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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89㎝의 깡마른 몸에 걸친 청바지와 카디건은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처럼 휑하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연약하고 노쇠해 보인다.' 이 몰골의 주인공은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세 번째 병가(病暇)를 낸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56). 미국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최신호는 잡스의 최근 모습이라며 청바지 입은 남자의 뒷모습 사진을 게재했다. 이 잡지는 잡스 씨가 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팔로알토에 있는 스탠포드 의대 암 센터에 가기 전 부인 로렌 파월 씨와 함께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들렀을 때를 포착했다고 한다. 잡지는 췌장암을 앓았던 잡스 씨의 몸무게가 암 발생 전 약 79㎏에서 59㎏으로 20㎏가량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또, 사진 속 그의 머리카락 숱이 줄어든 것은 항암치료를 위한 화학요법 때문이라는 이른바 전문가의 의견도 제시했다. 한 의사는 "사진으로 비춰볼 때 췌장암이 재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이브 머킨 박사는 "엉덩이에 살이 전혀 없다. 암 때문에 몸의 근육도 거의 사라졌다. 사진으로 판단하건대 삶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집중치료 전공 내과의 사무엘 제이콥슨 박사는 "잡스 씨에게는 이제 6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진단하겠다"고 말했다. 잡스 씨는 지난달 18일 건강 이상으로 병가를 냈다. 미국 경제전문 주간지 포천은 당시 "그동안 스위스에서 췌장암 치료를 받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잡스 씨를 비롯해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에릭 슈미츠 구글 CEO 등 주요 정보기술(IT) 및 전자업체 경영진은 1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일자리 창출 등 미국의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하고 있는 리비아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리비아는 민주혁명이 일어난 튀니지와 이집트 사이에 있지만 지도자 신격화 등 여러 여건상 민주화 열풍이 상륙하기 힘든 국가로 꼽힌다. AFP통신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1000km가량 떨어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까지 최대 2000여 명이 “민중이 부패를 끝낼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1996년 트리폴리 아부 살림 교도소 소란 때 보안대가 진압 도중 수감자 1000여 명을 ‘학살’한 사건에서 사망자 측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파티 테르빌 씨가 경찰에 구금되면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망자 상당수는 벵가지 출신으로 이슬람 과격무장단체인 ‘리비아 이슬람전사그룹(LIFG)’에 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르빌 씨가 구금된 경찰서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던 시위대는 그가 풀려난 뒤에도 시위를 계속했다.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친정부 시위대와 충돌했고 곧이어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경찰 10명을 비롯해 모두 38명이 다쳤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벵가지에서 경찰이 실탄을 쐈고 2명이 숨졌다”고 소식을 올렸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BBC는 “이날 충돌이 17일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시위대의 기를 꺾어 놓으려는 정부 측의 의도적 도발일 수도 있다”는 한 야권 운동가의 분석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14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는 ‘17일은 리비아 분노의 날’, ‘17일 봉기의 날’ 등의 이름을 내건 반정부 시위 촉구 사이트가 생겼고, 이날 벵가지 시위 이후 가입자가 2만여 명까지 늘어 17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17일은 2006년 벵가지에서 이슬람교도들이 시위를 벌인 날이다. 당시 14명이 숨졌다. 해외 망명한 리비아인 200여 명도 14일 “카다피 퇴진과 평화적 시위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발표했다. 한편 바레인에서는 사흘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16일 수도 마나마의 펄 교차로 광장에서는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에서 그랬듯 시위대 3000여 명이 천막을 치고 장기 시위에 돌입했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도 전날에 이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경찰의 총격으로 시위대 1명이 사망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란 반정부 인사들이 14일 시위에 이어 이란혁명 기념일인 18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5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시위 주동자)은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양처럼 빛나는 이란에도 적은 존재한다. 그러나 적들이 아무리 애쓴들 태양을 향해 흙을 던지는 것과 같다. 