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늑대(조국) 가고 표범(임종석) 올까 더 두렵다”

  • 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0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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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어도 괜찮다… 점주들에게 침 뱉지 마라”

● 위장약, 두통약 달고 산다
● 검찰개혁은 정권 강화 수단
● 文, 자유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정체성 바꾸려 해
● 지소미아 파기 결정 보며 ‘反文’ 확고히 해
● 文정부,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 준비하고 있다!
● 조국, 모든 걸 거짓말로 덮어
● 기업 목 비트는 文정부…“이러다 경제 파탄”
● 정치에 관심? ‘자리’에 관심 없다!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떡볶이 프랜차이즈 ‘국대떡볶이’가 난데없이 유명해졌다. 국대떡볶이 주인인 ㈜국대에프앤비 김상현(39) 대표의 심상치 않은 행보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코링크는 조국꺼’ 등의 해시태그를 남기며 현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을 영화 ‘어벤져스’의 악당 캐릭터 ‘타노스’에 빗대면서 “대통령이 나라의 정체성을 바꾸려고 한다. 내년 4월 총선까지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고 호소했다.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기 전까지 조 전 장관에 대한 공격도 이어갔다.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 전 장관의 소유라면서 “조국은 의도적으로 국부를 착복했다. 조국은 코링크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돈과 도움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국민 한 명 한 명이 고객인,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대표가 하기에는 다소 위험이 따르는 발언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극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특정 세력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은 그 자체로 무리수가 아닐 수 없다.

15년 전 사라진 편두통 재발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대떡볶이 ‘불매운동’과 ‘구명운동’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김상현 대표가 자신의 ‘업(業)’을 걸면서까지 현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월 7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한 공유 오피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이날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치과병원 지하 1층에 입점해 있는 국대떡볶이가 병원노조(민노총 산하) 측의 반대로 결국 문을 닫게 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던 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신동아’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바로 옆 자리로 옮겨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서울대 치대병원 가맹점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피곤해 보인다. 요즘 심경은 어떤가.

“예상은 했지만 많이 힘들다. 위장약과 두통약을 달고 산다. 9월 22일 저녁에 처음 (페이스북 관련) 기사가 올라오고 댓글을 보니 속이 ‘확’ 쓰리더라. 예상한 일이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다. 15년 전에 사라진 편두통도 다시 생겨났다. 나더러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국대떡볶이는 흑자 기업이다. 매출 좀 올리겠다고 건강을 망치면서까지 이런 짓을 하지는 않는다.”

- 서울대병원 구내식당에서 국대떡볶이가 폐점한다는 소식은 사실인가.

“해당 매장은 영업을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곳이다. 가맹점주는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 서울대치대병원에서 구내식당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A업체다. 그런데 지난주 수요일(10월 2일) 갑자기 점주로부터 계약 해지에 대한 의사를 통보받았다. 이유는 서울대병원 노조 측에서 배달을 못 하게 하고 ‘국대떡볶이 홍보물도 눈에 띄지 않게 하라’고 억압했다는 거다. 처음에는 내 귀를 의심했다. 노조가 국대떡볶이의 영업을 방해한다니 믿기 힘들지 않나. 항의 전화도 수십, 수백 통이 왔다고 하더라. 노동자의 부당함을 대변하는 노조가 몇 평 되지도 않은 작은 떡볶이집을 상대로 이래도 되나.”

인터뷰 다음 날 김상현 대표는 “A업체가 가맹계약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가장 난처한 건 A업체다. 피해자인 업체가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는 걸 잘 아니까 더 가슴이 아프다. 국대떡볶이에 압박을 가한 적이 없다는 서울대병원 노조 측 주장은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이 위험해지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월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국대떡볶이’를 들고 질의하고 있다. [뉴스1]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월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국대떡볶이’를 들고 질의하고 있다. [뉴스1]

- 불매운동의 여파가 또 있나.

“오히려 대부분의 매장은 매출이 오르고 있다.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9월 16~22일)과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9월 23~29일) 매출을 비교한 결과 전주 대비 66~150% 오른 걸로 나왔다. 하루 평균 매출이 전주 같은 날보다 최대 3배까지 오른 매장도 있다.”

- 그래도 가맹점에 대한 걱정은 이어질 것 같다.

