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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이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이집트 사태는 획기적 전환점을 맞았다. 군에 의한 유혈진압이라는 선택지가 무산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제 시위대에 밀려 무조건 하야(下野)하거나 점진적인 정권 이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렸다. 그리고 그 최후의 결정은 시위대, 군, 미국이라는 세 변수의 조합에 달려 있다.○ 하야…시위대의 단합이 변수 이집트 군의 갑작스러운 ‘비폭력’ 성명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부분 개각을 단행한 지 수시간 만에 나왔다. 또 군의 성명 발표 한 시간 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야권과의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사실상 군에 대한 조건부항복 선언이었다. 그 순간 카이로 시내에 모여 있던 시위대의 머릿속에는 ‘재스민 혁명’이 떠올랐을 것이다. 튀니지에서도 군이 시위대에 대한 발포 명령을 거부한 뒤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이 망명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집트에서 정부의 즉각적인 전복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시위대가 앞으로 그만큼의 단합된 힘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반정부시위대는 ‘이름도, 상징도, 체계도, 명확한 지도자도 없는’ 자생적 집단이다. 종교, 신분, 성별, 계층에 상관없이 ‘무바라크 퇴진과 자유선거 실시’ 말고는 생각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낭만적이고 열광적인 축제에 가깝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도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와 명확한 미래 구상이 없는 시위대가 뿌리 깊은 기존 정권과 제도를 뒤엎을 힘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시위에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 형제단’이 뒤늦게 뛰어들고, 시위에 참여한 소수 야당 등 30개 조직이 논의기구를 구성했지만 시위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뉴욕타임스는 “무슬림 형제단뿐만 아니라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반감을 갖는 시위대가 많다”며 향후 시위대 내부에서 균열이 불거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점진적 전환에 관심을 갖는 야권 정치세력과 시위대 사이에도 분열의 소지가 있다. 그리고 급격한 사회·정치적 혼란을 내포한 무조건 하야는 ‘질서 있는 전환’을 주장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구상과도 맞지 않다. ○ 이양…모두 만족할 협상 가능할까 지난달 31일과 1일 미국, 이집트 군, 무바라크 정권, 그리고 엘바라데이를 중심으로 한 야권세력의 행동과 발언을 종합해 보면 이들 모두가 바라는 것은 ‘무바라크의 퇴진을 전제로 한 평화로운 선거 실시’로 모아진다. 군의 ‘비폭력’ 성명은 무바라크 대통령과 시위대 사이에서 군이 스스로를 중재자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에는 ‘집권 연장 불가능’이라는 신호를 보냄과 동시에 시위대에는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아 (폭력을 수반한) ‘정부 전복은 반대’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야권과 협상하도록 한 것도 점진적 정권 이양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은 풀이했다. 이 경우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정권 이양 및 퇴임 후의 신변안전 및 영향력 유지를 위해 거간꾼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무바라크 대통령은 야권과 풀뿌리 시위대를 분열시켜 시간을 벌면서 군 및 미국과는 이후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이집트가 바라는 대로 ‘질서 있는 전환’ 수순을 밟는다면 미국의 고민은 다음 파트너가 누가 될지에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무슬림 형제단이나, 과거 반미성향을 보였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이 집권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국민의 신망이 여전히 두터운 군의 재집권 또는 영향력 유지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권좌가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린 가운데 차기 대권주자로 3인이 급부상하고 있다.》 ▼ 엘바라데이 前 IAEA총장 ▼ 민주화세력 구심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69·사진)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다 전격 귀국한 뒤 야권의 리더로 급부상했다. 기존 야권 및 ‘4월6일 운동’ 등 30개 조직은 지난달 30일 대정부협상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를 대표로 추대했다. 정권 이양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시위대 온건파는 그가 구심점으로 부상한다면 야권의 협상력이 높아 유혈사태 없이 공정한 대선을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정권의 빈자리를 채울까 우려하는 미국과 서방으로선 비록 반미 성향이긴 하지만 그나마 그가 가장 무난한 대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정치 기반이 전혀 없어 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나 강경파를 이끌고 협상을 원만히 해나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최고 존경받는 관리 암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75·사진)은 1991∼2001년 이집트 외교장관을 지냈으며 최근 ‘아랍권의 존경받는 관리’에서 이집트 야권의 주요 후보가 됐다. 