결국 흙은 적들 자신에게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의회는 이번 시위를 주도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메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파 의원 100여 명은 이날 의회 본회의장 연단과 주변에서 “무사비와 카루비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에 이날 전체 의원 290명 중 222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이번 시위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이 뒤에서 조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정부 시위대들은 가택연금 중인 카루비 전 의장의 집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또 친정부 시위대는 테헤란 검찰청사 앞에서 무사비 전 총리의 허수아비 목을 매단 뒤 태웠다. 14일 시위 도중 숨진 학생의 장례가 테헤란예술대 교정에서 진행되던 중 친정부 시위대가 난입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18일로 예고된 반정부 시위에 맞서 이란 정부의 ‘이슬람전파·조직평의회’는 이날 웹 사이트에 ‘18일 악마 같은 야권 세력에 맞서 떨쳐 일어나자’며 친정부 시위를 촉구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 “이란 국민이 더 많은 자유를 얻기 위한 열망을 표출하는 데 용기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격려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운명일까, 우연일까. 컴퓨터는 이탈리아 여성들의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운명을 여성 판관들의 손에 맡겼다. 이탈리아 밀라노 재판부는 15일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 재판이 줄리아 투리, 오르솔라 데 크리스토포로, 카르멘 델리아 등 여성 판사 3명에게 배당됐다고 밝혔다. 판사 배당은 컴퓨터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졌다. 투리 판사는 코카인을 상습 복용한 고위층 인사에게 가택 연금을 명령한 소신파고, 나머지 두 판사도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이 불거진 후 반(反)베를루스코니 시위를 벌여온 이탈리아 여성들은 재판부 배당 소식에 들떴다. 세 여성 판사가 ‘스캔들의 제왕’이라 불리면서도 정치 생명을 유지해 온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저격수가 돼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바람과 함께…’ 女주인공 애초 이름은 팬지“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Tomorrow is another day).” 미국 남북전쟁 시대를 그린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유명한 말로 끝맺는다. 그런데 이 말을 ‘팬지(Pansy) 오하라’가 읊었다면 어땠을까? 15일 미국 조지아 주 일간지 ‘애틀랜타 저널-콘스티튜션’에 따르면 저자 마거릿 미첼이 초고를 완성할 때만 해도 여주인공 이름은 ‘팬지(Pansy) 오하라’였다. ‘Pansy’는 팬지꽃을 뜻하는 단어다. 하지만 남성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속어로 쓰일 때도 있다. 작가도 이를 우려해 주인공 이름을 바꾸려 했지만 마땅한 게 없었다. 여러 신문을 샅샅이 뒤지며 찾아낸 이름이 바로 ‘스칼렛’이다. 출판사는 발음이 힘들다며 반대했지만 미첼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바뀐 건 여주인공 이름뿐만이 아니다. 원래 소설 제목도 ‘Tomorrow is another day’였다.■ 영국군, e메일로 강제퇴역통보 ‘부글부글’최근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한 영국 군 당국이 장교 38명에게 e메일로 강제 퇴역을 통보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일간 선이 15일 보도했다. e메일을 받은 군인 중에는 32년간 복무하며 이라크전쟁에 4차례나 참전한 군인과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군인도 포함됐다. 군 인사당국은 이들에게 “12개월 뒤면 계약이 끝난다”는 통고와 함께 “재취업 계획을 알아보라”는 ‘조언’까지 담았다고 한다. 퇴역 통보를 받은 군인들은 모두 준위 이상의 장교로 20년 이상 장기복무했다. e메일 퇴역통고에 대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분통을 터뜨렸다. 총리실 대변인은 16일 “총리는 ‘문제가 된 퇴역 통보 과정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커지자 군 대변인은 공식 사과했고, 리엄 폭스 국방장관도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서 14일 수천 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이 전했다. 이날 시위가 격화되며 테헤란 곳곳에서 시위대와 충돌한 경찰이 최루탄과 페인트탄을 발사했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테헤란 도심은 ‘극심한 혼란(chaos)’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야권 관련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한편 위성뉴스 방송채널의 송신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은 이집트 시민혁명의 열풍이 이란까지 불어 닥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이날 이란 반정부 개혁파의 웹사이트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시위 집결지로 예정된 테헤란 도심 아자디(자유) 광장을 향해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수십 명씩 짝을 지어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맘 후세인 광장을 비롯해 각지에서 시민 수십 명씩이 모여 걸어 다니면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주택 옥상과 발코니 등에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AP통신은 이 같은 1인 시위는 2009년 6월 대통령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날을 ‘이란의 분노의 날’이라고 규정하고 관련 글을 인터넷 등에 올렸다. 이란 정부는 테헤란 주요 시위 예상지와 길목마다 최루탄, 진압봉, 페인트탄 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폭동 진압 경찰과 민병대 조직 수천 명을 배치해 시위대를 보이는 대로 연행하거나 거리 진출을 원천 봉쇄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이 발사되기도 했다. 또 이란 보안대는 이날 2009년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자택의 전화선을 끊고 집 앞 도로를 차단했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역시 반정부 개혁파 지도자인 메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을 사실상 가택 연금했다. 14일 시위는 이들이 주도하고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알제리에서는 정부가 19년간 지속된 비상사태를 조만간 해제키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우라드 메델치 알제리 외교장관은 14일 프랑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우리는 비상사태를 마치 과거사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집트의 새 정부 앞에 놓일 가장 까다로운 과제 중 하나는 30년 권좌에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다. 