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업탑은 울산에서 교통 체증이 가장 심한 신복로터리에 있어 탑을 철거해 도로를 확장하자는 주장이 2000년 이후 끊임없이 제기됐다. 울산시는 ‘역사유물 보존’ 등을 내세워 이 탑을 보존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박순환 내무위원장은 최근 서면질의를 통해 “신복로터리가 2000년부터 내부 신호체계로 전환하면서 시간당 차량 6300대를 처리할 수 있게 됐지만 현재 8500대 이상이 통과하면서 만성 체증을 빚고 있다”며 “제2공업탑을 이전해 도로를 확장할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공업탑을 인근 울산대공원으로 옮기면 조형물로서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복로터리를 회전할 수 있는 도로 폭이 넓어지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울산대 건축대학 김선범 교수는 “제2공업탑을 철거한다고 교통 체증이 해소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교통 흐름을 위해 역사성 있는 시설물을 철거한다면 울산은 역사성이 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듣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복로터리는 주변에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 교통유발시설물이 잇따라 건립되고 경부고속도로 진·출입 차량을 분산할 대체도로가 없어 교통 체증이 심하다”며 “교통유발시설 허가를 억제하고 대체도로를 건설하면 체증은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 송병기 건설교통국장은 “제2공업탑을 철거한다고 신복로터리의 교통 체증이 해소된다는 연구 결과가 아직은 없다”며 “좀 더 면밀한 연구와 시민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철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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