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라고 주장했다.우려스러운 상황이 예상되자 미국 내 이슬람 조직들은 이드 알피트르 행사가 문제를 일으키는 빌미가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다. 미국 이슬람교도 풀뿌리조직인 ‘북미이슬람서클(ICNA)’은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가족행사를 취소했다. 9·11 당시 희생된 희생자 및 유족을 기리기 위해서다. 로스앤젤레스의 이슬람 옹호그룹인 ‘무슬림공공위원회(MPAC)’는 이드 알피트르와 9·11이 같은 날이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경찰에 요청했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극단적 단체나 개인의 폭력행위에 대비해 보안에 만전을 기하라고 각지 모스크에 통보했다. 이슬람 봉사단체 대표 하룬 모굴 씨는 “2001년 그날 많은 이슬람교도가 숨졌고, 현장으로 달려가 부상자를 돌보기도 했다는 걸 다른 미국인들이 기억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책으로 가득 찼던 서가에 책이 사라졌다. 그 위로 천장에서 매달아 내린 ‘어린이 교육용 장난감 & 게임’이라고 쓰인 알림판이 대롱거린다. 뉴욕 맨해튼 유니언광장에 위치한 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의 한 매장 풍경이다. 최근 전자책(e북) 바람이 불면서 위기를 맞은 반스앤드노블이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미국출판협회(AAP)에 따르면 미국 내 e북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5월 전체 도서시장의 2.9%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8.5%로 성장했다. 지난 10년여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인터넷서점과의 경쟁에 더해 최근 아마존의 킨들, 애플의 아이패드 같은 e북의 공세로 반스앤드노블의 수익은 하락했고 매장을 찾는 발길도 뜸해졌다. 1990년대 미 출판업계를 호령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반스앤드노블은 결국 지난주 회사를 시장에 내놨다. 비록 회사는 팔려고 내놨지만 반스앤드노블은 손놓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 중 하나가 책 이외의 물품으로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이었다. 또한 e북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체 e북인 ‘누크(the Nook)’의 마케팅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9월부터 미 전역 700개 반스앤드노블 매장에는 92m²(약 28평) 규모의 누크 홍보 및 판매 공간이 문을 연다. 윌리엄 린치 반스앤드노블 최고경영자는 “올바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누크의 시장점유율 성장이 예상보다 9개월 빠르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 출판사인 사이먼 앤드 슈스터 최고경영자 캐럴린 라이디 씨도 “서점으로 고객을 다시 오게 할 수 있다면 장난감이 됐든 게임기가 됐든 상관없다”고 흡족해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한 달 동안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성관계도 갖지 않는 이슬람교의 성월(聖月) 라마단이 11일 시작됐다. 금욕과 명상으로 알라를 경배하고 자신을 수양하는 경건한 종교의식, 라마단. 그러나 미국 국제관계 전문 격월간지 포린폴리시는 라마단의 세속적 측면을 들여다봤다. 세계에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물건이 잘 팔리는 때가 바로 라마단이다. 전 세계 15억 이슬람 인구가 해가 진 다음 집에서 먹는 ‘이프타르’ 음식 판매에 식당과 패스트푸드점이 들썩인다. 이집트인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식료품을 산다. 중동 국가와 인도네시아 TV의 대목도 라마단이다. 광고 수입이 25∼30% 증가한다. 호주의 양고기 수출도 77%가량 늘어난다. 과거에 라마단의 단식, 금욕은 개인의 선택사항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두 번의 오일쇼크를 겪으며 중동 국가에 오일달러가 쏟아지자 바뀌었다. 이들 국가는 라마단을 엄격히 지키는 이슬람 보수파를 지원했고 세계적으로 모스크 건설을 도왔다. 오늘날 라마단을 어기면 인도네시아 아체에서는 매를 맞고 이집트에서는 범죄가 된다. 라마단이 언제나 평화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군대는 라마단 때 이스라엘을 기습했다. 2007년 이라크에서는 라마단 때 분파 간 무력충돌과 미군에 대한 공격이 1400회 벌어졌다. 서방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에 대해서는 라마단 규칙이 좀 너그러워진다. 여름에 백야가 발생하는 북위 64도 북쪽의 이슬람교도는 단식 시간을 사우디 메카에 맞추도록 한다. 직장 동료나 거래처 사람들과 점심약속을 해도 먹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 받는 이슬람교도에게 소외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강의도 등장했다. 라마단은 통치의 정당성이 부족한 독재자에게 민심을 호도할 좋은 기회가 된다. 2005년 당시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은 라마단 때 8145명을 사면했다. 라마단은 사실 성(聖)과 속(俗)의 절묘한 혼합이다. 2008년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라마단 기간에 리비아를 방문했을 때 무아마르 알 카다피 국가원수는 금욕을 이유로 악수를 거부했다. 