과도정권인 이집트 최고군사위원회나 야권 주요 세력은 아직 그의 신병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집트 시민들도 그의 미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그와 그의 일가가 축재한 재산만큼은 다 환수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외신은 전했다.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2일 서구 고위 정보 관료의 말을 인용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18일 동안의 시위 기간에 해외 자산을 안전한 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돈이 빼돌려진 곳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을 언급했다. 11일 스위스 정부가 자국 내 무바라크 일족의 계좌 및 자산을 동결할 것을 발표했지만 ‘헛수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무바라크 일족의 재산은 최대 700억 달러(약 78조 원)에서 최소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로 추정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달 초 “무바라크 일족은 스위스 은행 등에 비밀계좌가 있으며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홍해 해안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며 700억 달러 설을 제시했다. 반면 미국 관리들은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재산이 400억 달러가량인 것으로 보아 이런 액수는 과장됐다며 2억∼3억 달러 설을 제기했다.시위대 일부에서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의 하야 전이긴 하지만 이브라힘 유스리 전 이집트 외교장관과 변호사 20명은 무바라크 일족을 국가재산 유용 혐의로 재판에 회부할 것을 검찰총장에게 청원하기도 했다. 따라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미래는 그의 축재에 관한 조사가 어떻게 이뤄질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과도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에 대한 사법절차가 실현될 수 있느냐 하는 점.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신병과 관련해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의 열혈 시위대는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사형을 시켜야 한다”는 초강경파, “그래도 전쟁 영웅으로 국가를 위해 일한 점을 고려해 조용히 이집트에서 살게 해야 한다”는 온건파로 나뉜다. 최고위가 그를 형사 처벌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최고위는 이미 전 내무장관을 비롯한 5명의 각료 등을 부패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부정축재 의혹은 캐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 거부 성명을 낸 지 하루 만에 퇴진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군이 재산 및 신병 보호를 보장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만약 이집트에서 공식적인 부패 혐의 조사가 시작될 기미가 보인다면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망명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내다봤다. 망명지는 그의 처지에 온정적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가 될 것 같다는 해석도 나온다.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11일 하야 선언 직전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로 떠났다고 집권당 대변인이 밝혔지만 12일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인근 고급 리조트호텔로 가는 길목에 경찰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는 걸로 미뤄 그가 실제로 체류하고 있을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그가 이미 국외로 떠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994년 미국에서 강도의 총격을 받고 숨진 재미교포 마종훈 씨(당시 53세)의 유족이 살인범의 사형 집행을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숨진 마 씨는 저명한 아동문학가 고 마해송 선생의 차남이며, 재미 시인 마종기 씨(74)의 동생이다. 11일 AP통신에 따르면 숨진 마 씨의 아들 피터 마 씨(38·식당 운영)는 살인범 조니 배스턴의 사형선고를 무기징역으로 감해 달라는 진정서를 지난달 오하이오 주 가석방위원회에 제출했다. 배스턴의 변호인 측은 마 씨 유족의 진정을 바탕으로 감형을 요청했지만 가석방위원회는 “사형 선고는 정당하다”며 기각했다. 마종훈 씨는 1994년 오하이오 주 톨레도의 자신의 가발가게에 침입한 배스턴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이듬해 오하이오 주 법원은 배스턴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아들 피터 씨와 형 종기 씨는 “궁극적 처벌은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다”며 재판 초기부터 사형선고에 반대했다고 한다. 피터 씨는 이날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배스턴이 죽는다고 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 오시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배스턴의 사형은 다음 달 10일 집행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전격 하야를 끌어낸 결정적 일격은 군부의 최후통첩이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무바라크 대통령과 시위대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던 군부는 반정부 시위가 다시 최고조로 벌어진 9일 ‘무바라크 사임’ 또는 ‘군부로 권력 이양’이라는 시나리오를 확정했고 10일 군 최고지휘관 회의에서 이를 확인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는 이를 ‘협의에 의한 퇴진’과 ‘소프트(soft) 쿠데타’로 파악했다. 