“당연하다. 매출과 무관하게 점주 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심한 모욕을 당하고 있다. 특히 본사와 가맹점을 두고 이간질을 시킨다. 저를 비판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사장 잘못 만나 어떡하느냐’고 말한다. 정말 걱정이 되면 떡볶이를 사주면 되지 않나. 괜히 와서 침을 뱉고 고함지르고 하는 일은 더는 하지 말길 바란다. 한편 다행스러운 건 한두 매장만 빼고 나머지 다른 점주 분들은 다 저를 지지해주신다는 거다. 이 게임은 우리가 똘똘 뭉쳐야만 이길 수 있다.”

- 지금은 괜찮더라도 향후 매출에 타격을 받으면 어떡하나.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배상’도 생각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본사 차원에서 계획도 세워져 있다. 예전부터 집에서도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레토르트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조만간 이를 개발해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 호주 등에서도 수출 요구를 받고 있다. 이번 사태 덕분에 신사업을 좀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서 나오는 이익금 전액은 가맹점에 다 나눠줄 계획이다. 점주 분들이 손해 보는 일은 절대로 없게 하겠다.”

-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뭔가.

“문 대통령은 7000만 명을 학살한 마오쩌둥을 존경한다고 하고, 공산주의자인 신영복을 위대한 사상가라고 말한다. 그분의 대선 공약은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이다. ‘1국가 2체제’ 통일이라는 거다. 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통일은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 공산주의자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베트남만 보더라도 1국가 2체제가 됐다가 얼마 안 돼 지휘부에 의해 공산화됐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한국을 그때와 똑같은 위험에 빠뜨리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이다. 이러한 정체성을 더욱 뚜렷이 하자는 것이 내가 외치고자 하는 것이다.”

- 이런 생각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2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정치에 관심 없는 보통 청년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부터 우리 사회에 공산주의, 사회주의 기조가 퍼지기 시작한다는 걸 알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이 이정훈 울산대 법학과 교수다. 그분의 강의를 듣고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분도 한때는 사회주의자였다. 하지만 사회주의의 실체를 알고 나서 완전히 전향하게 됐다고 한다. 이 교수님은 한때 자신이 추종했던 사회주의적인 활동들이 얼마나 국가의 정체성을 해치는 행동이었는지에 대해 가르쳐주셨다.”

- 이정훈 교수의 강의는 어떻게 듣게 됐나.

“나는 크리스천인데, PLI(Political Leadership Institute)라는 강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우리나라가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로 가고 있다는 걸 말이다. 임종석, 조국 이런 사람들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람들인데, 지금은 최고의 리더 자리에 있다. 심지어 법무부 장관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보안법이 없는 나라가 어디에 있나. 국가보안법을 없앤다니 그런 생각이 어떻게 가능한가.”

- 일방적으로 특정 사상을 주입받은 건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단순하다. 자유민주공화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자는 것, 그것밖에 없다. 누구의 말만 듣고 일방적으로 특정 사상에 매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말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바꾸려고 하는 현 정권의 실체다.”

“내 육신이 죽어도 상관없다”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 국가의 정체성을 걱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결정을 보고 이미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부터 마음이 너무 다급해졌다. 까딱하다가는 정말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 그런 나라가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싸울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단 한 명에게라도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한·미·일 동맹이 정말 중요하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끼리 동맹을 강화해야 공산주의 세력인 북·중·러를 견제할 수 있다. 지소미아 파기는 일본과의 관계를 깨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도 깨는 것이다.”

- 지소미아 파기로 국가 안보가 흔들릴 거라 생각하나.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힘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미국과 군사적인 동맹을 맺는 것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현 정부는 정부가 나서서 반미운동을 하고 있다. 어떻게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나.”

- 사업가로서 신념대로 행동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지 않나.

“나의 가장 큰 약점이 가맹점주 분들이다. 처음에는 점주님들도 내게 그만 입 다물라고 했다. 아무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게 되니까 충분히 그러셨을 거다. 하지만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물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나의 행동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확고히 말씀드릴 수 있다. 오히려 이것이 가장 안전해지는 길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질 때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지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건 침묵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제 이웃이 다 죽게 된다. 영향력이라는 게 내가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지 않나. 지금은 국대떡볶이 논란이 확산된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김상현 대표를 ‘극우’ 혹은 ‘일베 영웅’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실제로 일베 사이트에는 국대떡볶이 구입 인증샷과 함께 김 대표를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김 대표는 “나는 일베 사이트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정확히 어떤 사람들을 일베라 칭하는지도 잘 모른다. 정치적 프레임에 갇히는 건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앞다퉈 프레이밍(framing)을 하려한다. 하지만 나는 우파도 좌파도 아니다. 오로지 성경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이다. 크리스천으로 성경에 반하는 가치에 대한 저항일 뿐이다. 그거 딱 한 가지다. 내가 밀알로 심어져서 내 이웃이 자유를 누리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면 나는, 내 육신은 죽어도 괜찮다. 사실 내가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바로 이거다.”