시위대 사이에서도 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는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쓴소리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아랍의 반정부 시위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바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관의 2005년 외교전문은 그를 “2011년 이집트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지칭했다. 이집트 한 가수가 ‘암르 무사를 사랑해요’라는 노래를 만들었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도 만만치 않다. 그는 최근 “아랍연맹 사무총장 임기는 두 달이면 끝난다”며 정치에 뛰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 탄타위 부총리겸 국방장관 ▼강직-청렴 전쟁영웅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부총리 겸 국방장관(76·사진)은 군부권력이 유지될 경우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된다. 군 생활만 55년째인 그는 평소 강직함과 청렴함으로 진작부터 차기 대통령감으로 불렸다. 1956년, 1967년, 1973년 중동전쟁에 모두 참전했고, 1991년 걸프전쟁에도 참전하는 등 전형적인 야전형 군인으로 ‘전쟁영웅’이란 칭호를 얻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탄타위 장군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보다 인기가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그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전했을 만큼 세상의 흐름에도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70대의 고령인 데다 무바라크 시대의 인물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 일로를 걷고 있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권좌에서 한 치도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하지만 시위 사태가 더욱 격화될 경우 그는 결국 운명을 건 선택을 해야 한다. 그가 택할 선택지에 따라 이집트는 역사적 선례 중 하나와 비슷한 길을 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1979년 이란혁명 ― ‘망명’ 1979년 이슬람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이끈 이란혁명으로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 당시 이란 국왕은 망명길에 올랐다. 이집트에서도 시위가 계속 확대되고 군부와 미국마저 등을 돌린다면 무바라크 대통령은 망명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이집트 시위는 이란혁명과는 달리 조직적인 주도세력이 없다. 종교적 색채도 아주 엷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창하는 최대 반정부세력 ‘무슬림 형제단’이 시위에 동참했지만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반정부 세력의 구심점이 될 카리스마 있는 종교적 지도자도 없다. 미 정보분석업체 ‘스트래트포(STRATFOR)’는 “반(反)무바라크라는 점 말고는 시위대가 분열돼 있어 무바라크 정권을 뒤엎을 대중적 파괴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1987년 서울 ― ‘이양’ 월스트리트저널은 31일 “가장 가능성 높은 결말은 정권이 레임덕에 빠지거나 이양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위기를 겨우 넘긴 무바라크 정권이 9월 예정된 대선까지 힘을 잃고 삐걱대거나, 자신이나 아들 가말 모두 차기 대권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서울의 1987년 6월 항쟁을 연상시킨다. 대학생이 앞장서고 야당과 재야가 뒤를 받치며 넥타이부대로 대표되는 중산층까지 동참한 6월 항쟁은 젊은층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와 공통점이 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이며 민주화 요구에 굴복했지만 집권과정 및 재임 당시의 죄과에 대한 보복이나 처벌은 받지 않는 형태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집트는 민주주의 요구뿐만 아니라 절대빈곤에서 비롯된 경제이슈가 주요 동기이며, 1987년 한국처럼 중산층이 두껍지 못하기 때문에 평화적 민주혁명을 이룰 사회적 토대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1989년 톈안먼 ― ‘유혈 진압’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를 베이징에서 취재했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시위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이집트 시민은 흥분과 감격에 들떠 있다. 다만 유혈진압 직전의 중국 톈안먼 광장도 이런 분위기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유혈진압을 택하려면 군부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군부는 진압에 무게를 두는 듯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에 절대 충성하는 중국 군부와 달리 이집트 군부는 연간 13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미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그러나 스트래트포가 31일 이집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군부와 경찰이 시위 진압작전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하는 등 군 지도부가 결국은 무바라크 체제 유지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집권 30년 이래 가장 규모가 크고 격렬하게 벌어진 28일 반정부시위는 수도 카이로와 이집트 곳곳에서 수백∼2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이집트 정부는 시위를 불허했지만 카이로뿐만 아니라 지중해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알아리시, 카이로 남쪽 알수이트 등지에서 시위대 수만 명이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고무탄 최루탄 물대포를 쏘는 경찰에 맞서 투석전을 펼치기도 했다. 