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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강원 평창군 발왕산 정상이 전날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인 가운데 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기상청은 29, 30일 밤에 강원 영서에도 1mm 안팎의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평창=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앙카라 한국 공원에 위치한 한국전쟁 참전 기념탑을 찾아 참배한 뒤 6·25전쟁 참전 용사들과 인사하고 있다.앙카라=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을 찾아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와 예우를 표했다.이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검정 넥타이와 흰 장갑을, 김혜경 여사는 먹색 투피스 정장을 착용한 채 기념탑 앞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헌화대 계단 아래 지정된 위치에 멈춰 섰고, 곧이어 헌화병 2명과 함께 태극 문양으로 꾸린 원형 헌화용 꽃을 들고 행진해 헌화대 위에 정중히 올렸다.군악대가 진혼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참석자 전원이 묵념했고, 이어 애국가와 튀르키예 국가가 차례로 제창됐다.참배를 마친 대통령 내외는 생존 참전용사 4명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악수 후 두 손을 포개 잡으며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한 참전용사는 통역을 통해 “터키 땅에서 뵙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한 참전용사의 코트 옷깃을 직접 여며주며 예를 갖췄고, 남편을 잃은 유가족과 깊이 포옹하며 위로를 전했다.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당시 16개 유엔 참전국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해 한국과 깊은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형제의 나라’로도 불리고 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메르하바, 아스케르!(안녕하십니까, 군인들!)”“싸올!(감사합니다!)”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대통령궁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에 현지어로 인사를 건네자, 도열한 병사들은 힘찬 구호로 화답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기마부대 호위와 예포 발사까지 더하며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한국 대통령을 맞이했다.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순방국으로 튀르키예를 찾은 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원자력·바이오·건설·인프라 분야를 포괄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57분부터 6시 6분까지 1시간 9분 동안 양국의 두 정상과 소수의 참모만 대동한 채 소인수 회담을 했다. 이후 참석자를 늘린 확대회담 형태로 6시 21분부터 55분까지 34분간 더 만남을 이어갔다.양국은 협력 분야 전반을 강화하고, 이행 상황을 정례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원전·인프라 프로젝트 참여 확대, 방산 기술 협력, 바이오 공동 연구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튀르키예의 ‘국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의 영묘에도 참배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김혜경 여사가 22일(현지 시간) 요하네스버그 주남아공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남아공 음식문화 만남 행사에서 가위를 사용해 김치를 결대로 찢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하면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영화 ‘디스트릭트 9’이다. 총 든 갱단이 어슬렁거리고, 길을 걷다 보면 “헬로 마이 프렌드” 하며 허리에 총을 갖다 댈 것 같은 공포의 도시였다. G20 취재를 위해 남아공에 입국할 때 대통령실에서도 “현지 치안이 매우 불안정하다”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낼 정도였다. 실제로 남아공의 인구 10만명당 살인 사건 피해자 수(2022년 기준 43.72명)는 세계 최상위권이다. 한국(0.50명)과 비교하면 거의 다른 행성이다.그런데 막상 기대(?)와는 달랐다. 생각보다 평범하고 오히려 평화로웠다.23일(현지시간) 새벽 6시. 요하네스버그 샌튼 지역은 이미 대낮처럼 밝았다. 안에만 있지 못하는 사진기자의 천성대로 호텔 문 앞에서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두세 명의 경찰들과 순찰차가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은 지난달 경주 APEC 때가 떠올랐다. 높은 범죄율로 악명 높은 남아공도 이번 G20 기간만큼은 ‘안전지대’였다. 기자는 혹시 강도를 만나면 줄 50달러를 챙겨 조심스레 밖을 나섰다. 숙소에서 넬슨 만델라 스퀘어까지 20여 분을 걷자, 의외의 풍경이 펼쳐졌다. 운동복 차림의 서양인들이 아침 러닝을 즐기고 있었고, 먼지 하나 없는 파란 하늘 아래 원색의 옷차림을 한 남아공 시민들은 도시의 색감을 다채롭게 하고 있었다.남아공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라는 샌튼시티에 들어서자, 루이뷔통, 돌체앤가바나 등 고급 브랜드 매장이 늘어서 있었고, 맥도날드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오전 9시 마트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익숙한 모습이었다.물론 남아공 특유의 긴장감도 있었다. 매장 사이를 지키는 이들은 기관총을 든 사설 보안요원들이었다. 시민들의 안전을 국가 경찰보다 사설 보안에 더 크게 의존한다는 남아공 사회의 면모가 드러나는 지점이었다. 그들에게 치안 상황을 묻자 “위험한 곳도 있지만, 샌튼은 가드가 많아서 안전하다”라는 담담한 답이 돌아왔다.길거리에서 후드를 깊게 눌러쓴 청년들이 마주 걸어올 때면 기자의 심장은 쿵쾅댔다. 일부러 세 보이려고 어깨를 펴고 보폭을 넓혔다. 물론 헛된 걱정이었다. 