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단독]0.39점차 지정취소땐 파장 만만찮아… 공 넘겨받는 교육부 비상
더보기

[단독]0.39점차 지정취소땐 파장 만만찮아… 공 넘겨받는 교육부 비상

최예나 기자 , 전주=박영민 기자 , 김수연 기자 입력 2019-06-20 03:00수정 2019-06-24 15:27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전북교육청, 상산고 평가 79.61점

“전라도 사투리로 완전히 너갱이(넋) 빠진 상황이죠.”

19일 재지정 평가 점수를 전해들은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무리 깎으려 해도 더 깎을 수 없었던 것 아니냐”며 “이런데 지정 취소를 밀어붙인다니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수학의 정석’ 저자인 홍 이사장은 사재를 들여 1980년 상산고를 세웠고 2003년 자립형사립고(자율형사립고의 전신)로 전환한 뒤 439억 원을 학교에 투자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날 “70점을 받은 학교는 자사고로 유지되고 79.61점을 받은 상산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코미디 중의 코미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 7 대 2로 ‘지정 취소’ 심의

동아일보가 입수한 상산고 평가 결과에 따르면 상산고는 총 31개 지표 중 15개에서 만점을 받았다. △학생 전출 및 중도 이탈 비율(4점) △다양한 선택과목 편성·운영(5점) △기초교과 편성 비율(5점) △법인 전입금 전출계획 이행 여부(3점) △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2점) 등이다.

관련기사

가장 점수가 많이 깎인 지표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다. 4점 만점인 이 지표에서 1.6점을 받았다. 상산고는 애초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해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된 학교여서 법적으로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를 선발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교육부는 2013년 내려 보낸 일반고 교육역량강화방안 공문에서 ‘구 자립형사립고는 사회통합전형 의무 선발 비율을 10%까지 확대 권장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삼아 총정원의 10%를 선발해야 만점을 받는 지표를 올 1월 만들었다.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에 대해 반발해왔다. 상산고와 동일하게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한 민족사관고,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가 있는 강원 울산 경북 전남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는 점을 감안해 해당 지표를 정성평가로 바꾸고 자사고의 선발 노력을 살피기로 했다. 하지만 전북도교육청은 지표를 바꾸지 않았다. 상산고 관계자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만 정성평가로 했어도 80점을 넘었을 것”이라며 “향후 행정소송에서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전북도교육청의 지정·운영위원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한 위원은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의무가 없는데도 3%를 뽑아 제대로 교육시켰고 그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상산고를 직접 방문해 현장 평가한 위원 중에는 “100점을 줄 수밖에 없는 학교”라고 언급한 위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지정·운영위원회 최종 표결에서는 지정 취소 의견(7명)이 반대 의견(2명)보다 많이 나왔다. “커트라인에 미달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정 취소가 능사가 아니다.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 공 넘겨받을 교육부도 부담

19일 상산고 평가 점수를 전해들은 교육부도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커트라인이 다른 10개 시도교육청보다 10점 높은 점이 결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걸 안다”면서도 “지금 답변하기는 부적절하고 지정 취소 신청서가 오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20일 전북도교육청 발표 이후 향후 진행 절차에 대한 자료를 낼 예정이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이던 2014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우신고이대부고 중앙고 등 자사고 6곳에 대해 내린 지정 취소 처분을 직권 취소한 바 있다.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의 협의를 구하지 않고 지정 취소를 강행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는 경우 미리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로 개정까지 했다.

상산고 점수가 알려지자 재지정 평가를 받은 서울 자사고 13곳도 긴장한 모습이었다. A자사고 교장은 “전북에서 먼저 탈락 케이스가 나온다면 타 지역에서도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탄력이 붙을 거란 우려가 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 / 전주=박영민 / 김수연 기자
#자사고 재지정 평가#전주 상산고#지정 취소#교육부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