카이로 도심 람시스 광장의 알누르 모스크 주변에서는 시위대 수천 명이 경찰과 충돌했고 최루탄이 모스크 안에서 터져 여성 신도들이 뛰쳐나오기도 했다.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시위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응원의 휘파람을 불거나 이집트 국기를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날 “시위가 계속된다면 결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정부는 전투경찰은 물론이고 시위 진압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대테러특공부대까지 타리르 광장을 포함한 주요 결집지에 배치했다. 25일 1만5000여 명이 집결해 밤늦도록 반정부 구호를 외쳤던 타리르 광장은 원천 봉쇄됐다. 정부는 시위대의 주요 소통수단인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국내 서비스도 차단했다. 이집트 주요 인터넷업체 4개사의 데이터 송·수신도 중단시켰다. 이 때문에 카이로 도심에서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았고 문자메시지 서비스도 불통이었다. 그동안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던 최대 야권세력인 이슬람계 무슬림형제당과 지지자들도 28일 시위에 가세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당의 고위 간부와 전 의원 등 20명이 전날 밤 경찰에 체포됐다. 야권을 지지하는 변호사 수십 명도 체포됐다. 시위가 격화되자 집권 국민민주당(NDP) 소속인 무스타파 알페키 의회 외교위원장은 알자지라 TV에 나와 “시위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며 “혁명을 피하기 위해서는 유례없는 개혁이 필요하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나흘 간의 시위는 ‘4월6일운동’이라는 청년그룹이 SNS로 독려했다. 특정 정치이념세력의 지시권 내에 있지 않은, 계층도 직업도 종교도 다른 젊은이들이 거리를 누볐다. 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시큐리티 가든(security garden)’이 폭발물 테러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날이 올까.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은 잎 색깔 변화를 통해 폭발물의 존재를 알려주도록 식물을 조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28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식물의 잎이 공기 속 TNT 폭약 물질을 감지하면 하얗게 변하도록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폭약을 감지하면 식물 스스로 엽록소를 내뿜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조작된 식물의 폭발 물질 탐지 능력은 폭발물 탐지견의 후각보다 100배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런 식물로 가득한 시큐리티 가든을 공항 세관이나 지하철 개찰구, 빌딩 입구 등에 조성해 기존의 폭발물 탐지견이나 보안검색대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난제가 있다. ‘실전 배치’하려면 이른 시간에 잎이 하얘졌다가 제 색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현재 초록 잎이 하얗게 변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연구진은 실전 배치를 위해 5∼7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는 미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지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시큐리티 가든(security garden)’이 폭발물 테러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날이 올까.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은 잎 색깔 변화를 통해 폭발물의 존재를 알려주도록 식물을 조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28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식물의 잎이 공기 속 TNT 폭약 물질을 감지하면 하얗게 변하도록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폭약을 감지하면 식물 스스로 엽록소를 내뿜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조작된 식물의 폭발 물질 탐지 능력은 폭발물 탐지견의 후각보다 100배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런 식물로 가득한 시큐리티 가든을 공항 세관이나 지하철 개찰구, 빌딩 입구 등에 조성해 기존의 폭발물 탐지견이나 보안검색대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난제가 있다. ‘실전 배치’되려면 빠른 시간 내에 잎이 하얘졌다가 제 색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현재 초록 잎이 하얗게 변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연구진은 실전 배치를 위해 5∼7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는 미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지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세계 제일의 반도체회사와 힙합 가수가 손잡으면 어떤 신제품이 나올까. 