자신은 여성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말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아이티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명 힙합가수 와이클레프 장(38·사진)이 5일 모국 대통령선거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장은 부인, 딸과 함께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후보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했다. 그를 지지하는 젊은이 200여 명이 그를 둘러싼 채 노래를 부르며 환호했다. 아이티에서 태어난 장은 9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줄곧 미국에서 컸다. 이 때문에 선거 전까지 5년 이상 아이티에서 살아야 한다는 대통령후보 자격을 장이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이티 선거관리위원회는 향후 후보자들의 자격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명단을 발표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미국과 영국, 프랑스 영부인이 미국 대중문화 및 패션 월간지 ‘배니티페어’가 선정한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사람’ 명단에 나란히 올랐다.3일 발간된 배니티페어 최신호에 따르면 남편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올 때부터 패션에 일가견이 있다고 정평을 들은 미셸 오바마 여사는 4년 연속 선정됐다.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영국 여성에게 ‘서맨사 따라하기 열풍’을 일으켰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부인 서맨사 여사는 임신한 몸이었음에도 올해 처음 베스트 드레서로 뽑혔다. 최근 미국 영화감독 우디 앨런의 영화를 찍기 시작해 화제가 됐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도 3년째 자리를 지켰다.배니티페어 측은 “브루니 여사는 더 섹시하고 관능적으로 변했고, 서맨사 여사처럼 임신해서 불룩한 배를 가진 여성이 선정된 것은 우리가 이 명단을 작성한 지 39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국 팝가수 레이디 가가는 베스트 드레서에 선정된 것은 물론이고 배니티페어 최신호의 표지를 장식했다.배니티페어는 전 세계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의 투표를 토대로 45명의 옷 잘 입는 인사를 선정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스탠리 매크리스털 전 미국 아프가니스탄주둔군사령관의 해임을 부른 기사를 쓴 기자가 미군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나 보다. 아프간 전장에서 취재하고 싶다는 그의 요청이 단번에 묵살됐다. 미 국방부는 3일 프리랜스 기자 마이클 헤이스팅스 씨의 아프간 주둔 미군 종군기자 프로그램(Embed·임베드) 참여 요청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 데이비드 라판 대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군과 동행해 전장에서 취재하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매우 드문(fairly rare) 일”이라면서도 “(기자에게) 임베드 참여의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라판 대변인은 “임베드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기자가 야전 수칙을 잘 지킬지에 대해 군이 갖는 신뢰”라며 “아프간주둔사령부는 헤이스팅스 기자에게서 그런 신뢰를 찾아볼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헤이스팅스 기자는 6월 격주간 대중문화잡지 롤링스톤에 ‘통제 불능의 장군(The Runaway General)’이라는 제목으로 매크리스털 사령관과 참모들이 아프간전 전략을 놓고 자신들과 이견을 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및 백악관 고위 관료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썼다. 화가 치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매크리스털 사령관을 워싱턴으로 소환했고 결국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지난달 23일 전역했다. 사건 직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군 고위 간부들은 언론과 접촉할 경우 사전에 보고하라”는 엄격한 대언론 정책을 지시했다. 또 AP통신에 따르면 국방부 감사관이 매크리스털 사령관 전임 참모들의 ‘불복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헤이스팅스 기자는 “기사 작성과 관련해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란 여성 자라 솔타니 씨(33)는 지난해 6월 20일을 결코 잊지 못한다.같은 달 13일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과를 정부가 조작했다며 수도 테헤란에서 거대한 반정부시위가 며칠째 계속되던 그날 거리에서 한 여성이 총에 맞았다. 그가 피를 흘리며 숨져가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은 인터넷 동영상전문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세계로 퍼졌다. 이튿날 27세의 이슬람아자드대 학생 네다 솔탄으로 밝혀진 그는 이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그의 얼굴 사진도 인터넷에 올랐다. 세계 언론과 솔탄을 추모하며 각국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이 사진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그러나 그 사진 속 인물은 솔탄이 아니라 자라 솔타니 씨였다. 이슬람아자드대 영어강사였던 솔타니 씨는 어려서부터 ‘네다’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사이트인 페이스북에도 자신을 ‘네다 솔타니’로 소개했다. 