- 죽어도 괜찮다는 건 너무 극단적이지 않나.

“가족들과도 얘기가 다 돼 있다. 최악에는 내가 감옥에도 갈 수 있다는 걸 아내도 인지하고 있다. 만약 그럴 경우 회사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이미 얘기 나눴다. 회사는 공격받기 쉽다. 악의적인 세무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고, 어떻게든 먼지를 털어서 나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제대로 알려지기만 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물론 점주님들의 재산은 끝까지 지켜드릴 거다.”

“저들에게는 논리가 없다”

-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조국은 자기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밝힌 사람이다. 지금 논란이 되는 것들만 모아도 비리 백화점이다. 모든 걸 거짓말로 덮고 있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에서 이제는 사상 전향을 했느냐”는 질의에 “사회주의 사상과 정책이 우리 대한민국 헌법의 틀하에서 필요하다는 점 말씀드린다”면서 “(나는)그때나 지금이나 자유주의자인 동시에 사회주의자”라고 말했다.

- 조 전 장관이 사퇴해 마음이 좀 놓이나.

“조국이 사퇴했다고 해서 문 정부에 대한 싸움을 멈추지는 않을 거다. 오히려 많이 불안하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뭐가 불안한가.

“문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사파 임종석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걱정스럽다. 이 정권은 결코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최후의 발악으로 임종석이 나타나 어떻게 여론을 몰고 갈지 걱정이다. 최악에는 북한과 군사적 협력도 할지 모른다. 조국이 늑대라면 임종석은 표범이다. 늑대가 가고 양의 탈을 쓴 표범이 올까봐 두렵다.

- 향후 조 전 장관 수사는 어떻게 될걸로 보나.

“이렇게 위험한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조국의 가족들, 친인척들까지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되고 있는데, 여기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리더는 바로 조국이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앞으로 검찰개혁은 어떻게 진행될 것 같나.

“검찰개혁을 부르짖고 있는데 이 시점에 도대체 그게 왜 필요하나. 문 대통령과 조국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은 단순히 과도한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의 힘을 축소시키겠다는 선한 의미의 검찰개혁이 아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대통령의 힘을 강화시키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가기 위한 초석이다.”

- ‘서초동 집회’에 나가는 사람도 많다.

“서초동이든 광화문이든 모든 집회는 지지한다. 단 서초동 집회에서 이해하기 힘든 건, 그들은 아무런 논리가 없다는 것이다. 무조건 조국을 수호하자고만 했지,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가 없었다. 조국의 잘못은 눈감고 검찰의 잘못만 내세우겠다는 건가? 잘못이 명백한데, 도대체 어떤 논리로 그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인가. 문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논리’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게 그렇다. 에너지 정책도 얼마나 어이없나. ‘탈원전’이라는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지금 우리나라 원전 시장은 위기에 몰려 있다. 우리는 탈원전을 하면서 해외에 원전을 팔겠다니, 이게 말이 되나. 원전이 없으면 우리나라는 공장을 못 돌린다. 답답하기 짝이 없다.”

- ‘조국 사태’로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이미 오래전부터 분열돼 있었다. 그동안 사람들이 그걸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보지 못했던 거다. 경계가 희미한 게 더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문 정부의 실체를 모든 이가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교수라고 다 조국처럼 살진 않아”

김 대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출한다. 현 정부의 경제 기조를 보면 자유경제시장을 무력화하는 공산주의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28세이던 2008년 12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서 처음 떡볶이 포장마차를 열었다. 금세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장사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지인들로부터 1억 원을 투자받아 강남 가로수길에 국대떡볶이 1호점을 열었다. 그로부터 1년 반 만에 60호점으로 체인을 확장하면서 ‘노점상 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탔다.