인텔은 25일 미국의 4인조 인기 힙합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리더이자 유명 음반제작자인 윌아이앰(Will.i.am·36·사진)을 창조적 혁신담당 임원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적 기업이 연예인과 광고가 아닌 고용계약을 하는 일은 흔치 않다. 2009년 즉석카메라업체인 폴라로이드사가 유명 팝가수 레이디가가를 크리에이티브 담당 이사로 고용한 정도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윌아이앰은 자신의 트위터에 “공식발표입니다. 저와 인텔이 동반자가 됐습니다. 내가 만드는 모든 ‘리듬’이 인텔을 위해 쓰일 겁니다”라고 발표했다. 윌아이앰은 이날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인텔 마케팅 콘퍼런스에 나타나 인텔 사원증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미 대중음악의 선도 그룹을 이끌며, 첨단기술제품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하는 윌아이앰은 앞으로 인텔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PC 개발에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데버러 콘래드 인텔 마케팅담당 이사는 이날 자료를 통해 “인텔이 새로운 형식의 소통과 엔터테인먼트, 새로운 기기를 향유하는 세계 젊은층의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데 윌아이앰의 역할은 아주 긴요하다”고 밝혔다. 인텔과 윌아이앰이 1년 계약이 아닌 다년 계약을 맺었다는 것 이외에는 계약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윌아이앰이 이끄는 블랙아이드피스는 미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인 그래미상을 여섯 번 수상했고 세계적으로 그들의 음반은 2900만 장 이상 팔렸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27일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특히 이슬람교도의 예배가 열리는 28일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어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83)의 정적(政敵)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69)도 27일 귀국길에 올라 반정부 시위는 28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27일 AFP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에는 ‘주마(금요예배)’가 열리는 28일 카이로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하는 글들이 대거 올랐다. 매주 금요일 정오에 전국의 모스크에서 열리는 금요예배에는 이슬람교도 수백만 명이 참여한다. 따라서 이들 중 상당수가 시위에 동참한다면 2만여 명이 모였던 25일 첫 시위보다 더 규모가 큰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200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27일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서 카이로로 떠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정권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며 “시위에 참여한 대다수 젊은이가 나에게 이집트의 전환을 이끌어 달라고 요구한다면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권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가 시위에 가세한다면 반정부 시위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현 이집트 헌법에서 그가 대통령선거에 나서려면 의회 상하원과 지방의원 등 25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 의회를 무바라크 대통령의 집권당이 장악하고 있어 헌법 개정 없이는 대선 출마가 어렵다. 시위 사흘째인 27일 반정부 시위의 메카로 떠오른 카이로 변호사회관 앞 광장에는 10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사흘간의 시위로 시민 4명, 경찰 2명이 숨졌고 시위대 1000여 명이 체포됐다. 카이로 등 주요 도시는 사실상 치안 부재 상태에 빠졌다고 AFP는 전했다.한편 이번 이집트 반정부 시위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줄 것을 우려하는 국민의 경계심 때문에 더욱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는 지난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담낭 제거 수술을 받으며 건강 이상 징후를 보이자 올 9월 대선에서 그의 둘째 아들 가말 무바라크 씨(48)가 아버지를 대신해 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현재 이집트 집권 국민민주당(NDP) 정책위원회 의장인 가말 씨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집트지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주로 투자은행에서 경력을 쌓았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시위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 열풍은 아라비아 해를 넘어 예멘으로도 번졌다. 이날 빈곤과 부패에 시달리는 예멘 수도 사나에는 1만6000여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33년째 집권해온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과 정권교체를 요구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이라는 표현을 통해 미국의 현주소에 대한 위기의식과 극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스푸트니크 순간은 1957년 10월 옛 소련이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사건으로 ‘당시 풍요롭고 미래를 낙관하던 미국에 울린 경종(警鐘)과 같은 사건’(워싱턴포스트)이었다. 