그를 솔탄으로 오해한 누군가가 그의 페이스북 사진을 내려받아 인터넷에 띄우자 언론이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것이다. 이때부터 솔타니 씨의 삶은 뒤틀리기 시작했다.숨진 솔탄의 가족이 진짜 솔탄의 사진을 공개하고 영국 BBC방송도 사진이 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솔타니 씨의 사진은 여전히 솔탄의 것으로 유포됐다. 그리고 며칠 뒤 이란 정보부 요원들이 그를 연행했다. 솔타니 씨는 1일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보부는 내가 TV 카메라 앞에서 (죽었다는 솔탄이) 이렇게 살아있다고 말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솔타니 씨의 사진이 잘못 퍼진 것을 계기로 솔탄의 죽음마저 조작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느껴졌다고 했다. 솔타니 씨는 며칠 뒤 또다시 연행돼 같은 내용의 압박을 받았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솔타니 씨는 곧바로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와 외국의 지인 및 언론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이 사실을 안 정보부는 그에게 “간첩행위를 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솔타니 씨는 다음 날 노트북 컴퓨터 한 대와 옷가지 몇 벌만을 챙겨서 급히 이란을 떠났다. 그는 터키와 그리스를 거쳐 독일로 가서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독일 정부는 정치적 이유로 그가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올해 3월 망명을 허가했다.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솔타니 씨는 심한 향수병을 앓고 있다. 직장도 없다. 그는 “서방 언론과 이란 정부가 나를 파괴했다”며 “적어도 언론은 자신들이 나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인구 10만 명당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이 평균 748명으로 세계 최고인 나라. 재소자가 세계 최대 인구국가인 중국보다도 많은 230만 명에 이르는 나라. 슈퍼파워라기보다 ‘감옥국가’로 불려야 할 미국의 현주소다. 미국 성인 100명당 1명이 철창 안에 갇혀 있는 셈인데 가석방자 및 보호관찰 대상자까지 합치면 성인 31명당 1명은 교정당국의 감시 감독을 받는다. 10만 명당 재소자 수로 보면 영국의 5배, 독일의 9배, 일본의 12배나 된다. 영국 경제전문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미국에 이처럼 재소자가 득실거리는 이유를 미국의 법체계가 가진 세 가지 오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첫째, 너무 많은 사람을 너무 오래 수감하고, 둘째, 굳이 불법화하지 않아도 되는 행위를 범죄로 만들며, 셋째, 법률 조문이 너무 모호해 (어떤 행위가 범죄가 되는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오류가 발생한 데에는 범죄를 줄이려면 법이 엄해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한다. 1970년까지만 해도 미국 성인 400명당 1명 정도가 재소자였다. 현재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이즈음 강력범죄가 증가하자 시민들은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고, 민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들은 이에 따라 법률을 더 엄격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살인, 강도, 성폭행 같은 중범죄가 아닌 범죄에 대한 징역형 선고가 잦아지고 형기도 길어졌다. 처방전 없이 구입한 치료용 진통제 14∼28g을 소지하면 최소 3년, 200g 이상을 소지했다면 최대 15년형을 선고받는다. 캘리포니아 주의 ‘삼진아웃 제도’는 중범죄가 아니어도 무기징역형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보수적 성향의 앨라배마 주에서는 자전거를 훔쳤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살기도 한다. 4000개가 넘는 범죄종류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형사처벌 대상 규정도 선량한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더욱이 이들 법률, 규정의 내용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조차 어려워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대표적으로 모호한 사례는 기업지배구조와 환경관련 법률 및 규정이라고 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세계에서 아주 섹시한 남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국 배우 조지 클루니(49·사진)가 매력이 아닌 인품으로 상을 받는다. 미국 TV업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을 주관하는 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ATAS)는 21일 클루니에게 ‘밥 호프 인도주의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루니는 올해 1월 아이티 지진 때 스타 연예인들을 동원해 ‘지금 아이티에 희망을’이라는 2시간 연속 구호기금 모금 TV 생방송을 기획해 5800만 달러를 모았다. 수단 다르푸르에서 자행된 인종학살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며 학살 반대를 외쳤고,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는 대규모 자선기금 모금을 주도했다. 