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노메달 개최국’ 깊어가는 시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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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메달 기대주 경보 20km 김현섭 6위 그쳐
다른 종목도 줄탈락… 세단뛰기 김덕현에 희망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개최국은 유리한 점이 많다. 경기장 적응이 편하고 시차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홈팬의 응원도 큰 힘이 된다. 대부분 역대 올림픽 개최국들은 원정 때보다 더 많은 메달을 따왔다.

하지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홈 어드밴티지보다는 세계 수준과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대회 초반이기는 해도 세계선수권에서 28년 만에 첫 메달을 기대했던 한국의 꿈은 멀어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서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남자 경보의 김현섭(26·삼성전자)은 28일 레이스에서 6위에 머물렀다. 세계 랭킹 7위 김현섭은 종목을 불문하고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세계 랭킹이 높아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기록도 상승세였고 무더운 대구의 날씨에 맞춰 훈련을 해왔기에 시상대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 김현섭이 6위에 그치면서 한국 대표팀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에는 적수가 없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25·SH공사)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메달 기대주들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개최국 노메달에 대한 걱정도 고개를 들고 있다. 1983년 세계선수권이 처음 열린 뒤 개최국이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경우는 두 번 있었다. 1995년 스웨덴과 2001년 캐나다 대회였다.

한국은 1회 대회부터 계속 출전했지만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남자 마라톤 단체전 2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번외 경기라 정식 메달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 선수 최고의 성적은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김재룡이 거둔 4위다. 그 뒤 10위 안에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네 번에 불과하다. 1997년 아테네 대회와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이 각각 8위와 6위에 올랐다. 여자 포환던지기의 이명선이 세비야 대회에서 기록한 10위와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이 오사카 대회에서 9위를 차지한 것이 전부다.

메달 희망을 완전히 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 나서는 김덕현(26·광주시청)은 메달 기대주로 주목된다. 김덕현은 세계 랭킹 14위로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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