당시 소련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고 자부하다 추월당한 미국은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라라면 핵미사일도 대륙 너머로 쏘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혔다.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은 ‘스푸트니크 위기’를 선언하고 ‘우주 경쟁’에 돌입했다. 1년 뒤인 1958년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하고 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개혁에 힘을 쏟은 결과 1969년 유인우주선을 최초로 달에 착륙시키면서 충격에서 벗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50여 년 전 미국이 처한 위기와 현재의 위기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스푸트니크 순간이라는 말을 썼다고 분석했다. 보스턴글로브는 중국 인도 같은 아시아의 신흥경제국이 던지는 경제적 위협에 직면한 미국에 경종을 울리려 했다고 분석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교육개혁, 사회간접자본 재건, 정부 지출 억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경제에서 미국의 몫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냉정하고도 명확한 현실을 제시한 것”이라는 풀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제2의 스푸트니크 순간으로 규정함으로써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미국은 실패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켜 미국인의 분발을 호소한 것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2분간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미국 의회 상하양원 합동회의장에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구분이 없었다.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흰색 바탕에 검은 줄을 친 리본을 가슴에 단 의원들은 당 구분 없이 삼삼오오 섞여 앉아 “미래는 미국의 승리(Win the future)”라고 외친 오바마 대통령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전통적으로 국정연설 때 상하원 의원들은 당별로 나눠 앉는다. 그러나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서로 극단적으로 공박하는 정치권의 세태를 반성하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결실은 이날 양당 의원들의 자리배치로 나타났다. 국정연설 이전부터 양당 의원들은 마음에 맞는 의원들에게 “같이 앉자”며 러브콜을 해 이날 약 90명이 다른 당 소속 의원들과 나란히 앉았다. 미 언론은 “국정연설이 데이트의 밤이 됐다”고 전했다. 애리조나 사건으로 중상을 입은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을 위해 한 자리는 비워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10여 차례의 기립박수를 포함해 70여 차례의 크고 작은 박수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어가 민물에 있을 때는 내무부가 관리하고, 바닷물에 있을 때는 상무부가, 훈제됐을 때는 더 복잡하다”며 기업 규제의 난맥상을 묘사할 때는 폭소가 터졌다. 연설 막바지 오바마 대통령 자신과 조 바이든 부통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비천한 환경을 딛고 이런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하자 회의장 내 초당적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회의장의 2층 갤러리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한’ 손님들이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연설을 지켜봤다.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 당시 기퍼즈 의원의 목숨을 구했던 의원실 인턴 대니얼 헤르난데스 씨, 기퍼즈 의원의 응급수술을 집도한 한국계 의사 피터 리 박사, 애리조나 사건 당시 희생된 크리스티나 그린 양(9)의 가족들이 그 주인공이었다.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레바논 정부를 사실상 장악했다. 레바논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은 25일 헤즈볼라가 지지한 나지브 미카티 씨(55)를 레바논 새 총리로 임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로 중도온건 성향인 미카티 신임 총리는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서 전체 128석 중 과반수인 68석을 확보했다. 미국 하버드대 유학파로 레바논 굴지의 통신회사를 소유하기도 했던 미카티 총리는 자산이 26억 달러(약 2조9000억 원)에 이른다. 2005년 라피크 하리리 당시 총리가 암살됐을 때 4개월간 임시 총리를 맡기도 했다. 미카티 총리는 “모든 정파에 손을 내밀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퇴임한 사드 하리리 전 총리는 “연립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하리리 총리를 지지하는 수니파 시민 수천 명은 이날 레바논 곳곳에서 격렬한 ‘반헤즈볼라’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차량과 타이어에 불을 붙여 바리케이드를 친 뒤 “헤즈볼라가 의회 쿠데타를 꾸몄다”고 외쳤다.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미국도 우려를 나타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레바논에 대한 원조를 계속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06년 이후 레바논에 7억2000만 달러의 군사원조를 해왔다. 