어려서부터 사업가가 되는 게 꿈이었던 그는 대구대 체육학과에 다니다 군 제대 후 2002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캐나다로 유학을 가 국제경영을 공부했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첫 학기 등록금만 지원받고 나머지는 스스로 해결하기로 약속한 탓에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제대로 졸업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학업을 접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군고구마 장사부터 신발 장사, 호프집 서빙, 주류 배달업, 한인음식점 배달 등 안 해본 거 없이 닥치는 대로 사업을 벌였다. 2006년 한국에 들어와서는 티셔츠를 제작해 납품, 판매하는 의류 사업을 시작했지만 실패했다. 그 여파로 빚을 1억 원이나 진 김 대표는 떡볶이 노점상을 시작한 덕분에 다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 아버지가 대학 교수를 지내신 걸로 알고 있다. 경제적으로 그리 힘들지 않았을 것 같은데.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교수이셨던 거 맞다. 금융보험학과 교수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조국 부부처럼 큰돈은 모으지 못하셨다. 그렇다고 어렵게 살았던 건 아니다. 어릴 때 부모님 소유의 집이 두 채였는데, 그중 한 채를 팔아 형 유학을 보내셨고 나도 2년 정도 지원해주셨다. 하지만 이후로는 어떤 지원도 받지 않았다. 아버지 친구 분들 중에도 교수이신 분이 많은데, 다들 조국처럼 살지는 않는다.”

- 국감에서 김진태 의원이 국대떡볶이를 들고 나와 차액가맹금 공개 정책을 비판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금액의 차이를 말한다. 이는 한 마디로 사업자에게 ‘마진’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올 1월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해당 공문을 받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국가가 이런 식으로 시장에 개입해 기업을 쥐고 흔드는 것, 이게 공산주의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도 문제 아닌가.

“물론 그런 기업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경제정책들을 보면 ‘빈대 하나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형국이다. 기업가는 모두 나쁘다고 보는 것이다. 컵을 하나 만들어서 판다고 생각해보자. 차액가맹금 공개 시행령대로 하자면, 판매대에 ‘원가 3000원, 소비자가 6000원’ 하고 나란히 가격표를 붙여놓는 것과 같다. 정부가 나서서 기업과 소비자를 싸움 붙이는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좋은 제품을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싼값에 팔려 한다. 그래야만 시장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한 가격을 제시하는 기업은 결국 도태하고 만다. 소비자들이 얼마나 똑똑한데, 가성비에 대한 소비자의 판단은 매우 정확하다. 제품 원가는 기업의 경쟁력이자 보안 사항이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막무가내로 기업의 목을 비틀려 하고 있다. 이러다 경제가 파탄 날까 걱정된다.”

-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힘들어하는 기업인이 많다.

“최저임금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 ‘악덕업주’로 바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대부분이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한다. 요즘 내가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로부터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있는 줄 아나. 심지어 해외에서도 카톡으로 ‘힘내라’며 커피 기프트콘을 보내준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백번 양보해 기업인들은 그렇다 치자. 근로자들은 도대체 무슨 죄인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좋아할 새도 없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외치는 정부가 오히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될지 정말 걱정이다.”

“정치 자리에 관심 없어”

국대떡볶이 ‘불매운동’과 ‘구명운동’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국대떡볶이 ‘불매운동’과 ‘구명운동’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 현 정부 들어서 정말로 경기가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나.

“내 주요 업무가 상권 분석이다. 요즘 강남이든 강북이든, 번화가라고 불리는 곳에 한번 가봐라. 최고 상권으로 꼽히는 1층이 이렇게 텅텅 비어 있는 건 요즘 처음 본다. 최근 교대역 근처에 다녀왔는데,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인데도 1층 매장이 비어 있는 건물이 한두 채가 아니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급등하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만 올리는 게 아니다. 생산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하는 사람들은 졸지에 된서리를 맞은 것과 같다.”

-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푸념이 많이 들려온다.

“내 주변인, 친구들이 다 사업가다. 꾸며내는 말이 아니라 하나같이 다 ‘힘들다’고 푸념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고들 한다. 기업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요즘 사업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전부 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 정부 눈에 띄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수많은 규제로 정부는 점점 비대해지고 기업가들은 숨조차 쉬기 힘들어한다. 국가가 나서서 채찍을 휘두르지 않더라도 기업하는 사람은 본인이 살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좋은 인재를 뽑고,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왜 이렇게 기업을 도둑놈 취급하는지, 화가 난다.”

- “정치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나는 자리에 전혀 욕심이 없다. 저는 인터뷰 내내 말했던 그 메시지만 전해지길 바란다. 정당 정치인으로서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를 답하면, 지금껏 내가 말한 메시지는 다 훼손될 게 뻔하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내게 중요한 건 ‘문재인이 공산주의자’라는 메시지가 만인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어차피 나는 기업인이고 어떤 자리에도 욕심이 없다.”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11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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