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육전문대학원 사실상 철회… 도입 발표 넉달만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2일 03시 00분


교대-사범대, 5~6년제 전환 방안
예비교사들 반발에 도입 유보

정부가 질 높은 교사를 양성하겠다며 추진했던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도입 계획이 발표 넉 달 만에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교대 및 사범대 재학생, 그리고 관련 대학들의 반발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교육계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정부가 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는 21일 예정에 없던 자료를 내면서 “교전원 시범 운영 논의를 당분간 유보한다”고 밝혔다. 유보 배경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예비 교사) 학생들의 우려가 있었다”며 “현장에서 다른 의견이 있는데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해서 기대하는 효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전원) 도입 계획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정책을 철회한 것이라는 평가가 교육계에서 나온다. 1월 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까지 했고 올 상반기(1∼6월)에 시범학교까지 지정, 운영하겠다고 밝힌 정책을 재추진 시점도 밝히지 않고 연기했기 때문이다. 교전원이란 현재 4년제(교대, 사범대, 교육학과)인 교사 양성 과정을 대학원 또는 ‘학부+대학원’의 5, 6년 과정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교전원 도입에 대해 예비 교원들은 “교사가 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등록금과 학습 기간이 늘어난다” “교사 월급은 박봉인데 진입 문턱은 높아지면 우수한 학생들이 더 이상 교원이 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며 반발해왔다. 전국교원양성대학총장협의회도 20일 “시범 운영을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전원은 이 장관이 드라이브를 걸었던 정책인데 학생 수 감소로 초등교사 정원을 줄이는 상황이고, 교원 임용률도 떨어지다 보니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교대 정원 조정과 교원 양성과정 개선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전문대학원#철회#5~6년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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