헤즈볼라는 라피크 하리리 총리 암살 사건을 조사해 온 유엔 레바논 특별재판소가 최근 헤즈볼라 고위간부를 배후로 지목해 기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12일 소속 각료 11명을 사임하도록 해 연정을 붕괴시켰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아랍권에 ‘재스민 혁명’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집트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25일 오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곳곳에서 시민 1만50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23년간의 철권통치를 무너뜨린 튀니지 시민혁명에 고무된 이집트 시민이 처음으로 벌인 이날 시위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타도” “자유 튀니지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시위대는 이집트 국가를 부르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규탄하고 부정으로 얼룩진 선거체제를 비난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을 흔들었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변화를 위한 국민협회’와 ‘대중의회’ 측은 “(오늘은) 고문과 빈곤, 부패와 실업에 반대하는 혁명의 날”이라고 선포했다. 시위에 참가한 라미아 라얀 씨는 “우리도 튀니지 같은 변화를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날 시위가 이집트에서는 몇 년 만에 열린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이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오전부터 경찰 2만∼3만 명을 동원해 카이로 시위 집결지로 향하는 길목을 원천봉쇄했다. 이집트 정부의 엄포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시민은 당초 9만 명에 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29년째 집권하고 있는 이집트는 전체 인구 800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하루 2달러로 연명하고 있다. 17일 생활고에 시달려 온 한 50대 남성이 카이로 시내의 의회 건물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어쩌면 올해 하늘에 태양이 두 개 떠 있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영국 데일리메일은 22일 호주 서던퀸즐랜드대 브래드 카터 교수 등 일군의 과학자에 따르면 지구에서 640광년 떨어진 오리온자리에 있는 별인 베텔게우스의 수명이 다해 올해 안에 초신성(超新星)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초신성은 수명이 다한 별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엄청난 빛을 내는 현상이다.반지름과 질량이 각각 태양의 800배, 20배인 거대한 별 베텔게우스가 폭발한다면 그 빛은 지구에서도 1∼2주간 관측될 만큼 밝아서 하늘에 태양이 두 개 떠있는 것과 마찬가지 장면이 연출되며, 밤이 낮처럼 환해지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언제 폭발할지는 미지수다.한편 인터넷에서는 마야달력이 2012년까지만 있고, 베텔게우스라는 단어가 ‘악마’라는 뜻과 관련돼 있다는 미확인 주장이 나오면서 지구 종말에 대한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의 갑작스러운 병가로 위기를 맞은 미국 애플이 중국에서 잔매를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애플이 중국 내 부품 공급업체의 작업환경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환경단체들의 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36개 환경단체는 이날 세계 29개 첨단기술 다국적기업이 자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내 업체의 작업장 오염 실태 및 종업원 건강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애플이 29개사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 애플은 이들 환경단체가 협력업체 작업장의 환경 실태를 물어봤지만 지난해 1년 내내 얼버무리거나 묵살했다고 이 보고서는 적시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09년 롄젠(聯建) 과학기술유한회사에서 발생한 근로자 49명의 가스중독 사고. 이 업체는 애플에 모바일 기기용 터치스크린 모듈을 납품하는 대만 윈텍 사의 중국 자회사다. 근로자들은 당시 공장 세척에 쓰이는 세제에서 발생한 가스에 중독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피해를 본 근로자들이 미국 애플 본사로 탄원서를 보내고 환경단체들도 시정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애플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보고서는 HP, BT, 알카텔 루슨트, 보다폰, 삼성, 도시바, 샤프, 히타치 등은 조사 결과에 따라 작업장 환경을 개선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했다며 상위에 올렸다. 반면 노키아, LG, 싱텔, 에릭손 등은 문제를 시정하지 않아 무책임하다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들도 애플만큼 나쁘지는 않았다고 FT는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공공환경문제연구소 마쥔 소장은 “애플은 다른 대기업과는 아주 다른 행태를 보였다. 세계 1위에 안주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애플 대변인 스티브 다울링 씨는 “부품 공급업체를 감사하는 업체를 둘 정도로 애플은 엄격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FT는 이번 보고서 발간 활동이 “정부의 엄중한 관리를 받으며 활동에도 제약이 많은 중국 비정부기구의 새로운 시도”라며 “환경문제에 대한 중국 사회의 높아진 관심을 드러낸다”고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스위스 은행의 부유층 고객 계좌정보를 넘긴 전직 은행 간부 루돌프 엘머 씨(55)가 19일 스위스 검찰에 다시 체포됐다고 AFP통신이 20일 전했다. 