그러나 그 직후인 10일 밤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 거부를 선언하자 이집트 군은 경악했다. 전 이집트 정보국 고위관료였던 사프와트 엘자야트 소장은 “군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해야 한다고 결정했었다. 군과 무바라크 사이에 유례없는 균열이 발생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11일 최고군사위원회 회의를 다시 열어 무바라크 대통령의 거취를 논의한 군은 그에게 “자발적으로 퇴진하지 않으면 강제로 쫓겨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의지했던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조차 군의 조치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사진)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 17일째인 10일(현지 시간) 중 하야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은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무바라크 대통령이 10일 중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일부 연방의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이집트 군도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 발표에 앞서 정규 TV방송을 중단하고 긴급성명을 통해“시위대의 합법적인 요구를 지지하며 국가와 위대한 이집트인의 야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기정사실화했다. ▶A19면에 관련기사반정부 시위의 성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시위대는 이날 광장을 찾은 카이로 지역 군사령관 하산 알루에이니 장군이 “당신들의 요구가 오늘 중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발표하자 “신은 위대하다”라며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무바라크 대통령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시민의 시위가 8, 9일 절정에 이르며 전국적으로 노동자 파업마저 거세지자 결국 하야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지난달 8일 미국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치료 중인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사진)이 말을 시작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보좌관인 C J 카라마진 씨에 따르면 기퍼즈 의원이 처음 한 말은 “(아침식사로) 토스트가 먹고 싶다”였다. 기퍼즈 의원은 요즘 매일 조금씩 말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기퍼즈 의원은 지난달 말 애리조나대 의대병원 집중치료실에서 나와 휴스턴 허먼텍사스 기념병원의 재활연구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은 “좌뇌에 총상을 입은 환자의 30∼50%는 실어증을 앓는 것에 비춰 볼 때 기퍼즈 의원이 말을 시작하고 뭔가를 하고 싶다고 요구한 것은 대단히 좋은 신호”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말을 하게 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잠시 주춤했던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다시 격화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시위대가 이번 주 또 한 번의 100만 명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위대 청년조직 간부인 칼레드 압델 하미드 씨는 9일 “금요일인 11일을 ‘100만 항의의 날’로 정했다”며 “이번에는 타흐리르 광장뿐만 아니라 카이로 내 다수의 장소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시위대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고 버티면서 소모전으로 이끌고 있다는 판단 아래 앞으로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투쟁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 날에는 휴식을 취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400km 떨어진 엘카르고에서 8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발포에 맞서 경찰서와 법원, 집권 국민민주당의 지역당사를 불태웠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번 금요일의 시위에는 대규모 노동파업이 계획돼 있어 노동자의 궐기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를 다시 한 번 증폭시키는 추진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자의 파업은 이미 8일부터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서는 국영 통신사 노동자 수백 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나일 강 삼각주 지역의 한 제약회사 노동자 2000여 명도 파업에 돌입했다. 엘마할라의 노동자 1500여 명도 도로를 차단한 채 이날 오전부터 시위를 벌였다. 케스나, 아스완, 콤옴보, 미냐, 룩소르 등지에서도 수백∼수천 명이 임금 인상, 일자리,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며 파업 또는 시위에 나섰다고 외신은 전했다. 연간 세계 해상 물동량의 8%를 차지해 세계가 주목하는 수에즈 운하에서도 노동자의 연좌농성이 벌어졌다. 이날 수에즈 운하의 작동 및 관리를 담당하는 수에즈운하국(SCA) 산하 5개사 소속 노동자 6000여 명이 무기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고 이집트 인터넷매체 알하람온라인이 전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파업 동참에도 이날 수에즈 운하의 통행은 차질을 빚지 않았다. 알하람온라인은 이날 선박 46척이 운하를 통과했다며 당분간은 운하 통행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당국이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SCA의 무함마드 모타이르 이사는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운하 통행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회사에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석유 물동량이 하루 100만 배럴에 달해 운하 통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국제유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수에즈에서는 국영 통신사 소속 노동자 200여 명과 철강 노동자 1300여 명도 시위에 나섰고 실직 청년 2000여 명은 일자리를 달라며 국영 정유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 지역의 프랑스 시멘트 제조업체 라파르주사에서도 파업이 벌어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집트 반정부 시위 사태가 보름째로 접어들면서 힘의 균형추가 시위대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 쪽으로 다소 기우는 양상이다. 