존 샤프너 ATAS 회장은 “클루니야말로 이 상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AP, AFP, 로이터 등 주요 외신과 각국 주요 언론들은 21일 오후 “미국이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선언했다”며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를 서울발로 긴급 타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인터넷판 머리기사에서 “(새로운 제재는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명확한 처벌을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함께 한국을 찾았다는 점과 이날 오전 남북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을 방문한 사실에 의미를 두었다. AFP통신은 두 장관의 한국 방문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진 지 60년 후의 상징적인 여행”이라고 했고, AP통신은 “병사 46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 뒤에 미국이 한국에 지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과 게이츠 장관이 비무장지대 관측초소(OP)에 올라가 북한을 응시했다”며 “이는 북한의 공격적 태도를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와 민영방송들도 이날 저녁 뉴스의 주요 메뉴로 다뤘다. 일본 언론들은 “한미 양국이 북한을 견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비해 중국 언론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중요한 뉴스로 다루지 않았고 사실 위주로 간단히 언급하는 데 그쳤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보호관찰법 위반으로 90일 징역형을 선고받은 ‘할리우드 트러블메이커’ 영화배우 린지 로한(24)이 20일 수감돼 복역에 들어갔다. ▶본보 8일자 A19면 참조AP통신은 로한이 이날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 법원에 출두해 10여 분간 심리를 받은 뒤 수갑을 찬 채 린우드 시 교도소로 호송됐다고 21일 전했다. 또 다른 할리우드 문제아로 꼽히는 ‘파티광’ 패리스 힐턴도 이곳에서 복역한 적이 있다. 심리를 담당한 판사는 로한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그에게 수갑이 채워지기 전에 취재진을 법정에서 내보냈다.가족, 변호인과 함께 법원에 출두한 로한은 이날 2주 전 징역형을 선고받았을 때보다 침착했고 눈물도 보이지 않았다. 법원 밖에는 팬들과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렸고, 한 팬은 그에게 위로의 색종이 조각 뭉치를 뿌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아버지 마이클은 딸이 교도소로 향하자 “사랑해 로한”이라고 외쳤다고 MSNBC는 전했다.로한은 복역하기 하루 전에 남긴 마지막 트위터 메시지에서 “디즈니 영화에나 출연 예약을 해온 내가 감옥을 ‘예약’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수감자가 너무 많아 비좁은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 상황을 고려할 때 로한이 2, 3주 뒤에 풀려날 것으로 전망했다. 로한은 2007년 음주운전 및 마약 소지 혐의로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잦은 규정 위반과 심리 불출석 등으로 물의를 빚다 7일 징역 90일형을 선고받았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세계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박애주의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옹호그룹(Advocacy group) 모임’. 새천년개발목표는 2000년 유엔총회에서 189개 정상이 채택한 것으로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 기아, 교육, 질병, 문맹, 환경파괴,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 목표를 실현할 구성원들을 지난달 23일 발표하면서 “빈곤과 싸우는 슈퍼히어로 그룹”이라고 칭했다. 구성원들 면모는 화려하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의 대부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대표인 빌 게이츠 전 회장,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의 경제정책을 조언해 온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부인 그라사 마첼 등 모두 15명이다. 한국에서는 도영심 유엔 세계관광기구 산하 스텝재단 이사장이 선정됐다. 이들은 세계 식량안보와 포용적 성장에 관한 전략, 보건 및 보편적 교육에 관한 파트너십 등을 논의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판사와 검사가 피의자에게서 뇌물과 성(性) 상납을 받고 무죄 판결을 내린 ‘대만판 법조비리’가 대만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의 대법원장 격인 대만 사법원장이 전격 사퇴했고, 대만 정부는 공무원 부패를 척결할 별도 기구를 만들 방침이라고 대만 언론이 19일 전했다. 발단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민당 5선 입법위원(국회의원) 출신 허즈후이(何智輝)는 자신이 현장(縣長)으로 있던 먀오리 현의 과학단지 개발에 개입해 1억 대만달러(약 38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19년형을 선고받았다. 2심 판결을 기다리던 허 전 입법위원은 고등법원 판사 3명과 검사 1명에게 최소 500만 대만달러(약 1억9000만 원)를 뇌물로 주고 성 접대를 해 올해 5월 고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그러다 2년 전 관련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검찰은 13일 고등법원을 압수수색해 해당 판사들을 체포했고, 검사 및 허 전 의원의 비서도 붙잡았다. 