취리히 검찰청 경제범죄국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엘머가 (고객 계좌정보가 담긴) 컴팩트디스크(CD)를 위키리크스에 넘긴 것 자체가 스위스 은행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그는 이날 체포되기 몇 시간 전 취리히 법원으로부터 자신이 몸담았던 은행을 협박하고 은행비밀준수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형(벌금 7200스위스프랑·약 835만 원)을 선고받았다. 2년간의 형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지만 귀가하자마자 다시 체포된 것. 엘머 씨가 2002년 해고될 때까지 일했던 스위스 율리우스 베르 은행 측은 2008년 그가 은행 고객자료를 불법 유출한 뒤 돈을 요구하며 은행을 협박했다고 고소했다.이 은행 케이맨 제도 지점장이었던 엘머 씨는 2008년 각종 정보가 담긴 자료 일부를 베르 은행 고객의 탈세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데 이어 17일에는 부유층 고객 2000명 이상의 탈세 입증 자료라며 스위스 3개 금융기관 정보가 담긴 CD를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에게 제공했다. 엘머 씨는 17일 영국 런던 기자회견에서 “CD에는 정치인 40명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의 부유층 고객 명단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CD를 분석하고 있는 위키리크스가 2주일여 뒤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재미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관련 폭로 전문 블로그 ‘시크리트 오브 코리아’는 18일 ‘2008년 위키리크스 폭로 율리우스 베르 은행 예금주 명단’을 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파일로 된 이 명단에는 신탁 또는 투자회사로 보이는 이름 약 200개와 월별 거래 금액 등이 들어있다. 이 중에는 ‘the Kim Trust’라는 이름도 있다. 그러나 개인 이름으로 보이는 것은 없다. 이 명단이 엘머 씨가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그 CD 속 명단의 일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Kim’이 한국인 성씨와 관련돼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큰 흑인 지도자로 선정됐다. 미 흑인 사회 관련 뉴스를 다루는 웹사이트 그리오는 17일 ‘킹 목사의 날’을 맞아 흑인노예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지도자 25명을 선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리오는 “킹 목사를 1위로 선정하는 데 이의는 없었다”며 “비록 젊은 나이(숨질 당시 39세)에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의 (미국 사회에 대한) 공헌은 리더십과 성취의 위대한 유산으로 남아 계속 빛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킹 목사의 뒤를 이었다. 그리오는 “아주 근소한 차로 오바마 대통령이 2위를 차지했다”며 “미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지도자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 정치사의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은 매우 상징적인 중요성을 지닌다”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위 안에 든 인물 중 유일하게 살아 있는 지도자다. 킹 목사와 동시대를 살다 역시 암살당한 흑인해방 운동가 맬컴 엑스는 5위였고, 대법관 서굿 마셜, 1955년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요구를 거부해 사실상 현대 흑인 민권운동을 촉발시킨 로자 파크스도 10위 안에 들었다. 1980년대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던 제시 잭슨 목사는 19위에 올랐다. 미 정부는 1986년 킹 목사의 날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했고 1992년 그의 생일(1월 15일)에 즈음한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기념일로 정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축출된 지 25년 만인 16일 고국 아이티로 깜짝 귀국한 독재자 장클로드 뒤발리에 전 대통령(60)이 18일 전격 연행됐다. 아이티 경찰은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 한 호텔에 머물던 뒤발리에를 연행 중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뒤발리에를 집권 기간의 인권탄압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명 ‘베이비 독(Baby Doc)’이라 불리는 뒤발리에는 1971년 19세의 나이로 역시 독재자였던 아버지 ‘파파 독(Papa Doc)’ 프랑수아가 사망하자 권력을 넘겨받았다. 1986년 민중봉기로 축출될 때까지 15년 동안 비밀경찰을 동원한 갖가지 잔혹한 수단으로 야당과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했고, 사회보장기금을 비롯해 1억 달러에 이르는 국가 재산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이티 검찰총장과 판사 한 명이 경찰 10여 명을 대동하고 뒤발리에가 머물던 호텔로 찾아가 약 2시간 동안 면담을 했다. 뒤발리에가 구속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AFP통신은 아이티 고위직 검찰의 말을 인용해 “뒤발리에가 구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뒤발리에가 왜 갑자기 아이티로 돌아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뒤발리에는 16일 포르토프랭스 공항에 도착해 “아이티 사람들을 돕기 위해 돌아왔다”고만 밝혔다. 그는 사흘간 아이티에 머물 예정이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미중 정상은 19일 정상회담 후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특히 후진타오 주석은 2005년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 석상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직접 받기로 했다. 후 주석이 공개적으로 질문을 받는 것은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처음이다.