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소상공인-의료진 돕자” 영남권에 쏟아지는 온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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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통받는 시민 위해 써달라”
성금-생활용품-마스크 등 기부행렬
광주시, 5400만원대 물품 대구 기부

부산시는 23일 공적마스크 판매에 수고가 많은 부산지역 1500여 개 약국 약사에게 마스크와 커피가 든 감사 물품을 전달했다. 부산시의 한 간부 공무원이 약사에게 격려품을 전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23일 공적마스크 판매에 수고가 많은 부산지역 1500여 개 약국 약사에게 마스크와 커피가 든 감사 물품을 전달했다. 부산시의 한 간부 공무원이 약사에게 격려품을 전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 대구 울산 경남북의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의료진을 위해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착한 기부와 작은 나눔이 행복과 희망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 부산

21일 오전 3시 부산 중구 부평파출소에 70대 남성이 손수레를 끌고 와 현금 50만 원이 든 봉투와 함께 마스크 80개, 컵라면 4상자, 두유 1상자, 누룽지 1.5kg, 과일 사탕 2병을 기부했다. 경찰관이 극구 사양했으나 이 남성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물품을 놓고 사라졌다. 파출소 측은 기부 물품은 중구에 재기부하고 현금은 돌려줄 예정이다.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지역공동체 마을기업 동삼희망㈜을 돕기 위해 이곳에서 매일 아침 샌드위치 세트를 주문하고 있다. 마을기업 측은 “카페 운영이 어려운데 샌드위치 세트를 납품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부산의 성우하이텍은 최근 취약계층과 소규모 업체를 위해 써달라며 2억 원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이 회사는 기부금 외에도 대구경북 의료진에게 의료용 마스크 3만 장을 지원했다.

건설·건자재 종합기업인 아이에스동서는 20일 개학이 늦어짐에 따라 결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금 1억5000만 원을 부산 남구에 전달했다. 이 회사는 영업이 안 되는 자영업자를 위해 자사 보유 상가에 대해 임대료 반값 정책을 펴고 있다.

부산시는 23일 공적마스크 공급에 수고하는 시내 1500여 개 약국의 약사들에게 마스크와 커피를 전달했다. 약사들은 자신들에게 전달된 마스크 4500장은 약사회를 통해 취약계층을 위해 다시 기부하기로 했다.

○ 대구경북

23일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김순옥 광주시 자치행정과장(앞쪽)이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광주시민들이 보낸 응원 물품을 소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23일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김순옥 광주시 자치행정과장(앞쪽)이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광주시민들이 보낸 응원 물품을 소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광주시는 23일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54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대구시에 기부했다. 김순옥 광주시 자치행정과장 등 직원 일행이 직접 찾아와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전했다. 기부 물품은 광주지역 기업과 시민들이 광주자원봉사센터에 지정 기탁했다. 홍삼세트와 음료, 간식, 마스크, 소독제 등 다양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다들 어려운 가운데 많은 광주시민이 대구시민을 위한 나눔에 동참했다. 광주시민의 온정이 대구시민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으로 서로 버팀목인 관계”라며 “광주시의 의료진 및 병상 지원에 이어 이번 나눔도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구대 중국인 유학생 총동창회는 최근 모교에 마스크 2만2000장을 기부했다. 동문 95명이 이달 초부터 십시일반 성금을 마련했다. 대량으로 마스크를 한국에 보낼 수 없어서 500장씩 40여 차례 나눠서 보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9년 대구대 졸업생 부러(卜樂·37) 씨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대학 구성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줄 계획이다.

경북도의 전 직원 7000여 명은 이달 보수 인상분 2억3000여만 원 전액을 취약 및 소외계층의 생계를 지원하는 데 내놓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출자·출연기관장 및 임원들은 4개월간 월급의 30%씩 내놓는다. 이 지사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모두 자율적으로 반납했다. 따뜻한 나눔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울산


대선주조㈜(대표 조우현)는 최근 방역에 힘쓰고 있는 의료진을 위한 의료용 알코올 2t(2470만 원 상당)을 울산시의사회 등에 내놓았다.

뚜레쥬르 신정현대홈타운점은 울산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빵 2박스를, 울산 울주군에 사업장을 둔 승민메디컬은 울주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손소독제(480mL) 30통을 전달했다.

원불교 울산교당 교도 7명은 관내 저소득층 어르신 100가구에 직접 만든 천마스크 200장을 기부했다. 울산 중구 우정전통시장은 손소독제 600개를 점포 100곳에 나눠줬다.

울산 남구 중앙병원과 이창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손석호 내과의원은 최근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중구에 사는 한 익명의 기부자는 취약계층 20가구에 쌀 10kg짜리 20포(70만 원 상당)를 기부했다. 울산시 간호사회(회장 이경리)는 울산시 식의약안전과에 과일을 전달했다. 농협 울주군지부는 최근 울주군보건소 현장 근무자를 격려하기 위해 과일 2박스와 컵라면 25박스를 전달했다.

○ 경남

국립 경상대 총학생회(회장 박주현)는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개설하고 소셜미디어와 학과 단체 카톡방 공지를 통해 742만3138원을 모아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 기탁했다.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의 현대위아 임직원들은 급여의 1%를 모아 지역사회를 돕는 ‘1% 기적’ 활동으로 2000만 원을 마련해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경남지역 3000가구에 전달했다. ㈜마창대교(대표 원범식)도 마스크 1000장과 손소독제 등을 지원했다.

경남 진주시 천전동행정복지센터에는 최근 누군가가 ‘전국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분들께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편지와 함께 100만 원이 든 봉투를 두고 갔다. 또 같은 센터에 80대 노인이 돼지저금통이 든 비닐봉투를 전한 뒤 사라졌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의 중리떡집(대표 이점수)은 한마음창원병원과 창원보건소, 창원시재난상황실 등에 잇따라 떡을 보내 응원했다.

향토기업인 ㈜무학(회장 최재호)은 발효주정으로 만든 살균소독제 5만 병(25t)을 경남도와 시군에 기부했다. 무학이 그동안 기부한 살균소독제는 모두 20만 병, 금액으로는 6억 원에 달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는 19일 경남도청을 찾아 김경수 도지사에게 취약계층과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 특별성금 2500만 원을 전달했다. 바르게살기 경남도협의회도 성금 1500만 원을 김 지사에게 기탁했다. 한국자유총연맹 경남지부, 경남지역발전협의회, 경남관광협회도 동참했다.

조용휘 silent@donga.com·장영훈·정재락·강정훈 기자
#코로나19#코로나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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