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공개한 트럼프 “3장 짜리 손편지에 미사일 발사 이유 담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0일 0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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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북한은 최근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해왔다. 이 친서가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일 갈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두 나라가 잘 지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며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겠지만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장 짜리 손편지에 미사일 발사 이유 담겨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의 문답을 통해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3페이지짜리 손 편지(hand-letter)였다. 매우 긍정적인 편지”라며 “곧 김 위원장과 또 다른 만남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미협상의 가능성을 피력했다. 그는 “이 편지는 백악관 집무실로 곧장 배달됐다. 우리는 (친서 교환) 시스템이 있다. ”(내용) 누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친서에는 김 위원장이 2주간 4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에 대한 설명도 담겼다.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훈련이 계속돼서 화가 났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한미 군사훈련 즉 ‘전쟁 게임(war games)’에 행복하지 않았다. 나도 그렇다. 미국이 한미 군사훈련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자신이 먼저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고도 밝힌 바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핵 실험이 아니며, 북-미간 어떤 합의도 깬 것이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방위비 분담 압박은 지속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동맹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하기를 원한다“며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거론했다. 7,8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통해 분담금 증액 압박을 가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언급한 대통령의 전일 트위터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이 동맹국의 더 많은 기여를 원하는 것이 명확하다. 반복되는 주제“라며 ”한국과 나토가 연관돼 있으며 대통령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이 동맹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상당한 재원에 감사하고 있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며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도 ”미국은 한국을 도와주면서도 그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8일 ”대통령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대신 한반도 상황에 대한 불만을 한국에 표시하고 있다“고도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통제하는 것이 한국의 역할인데도 한국이 이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달간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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