이들은 모두 구속됐다. 허 전 의원은 소식을 듣고 도주하는 바람에 수배령이 내렸다. 라이잉자오(賴英照) 사법원장은 16일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사표를 냈다. 몇 차례 사임을 만류하던 마 총통은 18일 그의 사표를 정식 수리했다. 라이 사법원장은 사표가 수리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부패 스캔들은 우리 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렸고, 모두 괴로워하고 있다”며 “판사들이 더 열심히 일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공무원 부패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마 총통은 부패 척결을 위한 별도의 정부기구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국학교 교사들이 한인 2, 3세 및 미국인 학생을 위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교재를 펴냈다.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회장 최미영) 교사들은 1년 6개월의 개발 및 편집 작업을 거쳐 15일 한국 역사문화 교재 ‘한국을 찾아라(Find Korea·사진)’를 출간했다. 북가주협의회 교사들은 2008년에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당시 한국의 실상을 호도할 수 있는 동화 ‘요코이야기’가 캘리포니아 주 공립학교의 정규 영어교재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냈다. ‘요코이야기’ 퇴출을 계기로 교사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한인 2, 3세 및 미국 사회에 잘 알릴 교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것이 ‘한국을 찾아라’ 발간으로 이어진 것. ‘한국을 찾아라’는 독도와 동해를 비롯한 한국의 지리, 태극기와 애국가, 무궁화, 명절, 음식, 한국인의 미국 이민사 등을 담았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비롯한 역사, 자연, 스포츠를 주로 다루는 두 번째 교재 ‘한국을 알자’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이들 교재는 한글로 쓰였고 영어 설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편집됐다. CD롬으로도 제작됐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북한-중국 국경에서 지난달 말 북한 국경경비대원과 중국 공안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전했다. RFA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7시경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郡) 인근 부대 국경경비대원 2명이 밀수꾼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다 중국 공안에 발각되자 실랑이 끝에 공중에 자동소총을 발사하며 도주했다. RFA는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국경경비대 하사관과 대원이 평소 알고 지내던 밀수꾼 2명과 압록강을 건너 중국 지역에서 중국인 밀수꾼을 기다리다 공안에 발각됐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안이 북한 국경경비대원은 그냥 두고 북한인 밀수꾼을 족쇄 채워 끌고 가려 하자 격분한 국경경비대원들이 소지한 자동소총을 공중에 대고 쐈고, 이에 공안들이 몸을 피하면서 권총으로 응사했다. 최근 북-중 국경에서는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신의주로 향하던 중국인 밀수꾼 2명이 북한 국경경비대의 총격으로 사망하자 북한 당국이 즉시 중국 측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두 주먹을 내지를 팔이 아예 없는 미국 여성이 태권도 검은 띠를 땄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셰일라 래지위츠 씨(32·사진)는 선천성 질환인 TAR신드롬을 앓아 두 팔이 없이 어깨에 바로 손이 붙은 상태로 태어났다. 무릎에도 이상이 있어 다리는 안쪽으로 심하게 휘었고 발꿈치도 돌아가 발끝이 서로 마주볼 정도였다. 병원에서는 래지위츠 씨가 100일을 넘길 수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그의 부모와 인근 슈라이너스아동병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래지위츠 씨는 아홉 살이 될 때까지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도록 다리와 발 수술을 10차례나 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언제나 “불가능은 없어. 단지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야”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래지위츠 씨는 특수학교가 아니라 일반학교를 보통 아이들과 함께 다니며 승마, 축구도 같이했다. 대학에 다닐 때는 시민단체에서 카운슬러로 일하며 수화를 가르쳤다. 그는 2001년 노던애리조나대 대학원에서 형사법을 전공할 때 우연히 태권도장 선전문건을 보고 태권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한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보스턴의 가정폭력퇴치단체에서 법률상담가로 일하게 되면서 태권도에서 잠시 손을 떼었다가 2007년 ‘브루스 매코리 무술도장’에서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 이 도장에서 열린 승단시험에서 품새, 격파, 대련을 거쳐 검은 띠를 맸다. 믿기지 않지만 그는 2.5cm 두께의 송판도 주먹과 발로 격파했다. 그는 “태권도는 단지 손과 발로 지르고 차는 것만이 아니다. 정신과 마음, 존경과 규율, 자기애와 이타심, 바로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