그들은 그저 제 갈 길 가는 평범한 남아공 시민들이었다.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기자 앞에 한 차량이 다가와 멈출 때도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다. 그런데 창문을 내린 운전자가 건넨 말은 예상 밖이었다.“헤이, G20 취재 때문에 왔니? 한국 사람 맞지? 만나서 영광이야!”그는 악수를 청하며 환하게 웃었고, 나는 멋쩍은 웃음으로 답했다. 노래를 부르며 단체로 걸어오던 여성들은 기자를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기도 했다. 남아공은 그렇게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었다. 아니,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집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저녁(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O.R. 탐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군 1호기에서 내린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레드카펫 끝에서 기다리던 현지 청소년 예술단 ‘East Rand Art Academy’의 환영 퍼포먼스를 마주했다. 8명으로 이뤄진 이 팀은 대통령 부부가 레드카펫을 따라 걸어오는 동안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격렬한 동작을 이어갔다.대통령 부부가 레드카펫을 절반쯤 이동했을 때 남자 무용수 한 명이 갑자기 앞으로 치고 나오며 텀블링을 했다. 워낙 빠르게 대통령 내외 앞으로 깊게 들어오자 김 여사는 순간적으로 놀란 듯 몸을 움츠리며 이 대통령 쪽으로 바짝 붙었다. 반면 이 대통령은 표정 변화를 거의 보이지 않은 채 여유 있게 퍼포먼스를 계속 지켜봤다.사진 취재를 하던 기자도 잠시 긴장했다. 혹시라도 이 대통령이 분위기에 맞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YMCA 춤’처럼 갑작스럽게 리듬을 탈까 봐 렌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다행히 대통령 부부는 한국식으로 손뼉만 치면서 환영 댄스에 화답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행사는 마무리됐다.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포용적·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회복력 있는 세계,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 등 세 가지 의제로 구성됐다. 이 대통령은 전 세션에 참석해 인공지능(AI) 기반 사회 구축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카이로 대학교 대강당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한·이집트 협력 구상을 담은 ‘SHINE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 순방 중 대학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연단에 오른 이 대통령은 “앗-살람 알라이쿰”이라고 인사한 뒤 “발음이 엉성하니 한국어로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40년 전 대학 교정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라고 했다.이날 연설의 핵심은 ‘SHINE 이니셔티브’였다. SHINE은 안정(Stability), 조화(Harmony), 혁신(Innovation), 네트워크(Network), 교육(Education)을 뜻하며 이를 통해 중동과 한반도의 상생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이 대통령은 먼저 중동 지역 평화 기여를 언급하며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노력 등을 이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자 사태 극복을 위해 이집트 적신월사에 1천만 달러를 추가 기여하고, 가자지구 복구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경제 분야에서는 “이집트의 ‘비전 2030’에 맞춰 제조업 공동생산 등 맞춤형 협력을 추진하겠다”라고 했다. 삼성 스마트폰과 현대로템 전동차 사례를 언급하며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역사·문명·지정학적 공통점을 언급하며 양국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일강 문명을 예로 들며 “교류와 포용이 번영의 기반이었다”라고 했고, 한국 문화 역시 “다양한 강점을 흡수하며 문화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라고 말했다.연설을 마무리하며 이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과 나일강의 기적을 하나로 잇는 역할을 여러분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0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카이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집트 동포·지상사 간담회’에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동포 약 150명과 지상사·공관 직원 50여 명이 자리했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금색 넥타이를, 김혜경 여사는 흰색 저고리와 상아색 치마를 착용했다. 입장하자 동포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박재원 이집트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이집트의 역사와 한인사회의 정착 과정을 언급하며 “대통령 내외의 이집트 방문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예정에 없이 긴 시간 논의했다”고 밝히며, “이집트가 가진 잠재력에 비해 양국 간 교류·교역·투자 규모가 미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 간 직항로가 아직 없다”며 “교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항이 생기면 고국을 오가는 비용도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해 행사장에서 웃음이 나왔다.또한 이 대통령은 “이집트 국민의 한국 선호도가 90%를 넘는다는 자료를 봤다”고 언급하며 문화·경제·방위산업·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넓히겠다고 했다.