벼랑 끝에 선 무바라크 대통령은 ‘개혁’을 표방한 선심 조치로 성난 민심을 달래며 야권의 분열을 기도하고 나섰다. 야권은 즉각적 정권 퇴진과 점진적 민주화 사이에서 엇갈리는 양상이며 시위대는 동력이 소진된 듯 지난 며칠 간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시위가 3주 째 접어든 8일에도 수만 명의 시위대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드는 등 아직 사태의 결말을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선물 보따리 들고 다시 나선 무바라크이집트 정부는 6일에 이어 7일에도 개혁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뒤에서 저자세를 유지하는 듯하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7일 새 내각과 첫 국무회의를 갖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2일 벌어진 친무바라크 시위대에 의한 폭력사태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며 독립적 조사위원회 구성을 선언했다. 또 4월부터 공무원 월급을 15% 인상하고 연금 재정을 65억 이집트파운드(약 1조2000억 원)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카이로 시내 은행과 상점이 문을 열고 차량 통행도 정상화되어가는 가운데 나온 정부의 ‘개혁 공세’를 두고 시위대는 “과거에도 써먹었던 분할통치(divide and rule) 정책”이라고 일축했다. AFP통신도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시간 벌기’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러나 야권에는 일단 먹히는 분위기다. 이집트 정·재계 및 시위대 유력 인사로 구성된 야권의 ‘현명한 25인 위원회’ 안에서도 서로 의견이 갈리기 때문. 위원들 사이에서는 “정권 이양 기구가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야권 균열, 그러나 다시 불 지필 가능성도야권의 균열 조짐은 반정부 시위대의 성지로 불리는 타흐리르 광장에서도 지난 며칠 간 엿보였다. “선(先)무바라크 퇴진”을 고수하는 열혈 시위대가 보름째 버티고 있는 이곳은 시민들 사이에 활발한 정치 토론이 이뤄지는 축제와 해방의 장이다. 시위대가 다양한 즉석 공연을 벌이는가 하면, 수백 명이 박수를 치며 반무바라크 구호를 연호하고 구호 장단에 맞춰 벨리댄스를 추기도 한다. 7일엔 광장 결혼식도 열렸다. 하지만 광장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참가자의 피로도가 깊어지고 루머까지 횡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KFC 음모론’이다. 즉 반정부 시위대가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인 KFC가 제공하는 닭요리를 먹고 있다는 소문이다. 반정부 시위대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암시다. 미 월간 애틀랜틱 인터넷판은 7일 “음모론이 힘을 얻자 시위대 사이에서는 ‘반무바라크’ 이외 의견들은 금기시하는 신경과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사복경찰이나 정보요원의 침투에 대한 경계심도 날카롭다. ‘코샤리(쌀 파스타 토마토소스로 만든 이집트 전통 주식) 경보론’도 한 예다. 광장을 에워싼 이집트 군이 음식을 파는 상인들의 출입을 금했는데 최근 코샤리를 파는 사람들이 보인다는 것. 정부 첩보원인 이들은 허기진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면 ‘반정부 시위는 성공할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해대 시위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한다. 시위 장기화에 대한 중산층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휴업 중인 향수가게 주인 이브라힘 파예드 씨(42)는 “처음에는 시위를 지지했지만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본다”며 “시위대가 국민 8400만 명을 인질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대의 동력이 소진되리라는 것은 일부에서 초기부터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시위를 끌고 나갈 대중운동 조직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3주째로 접어드는 시위가 단번에 수그러들 것이라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8일에도 반정부 시위를 주동해 당국에 구금된 뒤 풀려난 와엘 고님 구글 중동·아프리카지역 이사가 수만 명이 모인 타흐리르 광장에 나타나 연설을 한 것을 계기로 시위대의 사기가 한껏 높아졌다. 시위대 일부는 이날 오후 광장을 빠져나와 국회의사당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집트 사태가 사실상 ‘한국의 6·29’식 정권 이양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반정부 시위를 초기부터 조직하고 이끌어 온 ‘4월 6일 운동’ 모임이 주목받고 있다. 청년 모임인 ‘4월 6일 운동’은 2008년 27세 동갑내기인 인사담당 회사원 이스라 압델 파타 씨와 아메드 마헤르 씨가 주축이 돼 결성됐다. 같은 해 4월 6일 섬유산업 도시인 엘마할라 엘쿠브라에서 예정된 총파업을 동조하자는 의미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이틀간 동조파업을 하자고 페이스북에 호소한 것이 이 모임의 출발점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9년 1월 현재 ‘4월 6일 운동’에 페이스북을 통해 가입한 회원은 약 7만 명으로 대부분 고학력의 20대 젊은이로 구성됐다. 이들은 과거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적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언론자유를 지향하고 이집트 정부의 정실주의를 비판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으며 소규모 거리 시위를 조직했다. 