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방중 때는 양국 지도자가 베이징 런민(人民)대회당에서 공동성명을 읽기만 했다. AP통신은 이번 기자회견은 백악관이 요청했으며 후 주석은 중국의 해외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이를 수락했다고 18일 전했다. 중국과 미국 측 기자가 2개씩 모두 4개의 질문을 후 주석에게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감 중인 류샤오보(劉曉波) 노벨 평화상 수상자 석방, 티베트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이 나올지와 후 주석이 어떻게 대답할지 주목된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둔 18일 미국 정부는 최종 점검을 마쳤다. 2006년 후 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벌어졌던 여러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후 주석이 백악관을 찾았을 때 환영식장에서 미국 측 사회자가 중국 국가를 대만 국가로 소개하는가 하면, 연단에서 부시 대통령은 후 주석의 팔을 잡아끄는 실례를 하기도 했다. 후 주석이 연설을 하는 동안 백악관 주변에서는 파룬궁 집단의 시위가 벌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미 정부는 경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에는 워싱턴 시내 주미 중국대사관 앞에서 티베트의 독립을 촉구하는 행사가 예고돼 있다. 또 19일에도 중국, 티베트, 위구르, 대만의 인권운동단체가 백악관 앞에서 연대 집회를 열기로 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지난해 4월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을 때 한국 정부는 “어떻게 소말리아 해적이 본거지에서 무려 1500km나 떨어진 인도양 공해에서 선박을 납치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보였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선박의 항행을 잘 알고 있는 국제해운업 또는 해상보험업계를 잘 아는 조직이 해적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2009년 스페인 라디오방송사 카데나SER는 유럽 군사정보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소말리아 해적에게 선박 정보를 제공하는 영국 런던의 ‘컨설턴트’ 팀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을 납치한 해적은 배 위에서 위성전화로 이 팀과 상의를 하기도 했다. 이 컨설턴트 팀은 해적이 납치 대상을 고르기 쉽도록 어떤 선박이 어떤 화물을 싣고 어떤 항로로 운항할 건지 사전에 알려준다는 것. 이처럼 해적에게 소말리아 원근해를 항행하는 선박의 자세한 내용을 전해주는 정보원들은 누구일까. 먼저 런던이 세계 해운업의 중심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선박 매매 및 대여와 해상보험 중개 등에 종사하는 선박중개업자, 국제해사기구(IMO) 같은 국제적 해운 조직의 본부, 국제해상보험업자, 그리고 해상보험사와 해적 간의 협상을 중개하는 보험브로커가 런던에 집중해 있다. 따라서 이들 중에 ‘해적 도우미’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유럽 군사정보당국 보고서는 선박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국 정부는 피랍 선박업체와 해적 간의 몸값 협상을 중개하는 영국계 보험브로커 중에 내통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동아논평 : 한국선박은 해적의 밥인가▲2010년 11월8일 동아뉴스스테이션}
지난해 4월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을 때 한국 정부는 "어떻게 소말리아 해적이 본거지에서 무려 1500㎞나 떨어진 인도양 공해에서 선박을 납치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보였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선박의 항행을 잘 알고 있는 국제해운업 또는 해상보험업계를 잘 아는 조직이 해적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2009년 스페인 라디오 방송사 카데나SER은 유럽 군사정보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소말리아 해적에게 선박 정보를 제공하는 영국 런던의 '컨설턴트' 팀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을 납치한 해적은 배 위에서 위성전화로 이 팀과 상의를 하기도 했다. 이 컨설턴트 팀은 해적이 납치 대상을 고르기 쉽도록 어떤 선박이 어떤 화물을 싣고 어떤 항로로 운항할 건지 사전에 알려준다는 것. 그렇다면 이 팀 같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소말리아 원근해를 항행하는 선박의 자세한 내용을 전해줄 수 있는 정보원들은 누구일까. 먼저 런던이 세계 해운업의 중심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선박 매매 및 대여와 해상보험 중개 등에 종사하는 선박중개업자, 국제해사기구(IMO) 같은 국제적 해운 조직의 본부, 국제해상보험업자, 그리고 해상보험사와 해적 간의 협상을 중개하는 보험브로커가 런던에 집중해 있다. 따라서 이들 중에 '해적 도우미'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 군사정보당국 보고서는 선박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국 정부는 피랍 선박업체와 해적 간의 몸값 협상을 중개하는 영국계 보험브로커나 IMO에 내통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제 해운의 거의 모든 정보를 매일 발행하는 영국 신문 '로이즈 리스트'만 구독해도 선박 관련 정보는 얻을 수 있다"며 내통자의 존재 자체에 부정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소말리아 해적이 영국 국적 선박을 납치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이라고 유럽 군사정보당국 보고서는 지적했다. 가디언은 "영국 국적 선박을 납치했을 때 영국 경찰이 해적의 런던 내통자에 대한 수사에 돌입할 것을 소말리아 해적이 우려하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