한국 현대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해방 이후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집회에서도 “쓰레기 하나 남지 않고 유리창 하나 깨지지 않는다”고 하며 “국민주권주의 원리를 현실 속에서 실천해 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상황은 “무혈 혁명을 통해 정상을 회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이 대통령은 “이집트 대통령이 한국 국민의 역량과 민주주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며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않도록 든든한 뒷배가 되겠다”고 말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아부다비에서 파견 근무 중인 국군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모래색 군복을 입고 아부다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50여 명의 장병들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다. 원래 대통령은 부대를 직접 찾을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인해 행사 장소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부대를 찾아가려 했더니 ‘오면 귀찮다, 오지 말라’고 해서 못 갔다”라며 “여러분이 오지 말라고 한 것 아닌가. 매우 섭섭하다”라며 농담을 건넸다.대통령은 이어 “이역만리에서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다”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전날 만난 모하메드 UAE 대통령이 아크부대를 높이 평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여러분은 군 복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중동의 평화, 그리고 대한민국 국격까지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건강하게 의미 있는 복무 기간을 보내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아랍어로 ‘형제’를 뜻하는 아크부대는 대한민국 국군 창설 이래 최초로 타국에 군사 협력 차원으로 파병된 부대다. 2010년 UAE의 요청에 따라 2011년 처음으로 파병됐다. 아크부대 파병 이후 UAE를 방문한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등 전직 대통령들도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한 바 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UAE를 방문 중인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주UAE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인증 K-푸드 홍보 행사’에 참석해 딸기·배·라면·할랄 인증 한우 등 한국 농식품을 소개하며 현지인들과 소통했다. 김 여사는 이날 연한 옥빛이 도는 한복을 차려입고 행사장을 찾았다.김여사는 삼양 불닭볶음면 등을 UAE에 공급하는 사르야홀딩스 부스에서 즉석 시식을 했다. 김 여사가 “라면도 할랄 인증이 되나요”라고 묻자, 관계자는 “모두 현지에서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불닭볶음면을 맛본 뒤 “매워요, 매운데 맛있어. 이런 건 쉬었다 먹으면 더 매워요. 계속 먹어줘야 해요”라고 말하며 한 컵을 모두 비웠다.한복 체험 부스에서는 한복을 입은 UAE 여성 네 명을 만나 “어디서 이렇게 예쁜 한복을 구하셨어요?”라고 인사했다. 여성들이 한국어로 답하자 김 여사는 “한국말도 이렇게 잘하시네요. 고우셔라”라고 말하며 족두리와 장신구를 살펴보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김 여사는 LED 조명으로 한국 설향 딸기를 재배하는 스마트팜 부스에서도 시식을 체험했다. 그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딸기만 한 게 없다”라며 감탄했다. 할랄 인증 한우 시식 자리에서는 “식감이 부드럽고 담백하다”라며 “한우가 세계적으로 알려질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현지인 여성들이 음식뿐 아니라 ‘응답하라 1988, 폭싹 속았수다’와 같은 K-드라마를 언급하며 “우리 엄마도 봤고 많이 울었다”라고 관심을 표하자, 김 여사는 “대한민국 홍보대사 하셔도 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UAE 문화교류 행사 도중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됐다.18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행사는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춰 마련됐다. 감색 양복의 이 대통령과 아이보리색 저고리·살구색 치마의 한복을 착용한 김 여사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함께 입장했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재계 인사들도 참석했다.공연은 UAE 전통무용 ‘알 아이알라’로 시작됐으며, 이어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천년만세’를 연주했다. 이후 가야금과 우드(OUD) 협연, 라포엠의 드라마 OST 무대가 이어졌다.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아리아리랑’ 등을 부르며 공연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조 씨는 “이 궁전에서 노래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이후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연주되자 김 여사는 눈물을 훔치며 옆자리 현지 인사가 건넨 손수건을 받아 드는 모습이 확인됐다.공연 종료 뒤 대통령 내외가 무대에 올라 출연진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조수미 씨도 눈물을 보였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잠시 후 양측에서 UAE 측의 전투기가 공군 1호기를 호위할 예정입니다.”기장의 안내 방송이 전해지자 수행단과 기자단은 일제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곧 비행기 날개 옆으로 전투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군 1호기가 UAE 영공에 진입하자 오른쪽에는 미라주 전투기 2대, 왼쪽에는 F-16 전투기 2대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편대 비행을 이어갔다. 