이 때문에 이집트 경찰의 탄압 대상이 돼 마헤르 씨를 비롯한 조직원들은 수차례 체포돼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반정부시위가 13일째로 접어든 6일 이집트 정부와 야권 세력이 첫 대화를 갖고 헌법개정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며 이집트 사태가 연착륙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점진적 정권 이양 방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집트 사태를 ‘질서 있는 전환’으로 이끌려는 움직임이 이집트 안팎에서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다.이집트 정부 마그디 라디 대변인은 6일 “정부와 야권 세력은 헌법 및 이에 수반하는 법률 수정을 연구하고 제안하기 위한 헌법개정위원회를 다음달 첫째 주 전까지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헌법개정위원회는 대통령선거 출마자격 완화 및 대통령 임기 조정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또 정부와 야권 세력은 지난 30년간 이집트 전역에 내려졌던 국가비상사태법을 해제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언론 자유 보장, 이번 시위기간 구금된 시위대 석방, 9월 대선까지 상황을 관리할 국민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레이만 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부 측과 야권 세력의 이날 대화는 그동안 정부와의 협상에 부정적이던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전격 참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이날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비롯한 일부 야권 세력은 여전히 “선(先) 무바라크 퇴진, 후(後) 협상”을 주장하고 있어 정부와 야권의 대화가 순탄치만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47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술레이만 부통령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집트 정부가 밝힌 전환 과정을 (서방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집트 군이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이집트 사태는 획기적 전환점을 맞았다. 군에 의한 유혈진압이라는 선택지가 무산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제 시위대에 밀려 무조건 하야(下野)하거나 점진적인 정권 이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렸다. 그리고 그 최후의 결정은 시위대, 군, 미국이라는 세 변수의 조합에 달려 있다.○ 하야…시위대의 단합이 변수 이집트 군의 갑작스러운 ‘비폭력’ 성명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부분 개각을 단행한 지 수시간 만에 나왔다. 또 군의 성명 발표 한 시간 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야권과의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사실상 군에 대한 조건부항복 선언이었다. 그 순간 카이로 시내에 모여 있던 시위대의 머릿속에는 ‘재스민 혁명’이 떠올랐을 것이다. 튀니지에서도 군이 시위대에 대한 발포 명령을 거부한 뒤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이 망명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집트에서 정부의 즉각적인 전복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시위대가 앞으로 그만큼의 단합된 힘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반정부시위대는 ‘이름도, 상징도, 체계도, 명확한 지도자도 없는’ 자생적 집단이다. 종교, 신분, 성별, 계층에 상관없이 ‘무바라크 퇴진과 자유선거 실시’ 말고는 생각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낭만적이고 열광적인 축제에 가깝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도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와 명확한 미래 구상이 없는 시위대가 뿌리 깊은 기존 정권과 제도를 뒤엎을 힘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시위에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 형제단’이 뒤늦게 뛰어들고, 시위에 참여한 소수 야당 등 30개 조직이 논의기구를 구성했지만 시위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뉴욕타임스는 “무슬림 형제단뿐만 아니라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반감을 갖는 시위대가 많다”며 향후 시위대 내부에서 균열이 불거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점진적 전환에 관심을 갖는 야권 정치세력과 시위대 사이에도 분열의 소지가 있다. 그리고 급격한 사회·정치적 혼란을 내포한 무조건 하야는 ‘질서 있는 전환’을 주장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구상과도 맞지 않다. ○ 이양…모두 만족할 협상 가능할까 지난달 31일과 1일 미국, 이집트 군, 무바라크 정권, 그리고 엘바라데이를 중심으로 한 야권세력의 행동과 발언을 종합해 보면 이들 모두가 바라는 것은 ‘무바라크의 퇴진을 전제로 한 평화로운 선거 실시’로 모아진다. 군의 ‘비폭력’ 성명은 무바라크 대통령과 시위대 사이에서 군이 스스로를 중재자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에는 ‘집권 연장 불가능’이라는 신호를 보냄과 동시에 시위대에는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아 (폭력을 수반한) ‘정부 전복은 반대’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야권과 협상하도록 한 것도 점진적 정권 이양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은 풀이했다. 이 경우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정권 이양 및 퇴임 후의 신변안전 및 영향력 유지를 위해 거간꾼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무바라크 대통령은 야권과 풀뿌리 시위대를 분열시켜 시간을 벌면서 군 및 미국과는 이후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이집트가 바라는 대로 ‘질서 있는 전환’ 수순을 밟는다면 미국의 고민은 다음 파트너가 누가 될지에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무슬림 형제단이나, 과거 반미성향을 보였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이 집권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국민의 신망이 여전히 두터운 군의 재집권 또는 영향력 유지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권좌가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린 가운데 차기 대권주자로 3인이 급부상하고 있다.》 ▼ 엘바라데이 前 IAEA총장 ▼ 민주화세력 구심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69·사진)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다 전격 귀국한 뒤 야권의 리더로 급부상했다. 기존 야권 및 ‘4월6일 운동’ 등 30개 조직은 지난달 30일 대정부협상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를 대표로 추대했다. 정권 이양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시위대 온건파는 그가 구심점으로 부상한다면 야권의 협상력이 높아 유혈사태 없이 공정한 대선을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정권의 빈자리를 채울까 우려하는 미국과 서방으로선 비록 반미 성향이긴 하지만 그나마 그가 가장 무난한 대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정치 기반이 전혀 없어 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나 강경파를 이끌고 협상을 원만히 해나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최고 존경받는 관리 암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75·사진)은 1991∼2001년 이집트 외교장관을 지냈으며 최근 ‘아랍권의 존경받는 관리’에서 이집트 야권의 주요 후보가 됐다. 시위대 사이에서도 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는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쓴소리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아랍의 반정부 시위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바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관의 2005년 외교전문은 그를 “2011년 이집트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지칭했다. 이집트 한 가수가 ‘암르 무사를 사랑해요’라는 노래를 만들었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도 만만치 않다. 그는 최근 “아랍연맹 사무총장 임기는 두 달이면 끝난다”며 정치에 뛰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 탄타위 부총리겸 국방장관 ▼강직-청렴 전쟁영웅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부총리 겸 국방장관(76·사진)은 군부권력이 유지될 경우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된다. 군 생활만 55년째인 그는 평소 강직함과 청렴함으로 진작부터 차기 대통령감으로 불렸다. 1956년, 1967년, 1973년 중동전쟁에 모두 참전했고, 1991년 걸프전쟁에도 참전하는 등 전형적인 야전형 군인으로 ‘전쟁영웅’이란 칭호를 얻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탄타위 장군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보다 인기가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그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전했을 만큼 세상의 흐름에도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70대의 고령인 데다 무바라크 시대의 인물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 일로를 걷고 있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권좌에서 한 치도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하지만 시위 사태가 더욱 격화될 경우 그는 결국 운명을 건 선택을 해야 한다. 그가 택할 선택지에 따라 이집트는 역사적 선례 중 하나와 비슷한 길을 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1979년 이란혁명 ― ‘망명’ 1979년 이슬람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이끈 이란혁명으로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 당시 이란 국왕은 망명길에 올랐다. 이집트에서도 시위가 계속 확대되고 군부와 미국마저 등을 돌린다면 무바라크 대통령은 망명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이집트 시위는 이란혁명과는 달리 조직적인 주도세력이 없다. 종교적 색채도 아주 엷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창하는 최대 반정부세력 ‘무슬림 형제단’이 시위에 동참했지만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반정부 세력의 구심점이 될 카리스마 있는 종교적 지도자도 없다. 미 정보분석업체 ‘스트래트포(STRATFOR)’는 “반(反)무바라크라는 점 말고는 시위대가 분열돼 있어 무바라크 정권을 뒤엎을 대중적 파괴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1987년 서울 ― ‘이양’ 월스트리트저널은 31일 “가장 가능성 높은 결말은 정권이 레임덕에 빠지거나 이양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위기를 겨우 넘긴 무바라크 정권이 9월 예정된 대선까지 힘을 잃고 삐걱대거나, 자신이나 아들 가말 모두 차기 대권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서울의 1987년 6월 항쟁을 연상시킨다. 대학생이 앞장서고 야당과 재야가 뒤를 받치며 넥타이부대로 대표되는 중산층까지 동참한 6월 항쟁은 젊은층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와 공통점이 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이며 민주화 요구에 굴복했지만 집권과정 및 재임 당시의 죄과에 대한 보복이나 처벌은 받지 않는 형태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집트는 민주주의 요구뿐만 아니라 절대빈곤에서 비롯된 경제이슈가 주요 동기이며, 1987년 한국처럼 중산층이 두껍지 못하기 때문에 평화적 민주혁명을 이룰 사회적 토대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1989년 톈안먼 ― ‘유혈 진압’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를 베이징에서 취재했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시위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이집트 시민은 흥분과 감격에 들떠 있다. 