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수성했지만… 영등포 놓고 진짜 전쟁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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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강남과 함께 서울 3대 상권… 롯데, 법개정땐 최장 20년 운영
고배 마신 신세계, 기존점포 리뉴얼… 현대百 내년 하반기 여의도점 개장
강서 쇼핑 패권 경쟁 치열해질듯


연매출 5000억 원 규모의 영등포 민자역사 임대 사업권을 롯데가 차지하면서 영등포 지역을 둘러싼 백화점업계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번엔 고배를 마셨지만 기존 점포를 운영 중인 신세계와 내년 여의도점을 개장하는 현대 등 백화점 ‘빅3’가 영등포 지역 패권을 두고 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철도시설공단의 ‘영등포역사 신규 사용인 입찰’에서 롯데백화점은(롯데역사) 최고가를 써 신세계를 제치고 낙찰을 받았다. 올해 AK플라자 구로점의 영업을 종료하는 애경은 막판에 입찰을 포기했다. AK플라자가 최종 입찰을 포기한 것은 대규모 점포를 신설할 경우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 상생 협약 등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기존의 영등포점과 시너지를 내겠다며 인수 의지를 다졌지만 실패했다. 롯데는 최저입찰가 216억7300만 원보다 16%가량 높은 251억5002만 원을 제시해 입찰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결과로 영등포점은 앞으로 최소 10년간 운영을 보장받았다.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 최장 20년까지 운영이 가능하다. 앞서 국회는 국유재산의 임대 기간을 기존 10년(5+5년)에서 20년(10+10년)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철도사업법을 개정했다. 동반 개정이 필요한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서울 서남부 지역 고객들의 사랑을 통해 성장한 만큼 앞으로도 유통업계와 지역사회에 다방면으로 이바지하는 백화점이 되겠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국내 첫 역사 백화점이자 소공점과 잠실점에 이어 롯데의 3번째 점포인 영등포점은 1991년 문을 열었다. 이후 연매출 5000억 원을 올리면서 ‘효자 점포’ 노릇을 해왔다.


롯데 등 백화점업계가 영등포점 입점에 공을 들인 건 유동인구가 하루 15만 명에 달하는 지역 특성 때문이다. 홍익대 앞, 강남 등과 함께 서울 3대 상권 가운데 한 곳인 데다 교통의 요지로 지역 방문 고객도 많은 편이다. 매출로 따지면 영등포점은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 가운데 5번째로 높다. 롯데는 조만간 점포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에 고배를 마신 신세계는 기존 점포 리뉴얼 작업 등을 통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현재 영등포에서 1984년 개점한 B관, 2009년 경방과 함께 리뉴얼한 A관, 타임스퀘어 1층 명품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영등포 지역 패권의 또 다른 변수는 내년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이다. 이 백화점은 지하 7층∼지상 9층 규모로 영업면적만 8만9100m²에 이르는 대형 점포로, 서울지역 백화점 가운데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현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점을 통해 영등포, 강서지역과 함께 인근 마포, 용산 고객까지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기존 롯데, 신세계에 이어 내년 현대백화점까지 강서지역 패권 경쟁에 가세하면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각자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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