대통령실은 “국빈 방문 예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이재명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의 첫 기착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했다.아부다비 공항에는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퍼스트아부다비뱅크(FAB) 비상임 이사 겸 이사회 운영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나와 이 대통령을 맞았다.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먼저 UAE에 도착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영접에 함께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순방에 돌입한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AI·방산 등 전략 분야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이 대통령은 먼저 UAE에서 AI·방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양국 기업인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다. 대통령실은 기존 투자·국방·원전·에너지 협력에 더해 첨단기술, 보건의료, 문화 분야로 협력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어 이집트를 방문해 교역 확대와 문화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카이로대 연설에서는 정부의 대중동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21~23일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에서는 경제 성장, 개발재원, 기후 변화, 혁신 등을 주제로 한 세션에 참석한다.순방 마지막 일정은 튀르키예 국빈 방문이다. 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방산·원전 협력 심화가 주요 의제다.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으로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신흥국으로 확대하고, 중동에서 방산 수출과 K-컬처 교류 기반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밧줄을 힘껏 잡아당깁니다. “영차 영차.” 우리 쪽이 이기는 것 같습니다! 이기고 지는 건 잠시, 웃음은 모두의 것이네요. ―서울 잠원한강시민공원에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9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민체육공원에서 ‘제8회 평창고랭지김장축제’가 막을 올렸다. 휴일을 맞아 가족 단위 방문객과 관광객이 몰리며 행사장은 이른 오전부터 붐볐다.이번 축제는 아삭한 식감으로 유명한 평창산 고랭지 배추를 비롯해 고춧가루, 마늘 등 모든 식재료를 국내산으로만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해양심층수 소금으로 절인 배추를 이용한 ‘프리미엄 김장 체험’이 마련됐다. 주최 측은 “청정 해양심층수의 미네랄 성분이 배추의 맛과 식감을 한층 높인다”고 설명했다.축제 참가 예약은 공식 홈페이지와 전화로 가능하며, 당일 현장 접수도 받을 예정이다. 행사는 17일까지 이어지며,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전통음식 시식 등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된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제1전시장.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수산양식 박람회 ‘2025 씨팜쇼’가 ‘AI와 첨단기술로 여는 스마트 수산양식의 미래’를 주제로 막을 열었다.현장에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 등 150여 개 기관이 참가해 미래형 양식 기술과 수산물을 선보였다. 감태 만들기 체험존에는 어린이들이 몰려 직접 손으로 해조류를 빚으며 즐겼다.수협 홍보관에서는 ‘컬링 이벤트’가 열렸다. 수협 로고에 컬링 스톤이 정확히 도달하면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로 인기를 끌었다. 이필우 셰프는 메기와 참돔을 활용한 즉석 요리를 선보여 참석 내빈들이 시식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AI 기반 자동 먹이공급 로봇과 사물인터넷(IoT) 수질관리 시스템, 드론·센서 자동 모니터링 기술 등 첨단 스마트양식 솔루션이 관심을 끌었다.동아일보와 채널A, 해양수산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9일까지 열린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김건희 특검팀이 6일 오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을 소환했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고가의 금품(금거북이, 추사 김정희 ‘세한도’ 복제품 등)을 건네고 국가교육위원장직을 청탁했다는 ‘매관매직’ 의혹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그런데 이 전 위원장은 정당한 출석 절차를 따르지 않고, 취재진을 따돌리려다 ‘도둑 출석’ 논란을 자초했다. 특검 측은 이날 “이 전 관장이 1층으로 들어올 예정”이라며 포토 라인 동선을 사전 공지했으나, 이 전 위원장은 예고된 동선을 무시했다.이 전 위원장의 차가 지하에 있다는 연락을 받은 취재진이 급히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그러나 차량은 비어 있었다. “어디로 갔지?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웅성거림이 이어지던 그때, 그는 주차장 벽 뒤 화물차 옆에서 휠체어를 탄 채 몸을 숨기고 있었다.발목 부상 등으로 휠체어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하려 한 이 은밀한 대기 행위는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예기치 못한 현장에서 취재진이 몰려들자, 이 전 위원장 측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뒤엉키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는 혼란 끝에, 이 전 위원장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특검 사무실로 이동했다.물론 포토라인 출석은 법적 의무가 아닌 관행일 뿐이다. 