다만 유혈진압 직전의 중국 톈안먼 광장도 이런 분위기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유혈진압을 택하려면 군부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군부는 진압에 무게를 두는 듯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에 절대 충성하는 중국 군부와 달리 이집트 군부는 연간 13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미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그러나 스트래트포가 31일 이집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군부와 경찰이 시위 진압작전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하는 등 군 지도부가 결국은 무바라크 체제 유지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집권 30년 이래 가장 규모가 크고 격렬하게 벌어진 28일 반정부시위는 수도 카이로와 이집트 곳곳에서 수백∼2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이집트 정부는 시위를 불허했지만 카이로뿐만 아니라 지중해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알아리시, 카이로 남쪽 알수이트 등지에서 시위대 수만 명이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고무탄 최루탄 물대포를 쏘는 경찰에 맞서 투석전을 펼치기도 했다. 카이로 도심 람시스 광장의 알누르 모스크 주변에서는 시위대 수천 명이 경찰과 충돌했고 최루탄이 모스크 안에서 터져 여성 신도들이 뛰쳐나오기도 했다.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시위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응원의 휘파람을 불거나 이집트 국기를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날 “시위가 계속된다면 결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정부는 전투경찰은 물론이고 시위 진압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대테러특공부대까지 타리르 광장을 포함한 주요 결집지에 배치했다. 25일 1만5000여 명이 집결해 밤늦도록 반정부 구호를 외쳤던 타리르 광장은 원천 봉쇄됐다. 정부는 시위대의 주요 소통수단인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국내 서비스도 차단했다. 이집트 주요 인터넷업체 4개사의 데이터 송·수신도 중단시켰다. 이 때문에 카이로 도심에서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았고 문자메시지 서비스도 불통이었다. 그동안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던 최대 야권세력인 이슬람계 무슬림형제당과 지지자들도 28일 시위에 가세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당의 고위 간부와 전 의원 등 20명이 전날 밤 경찰에 체포됐다. 야권을 지지하는 변호사 수십 명도 체포됐다. 시위가 격화되자 집권 국민민주당(NDP) 소속인 무스타파 알페키 의회 외교위원장은 알자지라 TV에 나와 “시위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며 “혁명을 피하기 위해서는 유례없는 개혁이 필요하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나흘 간의 시위는 ‘4월6일운동’이라는 청년그룹이 SNS로 독려했다. 특정 정치이념세력의 지시권 내에 있지 않은, 계층도 직업도 종교도 다른 젊은이들이 거리를 누볐다. 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시큐리티 가든(security garden)’이 폭발물 테러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날이 올까.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은 잎 색깔 변화를 통해 폭발물의 존재를 알려주도록 식물을 조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28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식물의 잎이 공기 속 TNT 폭약 물질을 감지하면 하얗게 변하도록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폭약을 감지하면 식물 스스로 엽록소를 내뿜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조작된 식물의 폭발 물질 탐지 능력은 폭발물 탐지견의 후각보다 100배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런 식물로 가득한 시큐리티 가든을 공항 세관이나 지하철 개찰구, 빌딩 입구 등에 조성해 기존의 폭발물 탐지견이나 보안검색대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난제가 있다. ‘실전 배치’하려면 이른 시간에 잎이 하얘졌다가 제 색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현재 초록 잎이 하얗게 변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연구진은 실전 배치를 위해 5∼7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는 미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지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시큐리티 가든(security garden)’이 폭발물 테러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날이 올까.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은 잎 색깔 변화를 통해 폭발물의 존재를 알려주도록 식물을 조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28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식물의 잎이 공기 속 TNT 폭약 물질을 감지하면 하얗게 변하도록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폭약을 감지하면 식물 스스로 엽록소를 내뿜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조작된 식물의 폭발 물질 탐지 능력은 폭발물 탐지견의 후각보다 100배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런 식물로 가득한 시큐리티 가든을 공항 세관이나 지하철 개찰구, 빌딩 입구 등에 조성해 기존의 폭발물 탐지견이나 보안검색대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난제가 있다. ‘실전 배치’되려면 빠른 시간 내에 잎이 하얘졌다가 제 색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현재 초록 잎이 하얗게 변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연구진은 실전 배치를 위해 5∼7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는 미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지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