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쓸까 말까” “KF80 안전할까”…국민은 헷갈린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3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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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8000명 눈앞…국민 불안 증폭
정부, 초반엔 "보건용 마스크 써야…재사용 안돼"
마스크 대란 이후 "마스크 재사용 가능" 말 바꿔
품귀 해소 위해 KF80 생산 유도…국민 찬반 논쟁
전문가 "어차피 마스크 못 구해…WHO 따르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 권고 관련 등 정부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국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979명으로 8000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특히 서울 구로구에 있는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지면서 코로나19를 향한 국민 불안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마스크 착용 필요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권고가 오락가락 하면서 일각에서는 “쓰라는 것이냐, 말라는 것이냐”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보건 당국은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고, 재사용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지만,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정부를 향한 시선이 따가워지자 지난 3일 “마스크 재사용 및 면마스크를 사용해도 된다”고 말을 바꿨다.

정부는 또 “건강한 사람의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건강한 일반인도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는 전날 자체적으로 제작한 ‘마스크 사용 권고안’을 통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질병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에게도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염호기 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구로 콜센터에서의 집단감염 사례에서 보듯이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본격화 되고 있다”며 “비록 외국에서는 건강한 일반인에게 마스크가 불필요하다는 지침이 있지만, 이번 권고안은 국내 상황을 고려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고 코로나19 유증상자만 사용하면 된다고 조언했지만, 이같은 권고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가 밀집해 있고 상당수 국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국내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처럼 정부 정책에 혼선이 빚어지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래서 마스크를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마스크 착용이 당연한 것 같은데 정부가 자꾸 다른 권고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진 것 같다”며 “구로 콜센터도 마스크를 안 써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적었다.

마스크 품귀 현상 해소를 위해 정부가 전날 마스크 업체들에 KF94 대신 KF80 마스크 생산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찬반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KF94에 비해 상대적으로 필터가 적게 들어가는 KF80 마스크 생산을 유도해 수급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전날 브리핑에서 “KF94에서 KF80으로 생산을 전환하면 원자재량은 20% 감소하는 반면, 생산량은 최대 1.5배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공급량 확대를 위해 업체에 KF80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찬성하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실내에서 하루종일 KF94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숨을 쉬기가 힘들고 답답했는데 KF80 마스크를 쓰면 괜찮을 것 같다”,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이 쓰기에도 그나마 통풍이 잘 되는 KF80 마스크가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등의 의견들이 나왔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KF94보다 얇은 KF80 마스크 만으로 괜찮겠느냐”, “마스크를 쓰라고 했다가 안 써도 된다고 하고, 이제는 KF94 대신 KF80 마스크를 쓰면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마스크를 구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마스크를 쓸 때는 수시로 갈아주고 손을 안 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마스크가 아니라 내 얼굴의 피부다’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손을 대면 안 되고, 쓰고 벗을 때 각 1번씩 단 2번만 손을 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센터장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수시로 교체할 수 있을 만큼의 마스크 물량을 누가 구할 수 있겠느냐”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기침할 때 옷 소매로 가리는 예절을 잘 지키고, 깨끗한 손수건을 들고 다니면서 말할 때 침이 튀지 않도록 가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KF80 마스크 생산을 유도해도 물량이 부족한 것은 어차피 마찬가지”라며 “이랬다 저랬다 하는 권고를 내놓지 말고 차라리 WHO 기준만 제대로 알려줘라. 지금 상황에서는 차라리 그게 제일 낫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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