누구나 언론 노출을 피할 자유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회피의 방식이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9월 사임 당시 “언론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을 피해 숨어 들어가는 모습은 그 다짐과 모순된 행동이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사진기자들의 기억 속 대기업 총수들은 늘 굳은 얼굴이었다. 이들은 포토라인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검찰청사로 들어가곤 했다. 휠체어나 병원 침대를 동원하는 꼼수는 이제 진부할 지경이었다. 기자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본 재벌들은 포토라인 앞의 죄인과 다르지 않았다. 영화 ‘베테랑’에서 “어이가 없네”를 반복하던 재벌 3세의 모습이 불과 10년 전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였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이러한 인식을 뒤엎는 기상천외한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집 창가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모여 앉았다. 폐쇄적인 고급 한정식집도, 호텔 라운지도 아닌 그들이 택한 장소는 이름부터 소박한 ‘깐부치킨’. 수백조 원대 자산가 셋이 두 손으로 치킨을 뼈까지 발라 먹은 뒤 손가락을 쪽쪽 빨았고, 동네 아저씨들처럼 소맥을 말아 러브샷을 하기도 했다. 흥에 겨운 황 CEO는 치킨을 직접 접시째 들고 밖으로 나와 구경하던 시민들과 취재진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세 리더가 맥주잔을 들고 웃는 사진은 합성으로 의심될 만큼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낯섦에 호응했다. 형식적이거나 권위적인 이미지로 박제됐던 대기업 총수에 대한 인식이 한순간에 뒤집힌 것이다. 커뮤니케이션학의 ‘기대 위반 이론’에 따르면, 예상 밖의 행동은 강한 주목을 끈다. 당연히 ‘치킨 먹는 총수’는 파격적이고 신선했다. 그런데 기대 위반이 긍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그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호감이 사전에 형성돼 있어야 한다. 사실 이 회장과 정 회장의 이미지 개선 시도는 계속돼 왔다. 이 회장은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리더로, 정 회장은 지시하기 보다 듣는 리더로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형식보다 실무를 중시하며,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거나 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꾸준히 노출됐다. 그런 그들이 황 CEO를 만나자 긍정적인 시너지가 폭발했다. 황 CEO는 늘 검은 가죽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서는, Z세대가 열광하는 실리콘밸리의 전설이다. 그의 자수성가형 천재 CEO 이미지는 이미 대중에게 ‘호감형 리더’의 상징이었다. 그 긍정적인 인상이 옆자리에 앉은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에게 자연스럽게 번졌다. 그 순간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총수 이미지는 ‘치킨집의 친근한 테크 리더’로 바뀌었다. 물론 이날의 회동이 철저히 기획된 ‘설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진위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사람들은 연출 여부에 주목하기보다 그날의 가볍고 유머러스한 장면에 환호했다. 실제로 치맥 회동 뒤 이어진 엔비디아 행사에서 이 회장이 술을 먹고 불콰해진 얼굴로 “그런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아요” 같은 농담을 던지고, 정 회장이 “사실 이 셋 중 내가 제일 막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웃음으로 이어진 것도 대중과의 심리적 거리감이 좁혀진 덕분이었다. 반면 우리 정치인은 여전히 국민 ‘비호감’ 직군이다. 국민 손으로 뽑은 국민의 대표라고 하지만,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꼽힌다.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면 ‘홍보용’이라는 말이 돌아오고, 봉사활동을 해도 ‘쇼’라며 조롱이 따른다. 잘하면 그저 당연한 일이고, 못하면 역시나 욕을 먹는다. 왜 이런 감정이 생길까. 정치인은 원래 ‘공복(公僕)’으로서 국민 아래의 존재다. 선거 때면 이를 내세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그 ‘아래에 있었던 사람’이 법을 만들고 정책을 결정하며 주인 노릇을 한다. 이 지위의 역전에서 사람들은 위화감을 느낀다. 자신을 섬기겠다던 존재가 어느새 자신 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 위화감이 곧 불신이 되고, 결국 정치인에게는 위선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애초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약하기에 그들의 어떤 파격도 쉽게 ‘쇼’로 오해받는다. 결국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단발성의 ‘서민 코스프레’가 아니다. 신뢰는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가 아니라 꾸준한 태도와 일관된 방향에서 만들어진다. 대기업 총수들이 실무 중심 행보를 오래 이어온 끝에 새 이미지를 만든 것처럼, 정치인에게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쌓는 일이 필요하다. 9회 지방선거를 200여 일 앞둔 지금, 정치권이 참고해야 할 것은 ‘깐부 회동’의 장면이 아니라 그 장면을 가능케 한 시간의 축적이다. 중요한 건 무엇을 보여줄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무엇을 쌓을지다.송은석 사진부 기자 silverstone@donga.com}

2일 서울 중구 덕수궁의 선원전 영역에 있는 옛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에 관광객이 들어서고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일제강점기인 1938년 지어진 이 건물을 지난달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특별 공개하고 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